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여기, 찾았어요!  보통 인간들이 여행을 준비할 때는, 우선 목적지까지의 식량과 비상식량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네요. 그 다음에, 개인적으로 움직일 때는 만약을 대비해서 괜찮은 무기와 방어구를 준비하는 것, 역시 중요하데요. 그리고 여벌의 옷가지들하고 식량을 요리할 때 쓸 조리기구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네요. 그리고 비를 피할 수 있는 방수복도 있으면 좋지만 꼭 구할 필요는 없고...그 밖에는 물론, 지도는 필수품이고 비상식량으로는 육포같은 건어물류가 좋데요. 여기 적혀 있는 것은 이것이 다에요. 그리고 통행증도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요. 통행증이 뭐죠?"

정말 별 것이 다 적혀있군. 브리가 다시 책을 덮자 책은 다시 허공으로 사라져버렸다. 듣고 보니, 모두 당연한 사실이었는데, 중요한 사실은 내가 그 당연한 사실에 대해 생각을 못했다는 것이다. 내가 수천년동안 살아왔어도 여행이란 것은 처음 해보는 어린애와 다름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마을 같은데 지나갈 때 필요한 것."

브리의 질문에 상당히 무성의하게 대답을 한 뒤 돈주머니와 그다지 성능은 좋지 않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검을 챙겨들고 여관 밖으로 걸어 나왔다. 시장에 가서 이 것 저 것을 구입해야할 것 같다. 혼자서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을은 낮이라서 그런지 어제 저녁에 들어올 때와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신전 마을이라 그런지 다행히도 악마의 느낌은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시장이 어디지?

난 옆에 지나가는 여자에게 물었지만 날 보던 여자의 얼굴이 빨갛게 되더니 고개를 숙이고는 걸어가 버렸다. 쩝, 그렇게 한참동안 시도를 한 뒤에야 간신히 시장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여관의 그 청년에게 물어보고 오는 거였는데.

날 흘끔 흘끔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 마법 같은 것을 쓰지도 않았는데 왜 그럴까? 역시 전직 악마라 느낌이 다른 것인지, 다음부터는 로브같은 것을 두르고 다녀야 할 것 같다. 혹시나 만날지도 모르는 악마를 피하기 위해서도 필요할 것 같고.

브리는 여전히 내 옆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신기한 점은 사람들은 브리가 보이지도 않는데도 신기하게 브리가 있는 곳을 피해서 걷는 것이었다. 그냥 날아서 다니지, 브리는 천사답지 않게 계속 걷고만 있었다. 뭐, 걷는다고 사람들처럼 피곤해 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보통 천사들은 날아서 다니는 것을 좋아하던데.

난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물건들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왠지 비싸게 사는 듯한 느낌을 다분히 받았지만, 흥정하는데는 재주가 없으니, 그냥 사는 수 밖에 없었다. 튼튼해 보이는 배낭과 식량들을 산 다음에 옷가게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인간이 된 이상 악마였을 때만큼 고급스러운 옷을 구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적당히 쓸만한 옷을 구하고 싶었다. 지금 입고 있는 옷도 입을게 없다보니 입고 있는것이었지만 아무래도 체질적으로 맞지를 않았다.

옷가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인간들로부터 직접적으로 옷을 사는 것은 처음인데, 괜찮으려나? 걱정이 된다.

"어서오세요. 손님!"

지금까지 내가 들렀던 가게 중에 제일 나를 반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곳은 대체로 옷상태를 보고 손님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들었었는데, 아무리 봐도 내 옷차림이 이런 대접을 받을 만큼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혹시 지금 차고 있는 귀금속들 때문일까? 흠, 가짜일 가능성도 있으니, 그런 것가지고 손님을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슨이유로?

"어떤 옷을 원하세요?"

한 이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옷가게 점원 아가씨는 나에게 최대한 공손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뭐, 이유야 어떻든간에 친절하게 대해주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난 가게에 전시된 옷들을 한번 둘러보았다. 생각 외로 인간들의 옷 스타일도 괜찮은 것이 꽤 있었다. 난 한동안 고민을 한 뒤에 두가지 스타일의 옷을 선택했다.

"이 스타일로 각각 두벌씩, 색은 모두 검은빛 천으로. 언제쯤 완성이되지?"

내가 옷을 보던 내가 옷가게 점원을 쳐다보며 이야기를 하자, 여자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그런데 브리는 어디갔지? 내 옆에서 사라진 브리 때문에 주위를 둘러보니, 이놈의 천사는 여자옷들이 전시된 곳에서 날개를 파닥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정말 천사 같지도 않은 천사라니까. 난 왠지 골치덩이 하나를 떠안은듯한 기분에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숨, 악마였을 때는 없었던 버릇이었는데...

"아...오늘 저녁 쯤에는 완성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죄송하지만 맞춤옷은 선불이라..."

옷을 주문해 놓고 찾아가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곤란하니까, 그런데 별로 미안할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옷가게 점원은 상당히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을 했다.

"얼마지?"

"손님께는 공짜로 드리고 싶지만, 엄마한테 혼날 것 같아서, 8골드인데 4골드만 주세요."

점원은 왠지 부끄러워 하는 듯한 분위기로 말을 했다. 오늘 처음으로 형식이나마 가격을 깎았다. 아니, 대충 물가를 보니 확실히 본래 가격보다는 낮은 것 같은데, 공짜로 드리고 싶다라? 난 그말의 뜻이 무슨뜻인지 알아차리기 위해 고민을 해야 했다. 휴, 이 여자도 그런 것이었나? 신기하게도 마법을 썼을 때보다, 더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끄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난 허릿춤의 돈주머니에서 금화 네개를 꺼내 점원에게 주었다. 금화를 받은 점원은 종이에 영수증을 써서 내게 건네 주었다. 영수증을 받으며 여자 점원과 손 끝이 스치자 여자 점윈을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그럼 저녁 때, 찾으러 오지."

난 여자가 뒤에 뭐라 말하려고 하는 것을 알았지만, 여자가 말을 꺼내기 전에 가게에서 빠져나왔다. 그런데 수호천사라는 녀석은 안따라오고 뭘하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가게 안에 있는 건가? 언제는 내 옆에 못 있어서 난리더니 얼마나 지났다고 난 관심도 없다 이건가? 뭐, 어차피 귀찮았는데 잘됐지하는 생각에 그냥 여관쪽으로 걸어갔다. 그래도 천사인데 굶어죽거나 하지는 않겠지.

이제 남은 것은 통행증인데, 도대체 어떻게 마련해야 하지? 이 마을 주민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도 아니니, 마을 관청에서 발급해주지는 않을테고, 그렇다고 내가 귀족같은 무슨 특별한 직위에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경비가 엄격한 큰 마을이나 도시를 지날 때마다 금화를 상납하면 아무리 노예사냥꾼 녀석들로부터 받은, 아니 털어온 금화가 많다고 하더라도 금방 동이날테니까. 암시장에서 통행증을 사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 경우는 인간의 법에 따르면 적발될 경우 최대 사형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는 최대한 목숨을 아껴야할 나로써는 사용할 수는 없었다.

결국 남은 방법은, 단 하나, 신전에 등록한 뒤에 신전으로부터 통행증을 받는 방법이었다. 사제나, 신전소속 성기사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설마 신께서도 인간으로 만들어 준 뒤에 이런 상황에서 모른척 하지는 않을 거라는 별로 희박한 가능성을 믿고 신전을 향해 걸어갔다. 내가 스스로 신전으로 걸어가다니, 악마였었던 때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지금도 그다지 내키지는 않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어제 구해줬던 레베카 일행도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아직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들이 신전에 있다면 내게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베른 씨! 베른 씨! 잠시만요!"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내가 옷가게에 두고 오려고 했던 브리란 천사의 목소리였다. 내 계획은 결국 무산된 것인가? 하긴 내 기운을 느끼고 쫓아온다는데 내가 지옥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은 저 골치아픈 천사에게서 도망치기가 힘들 것 같았다. 난 천사가 부르는 것도 무시하고 신전쪽을 향해 걸음을 빨리했다. 어짜피 난 걸어가는 것이고, 천사는 날아오는 것일테니. 금방 따라 잡히겠지만.

그렇게 조금 지나자 내가 예상했던데로 브리란 천사는 내 앞까지 날아온 뒤에 하늘에서 땅위로 내려왔다.

"베른씨, 절 혼자 두고 가시면 어떻게 해요."

브리는 나를 향해 무엇인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내가 일부러 두고 온 것도 아니고 브리 자신이 따른 곳에 신경을 쓰느라 놓친 것이면서 그렇다고 내가 다른 사람이 뻔히 옆에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을 향해 허공에다 대고 말을 하다 정신병자로 오인받고 싶은 생각은 더욱더 없었다. 난 주위에 사람이 없는지 둘러본 뒤에 브리를 향해 말을 했다.

"자기가 지켜야 될 사람보다 옷에 더 관심을 가지는 수호천사가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난 말을 마치자 마자 천사를 둔체 다시 신전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조금 심하게 대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실은 사실이었으니까. 난 누구 투정까지. 아니 그것도 보통 사람도 아니고 내 수호천사의 투정까지 받아줄 심적 여유는 없었다.

조금 걸음을 옮기는데 뒤에서 또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천사가 저렇게 눈물이 많아서야 쩝. 아무리 물 속성의 천사라고 하지만 좀 심한 것 같았다. 악마였을 때라면 누가 저런 상태던지 그냥 무시하고 걸어갔을테지만, 마음도 점점 인간화가 되어가는 것인지 신경이 쓰이는게 어쩔 수 없었다. 난 걸음을 멈추고 뒤에 둔 천사를 향해 돌아섰다. 저 천사도 외모는 열 대여섯살 정도로 보이는데 정신연령은 더 어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라면 저 정도 나이에 저렇게 자주 울지는 않을테니까. 흠, 인간들이 어린애 다루는 방법으로 한번 시도를 해볼까?

"꼬마 천사. 계속 어린애처럼 울고 가면 정말 두고 간다."

내말을 들은 브리는 눈가에 고여있는 반짝거리는 눈물들을 딱았다. 그리고 나서 훌쩍거리는 것을 간신히 참고는 내 쪽으로 걸어왔다. 억지로 울음을 참는 브리의 모습을 보며 어제 잠에서 덜 깬, 소녀를 보았을 때 처럼 인간들의 감정으로 귀엽다란 느낌이 드는 것 같았다. 솔직히 인간의 감정중 긍정적인 성향의 감정들은 악마였을 때는 느껴본 적이 없었기에 확실한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난 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다시 마을 중앙의 신전쪽을 향해 걸어갔다.

신전은 흰빛의 대리석 기둥과 아치형 구조 위로 거대한 돔이 천정을 덮고 있었다. 상당히 큰 규모의 신전, 어제는 왔을 때는 저녁이라 잘몰랐었는데 마을 중앙에 있는 신전의 모습은 어제 내가 제일 처음 정신을 차렸던 그 폐허의 원형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닮아 있었다. 신전에 가는 것에 대해,  약간의 꺼리낌은 있었지만,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천사를 옆에 달고 다니는 상황에 신전에 가는 것 정도쯤이야.

"베른씨, 신전에 가시는 거에요? 기도하시려구요?"

이 천사는 그세 기분이 좋아져서 내 옆에서 걸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정말보면 볼수록 느끼는 점이지만 내가 알던 천사들의 모습이나 성격과는 너무 달랐다. 하긴 그 때는 적이었고 지금은 아니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아무튼 그 녀석들하고 브리는 분위기부터 차이가 나니까.

"수천년간 악마였던 내가 기도를 할리가 없잖아. 신전에 필요한게 있어서 가는거야."

브리의 말도 안되는 질문에 조금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웃고 있는데 화를 내기도 그렇고, 또 울어버릴껏 같아서 그냥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을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다. 그녀와 처음 만났을 때.



깨끗한 도화지, 내 앞에 있는 나와 부딪힌 여자를 처음보는 순간 느꼈던 점이었다. 맑은 녹색의 머리에 마른체격, 외형적으로는 그런데로 괜찮게 생겼네 하는 수준이었지만,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느낌은 무엇인가 달랐다. 난 이런 여자를 건드리는 취미는 없었다. 악마인 나, 타락한 여자들을 유혹한 뒤, 영혼을 먹는 그런 일을 수천년간 반복해 왔을 뿐이다. 일부러 고생을 해서 저런 순수한 여자를 영혼을 먹을 수 있는 수준까지 타락시킬 필요는 없었다. 이미 이 도시에는 내가 당장이라도 영혼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타락한 여자들이 가득했으니까. 소디암. 왠지 이 도시에서 느껴지는 타락의 기운에 끌려 들어와서 정말 오랜시간동안 머무르고 있었다.

매일 끈임없이 일어나는 온갖 인간들의 추악한 범죄, 향락에 물든 이 도시의 인간들은 육체적인 쾌락만 끝없이 추구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신전은 술집으로 변한지 옛날이었고, 수도사들과 사제들이 머물던 수도원은 매음굴이 되어버렸다. 곳곳에서 나같은 악마들과 계약한 것으로 보이는 인간들의 모습이 보였다. 하긴, 이런 악마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에 악마가 몰리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했으니까...

하지만 지금 나와 부딪힌 이 여자는 뭔가 달랐다. 소디암, 이런 더이상 타락할 곳이 없을 정도로 타락해버린 도시에도 깨끗한 백색 도화지 같은 느낌의 여자가 있었다니, 난 그 여자에게 왠지 호기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 도시가 신의 징벌을 받기 전에 최대한 영혼을 먹어치워야 했기에 난 그냥 호기심을 누르고 걸음을 옮겼다.

"아저씨, 숙녀와 부딪혀 놓고도 사과한마디 안하세요?"

어떻게 보면 당돌한, 하지만 왠지 보호해 주고 싶은 느낌이 드는 말투로, 그 여자는 내게 말을 했다. 난 걸음을 멈추고 여자를 향해 돌아섰다. 그리고 나에게 항의를 하는 그 행동에 조금 화가나는 것도 있었고, 그냥 죽여버릴까 하는 생각도 가진체 허리에 있는 칼에 손을 대었다. 난 그녀를 자세히 쳐다보았다. 자신을 쳐다보는 나를 향해 맑게 웃는 그녀, 어두운 느낌의 이 도시와는 다른, 무척이나 하얀느낌...이질감과 함께, 왠지모르게 그녀에 대해 끌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같이 들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제가 바쁜 일이 있어서 예를 잊었군요."

난 칼에서 손을 때고 허리를 굽혔다. 처음으로, 유혹하기 위해서나 다른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미안하단 의미로 고작 인간따위에게 허리를 굽혔다. 악마서열 58위, 고위 악마인 내가.




TOTAL COMMENTS : 0

이 게시물은 댓글을 달 수 없습니다.
26 연재에 관해 푸른바람 BlueWind 2003/06/08 1726
25 이번달 안으로 연재 시작하겠습니다. 푸른바람 BlueWind 2003/11/05 1633
24 죽다 살아난 작가... 푸른바람 BlueWind 2003/09/14 1737
23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23 푸른바람 BlueWind 2003/05/18 2102
22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22 푸른바람 BlueWind 2003/04/27 1870
21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21 푸른바람 BlueWind 2003/03/29 2160
20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20 푸른바람 BlueWind 2003/03/16 1937
19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19 푸른바람 BlueWind 2003/03/01 1845
18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18 푸른바람 BlueWind 2003/02/22 1905
17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17 푸른바람 BlueWind 2003/02/14 2206
16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16 푸른바람 BlueWind 2003/02/07 2108
15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15 푸른바람 BlueWind 2003/01/16 1913
14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14 푸른바람 BlueWind 2003/01/11 2123
13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13 푸른바람 BlueWind 2003/01/04 1793
12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12 푸른바람 BlueWind 2003/01/03 1827
11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11 푸른바람 BlueWind 2003/01/02 1934
10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10 푸른바람 BlueWind 2002/12/29 1877
9 Holy Devil -성마 聖魔- 2장 고난의 길 #9 푸른바람 BlueWind 2002/12/26 1855
8 Holy Devil -성마 聖魔- 1장 구원받은 악마 #8 푸른바람 BlueWind 2002/12/24 1987
» Holy Devil -성마 聖魔- 1장 구원받은 악마 #7 푸른바람 BlueWind 2002/12/22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