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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좋은 아침이지?”


-“좋은 꿈꿔. 내일 봐!”


기타 등등, 기타 등등의 인사, 이런 것이 어째서 싫어졌는지는, 어

느 날 불현듯 이었을 거다. 아니, 내 가슴을 옥죄는 이 답답한 감

정이 나를 그런 식으로 만드는 것 같았다.


“리마..., 하지마!!!.”


고함을 쳐버린다거나 뭔가 가벼운 뭔가를 충분히 피할 수도 있을

정도로 던져버리는 것 외에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한편으론 미안

한 마음이 들지만, 어젠가부터 귀찮아졌고 지겨워지기 시작하는

이 짜증스러움이 나를 덮쳤다.


“아악! 꺼지라고! 이 리마-리마!!”


이를 갈듯이 짜증스러움과 증오를 담아 그리 외쳐버리고 말면, 그

후엔 늘...!


“으앙앙- 그, 그럴 수가... 흑흑.”


등등의 결론으로 리마의 엔딩이 이어지는 것이 나의 일상이 되었

다. 나는 그럴수록 더욱 초췌해져 가는 듯 했다. 겨우 내 나이 8

살을 넘기고 있을 즈음이지만, 정말이지 이상하다. 쿠마린씨의 말

투로 하자면,


“그 녀석, 당장에 죽여 버리고 말겠어!”


라던가, 그리고 인플루씨의 말투로 하자면,


“많이 많이 사랑해줘야 할 것 같네요. 후훗.”


이라곤 절대로 못하겠다. 인플루의 말투는 굉장히 이상했다. 그리

고 왜 그렇게 동네 건장한 아저씨나 청년을 쫓아다니면서 자구 말

을 걸고 눈을 마주치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더니 ‘그’나 ‘그들’

을 몰아세워서는 재빨리 종이를 찢고 또 다시 눈을 마주치고 왜

그러는 것인지도 단지 나로선 친하구나~ 정도로 여길 뿐이다. 쿠

마린씨는 그걸 눈치 챈 모양이지만, 그래서일까. 이렇게 말하고 있

는 것을 들었다.


“녀석. 그저 그런 몸뚱아린 줄 알았더니, 구르는 재주가 있군.”


\


나는 내 두 볼을 내 두 손으로 감쌌다. 그런데 이 감촉은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


“그 애는 누구지?”


꿈속에서 나타나는 실감나는 기억 중에서 새로운 뭔가가 추가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하늘’이란 곳은 아니었고, 뤼틸그(Retlg) 제국

어디쯤인거 같았다. 그곳의 바람인 거 같고 그곳의 물인 거 같고,

하여간 그런 자연경관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 애를,


꿈속에선 나를 애타게 찾고 있던 그 애는, 나를 ‘리이토’라고 불렀

다. 그리고 나는 그 애를 ‘세이토’라고 불렀다.


\


그때는 밖이 꽤나 쌀쌀해진 가을 날씨로 곧 다가올 겨울을 맞이할

걱정에 둘 다 그리 안색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리이토...”


무척이나 앳된 목소리의 그 소녀는 14살쯤 아니 키가 또래보다

작은 탓에 더 어려 보였다.


“세이토, 괜찮아. 오늘은 편히 쉬어. 알겠지?”


세이토의 어깨를 양 손으로 잡아 균형을 유지하게 해주는 일은 습

관인듯 ‘리이토’라고 불리는 나는 익숙했다. 침대에 앉혀진 세이토

를 바라보며 내가 그리 말했..., 말했던 거 같다. 이 기억은 이 꿈

은 마치 회상처럼 이어졌다.


“응. 오빠.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그 모습이 너무도 굉장히 밝

아서 주변인들을 더욱 눈물에 젖게 만들법했다. 그것을 감당하기

엔 한 살 더 많았을 뿐인 ‘리이토’의 나이가 너무 어렸다.


“아니야. 아, 아니야. 내가 더... 고, 고마워...”


물론, 나 역시, ‘리이토’인 나 역시 눈물이 주륵 흘러내렸다. 그때

너무도 빠르게 눈치를 채고 두 손을 뻗어 내 두 볼로 얼굴을 감싸

는 세이토, 그 소녀의 손길이 리이토의 눈물에 두 볼에 닿는 순간

그녀 역시 단박에 흘러내리는 자신의 눈물을 어쩌지 못해 울고 말

았다. 그랬다. 그녀는 앞을 보지 못했다.


“울면... 어떡해.”


“아니야. 안 울어. 세이토가 곁에 있어서. 나는 안 울어.”


리이토 오빠의 거짓말을 알고 있지만, 아무 말 없이 웃음 짓던 세

이토였다. 그러다 한동안 말없이 침묵을 지키려다가 세이토는 이

윽고 한 마디 보태었다. 몹시도 조용히 조심스러운 말투였다.


“내가 ‘신전’에 가면 어떨까? 그럼...”


“아니! 너는 절대로 보내지 않아. 그런 곳엔!!”


이를 힘껏 악물던 나의 모습, 리이토의 모습, 그 감정이 너무도 강

렬해서 그 안타까움의 감정이 물밀듯이 밀려와서 잘 안 울던 나도

울 수밖에 없었다. 눈물을 지우며 깨는 순간, 그 눈치 빠른 인플루

가 보는 바람에 왠지 들켜서는 안 되는 걸 들킨 사람처럼 나는 무

척이나 속상했다.


아직까지도 그 꿈의 여운이 남아 있어서, 무척이나 가슴이 아픔을

느꼈다. ‘안녕’이라는 인사가 싫어지기 시작한 것은 이런 꿈을 꾸

기 시작하면서였다.


리이토가 잃었어야 할 두 눈을 세이토가 대신 잃었고, 둘은 열심

히 살아보려고 했지만 생활은 점점 힘들어져갔고, 세이토는 사람

들이 쉬쉬하며 말하는 신성한 회오리바람이라 불리는 ‘매그놀’에

의해 ‘선택된 자’로서 ‘신전’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그 억지 섞인

작별의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그런 이야기들이 꿈속에서 쏟아

져 나오고 있었다.  


리마는 마치 세이토와 닮아서, 그 활달하고 다정했던 세이토를 향

한 그 강렬한 감정이 너무도 깊이 내게 섞여 들어왔기에 그 실감

나는 기억들이 나의 신체의 기억 감촉 등이 그런 인사가 싫었다.


그런 그녀의 다정함이 구역질이 나도록 무서웠다. 마치 죄악감처

럼 번져가기 시작해서, 나의 두 손이 어느 때엔 격정적으로 전율

하고 있었다.


그 우울함이 가득 찬 가슴은 하늘에서 비가 세차게 쏟아질 때 그

렇게 서 있게 되는 모양이었다. 그렇게도 견딜 수가 없게 된 모양

이었다. 이상한 그리움은 계속 가득차고 있었다. (2011/6/30)


\


가만히 있으면 한없이 비리비리하고 편안함과 포근한 인상으로 뒤

덮여 있기에, 이 마을 사람들이 안심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

어 주는 사나이, 인플루 34세(남)는 정신 사납게도 오른쪽 왼쪽

걸음을 이리저리 옮기고 있었다.


‘아, 그래. 그랬지. 왜 그랬지? 그 녀석. 아, 그럴지도...’


문득 멈춰 서서, 멍하니 생각에 잠긴 인플루, 그 옆에 쿠마린 36

세(여)가 있고, 쿠마린은 검 날을 열심히 광내고 있었다. 아니 ‘열

심히’란 단어는 좀 안 맞긴 하다. 살짝 살벌하게 닦는 그 동작에서

장인의 열의가 느껴지고 있는 가운데, 그녀의 구릿빛 근육이 불끈

불끈 대는 것이 오늘도 과격한 운동을 한 모양이었다.


“오늘 우리 류마~가 말이지요.”


“그. 래. 서?”


커다란 검을 선호하는, 커다란 검을 닦는 그 동작은 계속, 시선은

살짝 위로 하며 서 있는 인플루를 그 강렬한 카리스마를 담았었던

눈으로 쳐다보던 쿠마린이었다. 그냥 쳐다만 봐도 강력한 존재로

느껴지는 그녀였지만, 그런 것은 유들유들한 인플루에겐 그냥 흘

려지고 말았다. 단지 그것을 개성으로 파악하고 평소대로 대했다.


“뭐 알고 있었어요? 쿠마린씨? 벌써? 세상에!”


원래도 좀 짜증나는 녀석이었지만, 유달리 난리법석을 떠는 인플

루를 보고 있자면 아주 슬그머니 단칼에 베어버리고 싶다고도 생

각하지만, 쪼매난 ‘단검’을 가진 자와 싸운다던가 하는 것은 도리

에도 어긋날뿐더러 자신의 인생관을 더럽히는 파격적인 행위였기

에 그냥 접기로 하는 쿠마린이었다. 어쨌든 인플루는 한동안의 안

내자이므로.


“아니, 어쨌든, 녀석이 이상하긴 했지.”


다시금 고개를 숙여 그 커다란 검 날 닦기를 계속하던 그녀, 쿠마

린,


“류마 녀석. 활짝 웃으면서 ‘됐다’고 그랬다구요! 다 아는 척...! 약

간은 비웃음 같은 것도 보이면서! 정말 처음 만났을 때보다 많이

사람다워진 거 같지 않아요?”


류마는 짐짓 작게 웃은 정도지만, 그것은 그들에겐 큰 변화로, 비

록 비웃음이 담겨있지만 진실성이 담긴 그 무엇을 보기란 정말 어

려운 일이었다. 지금껏 류마는 어땠던가! 어색한 듯이 꾸며진 듯이

뭔가를 감추는 것만 같았기에 그들의 호기심도 어느 정도 폭발적

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거다.


“뭐, 그것도 그렇지만.”


타들어가는 긴장감을 이끌어내며 쿠마린은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이에 인플루는 뭔가 아는 눈치면서도 궁금한 듯 대꾸한다.


“그리고 또 뭐요??”


“글쎄 뭐랄까. 녀석. 눈빛이 더 이상은 어린애가 아니라고나 할

까...”


이제야 인플루는 나무 의자에 걸터앉아서는, 팔짱을 낀 손에서 한

손을 빼내 턱을 받치고는,


“무언가... 그 녀석 안에서 일종의 ‘해제’가 이뤄진 걸까요?”


해제라..., 인플루 녀석은 묘하게 예리해서 쿠마린은 조금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모른 척 조용히 쓱쓱 검을 닦는 그 찰나!, 분

명 이 집-3인 가족, 인플루와 쿠마린, 류마가 사는- 문 앞에서 들

려왔다.


으아아-와악!


거친 신음소리가 동반되자, 인플루는 민첩하게 창가로 가서 밖의

망을 본다. 그때 쿠마린은 거대한 검을 챙겨들고는 터벅터벅 걸어

서는 문을 벌컥 열어젖힌다.


피로 범벅된 무엇..., 을 상상했지만, 쿠마린은 살짝 조차도 긴장감

이 돌지 않는 빡빡머리 이장이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 뒤늦게 설

렁설렁 다가온 인플루는 이장의 몸-앞으로 엎어져 뒤통수만 보이

는-을 발로 다정히 뒤집어주었다. 이장의 얼굴이 새파랬다. 입가

엔 거품이 잔뜩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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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처음엔 또 이어서 쓰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무한정으로! /

근데 살아간다는 것은, 먹고살 걱정, 방황을 하고, 무언가를 하면 좋을지. 쓸데없이 고민이 방황이 늘고, 마음이 공허해서 한동안 글을 공상할 수가 만들 수가 없었다./

하지만 또 이렇게 손가락을 열심히 굴리고 있다. 타자를 척척.../

이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뿐이다./

다 내려놓고 공상하기로, 한동안 이래도 괜찮겠지. 하면서 대책 없는 인생살인지도...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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