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직-지지직)××ד네시… 겁쟁이 녀석! 그게 바로 너야. 네시….
또 도망이냐.”×××(지지-익)
그렇게 이어지는 짜증나는 비웃음의 표정, 차갑게 식은 그 사람의
눈빛, 그런 유쾌하지 않은 일상은 나의 일상이다. 나는 바로 네시
드.
“그리고 지금은… ‘류마’겠지.”
머릴 긁적대는 8세 소년이 보인다. 여기는 역시 아무리 둘러봐도
류오스(Luoes)의 마을이 틀림없다. 오늘은 유난히 밝은 해가 따사
로운 햇살 춤을 추고 있었다.
그랬거나 말았거나, 이런 저런 ‘네시드’라는 자의 기억이 떠오를
때면 이 몸에서 받아들이는 요런 저런 점 등등이 마치 내 것이 아
닌 것도 같아서 낯설기 그지없는 류마였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자면 역시 내 것임이 틀림이 없다고 믿게 되는 선명한 생동감이
거기에 반드시 있다고 믿게 되었다.
역시 이런 생각은 미친 짓 같기도 했다. 망상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는 류마 본인의 모습이 이토록 선명히 눈앞에 그려졌다.
마침 거울 앞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을 보던 류마, 왠지 모르게 한
숨을 쉬었다.
“대체… 이건 뭘까?”
그렇게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류마였다.
어딘 가에서… 어딘 가로부터… 마주하기 귀찮은 어린애가 뛰어오
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인사쟁이 리마였다. 류마의 두 눈은 거울
을… 점점 커져가는 리마의 모습을 바라보며 또 한 숨을 짓고 있
었다. 뒤돌아본다.
“류마!”
“...”
“류마~~!”
아.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혼자 있고만 싶었다. 한숨이 또 나왔
다. 무언가가 답답했다. 무언가 잃어버린 것이 있을까? 어쨌든, 이
녀석은, 저 리마라는 애에게서 피하고 싶다.
그렇게 말없이 무작정 걸었다. 전진 하고 또 전진 하고, 그래서 인
플루씨를 지나치고 마침 쿠마린씨조차도 지나칠 뻔 하려던 찰나!,
쿠마린씨가 다가왔다.
“뭐냐.”
눈빛이 사납던 쿠마린씨가 웬일로 살짝 온화한 시선을 담아 물었
다. 말투는 그저 그랬지만!
류마는 아무 말도 않고 가려다가 멈춰 서서 응대한다지만 별 성의
없다. (5/31/2011)
“뭘?”
“뭐가 바뀐 거지?”
“아무것도. 아니야.”
예리한 쿠마린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류마의 머리카락 한 올까지도
싹쓸이 분석하고 있었다. 무언의 감이란 녀석은 류마의 변화를 느
꼈건만! 역시나 보이지 않는 무엇이기에 응답할 수 없고, 표현력의
부재로 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다시금 속도를 내어 지나치는 류마, 또 다시 무의미 해져
간다.
달리고 달리다가도 조금씩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광경이 느릿해진
다. 그러다 멈춰졌다. 류마도 걸음을 포기했다.
돌연 하늘을 바라보고 싶어졌다. 누군가를 기다리듯, 어쩌면 무언
의 지시를 받으려는 듯 류마는 꼼짝 않고 서 있었다. 하지만 역시
하늘은 그대로다. 변함없이 파랗고 하얗기만 할뿐.
쏴아아아-.
대책 없는 비가 류마의 얼굴을 적셔왔다. 피하지 않았다.
(6/2/2011)
그대로 맞고 서 있을 뿐.
그대로 맞고 서 있을 뿐
그대로 맞고 서 있을 뿐 곱하기 오십여 번이 되어갈 때쯤, 인플루
가 저 멀리서 우산을 들고 다가오고 있었다. 인플루씨도 그리 다
급한 기색은 아니었다. 비 조금 맞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어린
애가 비 조금 맞는다고 내버려두기도 그렇고, 어쨌든 이런저런 쓸
데없는 마음들(‘내가 먼저 봤으니 하는 수 없다.’)이 팽배해져 갈
때쯤 류마에게 도달할 수 있었고, 인플루는 말했다.
“왜 이렇게 비 맞고 서 있는 건데!”
살짝 화난 듯한 말투였지만, 느껴지기론 그렇지 않았다. 그럴 여력
도 없던 류마였다. 더 이상은 비를 맞지 않은 류마의 얼굴, 류마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가 더 들지 않고 중얼댔다.
“어째서지?”
“왜 왔냐고? 그야 보이니까 왔지. 비 맞음 못쓴다고, 뭐 그런 거
지.”
“이 ‘땅’ 말고, 그..., ‘하늘’이란 곳도 있는 거야?”
“...!”
자신도 모르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해버렸다. 그것
은 바로 정곡을 찔렸다고 할 때 드러나는 증세일 터다. 숨이 막힐
듯 했지만 또 다시 말을 더 이어 붙이기엔 또 뭔가 인플루 자신이
스스로 들통 났다는 상태를 드러낼까봐 그것조차도 못하겠고, 아
이럴 때는 못들은 척을 해야 하는 걸까...!? 모르는 척을 해야 하
는 걸까?
(6/6/2011)
쿠마린을 상대하는 것보단 이 꼬마가 더 쉬웠다. 한숨 같은 건 쉬
지 않았다. 인플루는 단지, 중얼댔다.
“그래. ‘하늘’이란 곳도 있지. 죽으면 가는 데야.”
인플루는 다른 의미를 전달하기로 하고, 허나 류마는 그다지 믿음
을 가진 않았지만 굳이 따지려 들진 않았다.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이 녀석이 수상하기는 했지만, 무척 수상할법한 인플루의 눈빛 눈
물 촉촉 연기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쿠마린씨에게 두들겨 맞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듯이 절박
한 모습으로 한 손을 우아하게 치켜 올리며 ‘가녀린 청년, 우수에
젖다’편에 출연하고 있는 연극배우 행세를 하고 있었다. 그 올린
손으로 우산 밖의 비를 쓰다듬는 듯 했다.
“아아- 이토록 세상은 슬픔이 가득한 것인지. 이 어린 양에게 ‘하
늘’을 알지 못하게 하소서.”
그렇게 두 손을 모으려고 했으나, 우산 든 한쪽손이 어색해지기도
했고, 류마가 무감동으로 무개념으로 쳐다보고 있는 터라, 헛기침
을 한 뒤, 그냥 또 다시 중얼댈 뿐이었다.
“하긴, 어린애는 한참 몰라도 되는 얘기야.”
평소처럼 쳐다보는 듯 했지만, 인플루의 시선은 묘하게 이중적으
로 변해 있었다. 류마를 그렇게 눈으로 쫓고 있었다. 키 작은 류마
의 위쪽 가르마를 보면서 말이다. 류마는 짐짓 작게 웃으며 말했
다.
“됐어. 그런 거 안 가르쳐 줘도.”
그 모습에 인플루의 눈빛은 약간은 심각하게 변해서 우산을 노려
보다가 돌연 하늘을 바라보며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류마가 쫓아
오게 천천히, 그러면서 생각에 잠긴 듯 이 묘한 기분을 쿠마린씨
에게 전달해야 될까 그냥 단순히 모른 척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6/14/2011)
\
이미 류마 녀석을 비가 맞지 않는 어딘가-아마도 늘 가던 베란다,
해질녁 바다 풍경이 근사했던-에 데려다두고는 인플루는 어느덧
회상에 잠겼다.
‘그 녀석을 거기서 처음 봤었지.’
류오스(Luoes), 이곳에 온지는 이제 2년 남짓, 허나, 그들과 일행
이 된지는 겨우 3개월 남짓이었다.
한동안 그 녀석, 류마는 6살이었다. 6살이랬다. 역시 단번에 말할
수 없는 것은, 류마는 말하지 않았다. 단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빼
앗았을 뿐이다. 아니면 어쩌다보니 따라오고 있었고, 그냥 따라오
도록 내버려 둔지도 모르겠다.
\
정말로 신기한 것은 그 아이를 처음 본 것은, 분명히 ‘뤼틸그 제
국’이었다.
1.명칭: 뤼틸그(Retlg) 제국
2.면적: 1,630,000km²
3.인구: 2,400만명
4.기후: 북쪽은 뚜렷한 사계. 남쪽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기온이 낮
아지나 심각한 기온의 변화는 없다. (러시아 남부 정도의 기온)
빛을 받으면 오렌지색으로 바뀌는, 본래는 모래색일 그 머리칼을
휘날리며 잽싸게 내 곁을 지나가던 그 녀석, 그 꼬마애, 무척이나
날쌔구나~ 이 동네는 참 활기차구나~ 하면서 여유를 즐길 틈도
없이, 그 녀석과 몇몇의 일당들이 내 돈을 털어 갔다는 것을 알아
채고는 절대로 그 얼굴을 잊지 않았었다. 그것이 약 보름 전이었
고, 그 이후 그 괘씸한 꼬마 녀석을 딱 보았을 때는 완전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 녀석인데, 그 녀석이 아닌 것만 같은, 하지만 그때는 얼핏 본
것이었지만, 선명한 기억이고, 절대로 이곳에서 이리 마주쳐서는
안 될 것 같은 그런 녀석이었다. 그 녀석은 제 발로 내 곁에 찾아
온 것이다.
한 차례 돌개바람이 치고 있을 때, 내 시야는 한동안 아무것도 잡
지 못해 찡그린 채였고, 그 잠시 잠깐 사이에, 아무것도 없는 벌판
초원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그리고 머지않아. 터덜터덜
내게로 걸어오고 있는 그 녀석, 그러다 픽~ 하고 쓰러질 무렵에
나도 모르게 그 녀석을 잡아 주었는데, 그때 느꼈던 그 기분은!!
“뭐-뭐야. 이 차가운 건!!”
뜨거운 태양의 반전이 있는 사막 어둠의 얼음같이 냉기 덩어리인
모래를 온통 뒤집어 쓴 것인지 온몸이 차가운 냉기로 뒤덮인 채
식어 있었다. 그 꼬마의 옷 여기저기에 그 요상한 모래가 있긴 있
었다.
“이 색깔은!”
인플루는 자신이 평소 견문을 넓히며 책도 보고 사진도 보고 온갖
이야기를 들은 지식을 모아, 그 모래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모
래는 하늘빛이 감돌고 있는 모래였다. 무척이나 특이한 모래로 ‘다
하브’에서만 볼 수 있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것에선 미약하게나마
짠 바다 냄새와 솔 향이 느껴졌다.
1.명칭: 다하브(Dahav)
2.면적: 200,000km²
3.인구: 130만명
4.기후: 가장 덥고 습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정글/ 모래사장으로
만들어진 섬.
다하브는 아시려나 모르겠지만, 뤼틸그 제국 끄트머리인 이 장소
에선 절대로 보름 안엔 걸어서도 뛰어서도 못 온다는 사실이다.
드래곤에게 약을 살살 올려서 강제적으로 추방당하는 식의 마법을
당했다면야 모를까. 역시 드래곤 따위도 이 세상에서 일종의 ‘전
설’에 불과하니 말이다. 아니, 이런 직종의 ‘나’ 따위가 접할 수가
없는 존재라고나 할까. 그건 그렇고! 나는 화가 나야했다! 이 광경
에 순간 뻑이 가면 아니 되고, 화를 내기로 했다!
“이 녀석! 왜 내 돈을 꿀꺽한 거냐고!”
멱살을 쥐고 흔들었는데, 이미 기절한 것을 기억해내고는 내가 너
무 매몰찬 것이 아닌지, 살짝 신사로 돌변하는 인플루는 양손을
살짝 놓았다. 고로 바닥에 꼬마는 털썩 떨어졌으나 기절 상태라
조용했다.
어느 달밤향기 가득한 때에 별빛도 달빛도 은은하게 그들을 비춰
주고 있었다.
‘이 녀석을 어떻게든 깨워서 뭔짓을 해서라도... 그 돈을 토해내게
만들겠어!’
라고 이를 가는 인플루, 역시 그곳에 있었다. (6/15/2011)
======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마치 글 올리고 몇 일전 마냥 느껴지지만 많이 지났네요. 허걱, 이 글이 외로우니, 조아라(아이디:RANKEN)에도 올려둘게요.
그래도 가끔 와서 적을 수밖에 없는지라, 조회수 같은 건 안 바라는 그런 수명 긴 글쟁이가 되어야겠지요.
아빠와 크레파스? 그 동요가 생각나네요. 종이가 너무 작아서 뭔가 다 그릴 수 없다는 소년의 말??
(...)에 월/일/날짜. 이렇네요. 저의 글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시나요~~~
조금씩 모아서 적었어요. 시간이 잘 안맞아져서, 청소 빨래 그릇씻기 등 독립생활은 힘드네요. ㅋㅋㅋ 요령이야 점점 붙겠지요.
또 도망이냐.”×××(지지-익)
그렇게 이어지는 짜증나는 비웃음의 표정, 차갑게 식은 그 사람의
눈빛, 그런 유쾌하지 않은 일상은 나의 일상이다. 나는 바로 네시
드.
“그리고 지금은… ‘류마’겠지.”
머릴 긁적대는 8세 소년이 보인다. 여기는 역시 아무리 둘러봐도
류오스(Luoes)의 마을이 틀림없다. 오늘은 유난히 밝은 해가 따사
로운 햇살 춤을 추고 있었다.
그랬거나 말았거나, 이런 저런 ‘네시드’라는 자의 기억이 떠오를
때면 이 몸에서 받아들이는 요런 저런 점 등등이 마치 내 것이 아
닌 것도 같아서 낯설기 그지없는 류마였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자면 역시 내 것임이 틀림이 없다고 믿게 되는 선명한 생동감이
거기에 반드시 있다고 믿게 되었다.
역시 이런 생각은 미친 짓 같기도 했다. 망상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는 류마 본인의 모습이 이토록 선명히 눈앞에 그려졌다.
마침 거울 앞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을 보던 류마, 왠지 모르게 한
숨을 쉬었다.
“대체… 이건 뭘까?”
그렇게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류마였다.
어딘 가에서… 어딘 가로부터… 마주하기 귀찮은 어린애가 뛰어오
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인사쟁이 리마였다. 류마의 두 눈은 거울
을… 점점 커져가는 리마의 모습을 바라보며 또 한 숨을 짓고 있
었다. 뒤돌아본다.
“류마!”
“...”
“류마~~!”
아.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혼자 있고만 싶었다. 한숨이 또 나왔
다. 무언가가 답답했다. 무언가 잃어버린 것이 있을까? 어쨌든, 이
녀석은, 저 리마라는 애에게서 피하고 싶다.
그렇게 말없이 무작정 걸었다. 전진 하고 또 전진 하고, 그래서 인
플루씨를 지나치고 마침 쿠마린씨조차도 지나칠 뻔 하려던 찰나!,
쿠마린씨가 다가왔다.
“뭐냐.”
눈빛이 사납던 쿠마린씨가 웬일로 살짝 온화한 시선을 담아 물었
다. 말투는 그저 그랬지만!
류마는 아무 말도 않고 가려다가 멈춰 서서 응대한다지만 별 성의
없다. (5/31/2011)
“뭘?”
“뭐가 바뀐 거지?”
“아무것도. 아니야.”
예리한 쿠마린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류마의 머리카락 한 올까지도
싹쓸이 분석하고 있었다. 무언의 감이란 녀석은 류마의 변화를 느
꼈건만! 역시나 보이지 않는 무엇이기에 응답할 수 없고, 표현력의
부재로 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다시금 속도를 내어 지나치는 류마, 또 다시 무의미 해져
간다.
달리고 달리다가도 조금씩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광경이 느릿해진
다. 그러다 멈춰졌다. 류마도 걸음을 포기했다.
돌연 하늘을 바라보고 싶어졌다. 누군가를 기다리듯, 어쩌면 무언
의 지시를 받으려는 듯 류마는 꼼짝 않고 서 있었다. 하지만 역시
하늘은 그대로다. 변함없이 파랗고 하얗기만 할뿐.
쏴아아아-.
대책 없는 비가 류마의 얼굴을 적셔왔다. 피하지 않았다.
(6/2/2011)
그대로 맞고 서 있을 뿐.
그대로 맞고 서 있을 뿐
그대로 맞고 서 있을 뿐 곱하기 오십여 번이 되어갈 때쯤, 인플루
가 저 멀리서 우산을 들고 다가오고 있었다. 인플루씨도 그리 다
급한 기색은 아니었다. 비 조금 맞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어린
애가 비 조금 맞는다고 내버려두기도 그렇고, 어쨌든 이런저런 쓸
데없는 마음들(‘내가 먼저 봤으니 하는 수 없다.’)이 팽배해져 갈
때쯤 류마에게 도달할 수 있었고, 인플루는 말했다.
“왜 이렇게 비 맞고 서 있는 건데!”
살짝 화난 듯한 말투였지만, 느껴지기론 그렇지 않았다. 그럴 여력
도 없던 류마였다. 더 이상은 비를 맞지 않은 류마의 얼굴, 류마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가 더 들지 않고 중얼댔다.
“어째서지?”
“왜 왔냐고? 그야 보이니까 왔지. 비 맞음 못쓴다고, 뭐 그런 거
지.”
“이 ‘땅’ 말고, 그..., ‘하늘’이란 곳도 있는 거야?”
“...!”
자신도 모르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해버렸다. 그것
은 바로 정곡을 찔렸다고 할 때 드러나는 증세일 터다. 숨이 막힐
듯 했지만 또 다시 말을 더 이어 붙이기엔 또 뭔가 인플루 자신이
스스로 들통 났다는 상태를 드러낼까봐 그것조차도 못하겠고, 아
이럴 때는 못들은 척을 해야 하는 걸까...!? 모르는 척을 해야 하
는 걸까?
(6/6/2011)
쿠마린을 상대하는 것보단 이 꼬마가 더 쉬웠다. 한숨 같은 건 쉬
지 않았다. 인플루는 단지, 중얼댔다.
“그래. ‘하늘’이란 곳도 있지. 죽으면 가는 데야.”
인플루는 다른 의미를 전달하기로 하고, 허나 류마는 그다지 믿음
을 가진 않았지만 굳이 따지려 들진 않았다.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이 녀석이 수상하기는 했지만, 무척 수상할법한 인플루의 눈빛 눈
물 촉촉 연기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쿠마린씨에게 두들겨 맞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듯이 절박
한 모습으로 한 손을 우아하게 치켜 올리며 ‘가녀린 청년, 우수에
젖다’편에 출연하고 있는 연극배우 행세를 하고 있었다. 그 올린
손으로 우산 밖의 비를 쓰다듬는 듯 했다.
“아아- 이토록 세상은 슬픔이 가득한 것인지. 이 어린 양에게 ‘하
늘’을 알지 못하게 하소서.”
그렇게 두 손을 모으려고 했으나, 우산 든 한쪽손이 어색해지기도
했고, 류마가 무감동으로 무개념으로 쳐다보고 있는 터라, 헛기침
을 한 뒤, 그냥 또 다시 중얼댈 뿐이었다.
“하긴, 어린애는 한참 몰라도 되는 얘기야.”
평소처럼 쳐다보는 듯 했지만, 인플루의 시선은 묘하게 이중적으
로 변해 있었다. 류마를 그렇게 눈으로 쫓고 있었다. 키 작은 류마
의 위쪽 가르마를 보면서 말이다. 류마는 짐짓 작게 웃으며 말했
다.
“됐어. 그런 거 안 가르쳐 줘도.”
그 모습에 인플루의 눈빛은 약간은 심각하게 변해서 우산을 노려
보다가 돌연 하늘을 바라보며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류마가 쫓아
오게 천천히, 그러면서 생각에 잠긴 듯 이 묘한 기분을 쿠마린씨
에게 전달해야 될까 그냥 단순히 모른 척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6/14/2011)
\
이미 류마 녀석을 비가 맞지 않는 어딘가-아마도 늘 가던 베란다,
해질녁 바다 풍경이 근사했던-에 데려다두고는 인플루는 어느덧
회상에 잠겼다.
‘그 녀석을 거기서 처음 봤었지.’
류오스(Luoes), 이곳에 온지는 이제 2년 남짓, 허나, 그들과 일행
이 된지는 겨우 3개월 남짓이었다.
한동안 그 녀석, 류마는 6살이었다. 6살이랬다. 역시 단번에 말할
수 없는 것은, 류마는 말하지 않았다. 단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빼
앗았을 뿐이다. 아니면 어쩌다보니 따라오고 있었고, 그냥 따라오
도록 내버려 둔지도 모르겠다.
\
정말로 신기한 것은 그 아이를 처음 본 것은, 분명히 ‘뤼틸그 제
국’이었다.
1.명칭: 뤼틸그(Retlg) 제국
2.면적: 1,630,000km²
3.인구: 2,400만명
4.기후: 북쪽은 뚜렷한 사계. 남쪽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기온이 낮
아지나 심각한 기온의 변화는 없다. (러시아 남부 정도의 기온)
빛을 받으면 오렌지색으로 바뀌는, 본래는 모래색일 그 머리칼을
휘날리며 잽싸게 내 곁을 지나가던 그 녀석, 그 꼬마애, 무척이나
날쌔구나~ 이 동네는 참 활기차구나~ 하면서 여유를 즐길 틈도
없이, 그 녀석과 몇몇의 일당들이 내 돈을 털어 갔다는 것을 알아
채고는 절대로 그 얼굴을 잊지 않았었다. 그것이 약 보름 전이었
고, 그 이후 그 괘씸한 꼬마 녀석을 딱 보았을 때는 완전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 녀석인데, 그 녀석이 아닌 것만 같은, 하지만 그때는 얼핏 본
것이었지만, 선명한 기억이고, 절대로 이곳에서 이리 마주쳐서는
안 될 것 같은 그런 녀석이었다. 그 녀석은 제 발로 내 곁에 찾아
온 것이다.
한 차례 돌개바람이 치고 있을 때, 내 시야는 한동안 아무것도 잡
지 못해 찡그린 채였고, 그 잠시 잠깐 사이에, 아무것도 없는 벌판
초원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그리고 머지않아. 터덜터덜
내게로 걸어오고 있는 그 녀석, 그러다 픽~ 하고 쓰러질 무렵에
나도 모르게 그 녀석을 잡아 주었는데, 그때 느꼈던 그 기분은!!
“뭐-뭐야. 이 차가운 건!!”
뜨거운 태양의 반전이 있는 사막 어둠의 얼음같이 냉기 덩어리인
모래를 온통 뒤집어 쓴 것인지 온몸이 차가운 냉기로 뒤덮인 채
식어 있었다. 그 꼬마의 옷 여기저기에 그 요상한 모래가 있긴 있
었다.
“이 색깔은!”
인플루는 자신이 평소 견문을 넓히며 책도 보고 사진도 보고 온갖
이야기를 들은 지식을 모아, 그 모래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모
래는 하늘빛이 감돌고 있는 모래였다. 무척이나 특이한 모래로 ‘다
하브’에서만 볼 수 있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것에선 미약하게나마
짠 바다 냄새와 솔 향이 느껴졌다.
1.명칭: 다하브(Dahav)
2.면적: 200,000km²
3.인구: 130만명
4.기후: 가장 덥고 습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정글/ 모래사장으로
만들어진 섬.
다하브는 아시려나 모르겠지만, 뤼틸그 제국 끄트머리인 이 장소
에선 절대로 보름 안엔 걸어서도 뛰어서도 못 온다는 사실이다.
드래곤에게 약을 살살 올려서 강제적으로 추방당하는 식의 마법을
당했다면야 모를까. 역시 드래곤 따위도 이 세상에서 일종의 ‘전
설’에 불과하니 말이다. 아니, 이런 직종의 ‘나’ 따위가 접할 수가
없는 존재라고나 할까. 그건 그렇고! 나는 화가 나야했다! 이 광경
에 순간 뻑이 가면 아니 되고, 화를 내기로 했다!
“이 녀석! 왜 내 돈을 꿀꺽한 거냐고!”
멱살을 쥐고 흔들었는데, 이미 기절한 것을 기억해내고는 내가 너
무 매몰찬 것이 아닌지, 살짝 신사로 돌변하는 인플루는 양손을
살짝 놓았다. 고로 바닥에 꼬마는 털썩 떨어졌으나 기절 상태라
조용했다.
어느 달밤향기 가득한 때에 별빛도 달빛도 은은하게 그들을 비춰
주고 있었다.
‘이 녀석을 어떻게든 깨워서 뭔짓을 해서라도... 그 돈을 토해내게
만들겠어!’
라고 이를 가는 인플루, 역시 그곳에 있었다. (6/15/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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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마치 글 올리고 몇 일전 마냥 느껴지지만 많이 지났네요. 허걱, 이 글이 외로우니, 조아라(아이디:RANKEN)에도 올려둘게요.
그래도 가끔 와서 적을 수밖에 없는지라, 조회수 같은 건 안 바라는 그런 수명 긴 글쟁이가 되어야겠지요.
아빠와 크레파스? 그 동요가 생각나네요. 종이가 너무 작아서 뭔가 다 그릴 수 없다는 소년의 말??
(...)에 월/일/날짜. 이렇네요. 저의 글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시나요~~~
조금씩 모아서 적었어요. 시간이 잘 안맞아져서, 청소 빨래 그릇씻기 등 독립생활은 힘드네요. ㅋㅋㅋ 요령이야 점점 붙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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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 글 올리시는 방식 | 성원 | 2008/07/28 | 2066 |
31 | 진통제 한 알 9 | 맥스2기 | 2011/07/15 | 2645 |
30 | 진통제 한 알 8 | 맥스2기 | 2011/06/30 | 2768 |
» | 진통제 한 알7 | 맥스2기 | 2011/06/15 | 2616 |
28 | 테크락투 1장. 상단 (5) | EMYU | 2009/01/22 | 2816 |
27 | 테크락투 1장 상단(4) | 느와르 에뮤 | 2008/11/10 | 2841 |
26 | [mix]진통제 한 알 6 | 감질거품 | 2008/10/21 | 2852 |
25 | Forgotten Melody 2-7 | 성원 | 2008/09/29 | 2851 |
24 | Forgotten Melody 2-6 | 성원 | 2008/09/15 | 2805 |
23 | [mix]진통제 한 알5 | 감질거품 | 2008/09/10 | 2701 |
22 | [mix]진통제 한 알4 | 감질거품 | 2008/09/10 | 2705 |
21 | 테크락투 1장 상단 (3) | 느와르 에뮤 | 2008/09/09 | 2428 |
20 | Forgotten Melody 2-5 | 성원 | 2008/09/03 | 2780 |
19 | Forgotten Melody 2-4 | 성원 | 2008/08/27 | 2779 |
18 | 테크락투 1장 상단(2) 수정본 | 느와르 에뮤 | 2008/08/27 | 2571 |
17 | Forgotten Melody 2-3 | 성원 | 2008/08/22 | 2609 |
16 | [mix]진통제 한 알3 | 감질거품 | 2008/08/17 | 2798 |
15 | 진통제 한 알2 | 감질거품 | 2008/08/17 | 2609 |
14 | Forgotten Melody 2-2 | 성원 | 2008/08/16 | 2600 |
13 | 타겟(Target) - 3. 과거 회상(중편) | Ancient Secret | 2008/08/15 | 21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