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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힘들군. 시작이 반이란 말에 다시 절실 감동~

스토리를 써대기 전에, 뭔가 부족한 맘에 발동을 걸어줄 일드를

본다. 느긋하게 감상하고 싶었던지도...

‘비밀의 화원’, -지금껏 살아있기를 다행이라 여기며 히죽히죽 웃

어댔다. 간만에 나만의 행복한 시간이랄까.

스토리가 좋다. 일드 중, 4형제 중 장남, 그의 불안한 미소가 떠올

라서 견딜 수가 없다. 슬프고 조금씩 기대되어서. 뭔가가 벌어질

것만 같아서^^

그 사이 또 시간이 흐르고,

‘장미가 없는 꽃집’ 중독, 미친 듯이 그곳에서 헤매고 싶지만 마음

이 초조해졌기에 어쩔 수 없다.

학교 과제를 생각하면 미치겠고, 일드라도 봐야 현실도피가 가능

하다. 드디어 글을 또 만지작만지작. 숨 막히고 가슴속은 터질 것

만 같고 캐릭터들은 난동을 부린다.

[감질거품]의 머릿속 일기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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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시드, 기억을 더듬는다.


어디서부터 잘못 된 걸까. 나는 어느 순간 그것을 허락해 버린 걸

까.


‘…당했다!’


째깍째깍.


되돌려진 시간, 기억의 일부.


[[비녀. 검은색 외관에 붉은 보석 장식, 다크 초콜릿색 적당한 길
이의 술과 검은색 구슬 장식, 은빛으로 한 번 더 휘갈긴 문자, 섬
세하게 새겨진 암호. 기호. 표식…!
가만 찬찬히 바라보니 그 비녀는 어딘가 익숙한 자태, 익숙한 기
운을 내뿜고 있었다.  
“어때? 반갑지?”
“반갑다니? 이것은… 혹시.”

그랬다. 장난감에 목숨 걸고 또 다른 장난감을 선물 받을 수 있다
는 아이의 기대감이 바로 네시드의 두 눈에 떠올랐다. 순간 상쾌
해지고 있었다. 정말로 소중한 물건이니까.
“그래. 그거. 3일전 네가 온 첫날, 압수당한 물품. 이제 생각나?”
“…응.”]]


정말로 소중한 물건? 그런 것이었나? …그런 것이 내게도 …있었

나?


잊었을 텐데. 필요 없어 졌을 텐데. 스스로 버렸을 텐데. 그래. 내

겐 …아무것도 없다.


‘그럼으로써 나는 더욱 강해졌다고 믿고 있어.’


얼마간 눈을 감고서 마음을 평온히 안정시키려 애쓰는 가운데, 어

느 부분 잘못되었음을 인식했다. 아주 교묘하게 파고든 무언가, 그

‘누군가’로 인해 내 마음의 잣대가 균열이 일어나고 어긋나서 순식

간에 비틀렸다.


‘…맙소사!’


[[…아름다웠다.
몹시도!
검은 비녀를 뽑자마자 그 주변으로 황홀하게 쏟아져 내리는 보랏
빛 물결, 그의 현묘한 황금빛 두 눈, 검고 매끈하게 뻗은 환상적인
검신, 은빛으로 새겨진 갖가지 휘갈겨진 문양들의 기세, 검 자체의
살아있는 심장과도 같은 핏빛 보석이 박힌 손잡이, 그 주위를 찰
랑이는 다크 초콜릿색 술과 검은색 구슬 장식의 잔영 등등.
모든 것이 완벽해보였다.]]


‘웃기는 소리…!’


나는 그럴 리가 없다. 하지만 나는 그리 되었다.


순간적으로 나의 성격이나 나의 감성 따위는 누군가에게 이용당한

듯 ‘나’를 표현하는 말을 내뱉지 못하고 나는 다른 무언가인 듯 이

질적인 녀석을 ‘나’라고 철저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에

의심을 품지 못했다. 왜지?


나는 그토록 행복한 소릴 못하는 녀석이다.


‘아름답다…’는 쓸모없는 감상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애초에 그 모든 것은 ‘환상’이다.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닌, 내 마음속에서 뭔가를 끄집어내기

위한 누군가의 농락.


괴롭혀졌다. 철저히…! 그럼에도 한동안 인식조차 못했다.


‘바로 네가 그랬어! 메토, 아니…, 메토의 그림자에서 슬그머니 나

를 보고 있는, 짜증나는 네가!’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


심장소리가 어지러이 머릴 울리는 통에 무척이나 고통스럽게 느껴

졌다. 그와 동시에 난 전율한다.


‘미쳐버리겠군.’


누군가…, 내가 감히 무시할 수 없는 그 누군가가… 이 몸을, 바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흥분된다. 조금씩.


‘하지만 난 흥분하지 않아. 더욱 침착해지는 것이 나야. 너는 나를

잘 몰라. 너는 나를 아는 척 하고 있어. 너는 나를 손에 넣고 흔들

수 있다고 장난을 했을 뿐이야.’


…방심. 형편없는. 어린아이의 투정.


‘왜 그것이 나-여야 하지?’


(지직-지지직)××ד그래. 넌 형편없어. 그게 바로 너야. 네

시…”×××(지지-익)


순간, 또 다른 기억이 조각처럼 찢겨져 나에게 문장을 전달한다.

그 음성을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애써 무시한다.


‘꺼져!’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런 동요는 한동안 없었건만, 잘 매듭지어둔

튼튼한 쇠사슬의 열쇠구멍으로 열쇠가 기어들어가려고 한다. 기묘

한 마찰음을 내면서… 절대로 끼워져선 안 될 그 열쇠가!


‘멈춰! 내 말 안 들려? 멈춰…! 멈추라고!’





…네시드를 바라보는 메토, 공백 속에서 한 마디 건넬 타이밍을

찾고 있다.





“네시드?”


메토의 음성이 머릿속으로 울린다.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숨이 턱

막힌다. 그 후 급격히 숨을 내뿜는다. 뭐라 말할 수 없이 침묵이

짓누르고 간 틈에 나직이 메토가 말한다.


“미안. 막아선 안 되는 거라서.”


“……. …!”


“괜찮아? 안색이 안 좋은데….”


“상관 마.”





…침묵 속 네시드의 눈빛은 차츰 진정되고 있었다. 그제야 힐끗

메토를 보던 네시드, 앞서서 이런저런 못쓸 모양새를 보인 터라

무척이나 속으로 동요하고 있었다.


가디언으로서의 임무라든지 눈앞의 메토와 친분도 없는데 이런 모

습을 보인 것에 대해 그 참을 수 없는 창피함을 억지로 몸속 깊숙

이 숨겨버리기로 했다. 그것이 행동까지 전이 되어 시야는 낮을

곳을 향해 뻗는다. 메토의 음성이 들리기 직전까지.





“…응. 테스트는 끝났어.”


속으로 메토는 ‘이번 것은-’이라고 작게 읊조렸다.


그때서야 ‘일이다.’라고 속으로 읊조리며 이전의 일은 내겐 별일

아니라는 듯 당차게 고개를 들어 올리던 네시드, 메토를 쳐다본다.


돌연 그가 자신에게로 겨누던 검신의 잔상을 본능적으로 떠올렸

다. 그것은 살벌하기 그지없음에도 그 의도에 있어 ‘살기’조차 아

깝다고 여기던 그의 그림자였기에, 나는 또다시 무기력해진다. 지

금에 와서 이마를 만지기도 싫다.


분명!


뭔가가 얼굴을 타고 흐르던 그 확실한 심증이 있지만, 역시 그것

은 증거가 되지 못했다. 이런 저런 일들 중에서 네시드가 확실히

깨달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난 완전히 포위당했다.’


라는 거다. 어떤 상황에서도 메토가 네시드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린 것과 동시에, 네시드와 같은 조무래기 어린아이에게는

어떤 벌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알리는 것 정도랄까.


하지만, 역시 아이러니 한 것이 있다. 내가 ‘나’ 자신의 성격이 사

라진 당시, 어째서 그런 식으로 지껄일 수가 있는 것인지. 정말이

지 타락한 모양새였던 ‘나’는 강렬히 모욕적이었다. 실로 충격이었

다.


[[“흐흐흐. 흐흐. 웃기지마! 내가 가디언 아니었어? 왜 내 무기
를…! 왜 내 검을…! 너 같은 마땅히 보호를 받아야만 하는 약자
‘도망쟁이’한테…”]]


내게도 어느 정도의 자존심은 있었을법한데, 그것마저 모조리 사

라져버린 듯한 공허함이 든다. 나는 그에게 어쩜 쓰레기와 같은

존재, 아니 그 이하였던 걸까.


이것은 이것 나름대로 깨닫고 나니, 마른하늘에 제대로 번개를 맞

아버린 충격에 몸이 떨렸다.


‘그건 그거고, 도망쟁이라는 말이 어떻게 나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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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딱. 탁-탁-탁.


날카롭게 이런저런 생각이 오고가는 사이, 누군가의 초조함이 그

손가락 두들김이 대놓고 이어지고 있었던 거다. 혼자만의 망상도

또 다시 방심으로 이어졌던 걸까. 대체 어느 부분에서 마음이 풀

린 건지.


‘오늘의 나는 이상하다. 아니, 이곳에 온 이후로부터 나는 늘 이상

한 것 같다.’


“네시드-! 가자.”


‘메토…’


“첫날부터 이러면 어쩌겠다는 거지? 가디언 맞아?”


일어서려했다. 하지만 일어서려고 하지 않던 다리에 꽤 힘을 주고

서야 또 다시 일어나라고 명령한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 감각을

어쩔 수 없이 보여주고 만 셈으로, 네시드는 상당히 이런 상황이

굴욕적이었고 힘들었다.


(지직-지지직)××ד거봐. 너는 원래 그런 녀석이야. 겁쟁이 녀석.

그게 바로 너야. 네시…”×××(지지-익)


또다시 그 음성이 쏟아지고 겹쳐졌지만, 난 늘 그렇듯 가혹하게

나를 밀어붙였다. 이 녀석 앞에서는 절대로 보이지 않으리라고, 아

니, 다른 녀석이어도 절대로 나의 그 추함은 보이지 않을 거라고.


“가야지.”


나는 웃고 싶었다. 하지만 웃지 못하겠다. 언제까지나 껴안고 가야

할 나의 추함이다.


“어색한 짓 그만둬. 맘 같아선 일 접고 싶지만, 일해줘야겠어.”


“그래. 나는 절대로 ‘일’하고 싶어.”


일하지 않으면 안 돼. 지독한 상념은 묻혀 있어야해. 계속. 언제까

지고 들춰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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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길게, 저번에 해뒀는데, 수정하지 않고 있다가 오늘 열었네
요. 과제나 토론이나 있거나 말거나, 그냥 올릴려고요. 맘 같아선
다 집어치웠으면... 아 글만 쓰고 일드나 봤으면 좋겠다~
원래는 네시드와 메토가 일하는 장면까지 넘어가려고 했는데, 뭔
가 잘 안 넘어가네요. 그리고 8세 류마를 잊은 것도 아니랍니다.
오락은 잘 이어나갈 수 있으면서도 이건 맘 잡고 써야 써지는...
미묘한 매력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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