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09/09 화요일
시간이 흘렀다. 또 흐르고 흐른다.
그런데 걱정이 되지 않는다.
허나, 그러면서도 가끔씩 글터를 클릭하고 쉼터를 눈팅하다가 P팀
2기 연재 란에 들어와서 마우스 화살표를 어딘가로 올렸다 내렸다
감질나게 까딱된다. 그러다 한편… 읽어보다가 덜 읽고 그만두고
다시 몇 시간도 되지 않아 돌아와서 마저 읽는다.
음… 뭔가 댓글을 달기가 어렵다.
내 머릿속이 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왜?
음… 세상은 왠지 허무하다.
왜?
오늘 게임을 했다. 고스톱게임, 돈이 바닥날 때까지 하고나서야 허
무하게 미소 짓는다. 이럴 줄 알았는데. 난 ‘어쩌면~ 대박?’이라는
망상의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던 거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늘 패배하고 말지만!
늘 0\(원)이 되기 전까진 그만둘 수 없는 무한 클릭질의 비참함!
“졌군. 졌어. 졌잖아. 뭐야. 언제까지 질 거지? 아니, 상대편이 너
무 잘하는 거잖아. 내 탓이 아냐. 아니, 그냥 내 실력이 운이 형편
없는지도. 덜덜덜.”
며칠 전에도 이런 충격을 받은 후 글을 쓰기로 결심했는데 왠지
하지 못했다. 뭔가가 부족했던 모양. 아니, 단지 게으르거나~ 노는
게 좋아졌다거나~ 에이 몰라몰라!
역시 찔려. 양심이 울려. 약속이 깨지고 말았으니까.
수습할 수 있는 만큼 하려고. ^^
[감질거품]의 머릿속 일기장 중에서
\
메토는 어느 때보다도 깊은 사고를 하는듯한 금색 눈동자를 하고
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좋은 일 하나쯤은 있다고 생각해. 그래, 살면서 쭉 나
쁘진 않았을 거라고…. 불행해도 꼭 하나쯤은 행복한 기억이 있을
거란 거지. 이대로 살고 있어도 좋구나~ 하는 그런 덕지덕지 붙은
마음의 ‘평온’이 있을 거라고. 그렇게… 난 생각해왔어.”
“그게 어쨌단 거지?”
팔짱을 끼고서 기둥 한 켠에 몸을 싣고 있던 네시드, 그의 오렌지
빛 눈동자가 무심하게 메토를 노려본다.
“좋은 질문이야. 하지만 이건 ‘그게 어쨌다~ 어쩐다~’ 하는 존재
감이 아니야. 너는 좀 더 깊이 생각해봐야해. 나의 경험만으로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던 ‘진리’였지만, 너에게도 그것이 올 수 있
을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억울해 하지 마.”
여전히 너의 억지논리에 나를 끼워 넣지 말아달라는 애절함이 담
긴 네시드의 마음을 전혀 알 리 없는 메토의 드라마 찍기의 한 씬
(scene)이었다.
뭐랄까, 이 공간 안에 둘이 존재했고, 그렇기에 왠지 대사를 읊을
수밖에 없다는 허탈감으로 네시드가 기가 찬 듯 말한다.
“내가 뭘 억울해한다는 거야? 어떤 모습이… 그리 보였다고?”
“알고 있어. 넌 나를 항~상~ 부러워하고 있잖아. 언젠가는 너도
나처럼 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고. 용기를 내!”
“집어치우시지. 또 그 잘난 척을…. ‘신의 대리인’ 말고는 별로 대
단치도 않은 녀석이 말이야.”
의외로 인내 없는 신의 대리자, 메토, 살랑대는 보랏빛 앞머리 칼
을 손가락으로 슬그머니 치우며 이마에 그의 얼굴과 마찬가지로
새하얗고 뽀송 감촉을 유지한 아리따운 손을 갖다 댄다.
그건 한마디로 조금씩 부아가 치민다는 표시였다.
“역시 고귀한 깨달음의 결정체 ‘진리’는 우매한 자들의 것이 아니
지. 내가 좀 더 일찍 포기하도록 할게.”
“예에~ 당신 좋으실 대로 하시길.”
설교의 지나침은 상대로 하여금 의심스런 복종의 언어를 내뱉게
했다. 그건 ‘비꼼’이라는 의미가 담긴 언어였으나 이것도 음성에
따라 다르고 말투에 따라 다른 것!
몇 만분의 일의 확률로 나름 네시드의 음성과 말투는 메토로 하여
금 그 단어의 거짓성을 몽땅 버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메토는 나
름 기분이 좋았고, 간만에 일을 하러가기로 했다.
“아, 어쨌든 일하러가지. 어이 ‘가디언’! 내 뒤를 따라오도록.”
앞서 걸어 나가는 메토였다. 기운차게 잘도 걷는다.
굳이 왜 그가 기분이 좋은지 묻지 않은 네시드, 그 녀석의 감정상
태가 어떻든 어찌 당간 자신과는 별 상관없으니 말이다. 이런저런
말장난도 지쳤고 그냥 귀찮아졌을 뿐이다.
이곳에 와서 너무 노닥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던 참인데 잘 되
었다고도 생각했다. 별일 없이 지내온 이틀의 공백은 20%가량의
전신에 대한 세포 긴장감을 풀리게 동조하기도 했고 그것이 왠지
견디기 힘들었다.
무언가를 막 떠올리려던 순간-동시에 메토의 발걸음도 멈췄지만
그 부분을 네시드는 듣지 못했다. 얄팍한 방심이었다.-, 메토의 목
소리가 들렸다. 정말이지 그 목소리가 반가웠고 다행이었다.
“아차…, 잊은 게 있어.”
주섬주섬 뭔가를 길다란 소매안쪽에서 꺼내보였다. 이건!
“비녀? 허-어. 장난이 심한데….”
왼쪽 화상으로 반쯤 죽어나간 피부가 다시금 화끈 거릴 만치 황당
한 이야기를 장면을 그리고 있는 메토의 모습, 왠지 참을 수가 없
었다.
이건 확실히 자신을 놀리는 거다! 물론 남성중에서도 선호하는 편
도 있다지만 이건 장난임이 분명하다.
이번에야말로 살짝 쳐볼까? 슬쩍 쳐볼까? 약간 기절정도는 어떨
까? 일하러 간다고 했으니 약간 힘들까? 눈치 채지 못하게 옷으로
가려 보이지 않는 어딘가를 구석구석….
!
돌연 상념이 끊어진다.
비녀. 검은색 외관에 붉은 보석 장식, 다크 초콜릿색 적당한 길이
의 술과 검은색 구슬 장식, 은빛으로 한 번 더 휘갈긴 문자, 섬세
하게 새겨진 암호. 기호. 표식…!
가만 찬찬히 바라보니 그 비녀는 어딘가 익숙한 자태, 익숙한 기
운을 내뿜고 있었다.
“어때? 반갑지?”
“반갑다니? 이것은… 혹시.”
그랬다. 장난감에 목숨 걸고 또 다른 장난감을 선물 받을 수 있다
는 아이의 기대감이 바로 네시드의 두 눈에 떠올랐다. 순간 상쾌
해지고 있었다. 정말로 소중한 물건이니까.
“그래. 그거. 3일전 네가 온 첫날, 압수당한 물품. 이제 생각나?”
“…응.”
조용한 대답, 그것을 끝으로 비녀를 두 손으로 꼭 잡아 감싼다. 그
리곤 아이처럼 반짝이는 두 눈으로 웃음이라 할 수 없는 진지함이
얼굴에 그려지고 그 모습 그대로 메토를 쳐다본다.
해맑다. 진실하다. 거기다 뭔가를… 더 알고 싶어 한다?
“아아~ 사용법 말이지. 그거야 내가 할 줄 알지.”
하하하! 하고 살짝 웃던 메토, 왠지 모를 긴장감을 느낀다. 초조함
도 다가온다.
======================
이어서~
2008/09/09 화요일
시간이 흘렀다. 또 흐르고 흐른다.
그런데 걱정이 되지 않는다.
허나, 그러면서도 가끔씩 글터를 클릭하고 쉼터를 눈팅하다가 P팀
2기 연재 란에 들어와서 마우스 화살표를 어딘가로 올렸다 내렸다
감질나게 까딱된다. 그러다 한편… 읽어보다가 덜 읽고 그만두고
다시 몇 시간도 되지 않아 돌아와서 마저 읽는다.
음… 뭔가 댓글을 달기가 어렵다.
내 머릿속이 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왜?
음… 세상은 왠지 허무하다.
왜?
오늘 게임을 했다. 고스톱게임, 돈이 바닥날 때까지 하고나서야 허
무하게 미소 짓는다. 이럴 줄 알았는데. 난 ‘어쩌면~ 대박?’이라는
망상의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던 거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늘 패배하고 말지만!
늘 0\(원)이 되기 전까진 그만둘 수 없는 무한 클릭질의 비참함!
“졌군. 졌어. 졌잖아. 뭐야. 언제까지 질 거지? 아니, 상대편이 너
무 잘하는 거잖아. 내 탓이 아냐. 아니, 그냥 내 실력이 운이 형편
없는지도. 덜덜덜.”
며칠 전에도 이런 충격을 받은 후 글을 쓰기로 결심했는데 왠지
하지 못했다. 뭔가가 부족했던 모양. 아니, 단지 게으르거나~ 노는
게 좋아졌다거나~ 에이 몰라몰라!
역시 찔려. 양심이 울려. 약속이 깨지고 말았으니까.
수습할 수 있는 만큼 하려고. ^^
[감질거품]의 머릿속 일기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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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토는 어느 때보다도 깊은 사고를 하는듯한 금색 눈동자를 하고
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좋은 일 하나쯤은 있다고 생각해. 그래, 살면서 쭉 나
쁘진 않았을 거라고…. 불행해도 꼭 하나쯤은 행복한 기억이 있을
거란 거지. 이대로 살고 있어도 좋구나~ 하는 그런 덕지덕지 붙은
마음의 ‘평온’이 있을 거라고. 그렇게… 난 생각해왔어.”
“그게 어쨌단 거지?”
팔짱을 끼고서 기둥 한 켠에 몸을 싣고 있던 네시드, 그의 오렌지
빛 눈동자가 무심하게 메토를 노려본다.
“좋은 질문이야. 하지만 이건 ‘그게 어쨌다~ 어쩐다~’ 하는 존재
감이 아니야. 너는 좀 더 깊이 생각해봐야해. 나의 경험만으로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던 ‘진리’였지만, 너에게도 그것이 올 수 있
을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억울해 하지 마.”
여전히 너의 억지논리에 나를 끼워 넣지 말아달라는 애절함이 담
긴 네시드의 마음을 전혀 알 리 없는 메토의 드라마 찍기의 한 씬
(scene)이었다.
뭐랄까, 이 공간 안에 둘이 존재했고, 그렇기에 왠지 대사를 읊을
수밖에 없다는 허탈감으로 네시드가 기가 찬 듯 말한다.
“내가 뭘 억울해한다는 거야? 어떤 모습이… 그리 보였다고?”
“알고 있어. 넌 나를 항~상~ 부러워하고 있잖아. 언젠가는 너도
나처럼 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고. 용기를 내!”
“집어치우시지. 또 그 잘난 척을…. ‘신의 대리인’ 말고는 별로 대
단치도 않은 녀석이 말이야.”
의외로 인내 없는 신의 대리자, 메토, 살랑대는 보랏빛 앞머리 칼
을 손가락으로 슬그머니 치우며 이마에 그의 얼굴과 마찬가지로
새하얗고 뽀송 감촉을 유지한 아리따운 손을 갖다 댄다.
그건 한마디로 조금씩 부아가 치민다는 표시였다.
“역시 고귀한 깨달음의 결정체 ‘진리’는 우매한 자들의 것이 아니
지. 내가 좀 더 일찍 포기하도록 할게.”
“예에~ 당신 좋으실 대로 하시길.”
설교의 지나침은 상대로 하여금 의심스런 복종의 언어를 내뱉게
했다. 그건 ‘비꼼’이라는 의미가 담긴 언어였으나 이것도 음성에
따라 다르고 말투에 따라 다른 것!
몇 만분의 일의 확률로 나름 네시드의 음성과 말투는 메토로 하여
금 그 단어의 거짓성을 몽땅 버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메토는 나
름 기분이 좋았고, 간만에 일을 하러가기로 했다.
“아, 어쨌든 일하러가지. 어이 ‘가디언’! 내 뒤를 따라오도록.”
앞서 걸어 나가는 메토였다. 기운차게 잘도 걷는다.
굳이 왜 그가 기분이 좋은지 묻지 않은 네시드, 그 녀석의 감정상
태가 어떻든 어찌 당간 자신과는 별 상관없으니 말이다. 이런저런
말장난도 지쳤고 그냥 귀찮아졌을 뿐이다.
이곳에 와서 너무 노닥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던 참인데 잘 되
었다고도 생각했다. 별일 없이 지내온 이틀의 공백은 20%가량의
전신에 대한 세포 긴장감을 풀리게 동조하기도 했고 그것이 왠지
견디기 힘들었다.
무언가를 막 떠올리려던 순간-동시에 메토의 발걸음도 멈췄지만
그 부분을 네시드는 듣지 못했다. 얄팍한 방심이었다.-, 메토의 목
소리가 들렸다. 정말이지 그 목소리가 반가웠고 다행이었다.
“아차…, 잊은 게 있어.”
주섬주섬 뭔가를 길다란 소매안쪽에서 꺼내보였다. 이건!
“비녀? 허-어. 장난이 심한데….”
왼쪽 화상으로 반쯤 죽어나간 피부가 다시금 화끈 거릴 만치 황당
한 이야기를 장면을 그리고 있는 메토의 모습, 왠지 참을 수가 없
었다.
이건 확실히 자신을 놀리는 거다! 물론 남성중에서도 선호하는 편
도 있다지만 이건 장난임이 분명하다.
이번에야말로 살짝 쳐볼까? 슬쩍 쳐볼까? 약간 기절정도는 어떨
까? 일하러 간다고 했으니 약간 힘들까? 눈치 채지 못하게 옷으로
가려 보이지 않는 어딘가를 구석구석….
!
돌연 상념이 끊어진다.
비녀. 검은색 외관에 붉은 보석 장식, 다크 초콜릿색 적당한 길이
의 술과 검은색 구슬 장식, 은빛으로 한 번 더 휘갈긴 문자, 섬세
하게 새겨진 암호. 기호. 표식…!
가만 찬찬히 바라보니 그 비녀는 어딘가 익숙한 자태, 익숙한 기
운을 내뿜고 있었다.
“어때? 반갑지?”
“반갑다니? 이것은… 혹시.”
그랬다. 장난감에 목숨 걸고 또 다른 장난감을 선물 받을 수 있다
는 아이의 기대감이 바로 네시드의 두 눈에 떠올랐다. 순간 상쾌
해지고 있었다. 정말로 소중한 물건이니까.
“그래. 그거. 3일전 네가 온 첫날, 압수당한 물품. 이제 생각나?”
“…응.”
조용한 대답, 그것을 끝으로 비녀를 두 손으로 꼭 잡아 감싼다. 그
리곤 아이처럼 반짝이는 두 눈으로 웃음이라 할 수 없는 진지함이
얼굴에 그려지고 그 모습 그대로 메토를 쳐다본다.
해맑다. 진실하다. 거기다 뭔가를… 더 알고 싶어 한다?
“아아~ 사용법 말이지. 그거야 내가 할 줄 알지.”
하하하! 하고 살짝 웃던 메토, 왠지 모를 긴장감을 느낀다. 초조함
도 다가온다.
======================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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