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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달빛 아래, 바람은 적당히 쌀쌀하고,
옆에는 귀여운 미인이 한 명…….

‘나 꽤 복 받은 사람인가 봐.’

게다가 그 귀여운 미인은 자신한테 맥주까지 얻어 마시고……

‘하지만 뭔가 손해 보는 기분이군 그래.’

가슴이 조금 설레기도 했지만,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살짝 정리할 때는 예전의
그녀의 모습이 겹쳐지며 가슴이 아려오기도 했다.  

시원한 맥주가 담긴 파인트 잔을 입가로 가져가며
그녀가 물었다.

“아, 그래서 메이 씨는 뭐 하는 사람?”
“여행자.”
“여어행자아? 헤에, 그렇게 보이진 않는데?”

그리고선 한 모금 꼴깍 마신다. 그런 그녀를 보며
메이는 자신이 어째서 이름도 모르는 여자에게
맥주를 사주고 갑판에서 바람을 쐬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몇 마디의 대화에서 알아낸
것은 자신과 동갑이라는 정도. 근데 보통 자기
이름을 먼저 말하지 않나? 하지만 계속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그녀의 화법에서 그가 이름을 물어
볼 타이밍은 없었다.

그런데 도대체 말은 언제부터놓은 거지? 그는 왠지
이런 일을 얼마 전에도 당해본 적이 있다고 생각하며
대답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그냥? 뭐, 당신 주머니에 들어있는 권총이나,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주
위에 신경 쓰는 것을 보면 맘 편하게 여행하는
사람들하고는 좀 다른 것 같아서 말이지. 여자
의 직감이야.”

메이는 훗, 하고 웃으면서 태연하게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이 여자, 보통이 아닌데? 물론 움
찔하며 주머니에 들어있는 권총을 더욱 깊숙하게
숨기거나 하는 바보짓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름다운 그대는 뭐 하시는 분이신가?
“나? 맘 편한 여행자.”

그는 겉으로는 피식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엄청
나게 불공평한 대화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많은
정보를 주면서도, 정작 얻는 것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 불공평성을 벗어나기 위해
먼저 말을 꺼냈다.

“근데 저기…….”
“뭐, 그래도 범죄자나 그런 쪽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아서 이렇게 맥주 얻어 마실 수 있는 거니까, 너
무 기분 나빠하지 마.”
“아, 기분 나쁘거나 하진 않아. 어차피 폭력적인 인
간으로 보는 사람도 많아서 말이지. 위험에 몸을 맡
긴 여행자라는 설정도 그리 나쁘진 않군. 근데 말이
야 그쪽…….”
“헤, 자기 꽤 잘 생겼어. 너무 걱정하진 마.”

병 주고 약 주는 거냐? 메이는 그렇게 말하고 싶은
욕구를 꾹 눌러 참으며 대답했다.

“아, 그쪽도. 그건 그렇고 아까 노래도 잘 부르던데,
혹시 떠돌이 가수나 뭐 그런 쪽 아닌가? 혹시 이름……."
“어머! 자기 내가 노래 하는 것 들었어?”        
“아아. 어쩌다 보니.”
“그래, 그래? 어땠어?”

그녀의 눈이 갑자기 초롱초롱 해졌다. 그리고 메이
는 직감적으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앞으로 그녀
와의 친분을 좌우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차라리 안 좋은 쪽으로 말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
을 해보았다.

물론 그녀와 잠시 동안 쌓았던 친분은 조각이 나겠
지만, 그래도 이런 여자와 계속 대화하는 것이 그리
옳은 일은 아닐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시봇이 말한
날 파리가 이 여자가 아니라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더 이상 가까워지면 귀찮아 질지도.’

“아, 꽤 잘하던데? 진짜 듣기 좋았어.”

하지만 그의 입은 그를 배신했다. 그가 자괴감을 느끼
는 사이, 여자는 폴짝폴짝 뛰며 기뻐했다.

“그래? 그 정도야? 어머, 자기 꽤 센스 있다. 그런 말도 해주고.”
“아니야, 정말 좋았어. 근데 가사를 좀 빼먹은 것 같던데?”
“에? 무슨 소리야?”

메이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그 왜……용도 나오고, 요정도 나오고……뭐 그런 가
사가 있지 않았나? 근데 아까 들었을 때는 안 나왔
던 것 같아서. 뭐, 나야 원곡을 모르니 아닐 지도 모
르지만. 그래도 듣기 좋았……이봐, 왜 그래?”

그는 그녀의 얼굴이 갑자기 심각해진 것을 보고는
말을 멈췄다. 그때 그녀가 처음으로 심각하게 물었다.

“자기, 그것을 어떻게 알아?”
“아, 그냥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나네. 근데 왜 그러지?”
“음? 아, 아니야 아무 것도. 나도 누구한테 배우거
나 한 것이 아니라서 가사를 빼먹었나 보지, 뭐.”

약간 허둥대며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짓는 그녀가 약간
수상했기에 더 파고 들고 싶었지만, 그는 더 이상
물어볼 이유를 찾지 못했다. 어차피 노랫말인데 뭐.
그리고 그에 대해 그녀도 비슷한 결론을 내린 모양
이다. 그녀는 혀를 쏙 빼물며 말했다.

“아, 갑자기 심각해져 버렸네. 미안, 미안. 그렇게 심
각한 일도 아닌데, 말이야. 뭐, 사과하는 뜻으로…….”
“아, 그냥 네 이름…….”
“내가 맥주 한 잔 쏠게!”

쳇, 예쁘니까 봐준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
녀를 따라 바(Bar)로 향하는 메이였다.


+++++++++++++

비상비상-
비축이 줄어든다-
비상비상-


뭐 그런거죠(....)

방학 때 완결 내버릴까(....)




그럼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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