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K.Kun
《달이 꽃피는 사막》
1. 불시착
남자가 있다.
요정이 있다.
그리고 사막이 있었다.
남자는 마지막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다고 말했고 그의 말에 요정도 동의했
다. 잠시 후, 남자가 두 번째 것도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자 요정은
화를 내며 남자의 귀를 깨물었다. 짧은 비명― 이후 남자는 “식인요정”을 연
신 중얼거리며 열심히 드라이버를 돌렸다.
남자가 수리 중인 기계의 날개 부분에 앉은 요정이 하늘에 떠있는 초승달을 보
며 말했다.
“그냥 엘레드님하고 있을 걸 괜히 따라왔다니까. 아, 배고파.”
“흠. 비델. 그래도 난 잡아먹지 말아줘.”
“리온님! 그런 농담은 이제 그만 두시죠? 어린 애들은 진짜로 날 식인요정으로
생각한단 말이에요.”
“흠. 난 사실이라고 여겼는데.”
“리온님!”
“어어, 알았어. 「천공」안에 비상식량이 있을 테니까 그걸 먹어. 아참”
리온은 씩 웃었다.
“비상식량은 나였지?”
“아악! 그만! 진짜 배려라고는 사막의 모래알갱이만큼도 없다니까! 피도 눈물
도 없는 악마!”
자신에 대한 평이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리온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사막
의 모래알갱이만큼의 배려라면 도대체 얼마나 적은 거지. 그는 씩 웃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새하얀 머리카락을 말아 올린 후 비녀로 고정시킨 탓에 가
끔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가 여자 같다는 말을 많이 듣곤 한다. 천공의 유리창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본 리온은 멍한 표정을 지어봤다.
정말 내가 여자 같나? 그런 생각을 하던 그는 조종석 안에 들어가 엉뚱한 곳
을 뒤지고 있는 비델을 보고는 조종석 아래를 찾아보라고 했다. 그러자 조종석
아래로 날아간 비델은 그곳에서 심하게 나는 원인불명의 냄새를 맡고 이후 1분
동안 간질을 동반한 갖가지 이상증세를 보였다. 잠시 후.
“식량이 상했다고?”
리온이 심각한 표정을 짓는 것과는 별개로, 비델은 거의 우는 수준이었다.
“이제 어쩌죠? 네? 네? 네? 대책을 말해보세요! 우린 사막 한 가운데에 떨어졌
어요. 그런데 식량이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나 되요? 네네네네?”
“그렇게 말해봤자 갑자기 옆에서 사람이 튀어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의 중얼거림을 들은 비델은 울음을 멈추고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 사람이 튀어나와요?”
“넌 사람을 먹잖아.”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그의 모습이 이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다. 비델이 울음
을 멈추고 “이젠 다 끝났어.”를 연신 중얼거리는 동안 동체를 감싸고 있는 얇
은 철판을 뜯어낸 리온은 복잡하게 얽혀있는 부품들을 살피면서 인상을 찌푸렸
다. 특별한 손상은 보이지 않았지만 엄청난 양의 모래알들이 부품 사이사이를 휩
쓴 상태였다.
2시간 전, 해가 지기 전, 천공을 타고 카한 대륙의 동부 끝에 있는 사막 위를
비행하던 리온은 갑자기 나타난 모래폭풍을 만났고,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신기
해서 바싹 접근했다. 모래폭풍이 넋이 나가 비델과 함께 탄성만 열심히 지르는
동안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천공에 갖가지 이상이 발생했고 결국 그들의 위치파
악조차 불분명한 사막 한 가운데에 불시착하게 되었다.
구조요청을 해봐야 보는 상대도 없을 듯하다. 언젠가 군사국가인 「알스터」
를 여행할 때 불꽃 색깔이 예뻐서 하나 구입해둔 신호탄을 손에 든 리온은 머리
를 긁적이며 자리에 앉았다. 신호탄을 쏘아봐야 낭비일 뿐이다. 여행자에게 낭비
는 멀리해야할 덕목 중 하나기에 신호탄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자 비델
이 슬금슬금 날아와 리온의 어깨에 앉았다.
“신호탄 어쩌실 거예요?”
“방금 전에 결정을 내렸어. 쏘지 않을래.”
“우리 정말 죽는 거예요?”
“흠. 비델의 경우 나를 먹으면 2주는 살지 않을까.”
“재미없어요.”
리온은 깔깔 웃은 다음 고개를 뒤로 젖혀 천공의 동체에 머리를 기댔다.
“흠. 동체나 엔진에는 큰 결함이 없는 거 같아. 모래만 털면 천공은 다시 작동
할 거 같은데. 날개 부분은 아무래도 보강을 해야겠지만 말이야. 흠. 여기에 나
무는 없겠지? 아하하핫!”
“우, 웃음이 나와요?! 결국 부러진 날개를 목재로 보강하지 못하면 끝이라는 얘
기잖아요!”
“정확해.”
“……맙소사. 내가 이런 사람을 따라오다니. 그냥 엘레드님이랑 함께 있을
걸.”
“흠. 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하지.”
천연덕스러운 그의 말에 비델은 질렸다는 표정을 지은 다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 시간 후, 리온과 비델은 조종석 안으로 들어간 다음 뒷좌석에 있
는 짐을 뒤져 몸에 걸칠 수 있는 모든 것을 꺼내 뒤집어썼다. 달빛에 열기를 빼
앗긴 사막의 기온은 살인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추웠다. 덜덜 떨고 있는
비델을 옷 안으로 집어넣은 리온은 모포를 가슴 위로 끌어올리며 창밖을 쳐다봤
다.
달빛에 젖어있는 사막의 모습은 고요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언제가 본 바다와
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바다를 끝없는 밤이 깔린 거라고 표현을 한다면, 사막
은 끝없는 보석이 깔린 것 같다. 달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게 묘한 아름
다움을 지니고 있어 왠지 모르게 설렌다.
“이런 게 여행의 즐거움이지. 좀 춥긴 하지만 말이야.”
“배고파요.”
“어. 확실히 그건 그렇다.”
이런 게……
“이런 게 여행의 괴로움이지. 라는 둥의 말을 한다면 정말로 리온님을 먹어버
릴 거예요.”
리온은 식은땀을 흘렸다.
“우선은 급한 게 당장 먹을 식량하고 날개를 보강할 목재가 되겠군.”
“물은요?”
“천공의 에너지원이 물이니까,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겠는데. 뒷좌석에 비상용
으로 가지고 다니는 물통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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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님과의 긴급회의(?)와 성원님과의 긴급상담(??)을 통해
단편란에 연재를 하게 된 컨입니다.
이 소설은 단편, 혹은 중편이 될 게 확실하고
현재 제가 듀라한 나이트 연대기 R을 맡고 있기에
깊이 생각하면서 올릴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A4 두 페이지 분량의 글이 되는 대로 무작정 올리기로 했습니다.
대륙은 성원님의 대륙 동부에 있는 작은 사막을 사용하게 되었고
이곳에 출현하는 부족은 랑 부족으로 사막에 사는 유목민입니다.
현재 이들은 검은 꽃이 사라져 마성이 약하되긴 했으나 사막의 외부에
보금자리를 잡아버린 라이컨슬로프와 일종의 전쟁을 치루고 있으며
그들은 끊임없이 사막에서 부족한 생필품을 제국으로부터 얻기 위해
밖으로 사람을 보내려고 합니다. 안전한 보급이 시급한 그들에게 외각에
자리를 잡은 라이컨슬로프의 존재는 상당히 꺼림직하겠죠.
오아시스 세 개를 랑 부족의 보금자리로 결정했고
우리의 주인공 리온과 비델 천공이라는 비행선을 타고 여행을 하던 도중
불시착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여러분은 고민을 하게 될겁니다.
예, 비행선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_-
나중에 회의에 참가하게 되면 말씀드리죠..
그럼..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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