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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무협
2013.09.22 18:07

아인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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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잔의 항구는 밤낮 할 것 없이 붐빈다. 관광객, 상인, 공무원, 일반 시민들, 낚시꾼, 선원, 어부 등등. 존재하는 거의 모든 직업을 가진 이들이 왔다 갔다 하기에, 항구가 문을 닫는 밤 8시에서 새벽 4시 사이를 제외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항구는 약간은 다른 의미에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보트 도난 사건 현장에 도착한 두 명의 형사들은 없어진 보트를 관리하던 남자와 보이에게서 상황 진술을 받고 있었다.


성함이 데니스 옵스 맞습니까? 메길레 상조의?”


데니스 옵스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사장의 보트를 잃어버렸다는 충격 때문인 것 같았다. 형사는 그의 얼굴을 힐끔 보며 질문했다.


그러니까, 보트에 보틀과 음식을 나르던 중에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는 거죠?”

, 그렇습니다.”

한 번에도? 아무 것도 못 보고 못 들었다는 말입니까?”

! 아까 말씀 드렸다시피 전 보틀을 나르고 보이는 식량을 싣고 있었거든요? 근데 만약 둘 중 한 명이 먼저 쓰러졌으면 그걸 보거나 들었어야 하는데…….참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흐음. 그리고 눈을 떠보니 보트는 없어졌다? 대략 몇 분 후였습니까?”


데니스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자신의 손목 시계를 가리키며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시간이 11 40분 정도였고 깨어나서 처음으로 본 시각이 11 49분 정도였으니, 아마 10분은 안 되었을 겁니다. 제가 일하면서 시계를 자주 보는 편이라서요. 아마 그럴 겁니다.”


그는 보고서에 그들의 진술을 적으며 생각했다.


두 사람을 동시에 기절시키고 모든 물자를 실은 다음 보트를 타고 도망쳤다?’


조금 전에 그들의 신체검사를 도맡아 한 의사의 말에 따르면 아주 강한 충격을 뒷목에 받아 순간적으로 기절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뼈를 다치지 않고, 상처가 나거나 피부에 흉이 생기지 않은 것을 봐서는 다른 공구로 내려친 것이 아니라 손을 쓴 것 같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소견서를 훑어보던 겔스가 옆에서 범인들의 손이 닿았을 만한 곳에서 지문을 채취하던 모리스에게 물었다.


이거, 아무리 봐도 일반 시민이 한 짓 같지는 않지? 도장에 좀 다녔다고 맨 손으로 한 방에 기절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 영화도 아니고 말이지.”

그런 것 같습니다, 선배님. 무기나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뒷덜미를 내려쳐서 한 번에 기절시키는 건 저도 자신 없는데요?”


그렇게 대답하는 모리스는 특수부대 출신의 거구였다. 190 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떡 벌어진 체구, 그리고 군인에서 경찰이 된 특이한 케이스라 관할 경찰서뿐만이 아니라 근방에서도 꽤 알려진 형사로 맨 손 격투와 나이프 다루는 것에 있어서는 경찰 내에서 손에 꼽히는 실력파이기도 했다. 그는 요즘 기르는 듯한 갈색 염소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다.


, 내려치는 것은 그렇다 쳐도 이런 밝은 대낮에, 그것도 이렇게 조용한 장소에서 두 사람이 눈치를 채지 못하게 접근을 하는 건 정말 힘들어요. 저 아저씨는 몰라도, 보이는 나름 뱃놈이라 감이 좀 좋은 편인 것 같습니다.” 

두 명의 소행일까?”


모리스는 그 거대한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두뇌에도 좋지 않을 까요?”

자네 두뇌는 근육으로 된 줄 알았는데?”


겔스의 농담에 모리스가 웃음을 지었다.


전 보고서를 받으시는 분들의 두뇌를 걱정한 것입니다만.”

그리고 두 사람을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피해자들 앞에서 할만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지금 그런 그들을 뭐라 꾸짖을 정도로 계급이 높거나 자제의 미덕을 강요할 정도의 정신적 풍요로움을 가진 이도 없었다. 그러나 밤을 샌 피로와 피폐해져 가는 정신을 바탕으로 그들의 머리와 등 짝을 한 대씩 쳐줄 이는 있었다.


, !


겔스의 머리는 그렇다 쳐도 모리스의 근육덩어리 등을 치고 나니 손바닥에서 불이 나는 듯 하다. 메드렛은 부어 오를 듯이 시뻘개진 오른 손을 파닥거리며 말했다.


이 자식들이 빠져가지고. 너흰 지금 범인을 잡을 생각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그 말에 겔스가 뒤통수를 만지며 볼멘 소리를 냈다.


그렇다고 사람 머리를 치냐? 안 그래도 밤 새가지고 머리가 웅웅 울리는데. 넌 괜찮냐, 모리스?”


그 말에 모리스는 다시 한 번 어깨를 들썩이며 대답했다.


, 전 괜찮은데요?”

괜찮아? ! 메드렛, 넌 사람 차별하냐? 왜 난 머리고 얜 등 짝이야?”

꼬우면 너도 키 크던가.”


그렇게 겔스의 말문을 막은 메드렛은 이미 구두로 작성된 보고서를 쭉 읽기 시작했다. 처음엔 고개를 끄덕이다가, 중간 부분엔 의구심에 찬 눈빛을, 그리고 마지막 부분엔 신음 소리를 내었다. 그는 모리스를 돌아보며 질문했다.


, 대낮에, 그것도 이렇게 날씨 좋고 조용한 곳에서 목덜미를 내리쳐 두 사람의 어른을 기절시킬 수 있어? 들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질문의 대상이 된 모리스는 고개를 저었다.


힘들어요. 최소한 둘 중 한 명이 난청이 있지 않는 이상은.”

너무 빨리 대답한 거 아니야? 조금 더 생각을 해보지 그래?”

생각은 충분히 했어요. 선배님께서 오시기 바로 직전에 다 끝낸 질문이거든요.”


메드렛은 보고서를 겔스에게 돌려주었다.


그렇지? 사실 내 생각도 그래. 영화도 아니고 두 사람의 건장한 어른을 이런 장소와 시간에서 기절시키는 게 쉬울 리가 없지. 하지만!”


그는 그렇게 말하며 왼 손 검지 손가락을 까닥이며 멋있는 포즈를 지으며 말했다.


두 사람이라면 어떨까?”


메드렛은 그러고선 참 괜찮은 생각이지?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눈빛으로 두 사람을 둘러 봤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약간 거북하다는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두 사람을 대표해 겔스가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개폼 잡는 와중에 미안한데, 그것도 조금 전에 우리가 이야기한 일이거든?

!”


메드렛은 머리를 잠깐 긁적거리다가 뒤로 휙 돌며 말했다.


아무튼 난 주변에 있던 사람들 질의 좀 하러 간다. 알았지?”

너무 휘젓고 다니지는 마! 뭐 알아내면 바로 좀 알려주고!”


메드렛은 손을 한 번 흔들어 보이고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보았다. 안 그래도 복잡한 항구는 구경을 나온 사람들 때문에 더욱 복잡해져 있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메드렛이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을 보며 난감해 할 때였다.


여기서 일하는 직원인가?’


그가 둘러보는 와중에 하얀색 바탕에 분홍색 하트가 앙증맞게 그려진 세일러 유니폼을 입고 각각 종이컵을 들고 있는 직원 둘과 눈이 마주쳤다. 금발 머리를 한 가닥으로 딴 여자와 비슷한 헤어 스타일의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들이었다. 메드렛은 어설픈 미소를 지으며 그녀들에게 다가가 최대한 공손하게 질문을 던졌다.


복장을 보니 여기서 일하는 아가씨들 맞죠? 어느 부서에서 일하는 지 물어봐도 됩니까?”


그녀들은 서로를 한 번 돌아보더니, 둘 중 금발 머리의 여성이 영업적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전 매표소에서 일하고, 이 친구는 회계 쪽에서 일해요. 지금은 점심시간이고 마침 이쪽에서 도난 사건이 있었다고 해서 와봤어요. 메리잔의 항구에선 도난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거든요?”


메드렛은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이곳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항구답게 보안 하나만큼은 철저했던 것이다. 그는 여자들에게 알았어요, 라고 말하고는 다시 주변인들을 조사하려 몸을 돌리려 했다. 그때 그의 머리 속에 뭔가가 지나갔다. 그는 혹시나 하는 말투로 그녀들에게 물었다.


혹시 적갈색 머리에 건장한 체구를 가진 남자를 본 적 없습니까?”


물론 전혀 기대하지 않고 한 질문이다.


설마 범죄자가 당당하게 배표를 사러 왔겠어?”


하지만 두 여자 중 매표소에서 일하는 여자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꺅하는 비명소리를 냈다.


, 그 남자분이요? 당연히 기억하죠.”

, . 수고하셨습니……잠깐, 뭐라고요? 그 놈을 봤다고요?”


메드렛은 당황해버렸고, 그 때문에 그 여자는 신이 나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 남자분이요! 형사님이 찾는 사람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꽤 잘 생기셨거든요? 후훗. 안 그래도 지금 그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얼마나 미남인지 아세요? 그 뜨끈한 눈동자로 날 보는데에! , 정말 그 배가 기관 고장으로 출항 정지만 되지 않았다면 그 분의 여권에서 더욱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을 거에요. 이름이나 나이, 고향 등등………”


그녀는 그렇게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고, 메드렛은 짜증이 나려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 여자가 아니었으면 멱살이라도 잡았을 것이다.


배가 고장이 나서 배를 못 탔다, 그 말이군요! 그럼 그 놈이 어디로 가는 배편을 구하려고 했는지도 기억납니까?”


그 말에 여자는 영업적인 미소를 말했다.


그럼요, 당연히 기억하죠. 혼자서 티켓 두 장을 사시길래 저도 같이 가자고 할까 봐 얼마나 고민을 했는데요?”


그는 본능적으로 멱살을 잡으려는 손을 애써 제지하며 질문했다.


“……그러니까 어디로 간다고 했습니까?”


그녀는 오른 손 손가락을 딱 튕기며 대답했다.


데얀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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