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삽질입니다. 전에 있던 추천글 모조리 삭제하고 수정해서 올리는 대망의 추천 글.
[부기팝 관련 뉴스 -라고 하고 싶다]
<부기팝>은 1998년 제4회 전격게임소설상 대상 수상작으로, 첫 편이 발표된 이후 일본 10대들 사이에서 커다란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현재 10편까지 속편이 발매된 시리즈물이다. 일본 인기작들이 겪는 당연한 수순으로, 이 작품은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가지를 치기 시작했다. 한국에도 투니버스 등에서 <부기팝>이 방영되고, DVD가 발매되고, 작년 말부터 소설들이 번역되어 나오면서 일정한 팬덤을 형성했다.
눈치 챌 수 있듯이 <부기팝>은 그리 대단한 주제의식과 깊이 있는 표현을 담은 소설은 아니다. 잠 안 오는 어느 밤 따뜻한 담요 밑에서 친구의 괴기담을 듣듯이 그냥 쓱쓱 읽어나가면 되는 소설이다. 키워드는 어디까지나 ‘재미’인 환타지 대중소설인 것이다. 다양한 서술시점을 사용하여 심리묘사를 한다고 해도 캐릭터들은 이미 정해진 표층위에서 움직인다. 인조인간, 세계정복을 꿈꾸는 식인괴인, 수수께끼의 비밀결사, 심지어 외계인까지 아무렇지 않게 등장하는 스토리는 때론 당혹스럽다.
버려진 아이들, 세상 밖의 아이들
그러나 소설 <부기팝>에는 기묘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면이 있다. 그것은 세상에 버려진 듯한 십대들의 절박함과 우울, 미묘한 연대의식이다. <부기팝>의 십대들은 자기들끼리의 세상/관계 외의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있다. <부기팝>의 세계에 어른들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모든 사건의 무대가 학교일 때도 마찬가지다.
부모와 따로 살고 있는 주인공들이 이상하리만큼 많고, 아니면 아예 부모 없는 인조인간이기도 하다. 부모가 있다고 하더라도, 식인괴인 '만티고어'가 자신의 딸을 잡아먹고 대신 딸 행세를 해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다. 몇 명의 여학생들이 만티고어에게 잡아먹혀 사라져도 그저 ’가출‘이라고 생각하는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부기팝>의 소년소녀들은 어른/사회에 대한 냉담한 불신을 드러낸다. 키리마 나기는 자신이 정의의 용사처럼 행동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별 수 없잖아. 학교라는 건 일반사회로부터 격리된 기묘한 환경이라 경찰의 힘조차 손이 닿지 않는 면이 있지. 폭력사건이 일어나도 그게 학생에 의한 것이든 교사에 의한 것이든 일단 은폐되어 버리는 경향이 있어. 사람이 죽는다고 해도 그 원인이 단순히 '따돌림에 의한 비관자살'로 처리되고, 그 주모자로 몰린 학생을 퇴학시키는 걸로 일단락시키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니까.” 그들은 어떤 어른도 믿지 않는다. 경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돕지 않았단 말인가.'
고립된 아이들의 연대감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 세상을 혹은 자신과 친구를 구원하고 치유하려 한다. 그 길이 때론 비정하게 나아가기도 하지만 말이다. 환타지 호러액션 청춘물 <부기팝>은 묘하게 어둡고 비관적이다. 죽음의 순간에서 읊조리는 말은 이런 식이다. "내 인생 따윈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나의 ‘재능’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이런 그가 마지막으로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친구에게 “도망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들의 마지막 죽음의 순간들을 어루만지는 것은 친구와의 관계다. 이것이 <부기팝>의 특징 중 하나다.
어른이 없는 세계, 어른에게서 떨어져 나온 세계, 그 속에서 단단히 결속되는 또래들과의 관계. <부기팝>에는 언제나 대여섯 명의 주인공이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등장한다. 그들이 절친한 관계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처음 보는 친구에 대해서도 조금 이상할 정도로 믿고 호의를 갖고 서로를 도와주려 한다. 고립된 아이들의
연대감일까?
<부기팝>의 세 번째 이야기 '판도라'에서, 함께 있으면 미래를 더 정확히 예지할 수 있었던 여섯 명의 아이들은 서로에게 사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엔딩에서 다음과 같은 고백을 한다. "실제 미래 따윈 어찌돼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결국 서로가 엄청나게 마음에 들어서. 다른 녀석이 자기보다 더 소중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래서 우리는 항상, 항상 여섯이서 몰려다니고 있었다. 그런 건 상관없었다, 능력이나 재능이나 그딴 건 전혀."
태어난 의미도, 성장의 의미도, 세계의 의미도
작가는 아예 후기에서 드러내놓고 말한다. “‘어, 그러니까, 그때 그 녀석, 학원 다닐 때 한 번 옆자리에 앉아서 강의 도중 줄곧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눴던 그 녀석. 이름이 뭐였더라? 뭐라고 했지’라는 것들뿐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때는 묘하게 즐거웠지 하는 사실만은 어렴풋이 남아 있다. 그리고 어쩌면 태어난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할 만한 기쁨이라는 건 사실 그런 식으로 언뜻 보기엔 별 볼 일 없는 것. 그런 것에 있는 것 아닐까? ‘그거 말야, 그렇잖아?’, ‘맞아, 맞아, 그래!’라고 하는 정말로 자그마한 동의라던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던 그 때라던가, 그런 것이야말로 ‘이유’인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은 안 하시는지? 태어난 의미라는 건?”
<부기팝>의 소년소녀들에게 태어난 의미라는 건 그런 것이다. 친구와 함께 길을 걸으며 웃던 순간들 같은 것. 세상에 지켜야 할 것은 그 정도고, 학교는 ‘타인과 함께 있는 장소, 그뿐’ 아무 의미가 없다고 작가는 단언한다. 그것이 <부기팝>의 세계관이다. 세계의 의미는 없고, 성장해야 할 의미는 더더욱 없다. ‘옆에서 친구가 웃고 있다’ 뿐이다. 태어난 ‘사명’이 자신에게 결여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그래서 그것을 찾아 움직이지만 애써 찾아낸 사명은 주위와 자신을 더욱 불행하게 만든다.
<부기팝>에서 성장이란, 어쩌면 세뇌에 불과한 것이다. <부기팝>에는 유난히 세뇌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자아와 감정을 잃고 시스템의 ‘단말’이 되도록 세뇌되는 것. 이것이 <부기팝>에서 가장 두려운 악이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이 기분도 가짜로 조작된 것인가’라며 두려워하는 주인공에게 부기팝은 단정적으로 말한다. “자네는 자기의 의지라고 확실히 정하고 행동한 적이 있었나? 사회에 적응하고 있다는 건 어느 정도는 사회의 형편에 맞추어 세뇌당해 있다는 뜻이야. 다른 점은 자네처럼 세뇌시킨 상대가 확실치 않다는 것뿐이지. 세뇌당하지 않는 인간 따윈 세상에 없어.”
소녀들의 활약극- 부기팝 본편
<부기팝>은 여성주의 텍스트는 아니다. <부기팝> 본편인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의 학교는 남녀공학임에도 불구하고 살해당하는 학생들 모두 여학생이다. 익숙한 페티쉬로 감싸인 여학생의 시신에서부터 출발하는 첫 도입부는 여성주의적 감수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소녀에게 가학적인 뻔한 호러군’ 하며 책을 내려놓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의 재미있는 점은 희생자도, 식인괴인도,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는 정의의 용사도 모두 여학생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학생들은 무엇을 하냐고? 그 여학생들을 사랑한다. 여학생을 사랑하다가 사건에 말려들어가는 역할들을 갖는다.
여학생들 간의 우정과 호의, 관심, 눈빛들은 <부기팝> 시리즈 전체에 맴돌지만, <부기팝> 본편에 남학생들 간의 우정 따위는 없다. 이것은 일반적인 소년영웅물의 반대구도다.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의 여학생들은 일반적인 소녀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
그들은 두려움 없이 자신의 트라우마를 바로 쳐다보는 강인한 소녀들이다. 연속살인마의 희생물이 될 법한 과거로 인해 오히려 어둠과 직접 대결하기를 원하는 스에마, 거의 초인소녀처럼 보이는 액션 히로인 키리마 나기, 동안에 작은 체구이지만 의지가 강하고 당당한 케이, 날라리처럼 보이지만 심성 굳고 감정에 솔직한 나오코 등 단단한 소녀들이 작품을 채운다. 그에 비해 <부기팝> 본편의 남학생들은 서브캐릭터처럼 보인다.
소녀들의 비밀스런 속삭임, 부기팝
부기팝이라는 존재도 여학생만의 비밀괴담 속 인물이다. 가장 아름다울 때 사람을 죽인다는 사신 부기팝의 이야기는 모든 여학생들이 알고 있지만, 남학생들에게는 비밀이다. 그리고 부기팝도 평범한 여학생의 또 다른 자아다. 외양은 소녀지만 말투와 행동거지는 소년 같다고 표현된다. 부기팝의 동료처럼 보이는 키리마 나기 역시 중성적인 매력의 소녀다. 외양만 보면 ‘얌전한 미인’같지만 레이싱복와 오토바이, 무술실력, 남자 같은 말투 뭐 그런 코드다. 식인괴인 소녀 만티코어가 여학생들만 '키스'로 잡아먹는다는 설정이나 스에마의 나기에 대한 관심 등 몇몇 장면들은 레즈비언 모티프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 강력한 '소녀 중심' 코드는 뒤의 속편들에서는 흐려지지만, 여전히 비밀의 중심에는 소녀들이 있다. ‘VS 이미지네이터’는 매혹되었던 소녀의 죽음으로 따라 죽으려 하는 여학생의 에피소드로 시작된다. 그러나 그녀를 반하게 했던 소녀는 세계를 개조시키려는 문제의 이미지네이터다. 이미지네이터의 주문 '4월에 내리는 눈'은 학원 여학생들의 꿈속에서 반복되는 모티브다. ‘판도라’에서도 문제의 중심에는 키트라는 소녀가 서 있다. 아니, 어쩌면 ‘판도라’ 자체가 키리마 나기와 스에마 카즈코 두 소녀가 하교 길에 나누었던 속삭임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어쩌면 <부기팝> 전체가 소녀들의 속삭임일 수도 있다.
앞서 말했지만 <부기팝>의 인물들은 그리 깊이 있거나 입체적이지는 않다. 정해진 타입들을 날것으로 던져놓은 느낌이랄까. 이 소설을 가득 채우는 ‘소녀적인’ 것들도 신비스러운 ‘죽음과 소녀’ 모티프를 반복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핵심은 그 신비화된 모티프가 <부기팝>에서는 꽤 다층적이라는 것이다. 그녀들은 살해/파괴하는 소녀이고, (그 소녀에 의해) 살해/파괴당하는 소녀이고, 그 살해와 파괴를 막는 소녀이고, 살해/파괴된 친구의 시신 위에서 주먹을 움켜쥐는 소녀이다.
작가가 ‘여학생들만의 것’을 강조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부기팝> 전체를 감싸고 있는 ‘고립된 아이들’의 분위기를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소녀들의 관계니까. 성별권력으로도 나이권력으로도 주변에 서있을 수밖에 없는 소녀들은 세상 밖의 존재다. 보이는 합리성의 세계에서 떨어져 어두운 미스터리와 매혹의 문 앞에 서 있을 때 우리는 모두 어린 여자아이다. 그러므로 <부기팝>의 소년들 역시 소녀일지 모른다. 다만 그들이 소녀들과의 이성애적 애정관계에 놓여야 하기에 소년이 된 것 뿐일지도 모른다.
미스터리와 호러 옆에 소녀를 놓는 것은 상투적인 클리셰이다. 그러나 그 클리세가 여전히 우리마음을 끈다는 것은 그 안에 어떤 진실이 담겨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부기팝>이 그 클리세를 다소 과잉하면서 전달하면서 던지는 어두운 환타지는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에- 무지 길군요.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1), 부기팝 리턴즈 -Vs Imagenater- (2, 3), 부기팝 미러 -판도라-(4), 새벽의 부기팝(5), 부기팝 미싱 페퍼민트의 마술사(6) 까지- 현재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온 것들까지 입니다. 일본에서는 현재 12권 정도 나왔다고 하는군요.
부기팝 시리즈 1권... 처음 친구놈의 압박으로 읽었을 때 아니꼬운 시선으로 넘기다가 대략 밤새서 읽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
사람을 먹는 만티코어, 비틀렸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만티코어와 함께하는 소년, 만티코어의 모체이자 추적자 에코즈, 불꽃의 마녀 키리마 나기, 부기팝... 제 생각에는 아마 부기팝 시리즈에서 정상인이라고 생각되는 인물은 엑스트라 밖에 없군요. (...)
만티코어- 즉 세계의 적에 관련된 인물들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사건- 그것을 쓴 것이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입니다.
부기팝 시리즈 2, 3권. vs 이미지네이터편이죠. 카도노 코우헤이 씨가 요즘 낸 나이트 워치 시리즈- 우리는 허공에서 밤을 본다... 가 아마 vs 이미지네이터 파트 3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기팝 역자 분이 후기로 적어두셨더군요.
세계를 유지하는 시스템- 통화기구. 그 곳에서 나온 합성인간 스푸키 E, 카미르- 아니 오리하타 아야, 키리마 나기의 동생 타니구치 마사키, 스에마, 키리마 나기, 부기팝...
아마 vs 이미지네이터 편은- 그렇게 시점이 마구마구 바뀌지는 않는 듯 싶습니다. 마사키의 시점, 아야의 시점, 스에마의 시점에 아무래도 주를 이루죠. 잠깐 사이에 끼는 소년이 있긴 하지만 잠깐 나오니 패스. (...)
사람의 마음이 꽃으로 보이는 능력자 아스카이 진. 인간의 결여된 것을 되찾는 다는 사명을 가지고 이미지네이터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통화기구에서 나온 합성인간- 부기팝을 찾아내는 역활을 띈 채 하던 중 아스카이 진과 엇갈리게 되고...
대략 그런 스토리입니다. (결국 기억하지 못했구나) (...)
부기팝 시리즈 4 권- 부기팝 미러 판도라.
스케치, 눈동자, 문신, 소리로 미래를 느낄 수 있는 소년 소녀들. 그리고- 수많은 것들 사이에서 결국에 빠져나오지 않은 '미래'-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건 '미래'가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략 그런 이야기입니다. 인물들은 이름이 기억하기 굉장히 난해해서 기각했습니다. (...)
부기팝 시리즈 5권- 새벽의 부기팝.
외전입니다. 대강- 키리마 나기 양이 14세 때의 이야기입니다. 통화기구에서 나온- 탐정, 암살자, 그리고 공포를 먹는자... 그들이 키리마 나기와 만나 엇갈리게 됩니다.
아마 이 5권에서 제가 가장 감명 깊게 봤던 것은 일러스트입니다. 정말 멋졌습니다. 로리로리한 부기팝군의 모습에 아마 슬라임이 되어버리지 않았나 싶군요. (......)
부기팝 시리즈 6권- 부기팝 미싱 페퍼민트의 마술사.
죄송합니다... 아직 서장 밖에 안 읽었습니다. (2 초후에 폭사되었다)
에- 부기팝 시리즈는 내용도 재밌지만 작가 후기도 굉장히 재밌습니다. 옵션으로 따라오는 걸까나요. 사실 다른 작가 분들은 글을 쓰며 겪었던 것들을 쓰곤 하는데 이사람은... 뭔가 좀... (응?)
보실 분들은 꼭 후기를 읽어보시길. 왠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작가의 말이라든지 후기는 휘리릭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 듯 싶어서...(주위 인물들이 전부...)
부기팝 시리즈는 대원 C.i- NT 노벨에서 출판되었습니다. 가격은 5500원이지요. 대여점의 영향으로 4500원이었던 것이 5500원으로 올라가버렸습니다. 다들 구입-구입-구입합세다- 네에- 그래야 작가가 사는 겁니다! (라고 해놓고 실은 책 값이 내려가길 기대하는 녀석)
[부기팝 관련 뉴스 -라고 하고 싶다]
<부기팝>은 1998년 제4회 전격게임소설상 대상 수상작으로, 첫 편이 발표된 이후 일본 10대들 사이에서 커다란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현재 10편까지 속편이 발매된 시리즈물이다. 일본 인기작들이 겪는 당연한 수순으로, 이 작품은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가지를 치기 시작했다. 한국에도 투니버스 등에서 <부기팝>이 방영되고, DVD가 발매되고, 작년 말부터 소설들이 번역되어 나오면서 일정한 팬덤을 형성했다.
눈치 챌 수 있듯이 <부기팝>은 그리 대단한 주제의식과 깊이 있는 표현을 담은 소설은 아니다. 잠 안 오는 어느 밤 따뜻한 담요 밑에서 친구의 괴기담을 듣듯이 그냥 쓱쓱 읽어나가면 되는 소설이다. 키워드는 어디까지나 ‘재미’인 환타지 대중소설인 것이다. 다양한 서술시점을 사용하여 심리묘사를 한다고 해도 캐릭터들은 이미 정해진 표층위에서 움직인다. 인조인간, 세계정복을 꿈꾸는 식인괴인, 수수께끼의 비밀결사, 심지어 외계인까지 아무렇지 않게 등장하는 스토리는 때론 당혹스럽다.
버려진 아이들, 세상 밖의 아이들
그러나 소설 <부기팝>에는 기묘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면이 있다. 그것은 세상에 버려진 듯한 십대들의 절박함과 우울, 미묘한 연대의식이다. <부기팝>의 십대들은 자기들끼리의 세상/관계 외의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있다. <부기팝>의 세계에 어른들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모든 사건의 무대가 학교일 때도 마찬가지다.
부모와 따로 살고 있는 주인공들이 이상하리만큼 많고, 아니면 아예 부모 없는 인조인간이기도 하다. 부모가 있다고 하더라도, 식인괴인 '만티고어'가 자신의 딸을 잡아먹고 대신 딸 행세를 해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다. 몇 명의 여학생들이 만티고어에게 잡아먹혀 사라져도 그저 ’가출‘이라고 생각하는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부기팝>의 소년소녀들은 어른/사회에 대한 냉담한 불신을 드러낸다. 키리마 나기는 자신이 정의의 용사처럼 행동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별 수 없잖아. 학교라는 건 일반사회로부터 격리된 기묘한 환경이라 경찰의 힘조차 손이 닿지 않는 면이 있지. 폭력사건이 일어나도 그게 학생에 의한 것이든 교사에 의한 것이든 일단 은폐되어 버리는 경향이 있어. 사람이 죽는다고 해도 그 원인이 단순히 '따돌림에 의한 비관자살'로 처리되고, 그 주모자로 몰린 학생을 퇴학시키는 걸로 일단락시키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니까.” 그들은 어떤 어른도 믿지 않는다. 경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돕지 않았단 말인가.'
고립된 아이들의 연대감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 세상을 혹은 자신과 친구를 구원하고 치유하려 한다. 그 길이 때론 비정하게 나아가기도 하지만 말이다. 환타지 호러액션 청춘물 <부기팝>은 묘하게 어둡고 비관적이다. 죽음의 순간에서 읊조리는 말은 이런 식이다. "내 인생 따윈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나의 ‘재능’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이런 그가 마지막으로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친구에게 “도망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들의 마지막 죽음의 순간들을 어루만지는 것은 친구와의 관계다. 이것이 <부기팝>의 특징 중 하나다.
어른이 없는 세계, 어른에게서 떨어져 나온 세계, 그 속에서 단단히 결속되는 또래들과의 관계. <부기팝>에는 언제나 대여섯 명의 주인공이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등장한다. 그들이 절친한 관계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처음 보는 친구에 대해서도 조금 이상할 정도로 믿고 호의를 갖고 서로를 도와주려 한다. 고립된 아이들의
연대감일까?
<부기팝>의 세 번째 이야기 '판도라'에서, 함께 있으면 미래를 더 정확히 예지할 수 있었던 여섯 명의 아이들은 서로에게 사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엔딩에서 다음과 같은 고백을 한다. "실제 미래 따윈 어찌돼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결국 서로가 엄청나게 마음에 들어서. 다른 녀석이 자기보다 더 소중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래서 우리는 항상, 항상 여섯이서 몰려다니고 있었다. 그런 건 상관없었다, 능력이나 재능이나 그딴 건 전혀."
태어난 의미도, 성장의 의미도, 세계의 의미도
작가는 아예 후기에서 드러내놓고 말한다. “‘어, 그러니까, 그때 그 녀석, 학원 다닐 때 한 번 옆자리에 앉아서 강의 도중 줄곧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눴던 그 녀석. 이름이 뭐였더라? 뭐라고 했지’라는 것들뿐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때는 묘하게 즐거웠지 하는 사실만은 어렴풋이 남아 있다. 그리고 어쩌면 태어난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할 만한 기쁨이라는 건 사실 그런 식으로 언뜻 보기엔 별 볼 일 없는 것. 그런 것에 있는 것 아닐까? ‘그거 말야, 그렇잖아?’, ‘맞아, 맞아, 그래!’라고 하는 정말로 자그마한 동의라던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던 그 때라던가, 그런 것이야말로 ‘이유’인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은 안 하시는지? 태어난 의미라는 건?”
<부기팝>의 소년소녀들에게 태어난 의미라는 건 그런 것이다. 친구와 함께 길을 걸으며 웃던 순간들 같은 것. 세상에 지켜야 할 것은 그 정도고, 학교는 ‘타인과 함께 있는 장소, 그뿐’ 아무 의미가 없다고 작가는 단언한다. 그것이 <부기팝>의 세계관이다. 세계의 의미는 없고, 성장해야 할 의미는 더더욱 없다. ‘옆에서 친구가 웃고 있다’ 뿐이다. 태어난 ‘사명’이 자신에게 결여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그래서 그것을 찾아 움직이지만 애써 찾아낸 사명은 주위와 자신을 더욱 불행하게 만든다.
<부기팝>에서 성장이란, 어쩌면 세뇌에 불과한 것이다. <부기팝>에는 유난히 세뇌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자아와 감정을 잃고 시스템의 ‘단말’이 되도록 세뇌되는 것. 이것이 <부기팝>에서 가장 두려운 악이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이 기분도 가짜로 조작된 것인가’라며 두려워하는 주인공에게 부기팝은 단정적으로 말한다. “자네는 자기의 의지라고 확실히 정하고 행동한 적이 있었나? 사회에 적응하고 있다는 건 어느 정도는 사회의 형편에 맞추어 세뇌당해 있다는 뜻이야. 다른 점은 자네처럼 세뇌시킨 상대가 확실치 않다는 것뿐이지. 세뇌당하지 않는 인간 따윈 세상에 없어.”
소녀들의 활약극- 부기팝 본편
<부기팝>은 여성주의 텍스트는 아니다. <부기팝> 본편인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의 학교는 남녀공학임에도 불구하고 살해당하는 학생들 모두 여학생이다. 익숙한 페티쉬로 감싸인 여학생의 시신에서부터 출발하는 첫 도입부는 여성주의적 감수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소녀에게 가학적인 뻔한 호러군’ 하며 책을 내려놓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의 재미있는 점은 희생자도, 식인괴인도,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는 정의의 용사도 모두 여학생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학생들은 무엇을 하냐고? 그 여학생들을 사랑한다. 여학생을 사랑하다가 사건에 말려들어가는 역할들을 갖는다.
여학생들 간의 우정과 호의, 관심, 눈빛들은 <부기팝> 시리즈 전체에 맴돌지만, <부기팝> 본편에 남학생들 간의 우정 따위는 없다. 이것은 일반적인 소년영웅물의 반대구도다.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의 여학생들은 일반적인 소녀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
그들은 두려움 없이 자신의 트라우마를 바로 쳐다보는 강인한 소녀들이다. 연속살인마의 희생물이 될 법한 과거로 인해 오히려 어둠과 직접 대결하기를 원하는 스에마, 거의 초인소녀처럼 보이는 액션 히로인 키리마 나기, 동안에 작은 체구이지만 의지가 강하고 당당한 케이, 날라리처럼 보이지만 심성 굳고 감정에 솔직한 나오코 등 단단한 소녀들이 작품을 채운다. 그에 비해 <부기팝> 본편의 남학생들은 서브캐릭터처럼 보인다.
소녀들의 비밀스런 속삭임, 부기팝
부기팝이라는 존재도 여학생만의 비밀괴담 속 인물이다. 가장 아름다울 때 사람을 죽인다는 사신 부기팝의 이야기는 모든 여학생들이 알고 있지만, 남학생들에게는 비밀이다. 그리고 부기팝도 평범한 여학생의 또 다른 자아다. 외양은 소녀지만 말투와 행동거지는 소년 같다고 표현된다. 부기팝의 동료처럼 보이는 키리마 나기 역시 중성적인 매력의 소녀다. 외양만 보면 ‘얌전한 미인’같지만 레이싱복와 오토바이, 무술실력, 남자 같은 말투 뭐 그런 코드다. 식인괴인 소녀 만티코어가 여학생들만 '키스'로 잡아먹는다는 설정이나 스에마의 나기에 대한 관심 등 몇몇 장면들은 레즈비언 모티프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 강력한 '소녀 중심' 코드는 뒤의 속편들에서는 흐려지지만, 여전히 비밀의 중심에는 소녀들이 있다. ‘VS 이미지네이터’는 매혹되었던 소녀의 죽음으로 따라 죽으려 하는 여학생의 에피소드로 시작된다. 그러나 그녀를 반하게 했던 소녀는 세계를 개조시키려는 문제의 이미지네이터다. 이미지네이터의 주문 '4월에 내리는 눈'은 학원 여학생들의 꿈속에서 반복되는 모티브다. ‘판도라’에서도 문제의 중심에는 키트라는 소녀가 서 있다. 아니, 어쩌면 ‘판도라’ 자체가 키리마 나기와 스에마 카즈코 두 소녀가 하교 길에 나누었던 속삭임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어쩌면 <부기팝> 전체가 소녀들의 속삭임일 수도 있다.
앞서 말했지만 <부기팝>의 인물들은 그리 깊이 있거나 입체적이지는 않다. 정해진 타입들을 날것으로 던져놓은 느낌이랄까. 이 소설을 가득 채우는 ‘소녀적인’ 것들도 신비스러운 ‘죽음과 소녀’ 모티프를 반복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핵심은 그 신비화된 모티프가 <부기팝>에서는 꽤 다층적이라는 것이다. 그녀들은 살해/파괴하는 소녀이고, (그 소녀에 의해) 살해/파괴당하는 소녀이고, 그 살해와 파괴를 막는 소녀이고, 살해/파괴된 친구의 시신 위에서 주먹을 움켜쥐는 소녀이다.
작가가 ‘여학생들만의 것’을 강조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부기팝> 전체를 감싸고 있는 ‘고립된 아이들’의 분위기를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소녀들의 관계니까. 성별권력으로도 나이권력으로도 주변에 서있을 수밖에 없는 소녀들은 세상 밖의 존재다. 보이는 합리성의 세계에서 떨어져 어두운 미스터리와 매혹의 문 앞에 서 있을 때 우리는 모두 어린 여자아이다. 그러므로 <부기팝>의 소년들 역시 소녀일지 모른다. 다만 그들이 소녀들과의 이성애적 애정관계에 놓여야 하기에 소년이 된 것 뿐일지도 모른다.
미스터리와 호러 옆에 소녀를 놓는 것은 상투적인 클리셰이다. 그러나 그 클리세가 여전히 우리마음을 끈다는 것은 그 안에 어떤 진실이 담겨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부기팝>이 그 클리세를 다소 과잉하면서 전달하면서 던지는 어두운 환타지는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에- 무지 길군요.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1), 부기팝 리턴즈 -Vs Imagenater- (2, 3), 부기팝 미러 -판도라-(4), 새벽의 부기팝(5), 부기팝 미싱 페퍼민트의 마술사(6) 까지- 현재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온 것들까지 입니다. 일본에서는 현재 12권 정도 나왔다고 하는군요.
부기팝 시리즈 1권... 처음 친구놈의 압박으로 읽었을 때 아니꼬운 시선으로 넘기다가 대략 밤새서 읽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
사람을 먹는 만티코어, 비틀렸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만티코어와 함께하는 소년, 만티코어의 모체이자 추적자 에코즈, 불꽃의 마녀 키리마 나기, 부기팝... 제 생각에는 아마 부기팝 시리즈에서 정상인이라고 생각되는 인물은 엑스트라 밖에 없군요. (...)
만티코어- 즉 세계의 적에 관련된 인물들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사건- 그것을 쓴 것이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입니다.
부기팝 시리즈 2, 3권. vs 이미지네이터편이죠. 카도노 코우헤이 씨가 요즘 낸 나이트 워치 시리즈- 우리는 허공에서 밤을 본다... 가 아마 vs 이미지네이터 파트 3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기팝 역자 분이 후기로 적어두셨더군요.
세계를 유지하는 시스템- 통화기구. 그 곳에서 나온 합성인간 스푸키 E, 카미르- 아니 오리하타 아야, 키리마 나기의 동생 타니구치 마사키, 스에마, 키리마 나기, 부기팝...
아마 vs 이미지네이터 편은- 그렇게 시점이 마구마구 바뀌지는 않는 듯 싶습니다. 마사키의 시점, 아야의 시점, 스에마의 시점에 아무래도 주를 이루죠. 잠깐 사이에 끼는 소년이 있긴 하지만 잠깐 나오니 패스. (...)
사람의 마음이 꽃으로 보이는 능력자 아스카이 진. 인간의 결여된 것을 되찾는 다는 사명을 가지고 이미지네이터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통화기구에서 나온 합성인간- 부기팝을 찾아내는 역활을 띈 채 하던 중 아스카이 진과 엇갈리게 되고...
대략 그런 스토리입니다. (결국 기억하지 못했구나) (...)
부기팝 시리즈 4 권- 부기팝 미러 판도라.
스케치, 눈동자, 문신, 소리로 미래를 느낄 수 있는 소년 소녀들. 그리고- 수많은 것들 사이에서 결국에 빠져나오지 않은 '미래'-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건 '미래'가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략 그런 이야기입니다. 인물들은 이름이 기억하기 굉장히 난해해서 기각했습니다. (...)
부기팝 시리즈 5권- 새벽의 부기팝.
외전입니다. 대강- 키리마 나기 양이 14세 때의 이야기입니다. 통화기구에서 나온- 탐정, 암살자, 그리고 공포를 먹는자... 그들이 키리마 나기와 만나 엇갈리게 됩니다.
아마 이 5권에서 제가 가장 감명 깊게 봤던 것은 일러스트입니다. 정말 멋졌습니다. 로리로리한 부기팝군의 모습에 아마 슬라임이 되어버리지 않았나 싶군요. (......)
부기팝 시리즈 6권- 부기팝 미싱 페퍼민트의 마술사.
죄송합니다... 아직 서장 밖에 안 읽었습니다. (2 초후에 폭사되었다)
에- 부기팝 시리즈는 내용도 재밌지만 작가 후기도 굉장히 재밌습니다. 옵션으로 따라오는 걸까나요. 사실 다른 작가 분들은 글을 쓰며 겪었던 것들을 쓰곤 하는데 이사람은... 뭔가 좀... (응?)
보실 분들은 꼭 후기를 읽어보시길. 왠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작가의 말이라든지 후기는 휘리릭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 듯 싶어서...(주위 인물들이 전부...)
부기팝 시리즈는 대원 C.i- NT 노벨에서 출판되었습니다. 가격은 5500원이지요. 대여점의 영향으로 4500원이었던 것이 5500원으로 올라가버렸습니다. 다들 구입-구입-구입합세다- 네에- 그래야 작가가 사는 겁니다! (라고 해놓고 실은 책 값이 내려가길 기대하는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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