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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is
2002/12/20 1088 39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책입니다.

내용의 방대함에 기 죽고 전투신의 스케일에 기 죽고

재미속에 숨겨져 있는 작가의 시린 한마디에 팍팍 기 죽게 했던

글입니다. 꼭 한번은 읽어 봐야될 작품입니다..

아래글은 인터파크에서 훔쳐 왔습니다...^^;







-주인공들의 어록-

*저의 약혼자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전장에 나가 지금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런데 위원장님. 당신은 어디에 있었습니까?죽음을 찬미하고 있는 당신은 어디 있었느냐고 물었습니다. / 제시카(전사자 위령제에서 연설하는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에게)

*주제넘는 말 하지 마, 어린애 주제에. 어린애는 말야 어른을 먹이로 해서 크는 거야 / 양웬리(자신에게 더이상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율리안에게)

*죽음으로 패전의 죄를 씻겠다? 그럼 혼자 죽지 부하들은 왜 끌고 들어가. 저런 놈이 있으니 전쟁이 끝나지 않는거야. / 양웬리(항복도, 도망도 치지 않겠다는 적장에게 분노하며)

*골덴바움 왕조는 인류가 생겼을 때부터 있었던 것이 아냐. 저 오만불손한 루돌프가 시조였어. 그도 애초엔 이름없는 한 시민일 뿐이었어. 벼락출세한 야심가에 지나지 않아. / 라인하르트(키르히아이스에게 자신의 은밀한 야심을 고백하며)

*민중들은 자신들의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어디선가 초인이나 성인이 나타나 자신들의 모든 고생을 혼자 떠맡아 주기를 바랬지. 루돌프는 그걸 이용했던 거야. 알겠니, 기억해 둬라. 독재자란 출현시킨 쪽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을. 그런데 말이다, 넌 그런 것보다 좀더 유익한 일에 관심을 가져라. 돈과 미술품. 돈은호주머니를, 미술품은 마음을 풍요롭게 해 주지. / 양웬리의 아버지(루돌프가 권력을 장악한 배경을 설명하며)

*저는 제 인생의 종막을 늙어 죽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백오십 살 정도까지 살다가 비실비실해지면 손자랑 증손자들의 성가신 것을 치워 버리게 되었다고 눈물나게 기뻐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뻗을 작정이죠. 장렬한 전사 따윈 취미 없으니까요. 저를 반드시 그때까지 살아남게 해 주십시오. / 쇤코프(양웬리에게 자신을 맡긴다며)    



-작가소개-  
    
일본의 작가들 가운데 소득세 랭킹 1위를 기록했듯이 80-90년대에 걸쳐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가이다. 1952년에 태어나 가쿠슈엔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겐에이죠 신인상과 세이훈 상을 받았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슈퍼베스트셀러의 진기록을 세우는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대표작으로는 <은하영웅전설>을 비롯하여 12세기 전후의 동서양의 격돌을 다룬 가상 역사 소설 <아루스란전기>와, 미국의 패권주의와 세계지배와 일본의 보수집단을 통렬하게 비판한 <창룡전>등이 있다.    

  
  
-전문가 서평-

`은하영웅전설`은 지금의 독자들의 취향에 가장 적합한 형식의 민주주의의 교과서이다
<은하영웅전설>은 패권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중상주의 사이의 삼각 대립구도로 짜여져 있다. 라인하르트는 패권주의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부패한 철권통치의 찌꺼기를 대체한 도덕적으로 무결하고, 순수한 의지를 가진 패권주의자이지만 패권주의임에는 틀림없다. 작가는 라인하르트라는 인물에게 '무결성'을 부여함으로써 오히려 패권주의의 문제를 통치자 개인의 부패나 개인적 결함이 아닌 시스템 자체의 문제로 드러내고 있다.

양웬리는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인물로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읽으면 초급의 독자라도 작가 자신임을 금방 눈치챌 수 있다. 그는 반전, 평화주의자이며, 노장의 무위사상과 맥이 닿는 동양적 세계관을 표상하는 인물이며, 주어진 역사적 환경 속에서의 개인의 운명이라는 인간 존재의 본원적 비애까지 걸머진 인물이다. 그는 역사 공부를 하기 위해 사관학교에 들어갔다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군인의 길을 걷게 되는데, 그의 전쟁의 목표는 전쟁을 하지 않는데 있다.

또다른 축인 루빈스키는 기회주의적 중상주의자이다. 그는 양측과 등거리 외교를 하면서 세련 균형을 잡고, 그 틈바구니에서상업적이익을 꾀한다. 그는 지구 중심의 우주 패권을 복원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사이비 교주의 하수인이기도 한데, 그런 의미에서 역사의 퇴보를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소설의 구도 자체는 대단히 단순하지만,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때로는 매우 시니컬한 어조로 단순한 숫자에 의존하는 시스템으로서의 민주주의 약점을 들추어냄으로서 독자들의 주의를 환기하거나 경고를 보내기도 하고, 정면으로 패권주의를 비판하기도 한다. 또 작가는 라인하르트보다 양웬리의 죽음을 앞에 설정함으로서 민주주의의 장래에 대한 작가의 비관적 전망의 일단을 내비치기도 한다.

이렇듯 <은하영웅전설>은 그 자체로 대단히 재미있는 은하 삼국지이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대단히 정치적인 함의를 지닌 소설로 읽히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와 같은 매우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짐짓 다나카 요시키 자신은 매우 장난스럽다는 것이다. 덕분에 소설의 전체적 분위기는 가볍고 경쾌할 뿐 전혀 느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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