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저번에 이어 계속 하겠습니다.



5. 단편이라는 그릇에 담아야할 네가지 음식.


단편이라는 그릇에 담어야할 음식이 무엇을까요.



우선 첫번째로 단편을 쓰는 이는 성실해야 합니다. 단편을 이루고 있는 문장하나하나가 여러 생각 끝에 이루어진 완성된 문장이라면, 그 단편에는 성실이 담겨 있습니다. (이건 오타와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성실은 문자 하나하나에 글쟁이의 심혈이 깃들어 있음을 뜻합니다. 어느 책에서 본 표현일 지라도 그것을 어떻게 재구성하여 자신만의 생각와 의견을 도출해내는 것을 성실이라 합니다. 모든 글에 해당되겠지만 단편을 쓰는 글쟁이는 문장하나하나에 성실해야 합니다. 성실하지 않는 단편은 가볍습니다.



두번째로 단편을 쓰는 이는 진실되어야 합니다. 네, 진실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그 진실은 실제 이야기를 기록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만 단편을 진실되게 쓰라는 뜻입니다. 정말 그 단편이 사실처럼 느껴져야 글쟁이가 하려는 말이 독자들의 마음에 솔직하게 와닿습니다. 거짓없이 써야하며 그 작업에는 허세라는 글자가 들어가서는 안됩니다.
만약 단어 하나를 쓰는데, 문장 하나를 쓰는데 모르는 것이 있다면 지어서 쓰지 말고 사전을 펼치세요. 그리고 공부하세요. 진실하지 않는 단편은 글쟁이가 하려는 말을 흐지부지하게 만듭니다.



세번째로 단편을 쓰는 이는 즐거워야합니다. 이건 단편만 속하는 일이 아닙니다. 글쟁이들은 글 쓰는 일을 즐거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길을 걸으며 주제를 생각하고, 펜을 굴리며 구성을 하고, 모르는 단어나 필요한 단어를 찾고, 실패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 그 장을 지우거나 찢어버린다 한들, 그 모든 일이 즐거워야합니다. 결국 올려진 단편을 읽으며 생각하고 고민하는 독자들을 보며 즐거워하는 것은 글쟁이이기 때문이죠. 힘들게 생각하지 마세요. 즐겁게 쓰시길 바랍니다.



네번째로 단편을 쓰는 이는 자신을 기억해야 합니다. 단편을 쓰면서 인기를 누릴려는 생각은 하지 맙시다. 독자의 심리에 맞추려는 글쟁이는 글 쓰는 행위 자체가 이미 저속한 것이 되어버립니다. 조금 허상적이고 어렵다고해서 바꾸거나 지우지 마세요. 글을 쓰는 이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독자에게 자극과 신선함을 주려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기억하고, 자신의 의지를 글에 담으시길.


마지막으로, 단편을 쓰는 분들께.

이제 개인연재란이 생긴.... 제 스스로 단편 작가라고 하다가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얼굴을 붉히는 제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글을 쓰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써가세요. 컴퓨터 앞에 앉아 몇시간만에 글을 쓰려고 생각하지 말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노트에 써 내려가셨으면 합니다.

-많은 사색이 많은 의지를 낳는다.-

재미도 없는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컨(라샤스)의 단편 노하우 이만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