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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도록 눈부시던 어느 여름날

짧게 머리를 깎은 친구와 술집한 켠에서

닭을 뜯으며 소주잔을 기울였다

수영도 못하는 녀석이 해군에 간다는 핀잔에

녀석은 개 헤엄은 칠줄 안다며

빙긋 웃을 뿐이다

신의 아들이 아닌

양심의 자유란 거창한 권리를 알기엔

너무나 순진한 흰옷의 자손이기에

백성이기에

녀석은 그렇게 술잔을 비우고

난 비어버린 술잔을 채워줄 뿐이다

집주소가 적힌 하얀 쪽지를 쥐어주며

그렇게 녀석을 보냈다

세상이 비틀거리고 인생의 길은 지독하게 쓰렸다

녀석의 눈에서 흘러 나온 작은 별하나

둥근 소주잔에 담아

텅 빈 가슴 속에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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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올리는 시입니다.
심사평에 좋은 평을 받아서^^;;
젤 처음으로 올리는 시로 결정을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등단하신 시인이신 까닭에
항상 시를 아버지께 보여드리면
아직 인생경험 좀 많이 해보고 연습도
많이 해라는 말만 들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심사위원 분들께서 이렇게 잘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시를 쓰던무렵은....
한동안 병역 비리 때문에 시끄러웠던 시점...
그 때 마침 친구 한명이 현역 해군으로 입대 했습니다.
참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양심의 자유를 주장하며 군입대를 거부하고...
수많은 말들이 오가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의 우리는...그냥 그렇게 2년간 국가를...위해...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옵니다...
오늘도 친구 한명을 보내고 왔네요.
입대하는 친구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왜 이렇게 씁쓸한 느낌이 드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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