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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무협
2013.10.24 18:16

아인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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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뭐야! 저거 뭐야! 철로 위에 왠 바위가 하나 있어?”

무차파는 몸이 객차 안으로 반쯤 들어간 상태에서 메드렛의 떨리는 손가락이 향하는 곳을 응시했다. 마침 기차는 오른 쪽으로 횡을 그리며 달리고 있었기에 철도의 앞 쪽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인간의 범주를 뛰어넘는 놀라운 시력과 집중력을 발휘하자 메드렛이 말한 무언 가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바위가 아니라 사람이잖아! 어떤 미친 놈이 저기서! 어이, 역무원! 역무원!"

무차파의 우람한 주먹이 객차를 두들기자 마치 공사장의 잭해머와 같은 충격이 느껴지는 것 같다. 메드렛이 무차파의 무지막지한 힘과, 아무리 달이 밝다고는 하지만 야밤에 1 킬로미터 앞에 물체를 분간할 수 있는 초인적인 시야에 감탄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창문이 벌컥 열리면서 베리아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무차파! 시끄럽게 뭐 하는 거야? 술 마셨으면 곱게 들어와서 잠이나 자란 말이야!”

듣는 사람이 움찔할 정도로 짜증이 난 말투였지만 정작 무차파는 잘 됐다는 듯, 다시 밖으로 나오며 그녀에게 손짓했다.

, 마침 잘 됐다. 베리아, 잠깐만 나와볼 수 있어?”

무슨 일인데?”

내가 본 것이 정확하다면 지금 저 앞에 어떤 사람이 자살 시도를 하려고 하고 있어.”

근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지 인생 지가 쫑 내겠다는데 굳이 내가 참견할 이유가 있을까?”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그녀를 보며 메드렛을 혀를 차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아무리 세상이 말세라도 그렇지, 어찌 저렇게 생각 없는 말을……’

그리고는 무차파에 대한 생각을 살짝 고치기로 했다.

역시 이 청년이 그나마 진국이군. 저 여자가 이 친구의 반 만이라도 닮았다면…….’

그때 무차파가 주먹을 굳게 쥐며 기차의 머리 부분을 살벌하게 노려봤다.

혹시라도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 일정이 늦어진다는 말이다. 혹시라도 그렇게 되면 저 자식은 내가 쳐 죽일 거야. 죽었어도 한 번 더 죽인다.”

물론 두 사람은 메드렛의 믿음이 부서져 내리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베리아를 움직이기엔 충분했던 모양이다. 그녀는 창문 위를 잡고 가볍게 몸을 들어 객차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는 저 앞 쪽을 응시했다. 몇 초 후 그녀가 혀를 쯧 차는 소리가 들렸다.

죽으려면 곱게 죽을 것이지. 그것도 하필 오늘.”

그리고는 두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메드렛이 한 쪽 눈을 찡그리며 끼어들었다.

이봐, 아가씨. 지금 뭐 하는-“

메드렛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 베리아의 손을 중심으로 붉은 빛이 모이더니 이윽고 한 마리의 나비가 날개 짓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메드렛이 내뱉을 수 있었던 단어는 단 하나뿐이었다.

, 마법?”

그런 메드렛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무차파가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 요즘엔 길에 깔린 게 마법사인데요, . 하긴 베리아는 그런 얼치기들과는 차원이 다르긴 하지만.”

.”

다른 두 남자가 무슨 말을 하든지 크게 개의치 않는 다는 듯, 베리아의 손가락이 하프의 현을 타는 것처럼 현란하게 움직였다. 그럼에 따라 원 안에 그려진 나비의 날개 짓은 점점 더 생기를 더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열차와 철로 위의 불청객과의 거리는 불과 200 미터도 남지 않게 되었다. 베리아는 거리를 살짝 계산해보더니, 느긋하게 손가락을 놀리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죽지는 않겠지? 날아가렴.”

베리아의 나직한 속삭임이 끝나기도 전에 주먹 만한 세 개의 붉은 빛 덩어리가 마법진에서 튕겨나가듯 기차의 머리 부분을 향해 날아갔다. 그 모습을 본 메드렛이 목이 막힌 듯한 비명소리를 냈다.

, 어이! , 부딪치잖아!”

그때 무차파가 파안대소를 하며 메드렛의 어깨를 두드렸다.

걱정 붙들어 매고 잘 봐요, 아저씨. 베리아는 일급이라니까.”

베리아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그의 말을 정정했다.

특급이야.”

그 말 대로였다. 세 개의 광구들은 기차보다도 빠른 속도로 기관실을 향했지만, 기차가 오른 쪽으로 꺾어지자, 마치 그 괘도를 읽듯이 같은 방향으로 꺾은 다음 점점 가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기차를 손 쉽게 추월한 광구들은 어둠을 꿰뚫듯이 날아갔다. 그리고 몇 초 후, 철로 저 앞쪽에서 뭔가 둔탁한 것이 부딪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투두둥!

마치 격투가가 샌드백을 두드리는 듯한 시원한 삼 연타였다. 기차가 철로 위를 달리는 요란한 소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들린 그 소리를 들은 메드렛이 불안한 말투로 질문했다.

저기, 죽은 건 아니겠지?”

그러면서 베리아의 얼굴을 힐끔 훔쳐보았다. 뭔가 속이 후련하다는 표정을 지을 법만도 하건만, 그녀의 표정은 차갑고 어두웠다. 마치 인형처럼 그녀의 입술이 꼼틀거리며 움직였다.

“……차라리 죽일 각오로 던질 것 그랬나 봐요.”

?”

콰과과과과과과!

갑자기 앞에서 뭔가가 폭발하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대낮에나 볼 법한 밝은 빛이 눈 앞을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비록 몇 초 밖에 지속되지 않은 것이긴 했지만 어둠이 익숙할 대로 익숙해진 그들의 시야를 마비시키기엔 충분한 것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야가 빨리 회복된 것은 베리아였다. 그녀는 얼른 마법진을 전개 시켜 머리통만한 광구를 몇 개 쏘아 내더니, 이를 악물며 눈을 비비며 욕설을 내뱉는 무차파를 향해 소리쳤다.

 “무차파, 충격에 대비해!”

?”

잔 말 말고, 어서!”

! 알았어!”

무차파가 자신을 강하게 붙잡으며 자세를 낮추자 메드렛이 강하게 저항을 하며 외쳤다.

, 이봐! 설명을 좀-“

아저씨, 혀 깨물어요!”

그렇게 외친 무차파는 메드렛을 왼팔로 강하게 누른 다음, 오른 손으로 난간을 굳게 잡았다. 그의 앞에선 베리아가 다른 마법진을 전개하고 있었다. 다만 그 크기만 엄청나게 커서 베리아의 전신을 가릴 정도였다. 메드렛이 저 마법의 효과가 뭐냐고 물으려고 할 때였다.

트드르르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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