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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기2206, 연방력 86512

 

프록시마 센타우리 이주민의 태양계 침략으로 시작된 전쟁은 지구 연합의 참전으로 인해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전쟁은 장기전화 되어갔다. 토성과 목성 권역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전투가 벌어졌으나 결정적인 승리도, 결정적인 패배도 없는 지루한 대립이었다.

긴 보급로라는 약점 속에서도 시공간 게이트를 통한 지속적인 보급과 뛰어난 기술력으로 선전하는 센타우리 측과 많은 인적자원과 풍부한 태양에너지 활용 기술이 장점인 지구 연합, 자신들의 삶을 터전을 지킨다는 면에서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토성 왕국, 저울의 추는 어느 특별한 곳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있었다.

지속적인 전쟁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지구연합과 토성 왕국 동맹 측은 센타우리와 평화교섭을 벌였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그들은 교섭을 거부하였다. 교섭을 거부하는 센타우리가 강조하는 말은 단 하나 성전이라는 것 뿐. 100여년의 단절로 인한 문화적 차이와 사고 관념의 차이는 융화되기 힘든 점이었다.

하지만 절대 변하지 않아 보이는 큰 바위도 그 속에 담긴 작은 물기와 씨앗하나로 부서지듯, 각 세력의 강인함으로 수년간 유지 된 이 상황은 아이러니컬하게 서로 각자가 품은 불안 요소로 인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2.

긴급 명령입니다. 5 함대 소속 함대원 들은 표준시 13:30까지 각기 소속함에 승선해 주시기 바랍니다. 긴급 명령입니다. 5 함대 소속 함대원 들은 표준시 13:30까지 각기 소속함에 승선해 주시기 바랍니다.”

태평양 연방군 소속 지구 궤도 위성 군항 뉴-부산, 경보와 함께 다급한 느낌의 명령이 스피커를 통해 가득 뒤덮고 있었다. 평화시였다면 단지 정찰용 함선 몇 대만 머물렀을 이 곳은 지금 플랫폼이 모자랄 정도로 엄청난 수의 군함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곳곳에 검은빛 그을음과 상처를 가진 전함들 사이에서는 군수물자의 보급과 전함의 수리를 위해 수많은 인력과 로봇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진휴 오빠! 또 출전인가봐. 기항한지 얼마나 됬다고... 이번엔 지상에 내려갈 수 있나 했더니.”

정신없이 통로사이로 움직이는 로봇들과 짐, 그리고 사람들을 큰 키와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나름 날렵한 움직임으로 피하며 걸음을 옮기던 여자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옆에서 걸음을 옮기던 진휴를 보며 말을 하였다.

어이, 어이, 오빠라니, 거기에다 반말이라. 수위가 상당히 위험한데, 이거 군법회의감인걸, 항해장 아카네 중위님.”

진휴는 난감한 표정으로 짧게 한숨을 내쉬며 아카네를 향해 말을 했다.

에이, 오빠도 참, 딱딱하게...오빠가 맘에 안들면 언니라고 불러드릴까요? 강진휴 대위님...?”

아카네는 여전히 장난스러운 목소리를 유지한 채 진휴에게 말을 했다.

맘대로 하세요. 제가 어찌 힘이 있겠습니까? 아카네 항해장~!”

진휴의 체념한 듯한 표정, 하지만 바쁘고 그 만큼 침울한 전시의 군항의 분위기와는 뭔가 다른 느낌의 두사람이었다. 친밀한 느낌. 정말 남들 귀에 들어가면 군의 위계질서상 큰 문제가 있는 상황이기도 했으나 이 둘에게는 그리 큰 문제가 되어보이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정식 사관학교 출신이 아닌 진휴의 경력과 그의 직책 때문일 것이다. 진휴의 정확한 보직은 의무장교, 전시라는 상황 속에 함내 대원들의 심리적 안정과 그에 따르는 건강을 체크 역할이므로, 함선의 사람들과는 단순히 동료, 또는 환자와 의사라는 입장에만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무슨 일일까? 센타우리 녀석들도 저번 전투 이후에 이렇게 빨리 움직일 여력은 없을 텐데...”

중앙 통로를 막 벗어난 두사람, 한참을 뭔가 생각하던 진휴는 뭔가 불만족스러운 느낌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실질적으로 센타우리와 대규모 회전이 있었던 날로부터 일주일여의 시간 밖에 흐르지 않았고, 센타우리측의 피해가 예상보다 작았다고 감안하더라도 일개 함대 전체가 출동할 정도의 회전을 또다시 감행하기에는 지금까지 센타우리의 전략을 고려해 보더라도 뭔가 이상할 수 밖에 없었다.

아마, 제 생각에는 통상적인 임무는 아닐 것 같습니다. 대위님.”

통로를 벗어난 후 주위에 익숙한 얼굴의 사람들이 늘어나자 아카네 중위는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진휴에게 대하고 있었다. 그렇게 어떻게 보면 능청 떤다고도 볼 수 있는 아카네의 모습에 진휴는 매번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본인의 함내에서의 별명이 마녀인걸 아카네는 알까? 그래도 이런 모습도 있는데 마녀란 별명은 좀 심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진휴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한참동안 진휴가 대답이 없자 옆을 쳐다본 아카네는 자신을 보며 뭔가 복잡한 표정, 아니 피식거리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을 하고 있는 진휴를 보며 남들 모르게 진휴의 옆구리를 꼬집어 버렸다.

,....웅위..”

대위님, 무슨 문제라도..?”

주춤거리는 진휴 옆에서 여전히 능청스럽게 그를 쳐다보는 아카네.

역시...마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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