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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샤프
2004/06/07 1742
문장작법

1. 문장작법이란?

어려운 말로는 수사학(修辭學), 영어로는 rhetoric이 되는군요. 다른 말로는 변론 법 이라고도 하고 사기를 치려는 사람들의 필수과목이기도 합니다. 같은 의미라 해도 사람들의 얼을 빼놓기 위해 이리 치고 돌려 치는 변론학자의 기술이죠.

문장작법이 창작에 필요한 이유는 그러고 보면 지극히 당연합니다. 일전에 제가 소설이란 "거짓말하기"라고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사기를 치는 것이다 보니 문장작법의 필요성은 그 무엇보다도 내용을 보다 더 효과적으로 전하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결국 독자를 상대로 사기를 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2. 사기꾼에 대한 강의

자아, 사기를 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단 상대에게 신뢰감을 줘야 합니다.

"이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소. 내 돈 전부 갖다 맡겨도 한푼도 가지지 않고 불려
줄 꺼야..."

라는 마음을 갖게 해야 천만원이든 일억원이든 사기 칠 수 있다는 소리입니다.

실제로 사기 피해자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설마 하니 그 인간이……."라는 말이 단 골처럼 나옵니다. 실제로 사기꾼들의 말은 입술에 꿀을 바르고 혀에서 단 향기가 나는 것처럼 민활하고 부드럽기 짝이 없습니다.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 할지라도 몇분 듣고 있다 보면 사기꾼의 말이 진리요 곧 법 이다……라고 할 정도로 그네들의 변론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요.

그 변론술을 잠깐 들어보면, 그들의 말은 대개 몇 가지의 특징을 가짐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 어눌하지 않지만 현란한 기교는 없다.
둘. 투명한 속마음을 비치지만 진실된 사람임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셋. 어디까지나 도움을 주려 한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넷. 가능한 부분과 가능하지 않은 부분을 확실히 말한다.

언뜻 읽어보면 어떻게 이것이 사기를 치려는 사람의 말인가 싶으실 겁니다. 하지 만 사기중의 제일 사기가 "신용사기"인 만큼, 절대로 사기꾼으로 보이지 않아야 한 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상자가 사기꾼을 "진실된 사람"으로 스스로 인식해야 하며 "믿을 수 있는 유능한 사람"임을 스스로 인지해야 합니다. 그에 대해 자신이 부각하는 것은 영 안 좋은 기술이죠.
그렇게 피해자의 마음속에 발을 내딛는다면, 여러분은 훌륭한 사기꾼이 될 수 있습니다.(물론 필자가 사기꾼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범죄 매니아이긴 하지만 선량한 시민입니다. 그렇다고 1년에 우리나라에서 범죄로 죽어나가는 사람 숫자가 얼마인 가 물어보신다면 확고하게 답변은 못 드리겠습니다마는..

3. 문장작법

글이란 거짓말이고 그것을 실제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잘 설명하는 사기꾼의 변론술이 필수적입니다. 그 내용에 있어 '마치' 나 '~처럼' 같은 표현은 억제하는 편이 좋습니다. '마치'나 '~처럼' 은 묘사에서 많이 사용하기는 하나 많이 사용하게 되면 연상에 혼란을 일으켜 글 자체가 난잡하게 보이니까요. 그냥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서 간결하게 마무리를 짓는 편이 훨씬 깔끔해 보입니다. 그럼에 있어 글 끝의 "있었다."와 "이다." 를 구별하는 것도 좋은 방식입니다.

글이란 지루하지 않아야 합니다. 설령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를 지루하게 설명한다 해도 문장 내에서 변화를 주어 지루함을 없애줘야 합니다.

"이다." 를 쓸 수 있는 내용
명확한 사실이나 변하지 않는 사항. 강력한 의지 표명이나 현재형

"있었다." 를 쓸 수 있는 내용
과거의 이야기. 심리 표현. 평이한 전개를 위한 선점 수.

글을 쓰는 것은 일종의 전략이나 바둑과도 같아서 강력한 표현인 "이다" 와 "있었다" 를 적절하게 접목시키는 편이 훨씬 유용합니다. 읽는 사람에게 있어서도 강력한 표현은 글에 힘을 실어주니까요. 그렇다고 문장 전체가 "이다" 로 도배되어서는 안 됩니다.

설득을 위해서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며 착실히 이끌어가야 합니다. 초반에는 "있었다" 를 사용하며 근거와 확신이 들 때 "이다" 를 써서 화자의 마음을 전하고 다시 "있었다" 를 이용, 전개를 급격하게 이끌어가다 대화체로 마무리 혹은 반전.

이것이 글쟁이들이 자주 애용하는 설득을 위한 문장 작법입니다.

4. 마치며.
문장작법에 대한 내용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기술임을 여러분은 아실 겁니다.
단순히 대화가 아닌 서술과 묘사, 설명으로 이루어지는 글을 쓰시려면 문장작법에 대한 공부는 필연적이며 가능한 한 대화의 양을 줄여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좋은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는 노력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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