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高山), 고산(孤山)
나의 집에는 산 한 봉우리가 자리하고 있다.
오랜 세월 풍파에 깎여 낮아지긴 하였으나
곤륜산보다 높고 수미산보다도 더 높다.
산은 내게 샘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산은 내게 범과 이리, 늑대들을 보내온다.
나는 오늘도 살기 위해 찾아온 냇가에서 살기 위해 달아난다.
산은 내게 죽음이라도 물리치는 사람이 너라고,
오늘과 내일과 그 또 어느날에도
사냥꾼이 아니라 단지 가난한 행자에게
범과 이리, 늑대들을 보내올 것이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것과 가시덤불에 긁혀 온통 베이는 것으로
산은
도망치는 나에 대한,
내가 본디 할 필요도 없었던 일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징벌을 한다.
샘을 포기하고 차라리 달콤한 죽음을 맞으러 현관문을 열고 나갈 적에는,
앞으로 수십 년이 지나고 산이 평지가 될 때 까지 고집스레 남아있을 허황된 산신령의 호시가 등에 내리 꽂힌다.
나는 다짐한다. 나는 누군가의 산이 되지 않겠노라고.
나의 집에는 산 한 봉우리가 자리하고 있다.
오랜 세월 풍파에 깎여 낮아지긴 하였으나
곤륜산보다 높고 수미산보다도 더 높다.
산은 내게 샘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산은 내게 범과 이리, 늑대들을 보내온다.
나는 오늘도 살기 위해 찾아온 냇가에서 살기 위해 달아난다.
산은 내게 죽음이라도 물리치는 사람이 너라고,
오늘과 내일과 그 또 어느날에도
사냥꾼이 아니라 단지 가난한 행자에게
범과 이리, 늑대들을 보내올 것이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것과 가시덤불에 긁혀 온통 베이는 것으로
산은
도망치는 나에 대한,
내가 본디 할 필요도 없었던 일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징벌을 한다.
샘을 포기하고 차라리 달콤한 죽음을 맞으러 현관문을 열고 나갈 적에는,
앞으로 수십 년이 지나고 산이 평지가 될 때 까지 고집스레 남아있을 허황된 산신령의 호시가 등에 내리 꽂힌다.
나는 다짐한다. 나는 누군가의 산이 되지 않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