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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무협
2013.12.01 20:05

아인 23-(6)

조회 수 4293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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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전투의 한 축에 메드렛을 들쳐 업은 베리아가 나타났다.

싸우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레미레스 군. 오늘 일진이 나쁘진 않네.”

뭐어? 저 녀석이 레미레스였어?”

무차파의 말에 어이가 없어진 것은 오히려 차그람 쪽이었다.

그럼 넌 이제까지 내가 뭔 줄 알았나?”

힘이 세고 싸가지 없는 놈.”

무차파의 손에 들려나온 것은 사람 키만한 거대한 양손검이었다. 날 폭이 40센티미터는 될 법하고, 검 막이나 아무런 장식이 없는 형태는 전투 이외에는 아무런 목적도 없이 태어났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만 같다. 베기 보다는 부수기에 더욱 적합할 만한 모습의 거대한 검의 모습과 그것을 마치 나뭇가지 놀리듯 좌우로 휘두르는 무차파의 모습은 혹자가 보면 압도적인 모습이었겠지만 차그람에게는 비웃음을 날릴 만한 모습 밖에는 되지 않았다.

"무식하게 큰 검이군. 비효율적이고."

". 두고 보면 알겠지."

검을 빙빙 돌리며 코웃음을 치던 무차파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흐려졌다.

콰앙!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무차파의 검을 땅을 쪼개는 듯한 굉음을 내며 땅에 박혔다. 간발의 차로 그 일격을 피한 차그람은 식은 담을 흘리며 자세를 바로 했다.

'맞았으면 비명도 못 지르고 죽었겠군.'

그는 애써 평정을 유지하려 애쓰며 말했다.

무식하다는 말은 취소하겠다.”

비효율적이라는 말은?”

그건 두고 봐야 할 것 같군.”

그는 여유롭게 곤봉을 아래로 내리며 뭔가를 중얼거렸다. 그러자 어두운 느낌의 붉은 색 빛이 그의 손에 맴돌기 시작했다.

굉장한 힘이긴 하지만 그래 봤자 물리력이지.”

그리고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손에 맺혀있던 붉은 색 기운이 그의 전신과 곤봉을 빠르게 감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베리아가 뒤에서 훈수를 두었다.

"강화 마법이네. 조심해 무차파. , 말할 필요도 없는 건가?"

"당연한 소리. 그런 마법 따위는 한 방에 날려보낼 수 있다고.”

그렇게 씩 웃으며 대답한 무차파는 농담과도 같은 그 말을 직접 실현시켜 보겠다는 듯 다시 차그람에게 돌격해 검을 횡으로 긋는 강한 일격을 날렸다. 그의 허리를 노린 것이다. 그 단순한 공격에 차그람은 웃으며 곤봉의 손잡이로 그것을 막았다. 강화 마법으로 보호된 무기와 그의 신체의 단단함은 강철의 십 수 배는 될 것이라는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틀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부분적으로만 맞았다. 그의 곤봉 손잡이는 분명히 그 충격을 견뎌내었다. 하지만 그는 손목이 박살 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왼쪽으로 수 미터를 날아가야 했다. 자신의 눈 앞에 일렁이는 모래 먼지를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응시하던 그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외쳤다.

이제까지 마법을 못 쓴 체 한 것은 연기였던 것이냐?”

그러나 대답 대신 들려온 것은 바람을 가르는 검의 외침이었다.

!

예상하지 못한 검격은 그의 복부를 정확히 가격했고, 덕분에 그는 끈이 끊어진 마리오네트처럼 힘없이 뒤로 20미터를 날아가야만 했다. 혼미해지는 의식 사이로 한 발 늦은 무차파의 대답이 들려왔다.

난 그런 거 쓸 줄 몰라. 우리 사부는 인벤토리 하나 가르쳐 준 다음부터는 마법의 마 자도 꺼내지 않았거든? 배울 필요가 없다나?”

배울 필요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배울 수가 없었겠지.”

베리아의 느긋한 빈정거림에 무차파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래, 나 마법 못 쓴다! 마법 못 써도 저런 녀석 한 둘 때려 잡는 건 일도 아니잖아!”

, . .”

둘의 촌극을 지켜보던 차그람은 자신이 소외되었다는 것을 느끼고는 수치심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 날 앞에 놔두고 무슨 잡담을 나누는 거냐! 어서 검을 들고 나와 싸우자!”

어라, 너 아직 살아 있었냐?”

“……..”

할 말을 잃은 차그람을 의욕 없는 시선으로 보던 무차파가 고개를 저었다.

역시 마법이 대단하긴 대단한가 보네. 평범한 놈들이었으면 벌써 골로 갔을 텐데.”

너도 마법을 쓰지 않았느냐!”

차그람은 곤봉을 치켜들며 악에 받친 말투로 반박을 했지만 무차파와 베리아는 헛웃음만 지었다.

, 무슨 소리야. 난 거짓말 한 번 안 한 착한 놈은 아니지만 그런 거짓말은 안 해. 어차피 금방 들통 나면 재미도 없고 사람이 실 없어 보이잖아.” 

거짓말 하지마! 마법이 아니면 어찌 이런 힘을…….”

그러니까-“

순간적으로 무차파의 목소리가 가까이서 들렸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몸이 허공으로 붕 떠올랐다. 아니, 정확히는 하늘이 자신과 가까워졌다고 뇌가 먼저 인식을 했다. 숨이 멈출 것과 같은 충격이 느껴진 것은 바로 그 즉시였다.

커헉!”

쉴 틈도 주지 않고 바로 2격이 들어왔다.

"으럇!"

!

도끼보다 두꺼운 칼날이 마법으로 경화된 차그람의 몸을 강타했다. 덕분에 베이지는 않았지만 옷과 갑옷이 터져나갔고 입에서는 내상에 따른 피가 흘러나왔다. 이미 전투력을 대부분 손실한 모습이었지만 차그람의 움직임은 끊기지 않았다.

내가 말했지? 난 그리 착한 놈은 아니라고.”

검이 만들어내는 잔광 사이로 그의 나직한 속삭임이 악마의 그것같이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

미안하지만 훗날을 위해 여기서 죽어주라.”

아무런 마법의 기운도 없는 순수한 물리력에 의 몸 마디마디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티는 내지 않았지만 이미 그의 근육 곳곳은 찢어진 상태였고 뼈 마디 역시 부러지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의 대미지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무차파가 놓칠 리가 없었다. 점점 차그람의 몸에 힘이 사라진다는 것을 깨달음 무차파는 여유롭게 한 박자를 쉰 다음, 왼 주먹으로 의 얼굴에 스트레이트를 날렸다.

"커헉!"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일격에 는 땅에 볼품없이 널 부러 졌다. 육체의 고통도 고통이지만 맨주먹에 이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정신적인 충격이 조금 더 심했다.

'이럴 수가! 상급 레미레스에게 맞았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한 편 저쪽에서는 무차파가 검을 빙빙 돌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주마등은 잘 봤나?"

왠지 신경을 긁는 듯한 말에 가 발끈 하려던 찰나였다. 갑자기 어떤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현재 내 임무는 이 녀석들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데얀으로 향하는 기차를 멈추고 이 후의 동향을 보고 하는 것이 내 임무.'

거기까지 생각이 멈추지 머리가 깨끗해지는 것 같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무차파를 정면으로 마주보며 말했다.

"네 이름이 무차파라고 했나?"

"."

그리고는 저 멀리 서있는 베리아를 눈으로 가리켰다.

"저 여자는 베리아라고 했었지."

"맞아."

그는 숨을 들이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차파, 베리아. 잊지 않겠다."

그가 말을 마치자 마자 그의 오른 팔에서 붉은 섬광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베리아가 급히 마법진을 전개하며 외쳤다.

"도망갈 생각이야, 잡아!"

베리아의 양 손에서 스무 개의 붉은 섬광이 살벌한 곡성을 애며 그 남자가 있던 자리와 근처를 강타했다. 지진이 일어나는 것과 비슷한 충격이 다리에 전해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비명은 들리지 않았다. 그때 무차파가 땅을 박차고 허공으로 뛰었다가 먹이를 노리고 강하하는 독수리처럼 십 수 미터 앞에 떨어졌다.

"잡았다!"

뭔가 손에 감각이 있었지만 떨어진 것은 한 짝의 팔이었다 그것은 꿈틀거리다가 아내 연기를 내며 모래로 변했다. 그때 차그람의 목소리가 안개처럼 무차파와 베리아의 귀를 간질였다.

-날 이렇게까지 힘들게 한 상대는 너희들이 처음이다. 그래서 작은 선물을 주도록 하지. 기다려라.

무차파는 서둘러 주변을 살폈지만 이미 인기척은 멀리 사라진 후였다.

도망 하나는 엄청나게 빠르네.”

그리고는 검을 다시 인벤토리로 집어넣으며 베리아에게 말했다.

좋겠다, . 널 기억하겠다는 남자도 생겨서.”

베리아도 지지 않고 지분거렸다.

나야 이성이니까 상관없지만, 넌 어떨까? 한 남자가 널 매일 밤 생각하며…….”

으으으……알았어 미안해.”

무차파는 치를 떨었다.

그건 그렇고, 작은 선물이라니. 뭘 말하는 거지? 내 생일은 아직 멀었는……..”

쿠콰과과과광!!

그들이 서있던 곳에서 약 4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강한 모래먼지가 그들을 덮쳤다. 마치 성난 해일과도 같은 모래 폭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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