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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무협
2013.11.27 18:44

아인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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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 발 앞서 현장으로 향한 무차파는 기차에 어떠한 무력이 행해졌는지 똑똑히 알 수 있었다.

거참, 나보다도 무식한 녀석이군. 어떻게 하면 이런 짓을 할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지?”

그의 앞에 있는 철로는 사정 없이 구겨졌다는 말 이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몰골을 하고 있었다. 종이로 철로를 그린 다음 그것을 막 손을 움직이기 시작한 갓난 아기의 손에 쥐어준다면 저런 형태를 만들 수 있을까? 뿐만 아니었다. 구겨진 철로가 있었다고 짐작되는 곳에는 직경이 수 미터는 될만한 거대한 크레이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아마 그곳에서 폭발이 일어났던 모양이다. 정말 기차가 전복 되지 않은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할 일이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크레이터를 향해 걸어갈 때였다. 갑자기 어둠의 저편에서 깊은 톤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법을 쓴 게 너냐?”

마치 공기를 울리는 듯한 남자의 말에 무차파가 근육을 긴장 시키며 대답했다.

그럼, 이 짓거리를 한 건 너냐?”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는 나쁜 버릇을 갖고 있군.”

목소리는 아주 잠깐 뜸을 들은 후 말을 이었다.

, 사과하는 뜻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다음은 없다. , 마법을 쓴 것이 너냐?”

그렇다면?”

그렇다면……”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오던 곳에서 붉은 안광이 터져 나왔다.

죽어라!”

그 붉은 안광은 사람의 형체가 되어 순식간에 무차파와의 거리를 좁혀왔다. 마치 나뭇가지 위를 질주하는 다람쥐와 같은 움직임이었지만 무차파는 당황하지 않고 오른 발을 뒤로 한 발자국 물렸다. 대충 자세를 잡은 그는 땅을 향해 정권을 날렸다.

쿠쾅!

무차파의 강대한 주먹이 땅에 떨어지자, 흡사 운석이 떨어진 것과 같은 충격이 정체불명의 형체를 덮쳤다.

으윽!”

직접적인 타격은 없었지만 그 형체의 진격을 멈추기엔 충분한 것이었다. 그것은 몸을 덮치는 먼지 폭풍을 양팔로 걷어내며 뒤로 두어 걸음 물러났다. 양 팔을 휘두르며 분노를 표출하는 그것의 안광은 더욱 더 붉게 빛났다.

, 너 평범한 인간이 아니구나?”

이제 대놓고 살기를 내뿜는 그 형체를 보면서도 무차파는 태연했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한테 뭐라고 하는 군.”

형체가 발끈하며 뭐라고 대꾸를 하려고 할 그때, 마침 구름이 걷히고 달빛이 바람을 타고 쏟아져 내렸다. 그것은 마치 마법사들의 서치라이트처럼 그것은 지상을 환하게 밝히기 시작해서, 무차파의 전방 5미터 앞에 서있는 그 자의 윤곽을 드러나게 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무차파가 휘파람을 한 번 휙 불었다.

뭐야, 너도 사람이잖아. 기세가 흉흉해서 난 또 무슨 괴물인 줄 알았네.”

그 말 그대로였다. 환한 달빛 아래 드러난 것은 말랐다는 느낌을 주는 대머리 남자였다. 원래부터 대머리인지, 아니면 일부러 머리를 밀었는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그것은 오른 손에 들고 있는 수박만한 곤봉과 은근히 잘 어울리는 듯 했다. 전체적인 인상은 흡사 승냥이를 연상시켰다. 어딘가 고독해 보이지만, 또한 웬만한 상황이 닥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그런 표정이었다. 남자는 사람 머리만한 곤봉을 쥔 오른 손을 앞으로 내밀어 무차파를 가리켰다. 반팔을 입고 있었기에 근육의 꿈틀거림이 세세하게 보이는 듯 했다. 남자는 차가운 말투로 질문했다.

사람이라고 했나?”

그렇지.”

넌 사람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보나?”

이런 일이라는 것은 아마도 기차를 탈선시킨 것을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무차파의 반응은 그리 시 덥지 않았다.

, 하려면 할 수도 있겠지, .”

정말 생각 없이 한 말 같았지만 그 점이 상대방을 더욱 자극한 모양이다. 그 자는 더욱 더 흉흉한 안광을 내뿜으며 무차파를 노려봤다.

제대로 대답해라. 내 눈엔 나는 어떻게 보이는가? 인간으로 보이는가?”

, , , , 귀 다 있고 사지가 다 있으니 인간으로 보이지. 뿔이 있는 것도 아니고 꼬리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그게 다인가?”

결국 무차파는 짜증을 내고야 말았다.

아 씨! 정말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거야? 네가 사람이라는 답을 듣고 싶은 거냐, 아니면 괴물이라는 대답을 듣고 싶은 거냐?”

그렇게 한 번 화를 내고 나니 머리 속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무차파는 손가락을 탁 튕기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오호라너 이게 콤플렉스 구나? 평소에 힘만 세다고 이상한 놈 취급 당했던 거냐? 여자 친구 한 번 없었지?”

!

무차파가 조금 전까지 서있던 곳에 곤봉을 내려친 그 자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명을 재촉하는군. 좋아, 죽고 싶다면 죽여주마. 갈갈이 찢어서 말이야.”

살벌한 말이었지만 무차파는 태연할 뿐이었다. 그는 천천히 풋워크를 하며 느긋하게 팔을 털며 준비운동을 시작했다.

네 이름이나 듣자. 난 무차파. ?”

차그람.”

차갑게 대답한 그는 다시 공격할 자세를 잡으며 말을 이었다.

널 죽음으로 인도한 자다.”

무차파가 픽 웃으며 대답했다.

너무 그렇게 말하지마. 그렇게 말하고 깨지면 쪽 팔릴 것 아냐.”

그 말에 차그람은 비명과 같은 괴성을 지르며 곤봉을 휘두르며 돌진했다. 그러나 무차파에게는 그리 빠른 속도는 아니었다. 왼쪽, 오른쪽, 오른쪽, 왼쪽으로 피한 다음 무차파가 휘파람을 짧게 휙 불며 뒤로 물러났다.

너무 느린 것 아냐? 그렇게 휘두르기만 하면 카운터를 맞는다고.”

그리고는 그는 뒤로 몸을 살짝 눕힌 다음에 차그람의 머리를 향해 힘껏 발차기를 날렸다.

!

마치 망치가 표주박을 강타하는 것과 같은 소리와 함께 차그람이 뒤로 수 미터나 밀려 나갔다. 하지만 발차기가 깨끗하게 안면으로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무차파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는 발을 거두고 자세를 다시 잡으며 생각했다.

분명 봐줄 생각은 없었는데?’

무차파는 전투에 있어서는 진지했고, 적이라면 설사 인간이라도 봐주지 않는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조금 전 발차기 한 번에 머리가 터져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차그람은 관자놀이에 타격을 맞은 탓인지 비틀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무차파는 설마 하며 질문했다.

, 살아있냐?”

차그람은 곤봉을 다시 돌려 잡으며 짜증난 말투로 대답했다.

네 눈에는 내가 죽은 것처럼 보이는가?”

그건 아닌데, 이왕이면 좀 아픈 티라도 내주면 안되나? 무안해 지잖아.”

물론 당황한 티를 감추기 위한 농담이었다. 하지만 차그람은 그의 농담을 맞춰줄 정도로 유머 감각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앞으로는 생각해보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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