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판타지&무협
2013.09.19 20:09

아인 20-(2)

조회 수 42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항구의 구석, 개인용 선박을 보관하는 곳. 그나마 추가요금을 내서 그런지 젊은 사장의 배는 꽤 넓은 구역을 홀로 차지하고 있었다. 보틀과 엔진을 넣을 수 있는, 10명이 타고도 남을 법한 날렵한 중형보트 안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 진짜. 내가 더러워서 일을 그만두던지 해야지, ."


남자는 보트에서 거의 다 쓴 보틀을 꺼내며 거의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하는 푸념을 내뱉었다. 그리고 옆에서 잡무를 보던 보이를 불러 식량과 음료가 들어있는 소형 냉장고 두 개를 먼저 보트에 실었다. 그 다음에 한 쪽에 마련된 큰 상자에 예비 연료를 잔뜩 싣기 시작했다. 쇠로 된 40센티미터 길이의 원통형 보틀의 끝에는 잡기 편하기 손잡이가 달려있었는데, 그곳에 있는 작은 유리창이 파란 색으로 빛나면 마력이 거의 다 찬 것이고 주황색이면 30-60 퍼센트, 그리고 붉은 색이면 30 퍼센트 미만이라는 뜻이었다.


"진짜 젊은 녀석이 주식 하나 대박 터뜨려서 졸부놀이나 하는 꼴이라니. , 넌 혹시라도 그렇게 되지 마라. 앞에서는 굽실거려도 뒤에서는 모두 욕하니까."

"욕 먹어도 좋으니 그렇게만 되면 좋겠습니다요."


보이는 당신도 만만치 않게 욕을 먹는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가 자신의 월급을 지불한다는 것을 알기에 차마 거기까지는 말하지는 못했다.


", 진짜 뒤통수 후려주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니까. 꼴에 사장이라고 거드름 피우는 걸 보면 말이지......."


그는 보틀 하나하나를 꼼꼼히 체크하는 와중에도 툴툴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때문에 그와 보이 둘 다 누군가가 그들의 뒤통수를 노리고 접근하는 것을 느끼지 못한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


선박 시설과는 달리 메리잔의 철도 제도는 엘칸의 다른 대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그리 선진적 이진 못했다. 다른 도시들과 그리 인접하지 못해서 기차 하나를 운영할 때 드는 연료비와 인건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 핑계라면 핑계였다. 일부에서는 해로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해 철도 관리에 쓸 예산이 부족한 것이라며 목청을 높였지만, 실제로 관광사업에서 나오는 이익의 대부분이 해상사업에서 나온다는 것을 전재로 할 때, 메리잔이 철도 사업을 근시간 내에 발전시킬지는 미지수였다. 그리고 지금 역 앞에서 초조하게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메드렛은 다음 시장 선거에는 반드시 철도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나서는 후보를 찍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젠장,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그는 역 앞에 그려져 있는 안내판을 보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유리로 된 간판 안의 지도는 아직 새 것처럼 깨끗했으나 밖의 유리는 심하게 훼손된 상태여서 알아보기가 싶지 않았다.


"젠장! 망할 놈의 경찰들은 뭐하나, 기물 파손한 놈들 안 잡아가고!"


물론 자신이 그 망할 놈의 경찰 중 한 명이라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한 말이었다. 그는 결국 지도 보기를 포기하고, 근처에 있는 역무원 한 명을 잡아 족치기로 했다.


"어이, 거기 당신! 아니, 여기에요 여기! 이리 좀 와보슈!"


그는 역 앞을 빗자루로 쓸고 있는 젊은이를 손으로 부르며 말했다. 젊은이는 사람을 무시하는 듯한 그의 태도에 인상을 살짝 구겼지만 별 말하지 않고 그의 앞으로 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말 좀 물읍시다. 지금 메리잔에서 출발하는 기차 중 가장 이른 것이 어디로 가는 거요?"


그 질문에 젊은이는 그를 위 아래로 한 번 훑어봤다. 흔히 듣지 못하는 질문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보통 그에게 그런 질문을 묻는 쪽은 신분이 그리 떳떳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 파발 행 열차가 46 분 후에 있기는 합니다만......"


그 말에 메드렛은 혀를 차며 말했다.


"젠장, 그건 너무 늦어요! 다른 건, 다른 건 없소? , 아니 질문을 바꾸지. 가장 최근에 떠난 열차는 어떤 거요?"-

"바로 전 열차가 47분 전에 엘칸 드로아로 떠났죠."

"수도로 가는 열차는 또 언제요?”

앞으로 1시간 후에나 있습니다. 오늘은 평일이라 열차가 그렇게 많이 없어요.”

젠장!”


이것도 아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커플을 본 것은 30분 여 밖에 되지 않았다. 역무원의 눈빛이 점점 의심에 가득 차는 것을 보지 못한 그는 다시 한 번 다그치듯이 물었다.


"혹시 남녀 커플을 보지 못했소? 여자는 블루블랙의 머리카락에 흰 모자를 쓰고 남자는 검은 비니를 썼는데?"


직원은 이제 그를 완전히 의심하고 말았다. 오쟁이 진 남편인가 보군. 그는 결국 선배가 가르쳐 준 이런 류의 사람들을 상대할 때 쓰는 방법을 쓰기로 했다. 그는 짐짓 엄격한 얼굴을 하기 위해 애쓰며 말했다.


"무슨 일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이시라면 저희도 경찰을 부를 수 밖에......."


어찌 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일수도 있었던 그의 선택은 결국 마지막까지 놓지 않던 메드렛의 인내심을 끊어버리고 말았다.


"내가 경찰이다, 이 자식아! 안 그래도 오늘 만나는 인간들마다 내 속을 박박 긁어서 미칠 것 같은 데, 너까지 이래? 나 열불 나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빨리 말햇!”


역무원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메드렛이 짜증을 내면서 검과 수갑이 음각된 철 배지를 꺼내 보여주자 역무원은 식겁하며 경례를 붙였다.


", 죄송합니다! 요즘엔 불량배들이 좀 많아져서 역 경비를 강화 하다 보니......, ......"

"일만 끝나면 불량배들 싸 그리 잡아 쳐 넣어줄 테니까, 빨리 말하라고! 블루블랙에 흰 모자를 쓴 여자! 그리고 그 옆에 적갈색 머리 남자를 조금 전에 봤어, 못 봤어!"


불쌍한 역무원은 결국 멱살을 잡히고 말았다.


"아니, 저 그런 사람들은 못 봤습니다! 듣자 하니 블루블랙의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들은 경찰에서 몽땅 잡아가신다고......."

"그러니까 한 번 잘 생각해봐! 흰 모자야, 흰 모자! 눈에 확 띈다고!"

"아니 그렇게 말씀하셔도......."

"! 그게 무슨 소리야!"


순간 들려온 목소리에 둘의 대화가 끊겼다. 무슨 일인가 싶어 보니 그곳엔 천박한 옷차림을 한 젊은 남성이 여자들을 우르르 몰고 와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그 남자는 비싼 값 때문에 소지하기도 힘든 개인용 영상통화 시스템을 틀고 있었다. 마력으로 유지되는 가로세로 30센티미터 정도 되는 커다란 스크린 안에는 한 남자가 굽실거리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그는 수화기를 들고 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유료로 사용하는 공공기관용 영상통화 장치를 쓰는 모양이었다. 메드렛은 그쪽에 신경을 끄고는 다시 한 번 역무원을 다그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남자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들렸다.


누가 보트를 훔쳐가? 넌 어디서 뭐하고 있었는데? ? 뒤통수를 맞고 기절해? ! 너 거기 꼼짝 말고 있어! 내가 가서 그 쓸모 없는 머리를 뽑아줄……이봐, 당신은 또 뭐……, !”


메드렛은 얼굴을 붉히며 항의하려는 남자의 얼굴에 경찰 배지와 인사이트를 들이 밀었다. 이런 종류의 사람은 설명보다 행동으로 제압하는 것이 휠씬 빠르다는 것을 그 동안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메드렛은 젊은 사장을 돌아보지도 않고 화면을 노려보았다.


경찰청의 형사입니다! 그쪽 위치가 어디입니까?”


사장의 얼굴에 인사이트가 겨눠지자 화면 안의 남자는 당황한 듯 했지만, 경찰이라는 말에 곧 안도하며 대답했다.


안 그래도 지금 막 경찰에 연락한 참인데. 아무튼 지금 제 위치는 8번 부두입니다. 그 개인용 보트가 있는…….”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메드렛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전력질주를 하며 항구 쪽으로 내달리는 그를 모는 역무원과 사장 일행들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아는 모든 지름길을 동원해 머리 속에 지도를 그리고 있는 메드렛의 눈에는 조금 전과는 다른 어떤 감정이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확신이라는 것이었다.


===

즐거운 추석!


vincent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필독]게시판 공지사항입니다. 현이 2008.05.19 22551
282 판타지&무협 아인 22-(1) 성원 2013.10.07 4849
281 판타지&무협 아인 21-(3) 성원 2013.10.07 4615
280 판타지&무협 아인 21-(2) 성원 2013.10.03 4792
279 판타지&무협 아인 21-(1) 성원 2013.09.30 4638
278 판타지&무협 아인 20-(3) 성원 2013.09.22 4390
» 판타지&무협 아인 20-(2) 성원 2013.09.19 4211
276 판타지&무협 아인 20-(1) 성원 2013.09.18 3715
275 판타지&무협 아인 19-(2) 성원 2013.09.15 3817
274 판타지&무협 아인 19-(1) 성원 2013.09.12 3888
273 판타지&무협 Lucid Dream -3 성원 2013.09.10 3481
272 판타지&무협 Lucid Dream-2 성원 2013.08.21 3361
271 판타지&무협 Lucid Dream-1 성원 2013.08.21 3655
270 판타지&무협 아인 18-(2) 성원 2013.08.21 3638
269 판타지&무협 아인 18-(1) 성원 2013.08.18 3636
268 판타지&무협 아인 17-(3) 성원 2013.08.14 3678
267 판타지&무협 아인 17-(2) 성원 2013.08.07 3975
266 판타지&무협 아인 17-(1) 성원 2013.08.04 2991
265 판타지&무협 아인 16-(3) 성원 2013.07.31 3934
264 판타지&무협 아인 16-(2) 성원 2013.07.28 3167
263 단편 아둔한 백작과 살모사 아가... 2 김카인 2013.07.28 509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6 Next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