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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무협
2013.07.18 19:09

아인 14-(2)

조회 수 3255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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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을 틈타 남자의 일격이 그녀의 머리를 향해 떨어졌다.


흐얏!”

어딜!”


가슴 한 쪽에 공격을 당한 직후 바로 이어진 공격이었기에 정확도는 그리 높지 않아 그녀가 검을 회수하고, 또 피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바로 이어진 남자의 반격에 의해 상황이 역전된 것은 순식간이었다. 여자의 공격이 폭포수 같았다면 그의 공격은 산사태와 같았다. 사방에서 몰아쳐오는 공격에 여자는 최선을 다해 방어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확실히 싸움의 흐름이 자신에게 넘어온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 역시 다친 상처가 회복되는 데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적당히 시간을 벌면서 공격을 가했기에 치명타는 유도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는 상처가 거의 나은 어깨를 힐끗 보며 생각했다


뭔가 손해 보는 느낌이군.’


남자의 두꺼운 검이 훑고 지나갈 때마다 두 자루의 도는 애는 소리를 내며 튕겨나갔다. 그러나 여자는 안색 한 변하지 않고 칼을 휘둘렀다. 남자는 또 한 번의 날카로운 일격을 튕겨 내면서 생각했다.


'확실히 손해 보는 느낌이야.'


그의 공격은 날카로웠고 하나 하나가 계산된 듯한 괘도를 그리며 날아왔다. 그녀가 공격을 막아내면 그 것을 예상한 듯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그어 내렸고, 또한 찔러왔다. 또한 기껏해야 어른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폭을 가진 검이었기에 힘으로 밀고 나가면 무기를 파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힘을 주면 줄수록 여자의 검은 버드나무가 바람에 휘는 것 같이 충격을 흡수하곤 했다. 의미 없는 소모전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한 그는 두 손으로 검을 강하게 휘두르며 뒤로 물러났다. 적을 맞추진 못 했지만 그래도 거리를 벌리는 데는 성공했다. 그가 다음 공격루트를 계산하고 있을 때, 그녀의 장난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망가기야?"


그녀는 웃으면서 사뿐히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왼손에 든 검을 땅에 꽂은 후 손을 들어 마법진을 전개했다.


"그렇게 도망가는 남자는 매력이 없거든요?"


그녀가 말을 마치자마자 남자의 발 아래 땅이 마치 뱀처럼 치고 올라왔다. 큰 나무의 뿌리가 뽑힌 것처럼 터져 나온 흙은 흡사 뱀 같은 동작을 취하며 그에게로 뻗어왔다.


마치 망자의 손처럼 발을 잡으려는 흙을 이리저리 피하면서 그 역시 오른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희미하게 빛나는 은빛의 마법진 안에서 오른 쪽으로 기울어진 초승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딜!"


그의 짧은 외침과 함께 마법진의 중심에서 날카로운 얼음 가시들이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작게는 검 정도의, 또 크게는 어른 만한 얼음 송곳들이 흙뱀들을 사정없이 부수기 시작했다. 수 십 개의 얼음송곳이 땅을 훑고 지나간 곳은 흡사 소용돌이가 지나간 것 같이 변했다. 아마 황소 수십 마리가 한 번에 밭을 갈면 아마 비슷한 시간 내에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자는 휘파람을 휘익 불며 말했다.


이야, 굉장한데?"


아무런 사심이 없는 순수한 감탄사였다. 그녀는 땅에 박아 두었던 칼을 뽑아 들며 말했다.


"자기야, 간다!"


마치 애인을 부르는 것과 같은 목소리였지만 기를 모으며 공격을 준비하는 그녀의 준비 동작은 남자친구에게 할만한 류의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적당히 기가 모아지자 칼을 머리 위에서 교차시킨 뒤 크게 호흡을 내쉬며 팔을 뒤로 뻗었다. 그리고 웬만한 성인 남자의 허벅지보다 얇은 허리를 거의 직각으로 젖힌 다음, 한계점에 이르자 기합을 내지르며 앞으로 던지듯 도를 그어 내렸다.


"하앗!"


칼 끝이 스친 땅이 마치 카펫처럼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곧 높이 4미터, 넓이 8미터는 는 될 법한 거대한 흙의 파도가 되어 남자를 덮쳤다. 그는 그런 초자연적인 현상을 보면서도 여유 있게 씩 웃었다.


내가 경찰서 3층을 어떻게 옥상으로 만들었는지 보여줘야겠군.”


남자는 몸의 왼쪽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는 검을 양손으로 쥐고는 마치 나무꾼이 도끼질을 하듯이 크게 스윙을 했다. 그러자 매서운 폭풍이 일어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강렬한 바람의 파문이 생겨났다. 마치 허공에 돌을 던진 것처럼 퍼져나가던 파문은 곧 흙의 파도와 충돌했다.


쿠와과과과!!!


마치 산들이 충돌하는 것과 같은 굉장한 굉음이 공터를 뒤흔들었다. 두 개의 기운이 서로를 갉아 먹으며 만들어내는 소리였다. 그렇게 수 초간 서로를 공격하고 난 후 다시 앞으로 전진하는 것은 여자의 기()였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은 아니었다. 경찰서를 덮친 충격파와 동일하게 그 후에도 2차와 3차의 충돌이 있었고, 결국 두 개의 기는 거의 동시에 소멸했다.


그리고 그 순간, 기의 충돌이 있던 곳에서 다시 세 자루의 검이 얽혔다가 풀어졌다. 그러면서 달빛이 검의 표면에 미끄러져 깨지는 것과 같은 환상을 만들어 낸다. 서로를 알아보기도 힘든 어두운 밤이었지만 그 둘은 싸움을 통해, 정확히는 서로의 검에 자신의 검이 닿는 것을 느끼면서 서로를 자각하고 있었다. 서로가 누구이든 상관이 없었다. 지금은 오직 무기와 기술의 대화만이 있을 뿐이다. 그때 여자가 검을 교차해 들며 조용히 말했다.


연꽃 놀이.”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몸이 점점 흐릿해지더니, 곧 허공에 녹듯이 사라졌다. 흡사 마술과도 같은 모습이었지만, 그녀가 마법을 쓴 기색은 없었다.


암습을 노리는 건가?’


남자는 신경을 최대한으로 집중했다. 그녀의 검이 그의 피부를 닿는 순간도 읽을 수 있을 정도일 것이다. 그때였다. 차가운 밤공기 사이로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노래처럼 들려왔다.


근데 그런 생각해본 적 없어? 지난 3주 동안 내가 왜 이 여자를 잡지 못했을까? 어째서 나보다 한 발 앞서 사라지는 것일까? 그것도 간발의 차로.”


온 몸의 감각이 예민할 데로 예민해진 상태였기에, 또한 예상하지 못했던 여자의 행동에 그는 당황하면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악마의 유혹 같은 그 말에 집중한 탓일까? 그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강물처럼 흐르던 검 끝이 살짝 흐트러지는 것 또한 느껴진다.


째쟁!


둘의 검이 부딪치자 여자가 남자의 검에 붙는 것 마냥 나타났다. 마치 모래 속에 숨어있던 바늘이 자석에 끌려 나오는 듯한 신기한 장면이었다. 그녀의 검에서 눈을 떼지 않으려 애쓰면서,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유치한 심리전은 그만 둬.”

심리전? , 난 단지 자기한테 이 싸움의 불 필요성을 알려주고 싶을 뿐이거든? 내가 좀 전에 마음만 먹었다면 네 팔 하나쯤은 단번에 날아갔을 거야.”


둘의 거리가 다시 멀어졌다가, 또 가까워졌다. 각자의 무기에 닿은 달빛은 그것들이 부딪칠 때 별이 되어 흩뿌려진다.


싸움의 불 필요성?’


또 한 번 물러나는 와중에 그는 지난 3주 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생각했다. 자신의 임무를 받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중, 기묘한 검법을 쓰고 압도적인 마법실력으로 괴물들을 죽인 정의의 사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이 시작이었다. 일단 그 소문의 여자가 자신의 동지 중 하나일 가능성은 없었다. 이 방향으로 온 자는 자신 밖에 없었으므로. 따라서 그는 그 여자가 자신의 적임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 이후 3주 동안은 정말 토끼 굴을 뒤지듯 그녀의 행방을 쫓았다. 근처 주민들에게 묻고 물어서 위치를 알아내면 어떻게 알았는지 다른 곳으로 자리를 피했다. 그렇게 그녀의 그림자만 쫓아다니길 2주일. 겨우 마지막으로 알아낸 곳이 하필이면 경찰서였던 것이다. 짧은 회상을 끝낸 그가 거리를 조금 더 벌리며 질문했다.


어떻게 안거냐?”


그녀는 고혹적인 미소를 한 번 지으며 포니 테일을 유지하던 자신의 머리를 풀어헤쳤다. 마치 실크로 만든 융단이 펼쳐지는 듯한, 그런 우아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머리를 묶고 있던 끈을 왼쪽 팔목에 둘러매며 미소 지었다.


당신, 생각보다 좀 느리네. 이제서야 깨달은 거야? 근데 어떤 걸 말하는 걸까나. 내가 자기의 초인적인 추적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 아니면 내가 자기가 올 때를 알고 느긋하게 세금을 축낼 수 있었던 이유?”


여자의 능글능글한 반응에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느끼며 그가 다시 질문했다.


둘 다.”

글쎄. 맨 입으로 알려주기는 좀 그렇고, 저 아래에 맛있는 아이스크림 집을 봐놨거든? 거기에서 파는 더블봉봉 스페셜을 쏜다면 생각해 보겠어.”

“……결국 실력 행사라는 건가?”


그가 다시 검을 잡고 공격을 시작하려 할 때, 여자가 재빨리 손을 들며 외쳤다.


저기, 자기야? 싸움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대화로 풀어보는 것이 어때?”

우리 사이에 그런 것이 필요할까? 서로 죽고 죽여야 하는 관계인데 말이야.”


그리고는 검을 그녀에게 겨누며 말을 이었다.


레미레스. 질문에 대한 답을 듣는 건 사지를 찢은 후로 미루도록 하지. 우리 선생의 부탁도 있고 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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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남자가 주인공 편


vinc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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