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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무협
2013.06.27 20:27

아인 7-(2)

조회 수 2828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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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으로 잡았던 돌이 힘을 받치지 못하고 쑥 빠져버렸다. 뿌리가 너무 얕은 

돌이었다. 만약 왼손이랑 양 다리가 지탱을 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아인은 끔

찍한 생각을 떨치려 고개를 한 번 젖고는 다시 손을 뻗어 바로 위에 있는 돌을 

짚었다. 그때, 돌 뿌리를 중심으로 흙이 부서지더니 뿌리가 들리듯 빠져버렸다.


으악!”


아인은 왼 팔과 양 다리로 중심을 잡기 위해 버텼지만, 돌의 위치가 너무 높은 곳에 있

는 바람에 자세가 흐트러지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몇 번이나 중심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그 위치에서 잡을 수 있는 돌은 없었다. 결국 아인은 달리 저항할 도리도 없

이 속절없이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떨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또 최대한 가까운 곳

에 멈추기 위해 양손을 뻗었지만 손톱만 땅을 긁을 뿐, 아무 것도 잡히지 않았다. 결국 

십 여 초를 구른 다음에야 아래에 있는 능선에 떨어질 수 있었다. 일정한 규칙이 없이 

난 홈이기 때문에 더 아래로 떨어지지 않은 것만도 감사해야 하겠지만, 아인은 그럴만

한 상황이 아니었다.


아야…….”


오른 쪽 팔 삼두박근에 반 뼘은 될법한 긴 상처에서 붉은 피가 쉴 새 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왼손으로 막아보려고 했지만 흐르는 피의 양이 너무나 많아 쉽게 지혈이 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수통에 들어있는 얼마 남지 않은 물로 상처를 한 번 씻은 다음 상

의의 아래 부분을 길게 찢어 붕대처럼 감은 뒤에야 겨우 지혈을 할 수 있었다. 혼자서 

하는 것이라 힘들었지만 다행히 상처 자체는 그리 깊지 않은 듯 지혈이 생각보다 빨리 

되었다.


정말 옷이 이 지경이 돼서 배밀이도 못 하잖아?”


옷을 찢는 바람에 배꼽과 가슴이 거의 보일 지경이 되어 이제 포복 자세로 힘들 것 같

다고 생각한 아인은 한 숨을 크게 쉬며 등을 기대고 누웠다. 문득 배낭을 버린 것이 후

회되었지만 지금 와서 주우러 갈 수도 없는 것이다.


그때였다

정말 한 대 쳐야 직성이 풀리겠어. 처녀의 몸에 흠집을 내게 하다니, 등등 혼잣말을 중얼

거리던 아인의 귀에 어떤 소리가 들렸다. 뭔가 웅웅거리는 소리다.


천둥 소리?”


천둥 소리보다는 작다. 그리고 오래 간다.


벌집?”


벌집보다는 뭔가 규칙적이고 세찬, 큰 비가 내리는 것과 같은 소리.

아인은 어째서 자신이 이 소리를 여태껏 듣지 못했을까, 라고 생각하며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위치는 그리 멀지 않

은 듯 했다. 지금 아인이 앉아 있는 곳에서 오른 쪽 위, 30미터쯤 되는

. 아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씩씩하게 위에 있는 돌을 잡았다.


그래, 일단 한 번 가보자. 어차피 여기까지 와서 더 잃을 것도 없으니까!”


그리고 산행은 계속 되었다. 배밀이는 힘들었기에 결국 거북이처럼, 혹은 담장 

위를 걷는 고양이처럼 허리를 들고 양팔다리로 무게를 지탱하며 올라가야 했다

배밀이보다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한 번 호되게 당한 터

라 욕심을 부리지 않고 돌을 두세 번씩 흔들어보고 올라갔기에 종전보단 속도는 

더디었다. 하지만 확실하게 자신이 바라는 곳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마침내 그 소리의 원천 지에 도달했다. 그곳은 이제까지 자신이 봐왔던 능선과는 

달리 좀 더 넓은 곳이었다. 그리고 폭포가 있었다. 다만 에리아의 집 앞에 있는 산의

것처럼 거대하진 않았다. 폭이 한 3미터 정도나 될까? 허무하기도 했지만 잘되었다는

생각을 하며 폭포로 다가갔다.


, 최소한 물배는 채울 수 있겠네.”


좀 전에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수통의 절반 이상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그때 허리에서 

수통을 끌러 뚜껑을 열던 아인은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폭포 밑에는 

떨어지는 물 때문에 굉장히 습하고 물안개가 생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니, 적어도 물안

개가 보이기는 했다. 그러나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니 그것은 물안개가 아니었다. 그 폭포

에서 약 2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느낄 수 있는 그것은 열기였다. 아인은 자신도 믿지 못하

겠다는 듯 중얼거렸다.


뜨거운 물?”


그것만이 아니었다. 그 폭포는…….


위로 솟구치고 있어?”


화산지대에서 간혹 볼 수 있는 간헐천의 개념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땅에서 물이 솟아

나고 있었다. 정말 폭포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 같은 초자연적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물이 솟아오르는 속도는 굉장히 빨랐다. 마치 그녀처럼 가벼운 사람은 한 번에 올릴 수 있

을 정도로……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말도 안돼. 만약 떨어지면 뼈도 못 추릴걸?”


그녀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몸을 떨었다.


그런데…….”


그녀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몸이야 어떻든 간에 아무튼 그녀의 정신은 

아직 10대 초반의 어린아이다. 무엇보다 더는 이 산을 올라갈 힘이 없었다. 차라

리 죽는 것이 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역시 그녀의 결심을 더욱 굳게 만들었다

그녀는 크게 숨을 한 번 들이쉬고는 중얼거렸다.


죽기 아니면 살기야.”


그리고 그녀는 폭포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뛰어든 그 순간, 그녀의 몸은 누가 끌어

올리는 것처럼 엄청난 속도로 올라갔다. 깊은 바다에 빠진 것처럼, 마치 몸을 두드

리는 것과 같은 엄청난 수압에 숨을 쉴 수 없었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으며 생각했다.


그냥 이렇게 죽는 건가?’


그때 갑자기 눈 앞이 밝아졌다.




----

갑자기 예전에 후룸라이드 탔던 기억이 나네용

음...그렇다고요


모두 건필!


vincent

  • profile
    성원 2013.06.27 20:27
    언제나 느끼는 건데, 업로드 할 때는 긴 것 같은데 막상 올리면 글이 짧다는 생각이 드네요 ;ㅁ;
  • profile
    현이 2013.06.27 23:04
    그래서 언제 죽나? ....
  • profile
    상호 2013.06.28 06:21
    주인공을 죽이자 아자자자
  • profile
    성원 2013.06.28 11:11
    죽이고 완결내는거 고심 중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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