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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무협
2013.06.26 19:57

아인 7-(1)

조회 수 2822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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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칙칙한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다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는 바닥이 돌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옷은 하나도 

입고 있지 않은 채로 하늘을 보며 누워있다. 그의 눈빛엔 초점이 없었다. 마치 허

공을 응시하는 것 같으면서도 풀어져 있는, 어찌 보면 약에 취해 있는 것 같기도 

한 모습이었다. 남자의 입 주변과 턱에 머리 색과 같은 거뭇거뭇한 수염이 난 것

으로 보아 최소한 하루 이틀 이상을 이렇게 누워 있었던 것 같다. 전체적인 인상은 

약간 날카로운 눈매 때문에 강하고 차갑게 보였지만, 그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상황과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엄마. 나도 찌찌.” 


그러자 허공에서 헛기침을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튼 다 큰 건장한 남자가 할 말은 아닌 것이다.


-거참, 너무 멀리간 것 같군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둠이 회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남자의 입에서 또 다시 말이 튀어나왔다.


안녕하세요? 오늘 전학 온 정다인입니다. 제 취미는 프라모델을 만드는 것이고요, 이전에 살던 곳은…….”


남자는 계속 말을 이어갔고, 목소리는 그제서야 안심이 된 듯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야 좀 적당한 것 같군. 에리아가 방문했던 시간대와는 좀 동떨어진 것 같긴 하지만.......


다시 한 번 공간이 흔들린다. 계속 뭐라고 떠들던 남자의 입이 닫혔다. 그때 목소리가 단호한 말투로 명령했다.


-일어나라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누워있던 그가 눈을 떴다.

--

===========

수 천년, 혹은 수 만년을 한 자리에 버티고 온 돌이 있었다. 위치는 이름도 없는 산의 수천 개의 

능선 중 하나의 끝자락. 크기는 한 손에 들어갈 정도로 크지 않았지만, 간혹 내리는 비와 바람 외

에는 그 어떤 생물도 건드린 적도, 아니 본적도 없는 돌이었다. 그리고 이 세계가 생겨난 뒤 처음

으로 껍질이 까지고 이리저리 상처 나고 금이 간 손톱이 돌을 잡았다. 그 손은 돌이 튼튼한지 알

아보기 위해 돌을 잡은 채 좌우로 흔들어 보았다. 그것은 그 돌에 대한 모욕과도 같았다. 돌은 자

존심을 표현하듯 그 자리에 못박힌 듯 있었고, 그제서야 안심한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그 손의 주

인이 나타났다.


.”


이를 악물고 겨우 상체를 밀어 올린 아인은 하체를 위로 올리기 위해 오른 쪽 다리를 절벽 끄트

머리에 걸쳤다. 하지만 아무리 몸이 가벼워도 그것을 한 번에 올릴 힘은 그녀에게 남아있지 않았

. 그녀는 다시 한 번 돌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면서 오른 다리를 절벽 끝에 걸친 체로 하중을 받

치고 있는 왼 다리를 차올렸다.


!”


비명인지 기합인지 모를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 전체가 거의 미끄러지듯 능선 위에 올라갈 수 

있었다. 벌써 이렇게 올라온 것이 수십 개다. 마치 거대한 계단처럼 이루어진 능선이었다. 다만 

그 사이가 40 미터 정도 떨어져있었고70도 정도의 급경사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이리저리 

박힌 돌들을 잡고 올라오기는 했지만 정상은 아직도 구름 속에 가려져 있었다. 과연 끝이 있는 

것일까


배는 고팠지만 죽지는 않았다. 벌써 식사를 한지 열흘이 넘었지만 좀 야윈 것 외에는 죽음과 

관련된 아무런 사인이 없었다. 힘은 빠지고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았지만 어떻게든지 힘을 짜

내면 언제나 위로 올라갈 힘은 남아있었다. 옷은 군대군대가 찢어져서 맨 살을 드러내고 있었

고 신발로 구멍이 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래도 처음 산행을 할 때보단 호흡도 안정되었고 근

육도 많이 풀린 상태였다. 처음 며칠 동안은 발이 퉁퉁 부어서 다음 날 산을 오를 때는 온 발바

닥이 물집으로 뒤덮일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산행이 익숙해 졌다고 해도 몸이 힘들지 않

은 것은 아니었다. 손과 팔에는 덤불이나 돌에 긁힌 것으로 추정되는 크고 작은 상처들이 나있었

는데 땀을 흘릴 때마다 따끔거리는 것 같았다. 비교적 깨끗한 소매로 양팔에 난 상처에 닿은 땀방

울을 조심스럽게 닦으며 아인이 중얼거렸다.


정말, 이런 식으로 땀 흘리는 건 질색인데.”


그리고 다시 산을 올랐다. 중심을 잡기 위해 땅에 배를 댄 포복자세로, 마치 한 마리의 바퀴

벌레처럼 팔과 다리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위로 조금씩 오르는 방법이 가장 효과 적이란 

것을 깨달은 것이 어제였다. 그냥 걷는 것보단 진전이 느리지만 얼마 남지 않은 체력을 아끼

는 데에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렇게 조금 더 오르니 저 위에 한 사람이 겨우 앉을까 말까 한

곳이 보였다. 저곳이 다음 목적지다. 그저께 이 산의 정상부분 (이라 여겨지는 곳)을 봤을 때는 

좌절감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참을 운 다음 드는 생각은 지독한 복수심과 오기였다


안개가 낀 상태에서 등반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리하고 위험하다고 판단한 아인은 안개가 

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수 시간 뒤 아인이 본 것은 거대한 

돌산이었다. 다만 이리저리 홈이 파인 것 같은, 마치 곰보가 핀 것 같은 형태의 산이었다. 한 

사람이 겨우 앉을 만한, 능선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것들이지만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어 아

인은 그냥 능선이라 부르고 있다. 사실 이렇게 단어 선택할 한 이유는 조금이라도 정산을 향해 

올라간 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서 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 아인은 그 수많은 능선들 중 하나를 목

표로 열심히 산을 오르고 있다.


후드득.


오른 손으로 잡았던 돌이 힘을 받치지 못하고 쑥 빠져버렸다. 뿌리가 너무 얕은 돌이었다. 만약 

왼손이랑 양 다리가 지탱을 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아인은 끔찍한 생각을 떨치려 고개를 한 

번 젖고는 다시 손을 뻗어 바로 위에 있는 돌을 짚었다. 그때, 돌 뿌리를 중심으로 흙이 부서지

더니 뿌리가 들리듯 빠져버렸다


----


vincent


음음으으응ㅁ으음

  • profile
    현이 2013.06.27 00:20
    본격 주인공이 죽는 소설인가..!!
  • profile
    성원 2013.06.27 19:56
    가끔 글쓰기 힘들 때 그런 충동을 느낄 때도 있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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