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이 1막이 소설의 전부?
가끔 자신의 소설이 기막히게 엄청나다고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본인도 많이 걸리며 처음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방대한 구상을 하고 소설을 1막 1장까지 썼을 때, 보통 "착각" 바이러스에 잘 걸리며 이 경우 그 뒤에 올 후유증은 착각한 만큼 마이너스이다.
이 바이러스의 필살기로는 '2막을 넘기지 못하고 소설 중단' '조회 수에 실망하여 중단' 등이 있다.
두 가지 밖에 안되지만 이건 치명적인 바이러스며 대부분 연재하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90%가 걸린다. 물론 꾸준히 다양한 제목으로 새로 시작하는 "1막짜리" 소설들은 끊임없이 나올 수 있다.
두 번째는 "배리어" 바이러스다. "착각"도 그렇지만 조회수도 그럭저럭(물론 1막 까지) 가는데 갑자기 중단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배리어" 바이러스라고 본인은 명명하며 착각보다 더 심각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왜냐? 이것은 작가의 실력 부족으로 막힌 것이다. 조회 수? 이것은 다들 알겠지만 그것이 좋은 소설의 요건이 아닌 것이다. 조회 수 많은 것만이 읽을만한 소설인가? 누구님의 말대로 내용 하나 없고 단지 웃기기만 해도 조회 수는 올라간다.
노골적으로 말해 본인이 "그날 밤은 어두웠다" "그들은 밤에 잠 안자고 뭐했나" 등등의 제목을 달고 야설을 소설란에 올리면 며칠 뒤에 잘리겠지만, 3일 천하로(--;) 조회 수는 타이틀 매치, 사상 최고를 기록할 수 있다. ㅡㅡ....
삼천포에서 다시 배리어로 돌아가.....
배리어는 긍극적으로 작가가 더 이상 소설을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벌려져 있다거나 작가 자신의 열기가 식은 탓이다.
만화가 누구처럼 천년은 오락 한판 할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구성한 방대한 양이나 남들이 알아듣지 못할 정도의 전문적인 용어를 남발하며 쓴다고 해도 작가가 열의를 다해 매달리면 소설은 절대 중단되지 않는다.(그것이 출판 소설이 아니라 인터넷 연재 소설이라면 말이다....)
배리어로 인해 작가는 무제한 잠수를 할 가능성이 높다. 혹은 1막짜리를 새로 시작하고 중단하는 것을 반복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자신도 새로 시작하는 소설에 열의가 없다. '이건 혹시....쓰다 보면....'이라면서 올리는 것일 뿐....
이 두 가지 바이러스. 둘 다 1막, 혹은 많이가 봐야 3막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1막이 소설의 다는 아니다. 왜 그것만 올리고 사라지는 작가들이 많은가? 그것은 위의 두 바이러스에 걸리기 때문이다.
+++++++++++++++++++++++++++++++++++++++++++
2.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중요한 내용이 나왔다. -_-+++ 본인은 착각 바이러스까지는 어찌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배리어 바이러스만큼은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열의가 식지 않도록 각오는 단단히 해야 한다. --+ (필승~) 조회 수는 일단은 집어치워야 한다.
난 죽어도 조회 수 올라가야 열기가 나겠다 싶다면 앞서 말한 제목들을 붙여라. -_-; 그런 작가에겐 다음 글을 읽을 필요가 없으니 편하다.
--결말을 먼저 써라--
(두두두두둥! 별 다섯 개.) 이건 본인의 필살기다. --+ 이것으로 본인이 하고싶은 말 다 했다고 생각해도 좋다.
결과를 먼저 생각해라. 결과에는 모든 주제와 모든 것의 하이라이트가 있다. 마지막을 읽음으로써 독자는 그 소설에 대한 모든 느낌을 정리할 것이다.
드래곤 라자를 보라.
처음 여행 떠나고 죽 단순하게 여행하면서 센슨, 무슨 공작일당과의 싸움 등을 늘어놓은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후치가 언제 똑똑해져 혼자 논문 쓰냐 할 정도로 모든 것을 다 압축해서 2장 안에 친절히 다 말하는 바람에 그 동안 몇 권에 걸쳐 이 인간들이 무슨 이야기 하는지도 몰랐던 몇몇 둔한 독자는 감동한다. --; (본인도 감동했다.)
마지막은 그 소설의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물론 과정이 허무하면 마지막이 아무리 명언에 감동적인 대사가 나와도 그건 허무개그에 그치지만.....
먼저 결말을 쓰고 마치 영화 "메멘또"마냥 플래시 백을 계속하여 암시 고리를 엮어가라.
작가조차 햇갈리다면 어떤 한 대사나 장을 미리 적어둬라. 나중에 필요 시 넣기만 해도 좋을 정도로 말이다. 이건 추리소설의 구성과 비슷하다.
(일본의 어느 유명한 극우소설가가 바로 이런 플래시 백 방식을 썼다고 한다.)
자신이 천재가 아닌 이상 적어두지 않으면 아무리 단편이라도 몇몇 고리는 빠뜨리고 나중에 엮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본인도 그래서 어물쩍 넘어간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다. 물론 조회수가 없었기에 그런 지적은 받지 않았다.
그러므로 결과에서 "이 대사는 여기서 왜 나왔나?" "이 장면은 왜 연출되었나?" 이것을 계속 물어나가야 한다.
이 경우 등장인물까지도 정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서 나중에 처음에 뭐 할 것처럼 등장했으나 곧 주체 못하게 커진 스토리 안에서 괜히 죽임을 당하는 인물들이 생기지 않을 수 있고 작가 역시 상투적인 수법을 쓰지 않아도 된다.
-- 인물의 성격에 주의하라 --
가끔 잘 모르는 소설이나 만화를 1편, 5편, 10편 이런 식으로 보면 금방 발견하는데 인물 성격이 변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흥미를 유발한다.
처음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나올마냥 냉철했던 사람이 끝에 가서 개그에 가까운 인물로 변하는 경우도 독자를 당긴다.
그러나 인물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독자는 너무 일찍 알아버려서는 안 된다. 비록 언젠가는 변할 거라는 것을 은연중에 눈치로 알게 되더라도.
일찍 확정(?)되면 사건 긴장감은 유지되나 인물간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아무리 작가가 "이 사람은 때려 죽여도 이 성격"이라고 설정해놓아도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끝까지 그렇다? 그럼 독자는 그 인물 욕한다. "뭐야 잘 해줄 듯하다가 배신 때리고......"
(원래 이 인물은 그런 것인데도 말이다. --; 괜히 욕먹는다. 하지 마라.)
물론 독자의 기대를 배신하는 기법을 역으로 이용해 오히려 인기를 얻은 것은 만화작가집단 클램프가 대표적이다. -_-; "성전" "동경바빌론" 잡아서 읽어보라. 알 것이다.
어차피 변할 인물이라면 파도가 슬렁슬렁 넘어가듯이 서서히 변해야 한다. 자신조차 모르는 인물 심리의 급격한 변화는 정말 필요할 때 클라이막스에서 써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다.
이 기술에는 그 전에 작가가 세심히 쌓아올린 감정 변화를 모조리 퍼부어야 하는 것이다.
초보라면 이 기술은 될 수 있으면 자제하자. 잘 쓰면 엄청난 반전이나 잘 못쓰면 멀쩡한 인물 정신병자로 만들 뿐 아니라 유치찬란, 허접의 기술이다..... --;;
-- 인물의 성격에 따른 대사에 유의하라. 대사가 곧 개성이다.--
예)
"이렇게 할 수도 있었던 거 아닌가요?"
"물론 그렇겠죠."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잖아요?"
"그거야 제 맘이죠. 시비 거는 건가요?"
"아니에요. 관두죠."
무슨 느낌이 드는가? 이 사람들 지금 싸우는 거? 그건 표면적이고... 자세히 보라. 두 사람의 역할이 바뀌어도 좋을 정도로 말투가 밋밋하다.
~요? ~죠. 이 두 가지 어미로 모든 것이 다 끝난다. 두 사람의 관계가 뭔지 흥미도 안가고 따분하다. 말 그대로 사람과 사람의 대화다. --;
바꾸어보자.
"이렇게 할 수도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그렇겠죠."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잖습니까?"
"그거야 제 맘이에요. 시비 거는 건가요?"
"아닙니다. 관두죠."
한쪽은 정중한 표현을 쓰는 반면 한쪽은 그다지 그렇지 않은 표현을 씀으로써 이 두 사람의 관계와 사건, 성격에 대해 다양하게 추측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 경우 성별조차 규정할 수 있다. 물론 성차별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예를 위해 사회적으로 쓰이는 통상 개념에 따른 분류이다.
이럴 경우 표현의 다양성을 넘어서서 인물의 개성까지도 이미 어떠한 사건이나 작가의 설명 없이도 몇 줄 대사 안에 압축해 암시할 수 있는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린다.
이 경우 작가조차 자신의 소설에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착각 바이러스를 주의해야 하겠지만........
-- 인물은 작가 맘대로 움직이는 인형이 아니다 --
적어도 작가가 작품 내에선 신이지만 신의 뜻대로 돌아가고자 하는 인간 없듯이 인물도 마찬가지다. 작가가 너 이렇게 해--라고 말한다 해서 '네'라고 하는 인물은 앞서 말한 밋밋한 성격을 가진 인물일 뿐이다.
소설을 보는데 작가 입장을 눈치채고 "아 이거 이제 이렇게 되겠군"이라고 다 때려 맞추는 경우가 생기면 별로 기분 좋지 않을 것이다.
소설 스토리는 작가 입장을 보고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인물 입장을 보고 맞추는 것이다.
인물이 이러하니 이렇게 나가겠군 이라고 생각하면 읽게 되지만 작가가 이러니 이렇겠군 하는 생각이 들면 재미가 없다.
인물은 둘째 치고 이미 신 같은 작가가 이렇다는데 어쩔 건가. 소설 필수 요소인 갈등부분의 흥미가 떨어진다.
작가는 끊임없이 인물과 "흥정"을 해야 한다. 성격에 맞추어 어떤 상황을 만들었을 때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말해야 한다.
성격이 밋밋하면 천차만별 똑같은 행동을 하겠지만 성격이 "넵둬. 내 뜻대로야" 라면 같은 상황에서도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 작가는 한발 물러서야 할 때, 나서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
"요지는 이러했던 것이다. 우짤래 왕은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저런 행동을 했던 것이고 그러므로 이러한 요건이 있었던 어쩌구 왕국에서는 저쩌구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어쩌구 왕국에서는 왁자지껄 왕국과 전쟁을 했으며 짜잔 기사는 왁자지껄 왕국과 우당탕 왕국을 박살 냈다."
아예 한편의 시나리오를 단 몇 줄 안에 요약을 한 작가를 칭찬해야 할 것인가.... 이 경우는 프롤로그나 에필로그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자제를 해야 하는 것이다.
아예 쓰지 말라는 소리를 하는 게 아니다. 필요할 때는 넣어야라는 좋은 기술이다. 스토리 전에 왕국의 몇 백년 역사를 어느 세월이 다 말하란 말인가.
그러나 쓸 때없이 나서서 할말 안 할말 다 하는 것보다는 아예 안 하는 게 낫다.
어떤 때에는 무슨 설명이 필요해야 할 것 같은데도 작가가 나서지 않고 인물들을 대화하게 내버려두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독자는 답답함과 동시에 답답하고 묘한 자학적 증상으로 인해 계속 읽는 SM(헉.....) 증상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그 동안 독자가 예상하고 기다려온 부분에서 또 예상한 무슨 대사가 나올 것 같은데 정작 주인공들은 말 줄임표로 대신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 답답한 것은 작가도 말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 이곳에선...." 이 장면으로 넘어가버린다. (이게 뭔가?)
작가는 말을 해야 할 부분과 말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등장 인물과 독자간의 관계를 조절하는 것이다. 1인칭이라도 그렇다.
1인칭이라 할지라도 인물이 독자에게 그다지 서비스가(--v) 좋지 못할 경우 설명도 하지 않는다. 이 경우엔 뒤에 숨은 작가가 정말로 인간계에 직접 간섭하지 않는 신 같은 입장에서 설명해 주어야 한다. 다른 인물의 대사라든가 돌아가는 상황, 기타등등.....
잊지 말아달라. 작가는 그 세계에서 조물주의 위치를 이어받은 것이다. 뭐든지 할 수 있지만 조물주의 작품을 보고 싶어 하는 관객이라는 "천사" (^^)들의 시선도 의식해야 한다.
..............
여기까지 나는 길게 소설에 대한 열변을 토했다. 물론 내가 이 모든 법칙을 다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도 지키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실력이 모자라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소설은 이렇게 써야 한다"라고 아예 대놓고 외치는 것이니 비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완벽한 진실은 인간이 다가가기엔 너무 신성한 것이다.
그럼.....
===========================================================================
에고 오랜만에 글을 또 올리는군요; 요새는 제 소설에 열심이어서 자료실에 자료를 별로 안올리게 됬군요^ㅡ^ 크크 허접소설 조만간 자유연재실에 올릴예정입니다~ 그때 제 소설 보시면 제발 코맨트좀 달아주세요 ^ㅡ^
가끔 자신의 소설이 기막히게 엄청나다고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본인도 많이 걸리며 처음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방대한 구상을 하고 소설을 1막 1장까지 썼을 때, 보통 "착각" 바이러스에 잘 걸리며 이 경우 그 뒤에 올 후유증은 착각한 만큼 마이너스이다.
이 바이러스의 필살기로는 '2막을 넘기지 못하고 소설 중단' '조회 수에 실망하여 중단' 등이 있다.
두 가지 밖에 안되지만 이건 치명적인 바이러스며 대부분 연재하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90%가 걸린다. 물론 꾸준히 다양한 제목으로 새로 시작하는 "1막짜리" 소설들은 끊임없이 나올 수 있다.
두 번째는 "배리어" 바이러스다. "착각"도 그렇지만 조회수도 그럭저럭(물론 1막 까지) 가는데 갑자기 중단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배리어" 바이러스라고 본인은 명명하며 착각보다 더 심각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왜냐? 이것은 작가의 실력 부족으로 막힌 것이다. 조회 수? 이것은 다들 알겠지만 그것이 좋은 소설의 요건이 아닌 것이다. 조회 수 많은 것만이 읽을만한 소설인가? 누구님의 말대로 내용 하나 없고 단지 웃기기만 해도 조회 수는 올라간다.
노골적으로 말해 본인이 "그날 밤은 어두웠다" "그들은 밤에 잠 안자고 뭐했나" 등등의 제목을 달고 야설을 소설란에 올리면 며칠 뒤에 잘리겠지만, 3일 천하로(--;) 조회 수는 타이틀 매치, 사상 최고를 기록할 수 있다. ㅡㅡ....
삼천포에서 다시 배리어로 돌아가.....
배리어는 긍극적으로 작가가 더 이상 소설을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벌려져 있다거나 작가 자신의 열기가 식은 탓이다.
만화가 누구처럼 천년은 오락 한판 할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구성한 방대한 양이나 남들이 알아듣지 못할 정도의 전문적인 용어를 남발하며 쓴다고 해도 작가가 열의를 다해 매달리면 소설은 절대 중단되지 않는다.(그것이 출판 소설이 아니라 인터넷 연재 소설이라면 말이다....)
배리어로 인해 작가는 무제한 잠수를 할 가능성이 높다. 혹은 1막짜리를 새로 시작하고 중단하는 것을 반복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자신도 새로 시작하는 소설에 열의가 없다. '이건 혹시....쓰다 보면....'이라면서 올리는 것일 뿐....
이 두 가지 바이러스. 둘 다 1막, 혹은 많이가 봐야 3막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1막이 소설의 다는 아니다. 왜 그것만 올리고 사라지는 작가들이 많은가? 그것은 위의 두 바이러스에 걸리기 때문이다.
+++++++++++++++++++++++++++++++++++++++++++
2.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중요한 내용이 나왔다. -_-+++ 본인은 착각 바이러스까지는 어찌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배리어 바이러스만큼은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열의가 식지 않도록 각오는 단단히 해야 한다. --+ (필승~) 조회 수는 일단은 집어치워야 한다.
난 죽어도 조회 수 올라가야 열기가 나겠다 싶다면 앞서 말한 제목들을 붙여라. -_-; 그런 작가에겐 다음 글을 읽을 필요가 없으니 편하다.
--결말을 먼저 써라--
(두두두두둥! 별 다섯 개.) 이건 본인의 필살기다. --+ 이것으로 본인이 하고싶은 말 다 했다고 생각해도 좋다.
결과를 먼저 생각해라. 결과에는 모든 주제와 모든 것의 하이라이트가 있다. 마지막을 읽음으로써 독자는 그 소설에 대한 모든 느낌을 정리할 것이다.
드래곤 라자를 보라.
처음 여행 떠나고 죽 단순하게 여행하면서 센슨, 무슨 공작일당과의 싸움 등을 늘어놓은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후치가 언제 똑똑해져 혼자 논문 쓰냐 할 정도로 모든 것을 다 압축해서 2장 안에 친절히 다 말하는 바람에 그 동안 몇 권에 걸쳐 이 인간들이 무슨 이야기 하는지도 몰랐던 몇몇 둔한 독자는 감동한다. --; (본인도 감동했다.)
마지막은 그 소설의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물론 과정이 허무하면 마지막이 아무리 명언에 감동적인 대사가 나와도 그건 허무개그에 그치지만.....
먼저 결말을 쓰고 마치 영화 "메멘또"마냥 플래시 백을 계속하여 암시 고리를 엮어가라.
작가조차 햇갈리다면 어떤 한 대사나 장을 미리 적어둬라. 나중에 필요 시 넣기만 해도 좋을 정도로 말이다. 이건 추리소설의 구성과 비슷하다.
(일본의 어느 유명한 극우소설가가 바로 이런 플래시 백 방식을 썼다고 한다.)
자신이 천재가 아닌 이상 적어두지 않으면 아무리 단편이라도 몇몇 고리는 빠뜨리고 나중에 엮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본인도 그래서 어물쩍 넘어간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다. 물론 조회수가 없었기에 그런 지적은 받지 않았다.
그러므로 결과에서 "이 대사는 여기서 왜 나왔나?" "이 장면은 왜 연출되었나?" 이것을 계속 물어나가야 한다.
이 경우 등장인물까지도 정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서 나중에 처음에 뭐 할 것처럼 등장했으나 곧 주체 못하게 커진 스토리 안에서 괜히 죽임을 당하는 인물들이 생기지 않을 수 있고 작가 역시 상투적인 수법을 쓰지 않아도 된다.
-- 인물의 성격에 주의하라 --
가끔 잘 모르는 소설이나 만화를 1편, 5편, 10편 이런 식으로 보면 금방 발견하는데 인물 성격이 변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흥미를 유발한다.
처음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나올마냥 냉철했던 사람이 끝에 가서 개그에 가까운 인물로 변하는 경우도 독자를 당긴다.
그러나 인물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독자는 너무 일찍 알아버려서는 안 된다. 비록 언젠가는 변할 거라는 것을 은연중에 눈치로 알게 되더라도.
일찍 확정(?)되면 사건 긴장감은 유지되나 인물간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아무리 작가가 "이 사람은 때려 죽여도 이 성격"이라고 설정해놓아도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끝까지 그렇다? 그럼 독자는 그 인물 욕한다. "뭐야 잘 해줄 듯하다가 배신 때리고......"
(원래 이 인물은 그런 것인데도 말이다. --; 괜히 욕먹는다. 하지 마라.)
물론 독자의 기대를 배신하는 기법을 역으로 이용해 오히려 인기를 얻은 것은 만화작가집단 클램프가 대표적이다. -_-; "성전" "동경바빌론" 잡아서 읽어보라. 알 것이다.
어차피 변할 인물이라면 파도가 슬렁슬렁 넘어가듯이 서서히 변해야 한다. 자신조차 모르는 인물 심리의 급격한 변화는 정말 필요할 때 클라이막스에서 써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다.
이 기술에는 그 전에 작가가 세심히 쌓아올린 감정 변화를 모조리 퍼부어야 하는 것이다.
초보라면 이 기술은 될 수 있으면 자제하자. 잘 쓰면 엄청난 반전이나 잘 못쓰면 멀쩡한 인물 정신병자로 만들 뿐 아니라 유치찬란, 허접의 기술이다..... --;;
-- 인물의 성격에 따른 대사에 유의하라. 대사가 곧 개성이다.--
예)
"이렇게 할 수도 있었던 거 아닌가요?"
"물론 그렇겠죠."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잖아요?"
"그거야 제 맘이죠. 시비 거는 건가요?"
"아니에요. 관두죠."
무슨 느낌이 드는가? 이 사람들 지금 싸우는 거? 그건 표면적이고... 자세히 보라. 두 사람의 역할이 바뀌어도 좋을 정도로 말투가 밋밋하다.
~요? ~죠. 이 두 가지 어미로 모든 것이 다 끝난다. 두 사람의 관계가 뭔지 흥미도 안가고 따분하다. 말 그대로 사람과 사람의 대화다. --;
바꾸어보자.
"이렇게 할 수도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그렇겠죠."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잖습니까?"
"그거야 제 맘이에요. 시비 거는 건가요?"
"아닙니다. 관두죠."
한쪽은 정중한 표현을 쓰는 반면 한쪽은 그다지 그렇지 않은 표현을 씀으로써 이 두 사람의 관계와 사건, 성격에 대해 다양하게 추측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 경우 성별조차 규정할 수 있다. 물론 성차별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예를 위해 사회적으로 쓰이는 통상 개념에 따른 분류이다.
이럴 경우 표현의 다양성을 넘어서서 인물의 개성까지도 이미 어떠한 사건이나 작가의 설명 없이도 몇 줄 대사 안에 압축해 암시할 수 있는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린다.
이 경우 작가조차 자신의 소설에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착각 바이러스를 주의해야 하겠지만........
-- 인물은 작가 맘대로 움직이는 인형이 아니다 --
적어도 작가가 작품 내에선 신이지만 신의 뜻대로 돌아가고자 하는 인간 없듯이 인물도 마찬가지다. 작가가 너 이렇게 해--라고 말한다 해서 '네'라고 하는 인물은 앞서 말한 밋밋한 성격을 가진 인물일 뿐이다.
소설을 보는데 작가 입장을 눈치채고 "아 이거 이제 이렇게 되겠군"이라고 다 때려 맞추는 경우가 생기면 별로 기분 좋지 않을 것이다.
소설 스토리는 작가 입장을 보고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인물 입장을 보고 맞추는 것이다.
인물이 이러하니 이렇게 나가겠군 이라고 생각하면 읽게 되지만 작가가 이러니 이렇겠군 하는 생각이 들면 재미가 없다.
인물은 둘째 치고 이미 신 같은 작가가 이렇다는데 어쩔 건가. 소설 필수 요소인 갈등부분의 흥미가 떨어진다.
작가는 끊임없이 인물과 "흥정"을 해야 한다. 성격에 맞추어 어떤 상황을 만들었을 때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말해야 한다.
성격이 밋밋하면 천차만별 똑같은 행동을 하겠지만 성격이 "넵둬. 내 뜻대로야" 라면 같은 상황에서도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 작가는 한발 물러서야 할 때, 나서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
"요지는 이러했던 것이다. 우짤래 왕은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저런 행동을 했던 것이고 그러므로 이러한 요건이 있었던 어쩌구 왕국에서는 저쩌구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어쩌구 왕국에서는 왁자지껄 왕국과 전쟁을 했으며 짜잔 기사는 왁자지껄 왕국과 우당탕 왕국을 박살 냈다."
아예 한편의 시나리오를 단 몇 줄 안에 요약을 한 작가를 칭찬해야 할 것인가.... 이 경우는 프롤로그나 에필로그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자제를 해야 하는 것이다.
아예 쓰지 말라는 소리를 하는 게 아니다. 필요할 때는 넣어야라는 좋은 기술이다. 스토리 전에 왕국의 몇 백년 역사를 어느 세월이 다 말하란 말인가.
그러나 쓸 때없이 나서서 할말 안 할말 다 하는 것보다는 아예 안 하는 게 낫다.
어떤 때에는 무슨 설명이 필요해야 할 것 같은데도 작가가 나서지 않고 인물들을 대화하게 내버려두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독자는 답답함과 동시에 답답하고 묘한 자학적 증상으로 인해 계속 읽는 SM(헉.....) 증상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그 동안 독자가 예상하고 기다려온 부분에서 또 예상한 무슨 대사가 나올 것 같은데 정작 주인공들은 말 줄임표로 대신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 답답한 것은 작가도 말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 이곳에선...." 이 장면으로 넘어가버린다. (이게 뭔가?)
작가는 말을 해야 할 부분과 말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등장 인물과 독자간의 관계를 조절하는 것이다. 1인칭이라도 그렇다.
1인칭이라 할지라도 인물이 독자에게 그다지 서비스가(--v) 좋지 못할 경우 설명도 하지 않는다. 이 경우엔 뒤에 숨은 작가가 정말로 인간계에 직접 간섭하지 않는 신 같은 입장에서 설명해 주어야 한다. 다른 인물의 대사라든가 돌아가는 상황, 기타등등.....
잊지 말아달라. 작가는 그 세계에서 조물주의 위치를 이어받은 것이다. 뭐든지 할 수 있지만 조물주의 작품을 보고 싶어 하는 관객이라는 "천사" (^^)들의 시선도 의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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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나는 길게 소설에 대한 열변을 토했다. 물론 내가 이 모든 법칙을 다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도 지키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실력이 모자라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소설은 이렇게 써야 한다"라고 아예 대놓고 외치는 것이니 비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완벽한 진실은 인간이 다가가기엔 너무 신성한 것이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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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 오랜만에 글을 또 올리는군요; 요새는 제 소설에 열심이어서 자료실에 자료를 별로 안올리게 됬군요^ㅡ^ 크크 허접소설 조만간 자유연재실에 올릴예정입니다~ 그때 제 소설 보시면 제발 코맨트좀 달아주세요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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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 | [번역] 썬 드래곤Sun Dragon | 억새풀 | 2004/09/08 | 3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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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2 | [펌]초보작가에서 벗어나는 길 | 시인의샤프 | 2004/06/18 | 18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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