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주제가 없으면 쓰지도 말라
모든 소설은 '주제'를 '표현'하는 '문학'입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말하기도 싫은 건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지키지 않고 있군요. 코믹도 하나의 주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요즘 세상엔 있는 모양이지만, 코믹은 중심 소재가 될 수는 있어도 주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주제가 없는 소설을 쓰는 작가는 개돼지만한 자인 법, 한 명의 자아를 가진 인간으로써 행동합시다.
02. 단편과 장편의 구분을 명확히
단편과 장편을 가를 때에 양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물론 내용이 짧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습니다만 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단편은 '플롯'이 짧습니다. 플롯은 스토리를 구성하는 대략의 줄거리 같은 것으로, 기-승-전-결의 구간이 짧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보다 쉬운 비유로는 단편은 OVA로 제작되는 애니메이션이고 장편은 TV판 애니메이션입니다. 가끔 보면 '중편'이라는 것을 들고나오시는 분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지구에 장편이란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필요이상으로 짧은 장편'이거나 '스토리가 이어지는 단편'인 경우가 많지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장편인지 단편인지를 정할 때엔 반드시 지금 다루려는 주제가 장편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한가 단편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한가를 생각해서 가장 좋은 쪽으로 고르는 점입니다. 가장 쉽게 범할 수 있는 오류가 바로 '단지 장편을 위해서 글을 쓰거나 단편을 위해서 글을 쓰는' 오류라는 것을 명심하시길.
03. 장르 선택도 신중히
여기서 말하는 장르는 피터팬 풍의 페어리테일이냐 혹은 반지전쟁 풍의 전쟁물이냐를 의미합니다. 여기서도 같은 법칙을 적용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주제를 간과한 상태에서 단지 연애 질이 하고싶어서 로맨스판타지를 한다거나 전쟁을 벌이고 싶어서 전쟁 물을 쓰는 행위입니다. 이것 역시 작가라면 한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04.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듣는다
글의 생명은 소재라고 할 정도로 소설에서 소재가 가지는 것은 극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글을 짜맞추는 능력이 좋아도 소재가 안 좋으면 말짱 꽝이고, 글 실력이 엉터리라도 소재가 좋으면 칭송 받습니다. 만화로 치면 그림 채는 요상 한데 소재가 좋은 만화와 그림은 화려하지만 내용이 다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좋은 비유가 됩니다. 당신이라면 어느 만화를 읽겠습니까? 어차피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그림은 기억에서 쉽게 잊혀지지만 내용은 오래가는 법이랍니다.
일상생활에서 소재를 포착하는 능력이 중요한데, 이것은 인생경험을 많이 쌓으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와인과 작가는 오래 묵을수록 맛이 좋아진다고, 늙은 작가일수록 좋은 글이 나올 수 밖에 없지요. 그러나 보통의 판타지 지향 아마추어 작가들은 연령대가 낮기 때문에 하다못해 간접경험이라도 충실히 쌓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저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보면서 많이 행동합시다. 움직이지 않는 자에게 기막힌 소재란 녀석은 찾아오지 않으니까요.
05. 세계관 제작은 소신 있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지만 판타지는 매우 정형화된 양식의 장르입니다. 그리고 그 토대가 되는 것은 이미 먼 옛날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공상의 산물이며, 툭 까놓고 말해서 현대인에게 그런 상상을 지어내라는 것 자체가 엄청 옛날에 무리인 이야기입니다만 그래도 시중에 나와 있는 글들은 다 굳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순수문학도 그렇지만 판타지라면 더더욱 틀에 박힌 것이 되어있기 마련이고 따라서 인기를 끌려면 뭔가 자신의 판타지세상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그 무엇이 있어야 하죠. 그러한 독창성과 유니크 함을 넣을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음 이야말로 판타지가 가지는 최고의 장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다소 엉뚱한 발상이라도 튀면 장땡이라는 각오로 임하시길.
06. 캐릭터의 선을 긋자
아무리 빼어난 스토리, 아무리 빼어난 세계관이라 할지라도 캐릭터가 죽으면 말짱 꽝입니다. 일단 자기가 구상중인 소설의 인물들을 두 패로 나눠봅시다. 키워드는 '착한 놈 vs 나쁜 놈'입니다. 착한 놈은 주인공을 포함한 우리 편, 다시 말해 주동인물 들이고 나쁜 놈은 주동 인물들의 행동에 항상 훼방을 놓는, 역 방향의 스토리를 진행하는 반동인물 들입니다. 말이 좀 어려우니 쉽게 하자면 착한 놈은 왕자님들이고 나쁜 놈은 악당들입니다.(불행하게도 이것이 판타지의 정형들 중 하나이죠.) 두 패로 나누는 작업이 끝났다면 다른 키워드로 나눠봅시다. 이번 키워드는 '중요한 인물 vs 덜 중요한 인물'입니다. 위에서 정리한 착한 놈들 중에서의 중요한 착한 놈과 덜 중요한 착한 놈, 그리고 나쁜 놈들 중에서의 중요한 나쁜 놈과 별로 안 중요한 나쁜 놈의 식으로 4개의 거대한 범주가 생기게 됩니다. 여기서의 중요도를 가르는 척도는 전적으로 스토리에 의해 결정됩니다(절대로 작가의 애정도가 아닙니다!!). 아무래도 엽기 물이 아닌 이상 자주 나오는 놈들이 중요하겠죠.
좌우지간, 모든 캐릭터를 이 4개의 범주 안에 넣어보면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것이 '대립구도'입니다. 보통 국어책에는 갈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말 따위 어찌 되도 좋습니다(.....) 일단 대립구도가 정해지면 대충 소설을 어떻게 연재-진행해나갈 것이냐에 대한 일종의 답안지 서식이 생깁니다. 이제 이 답안지를 스토리라는 '답'으로 채워나가야겠죠.
07. 만리장성도 설계도가 필요했다
가끔 인터넷 연재하시는 분들 중에는 별다른 계획 없이 키보드 가는 대로 그때그때 생각나는 진행을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안 좋은 습관입니다. 비유하자면 만리장성을 이제부터 건설해야 하는데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벽돌들을 조합해서 쌓아올리는 식이지요. 다시 말해 지금 이 성벽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얼마나 만들었는지를 모르는 상태로 막무가내로 쌓고 있는 것입니다. 처음엔 잘 나갈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얼토당토않은 계획이 먹힐 리가 없지요. 글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건축물입니다. 기-승-전-결 이라고 하는 훌륭한 흐름이 있지요. 따라서 스토리를 채우기 위해서 사용되는 '소설 건축 설계도'를 우리는 플롯(Plot)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줄거리를 흐름별로 끊어서 대략적으로 요약한 물건으로써, TV애니메이션에서 맨 날 끝난 다음에 나오는 '다음 편 예고'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 예고들을 주욱 모아다가 한번에 틀어보면 정확하게는 몰라도 전체 이야기가 대충 이렇게 간다고 알 수는 있지요. 글을 쓰기 전에, 이 설계도를 먼저 만듭시다.
08. 글은 억지로 써지는 물건이 아니다
사실 인터넷 연재라는 걸 하다 보면 조회 수와 연재속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실로 작가들이 신경을 가장 곤두세우게 되는 문제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연재속도가 너무 쳐진다고 해서 억지로 글을 써서는 좋은 글이 나올 리가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아침에 일어나서 별로 노래하고 싶지도 않은데 강제로 마이크를 쥐고 소리를 지르는 격이지요. 맨땅에 헤딩하는 꼴입니다. 최소한 자기 글에 애착이 있다면, 항상 글을 쓸 때에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임합시다. 만약 잡념이 많다거나 다음 내용이 생각나지 않다거나 슬럼프다 뭐다 해서 억지로 쥐어짜서 글을 쓰게 되면 그 글이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지니게 될런지.... 안 봐도 너무나 뻔한 문제이지요. 슬럼프가 오는 그 원인은 예시당초 글을 쓰기 전에 앞의 과정을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았거나, 평소의 생활습관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절대로 글이 나쁜 게 아닙니다:) 어차피 돈 벌자고 하는 상업출판작가가 아닌 이상 저 좋으라고 쓰는 것입니다. 강제성이 생겨서도 안돼 겠지만 아예 강제성을 띄지 않게 하는 것이 최적인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뇌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까요?
09. 탈고와 연재속도는 타이밍이다
인생은 타이밍이기도 하군요 (후루룩). 탈고라 함은 글을 한번 써낸 뒤에 다시 수정하면서 글을 고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2~3번 거치면 바람직하다고 합니다만, 인간이란 연속적인 동물이다 보니 한번 고치고 나서 또 보면 또 이상한 데가 보여서 또다시 고치고 싶어지기 마련입니다. 잘라 말해 탈고에 끝이란 없는 법입니다. 몇 번 고쳐보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다가, 딱 '이거다' 싶은 필이 꽂히면 바로 올리십시오. 탈고는 너무 많이 해도 안 좋지만 너무 적게 해도 안 좋은, 중도를 지켜야 하는 힘든 과정입니다. 그 적당한 밸런스의 감각을 직접 체득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10. 오타를 내느니 할복을 할 작정으로 임하라
최근엔 이모티콘이 달린 출판소설이 나옵니다만 아쉽게도 이모티콘에도 오타는 있을 수 있습니다(ex: -_- ---, == \\, ㅡ_ㅡ mm, ㅇㅇ dd). 하물며 이모티콘이 이모양인데 본문이 오죽하겠습니까. 얼마전에 슈아이나티님에게도 지적받은 사항이지만, 오타라는 것은 한참 내용에 몰입하고있는 정신을 확 깨어내주는 대단한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저라고 맞춤법 마스터가 아닌이상, 그리고 인간인 이상 오탈자는 있을 수 있습니다. 오자가 난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제보가 들어오면 그때그때 고쳐주는 식으로 인생을 살아가시면 되겠습니다(.....) 만약 받침이 햇갈리거나 잘 모르는 말이 씌여질 때라서 긴가민가한 상태라면 비슷한 뜻을 가진 다른 단어로 대체하는 얍삽이가 있으니 잘 활용해보시길.
11. 배끼고, 포장하고, 합성한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보다가 (애니던 게임이던 간에) 괜찮은 장면이나 대사가 나와서 '이걸 한번 내 작품에 넣어볼까.....'하고 생각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표절시비로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매우 세심하게 접근해야 되겠습니다(하긴 사실 드래곤+마법+엘프라는 것이 다 톨킨 표절작이긴 하죠). 기본적으로 표절공식을 말하자면 "설령 본인이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읽는 사람 쪽에서 '닮았다'고 느끼면 일단 배낀것이다"입니다. 일단 닮았다고 느껴지면 작가가 아무리 변명을 해도 얼마든지 깎아내릴 수 있습니다(전문이라서-). 그래서 생겨난 안전한 표절의 공식은 일단 배끼고-필요한 부분을 잘라내서 벗기고, 포장하고-독자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최대한 오리지널성을 가미해서 변질시키고, 합성한다-원래의 월드와 아무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일체화 시킨다. 의 3대 과정을 거칩니다. 이 표절은폐능력이 출중한 작가일수록 파렴치한 짓을 저질러놓고도 아무 탈없이 넘어갈 수 있지요[찔리는군_-_]. 당신이 화성에서 살지 않는 이상 이 지구에는 그 어떠한 오리지널도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12.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그리고 남자는 등으로 말합니다 (笑). 글을 써놓고 나중에 후기랍시고 여러 가지 신변잡기에 대한 이야기를 늘여놓아서 작가 자신의 인간에 대한 관심 도를 끌어올려 작품의 조회 수를 올리려는 시도는 여러 번 사용되어왔습니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파, 겐세이짓이지 정파가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무뇌충이 립씽크하면서 율동하는 것과 같습니다. 영화 감독이라면 필름으로 승부하고, 가수라면 음악성으로 승부하고, 작가는 오직 작품으로써 승부가 나는 것이지 그깟 후기를 잘 쓴다고 해서 작품이 좋아지는 게 절대 아니지 않습니까? 후기 쓰느라 들일 시간이 있으면 글공부 한 자를 더하던가 아니면 작품 구상을 하는 데에 사용하세요. 그깟 후기는 언제든지 쓸 수 있는 겁니다.
13. 자기 글을 사랑하라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하찮고,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입니다. 말하자면 난감하죠(....) 이 말의 의미는 별로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노 코멘트. 알아서 의미를 깨우쳐보시길.
모든 소설은 '주제'를 '표현'하는 '문학'입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말하기도 싫은 건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지키지 않고 있군요. 코믹도 하나의 주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요즘 세상엔 있는 모양이지만, 코믹은 중심 소재가 될 수는 있어도 주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주제가 없는 소설을 쓰는 작가는 개돼지만한 자인 법, 한 명의 자아를 가진 인간으로써 행동합시다.
02. 단편과 장편의 구분을 명확히
단편과 장편을 가를 때에 양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물론 내용이 짧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습니다만 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단편은 '플롯'이 짧습니다. 플롯은 스토리를 구성하는 대략의 줄거리 같은 것으로, 기-승-전-결의 구간이 짧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보다 쉬운 비유로는 단편은 OVA로 제작되는 애니메이션이고 장편은 TV판 애니메이션입니다. 가끔 보면 '중편'이라는 것을 들고나오시는 분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지구에 장편이란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필요이상으로 짧은 장편'이거나 '스토리가 이어지는 단편'인 경우가 많지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장편인지 단편인지를 정할 때엔 반드시 지금 다루려는 주제가 장편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한가 단편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한가를 생각해서 가장 좋은 쪽으로 고르는 점입니다. 가장 쉽게 범할 수 있는 오류가 바로 '단지 장편을 위해서 글을 쓰거나 단편을 위해서 글을 쓰는' 오류라는 것을 명심하시길.
03. 장르 선택도 신중히
여기서 말하는 장르는 피터팬 풍의 페어리테일이냐 혹은 반지전쟁 풍의 전쟁물이냐를 의미합니다. 여기서도 같은 법칙을 적용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주제를 간과한 상태에서 단지 연애 질이 하고싶어서 로맨스판타지를 한다거나 전쟁을 벌이고 싶어서 전쟁 물을 쓰는 행위입니다. 이것 역시 작가라면 한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04.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듣는다
글의 생명은 소재라고 할 정도로 소설에서 소재가 가지는 것은 극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글을 짜맞추는 능력이 좋아도 소재가 안 좋으면 말짱 꽝이고, 글 실력이 엉터리라도 소재가 좋으면 칭송 받습니다. 만화로 치면 그림 채는 요상 한데 소재가 좋은 만화와 그림은 화려하지만 내용이 다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좋은 비유가 됩니다. 당신이라면 어느 만화를 읽겠습니까? 어차피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그림은 기억에서 쉽게 잊혀지지만 내용은 오래가는 법이랍니다.
일상생활에서 소재를 포착하는 능력이 중요한데, 이것은 인생경험을 많이 쌓으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와인과 작가는 오래 묵을수록 맛이 좋아진다고, 늙은 작가일수록 좋은 글이 나올 수 밖에 없지요. 그러나 보통의 판타지 지향 아마추어 작가들은 연령대가 낮기 때문에 하다못해 간접경험이라도 충실히 쌓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저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보면서 많이 행동합시다. 움직이지 않는 자에게 기막힌 소재란 녀석은 찾아오지 않으니까요.
05. 세계관 제작은 소신 있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지만 판타지는 매우 정형화된 양식의 장르입니다. 그리고 그 토대가 되는 것은 이미 먼 옛날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공상의 산물이며, 툭 까놓고 말해서 현대인에게 그런 상상을 지어내라는 것 자체가 엄청 옛날에 무리인 이야기입니다만 그래도 시중에 나와 있는 글들은 다 굳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순수문학도 그렇지만 판타지라면 더더욱 틀에 박힌 것이 되어있기 마련이고 따라서 인기를 끌려면 뭔가 자신의 판타지세상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그 무엇이 있어야 하죠. 그러한 독창성과 유니크 함을 넣을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음 이야말로 판타지가 가지는 최고의 장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다소 엉뚱한 발상이라도 튀면 장땡이라는 각오로 임하시길.
06. 캐릭터의 선을 긋자
아무리 빼어난 스토리, 아무리 빼어난 세계관이라 할지라도 캐릭터가 죽으면 말짱 꽝입니다. 일단 자기가 구상중인 소설의 인물들을 두 패로 나눠봅시다. 키워드는 '착한 놈 vs 나쁜 놈'입니다. 착한 놈은 주인공을 포함한 우리 편, 다시 말해 주동인물 들이고 나쁜 놈은 주동 인물들의 행동에 항상 훼방을 놓는, 역 방향의 스토리를 진행하는 반동인물 들입니다. 말이 좀 어려우니 쉽게 하자면 착한 놈은 왕자님들이고 나쁜 놈은 악당들입니다.(불행하게도 이것이 판타지의 정형들 중 하나이죠.) 두 패로 나누는 작업이 끝났다면 다른 키워드로 나눠봅시다. 이번 키워드는 '중요한 인물 vs 덜 중요한 인물'입니다. 위에서 정리한 착한 놈들 중에서의 중요한 착한 놈과 덜 중요한 착한 놈, 그리고 나쁜 놈들 중에서의 중요한 나쁜 놈과 별로 안 중요한 나쁜 놈의 식으로 4개의 거대한 범주가 생기게 됩니다. 여기서의 중요도를 가르는 척도는 전적으로 스토리에 의해 결정됩니다(절대로 작가의 애정도가 아닙니다!!). 아무래도 엽기 물이 아닌 이상 자주 나오는 놈들이 중요하겠죠.
좌우지간, 모든 캐릭터를 이 4개의 범주 안에 넣어보면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것이 '대립구도'입니다. 보통 국어책에는 갈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말 따위 어찌 되도 좋습니다(.....) 일단 대립구도가 정해지면 대충 소설을 어떻게 연재-진행해나갈 것이냐에 대한 일종의 답안지 서식이 생깁니다. 이제 이 답안지를 스토리라는 '답'으로 채워나가야겠죠.
07. 만리장성도 설계도가 필요했다
가끔 인터넷 연재하시는 분들 중에는 별다른 계획 없이 키보드 가는 대로 그때그때 생각나는 진행을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안 좋은 습관입니다. 비유하자면 만리장성을 이제부터 건설해야 하는데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벽돌들을 조합해서 쌓아올리는 식이지요. 다시 말해 지금 이 성벽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얼마나 만들었는지를 모르는 상태로 막무가내로 쌓고 있는 것입니다. 처음엔 잘 나갈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얼토당토않은 계획이 먹힐 리가 없지요. 글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건축물입니다. 기-승-전-결 이라고 하는 훌륭한 흐름이 있지요. 따라서 스토리를 채우기 위해서 사용되는 '소설 건축 설계도'를 우리는 플롯(Plot)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줄거리를 흐름별로 끊어서 대략적으로 요약한 물건으로써, TV애니메이션에서 맨 날 끝난 다음에 나오는 '다음 편 예고'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 예고들을 주욱 모아다가 한번에 틀어보면 정확하게는 몰라도 전체 이야기가 대충 이렇게 간다고 알 수는 있지요. 글을 쓰기 전에, 이 설계도를 먼저 만듭시다.
08. 글은 억지로 써지는 물건이 아니다
사실 인터넷 연재라는 걸 하다 보면 조회 수와 연재속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실로 작가들이 신경을 가장 곤두세우게 되는 문제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연재속도가 너무 쳐진다고 해서 억지로 글을 써서는 좋은 글이 나올 리가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아침에 일어나서 별로 노래하고 싶지도 않은데 강제로 마이크를 쥐고 소리를 지르는 격이지요. 맨땅에 헤딩하는 꼴입니다. 최소한 자기 글에 애착이 있다면, 항상 글을 쓸 때에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임합시다. 만약 잡념이 많다거나 다음 내용이 생각나지 않다거나 슬럼프다 뭐다 해서 억지로 쥐어짜서 글을 쓰게 되면 그 글이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지니게 될런지.... 안 봐도 너무나 뻔한 문제이지요. 슬럼프가 오는 그 원인은 예시당초 글을 쓰기 전에 앞의 과정을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았거나, 평소의 생활습관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절대로 글이 나쁜 게 아닙니다:) 어차피 돈 벌자고 하는 상업출판작가가 아닌 이상 저 좋으라고 쓰는 것입니다. 강제성이 생겨서도 안돼 겠지만 아예 강제성을 띄지 않게 하는 것이 최적인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뇌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까요?
09. 탈고와 연재속도는 타이밍이다
인생은 타이밍이기도 하군요 (후루룩). 탈고라 함은 글을 한번 써낸 뒤에 다시 수정하면서 글을 고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2~3번 거치면 바람직하다고 합니다만, 인간이란 연속적인 동물이다 보니 한번 고치고 나서 또 보면 또 이상한 데가 보여서 또다시 고치고 싶어지기 마련입니다. 잘라 말해 탈고에 끝이란 없는 법입니다. 몇 번 고쳐보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다가, 딱 '이거다' 싶은 필이 꽂히면 바로 올리십시오. 탈고는 너무 많이 해도 안 좋지만 너무 적게 해도 안 좋은, 중도를 지켜야 하는 힘든 과정입니다. 그 적당한 밸런스의 감각을 직접 체득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10. 오타를 내느니 할복을 할 작정으로 임하라
최근엔 이모티콘이 달린 출판소설이 나옵니다만 아쉽게도 이모티콘에도 오타는 있을 수 있습니다(ex: -_- ---, == \\, ㅡ_ㅡ mm, ㅇㅇ dd). 하물며 이모티콘이 이모양인데 본문이 오죽하겠습니까. 얼마전에 슈아이나티님에게도 지적받은 사항이지만, 오타라는 것은 한참 내용에 몰입하고있는 정신을 확 깨어내주는 대단한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저라고 맞춤법 마스터가 아닌이상, 그리고 인간인 이상 오탈자는 있을 수 있습니다. 오자가 난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제보가 들어오면 그때그때 고쳐주는 식으로 인생을 살아가시면 되겠습니다(.....) 만약 받침이 햇갈리거나 잘 모르는 말이 씌여질 때라서 긴가민가한 상태라면 비슷한 뜻을 가진 다른 단어로 대체하는 얍삽이가 있으니 잘 활용해보시길.
11. 배끼고, 포장하고, 합성한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보다가 (애니던 게임이던 간에) 괜찮은 장면이나 대사가 나와서 '이걸 한번 내 작품에 넣어볼까.....'하고 생각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표절시비로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매우 세심하게 접근해야 되겠습니다(하긴 사실 드래곤+마법+엘프라는 것이 다 톨킨 표절작이긴 하죠). 기본적으로 표절공식을 말하자면 "설령 본인이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읽는 사람 쪽에서 '닮았다'고 느끼면 일단 배낀것이다"입니다. 일단 닮았다고 느껴지면 작가가 아무리 변명을 해도 얼마든지 깎아내릴 수 있습니다(전문이라서-). 그래서 생겨난 안전한 표절의 공식은 일단 배끼고-필요한 부분을 잘라내서 벗기고, 포장하고-독자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최대한 오리지널성을 가미해서 변질시키고, 합성한다-원래의 월드와 아무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일체화 시킨다. 의 3대 과정을 거칩니다. 이 표절은폐능력이 출중한 작가일수록 파렴치한 짓을 저질러놓고도 아무 탈없이 넘어갈 수 있지요[찔리는군_-_]. 당신이 화성에서 살지 않는 이상 이 지구에는 그 어떠한 오리지널도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12.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그리고 남자는 등으로 말합니다 (笑). 글을 써놓고 나중에 후기랍시고 여러 가지 신변잡기에 대한 이야기를 늘여놓아서 작가 자신의 인간에 대한 관심 도를 끌어올려 작품의 조회 수를 올리려는 시도는 여러 번 사용되어왔습니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파, 겐세이짓이지 정파가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무뇌충이 립씽크하면서 율동하는 것과 같습니다. 영화 감독이라면 필름으로 승부하고, 가수라면 음악성으로 승부하고, 작가는 오직 작품으로써 승부가 나는 것이지 그깟 후기를 잘 쓴다고 해서 작품이 좋아지는 게 절대 아니지 않습니까? 후기 쓰느라 들일 시간이 있으면 글공부 한 자를 더하던가 아니면 작품 구상을 하는 데에 사용하세요. 그깟 후기는 언제든지 쓸 수 있는 겁니다.
13. 자기 글을 사랑하라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하찮고,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입니다. 말하자면 난감하죠(....) 이 말의 의미는 별로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노 코멘트. 알아서 의미를 깨우쳐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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