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읽다.-


너를 닮은 그것,

나도 그 모습에서 뭔가를 읽어내었어.


깊은 분노.

늘 나와 함께 있어서 그것은 마치 습관인 듯이

주위를 흐르는 공기처럼 자연스러워.


드러내는 것도 감추는 것도 모두 자유로운,

그것은 바로 너와 나의 안식.


그래서 어색하지 않았어.

누군가가 그랬던 분노의 뜨거움조차

너에게선 전혀 강렬해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 누구도!

눈치 채기 어려웠지.

단지 나만이, 너와 닮은 나만이 알 수 있었던 거야.

넌 늘 그것과 함께였다는 것을.


그것이 바로 ‘너’였으니까.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이었으니까.


항상, 분했던 거다.

항상, 화가나 있었던 거였겠지.


역시나 너무도 익숙해서

네 안의 일상에

내 안의 호흡에

뒤섞여 있던 거였어.


모든 것을 감출만큼 일상이 되었던

너의 분노, 그 분노를 나는 알 수 있었어.

나 역시 그런 거니까.


에너지를 토해내는 것은

분노를 토해내는 것은

그 녀석을 잡는 그 한 순간!

오로지 그 한 순간이면 돼.

그거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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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드라마를 봤었지요.

오래전 일인데, 강렬한 느낌이라, 적어두었습니다.

어떤 나쁜 범인 녀석을 잡기 위해서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 곁에서 묵묵

히 살아가며 관찰하며 그 녀석이 허점을 드러내길, 그 녀석이 진범이라고

확신이 될 만한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애를 쓰는 한 청년의 이야기였었지

요. 제 기억엔 그래요.

그러니까, 그 모습은 마치 모든 분노를 숨기고 자신조차도 가면을 쓰고 목

적을 달성할 그 한 순간을 위해 노력하는, 어쨌든, 너무 안타까워서 견딜

수 없었어요.

-당신이... 그랬던 거야!? 왜 그랬어!! -라고 분노해줄 순간을 기다렸지만,

감독의 의도를 모르겠어요. 뭔가 제 기억에흐지부지 끝났던 거 같네요.

-범인은 범인이 아니었고 오해였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를 용서해요. 그

는 어쩔 수 없었을 거예요.-

라는 듯한 주인공의 눈빛만 보았던 거 같은 기억이 듭니다. 허나 저는 용서

못하는 것 같아서 이런 글을 써놨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