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 팔은,]
검은색으로 물든 팔의 그림자가 늘어난다. 2차원의 그림자였을 그 그림자는 3차원의 질량을 가진
'물질'로 승격되고, 이윽고 의지를 가진 것 처럼 움직여 그림자를 만들어냈던 그 팔을 감쌌다. 그 색은
너무나 어둡고, 무거운데다가 절망이 섞인 것 처럼 단단해보여서-
[죽음을 잡는다]
슬퍼하기 이전에, 그 팔은 이미 내 머리를 잡고있었다.
다 큰 성인의 손이 초록색 테니스공을 잡듯이 너무 간단히,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내 시야를
뒤흔들고 이내 칠흑의 흑색으로 물들였다.
퍼석, 하고 무언가가 파열하는 것 같은 소리-
팝콘이 튀겨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나고, 의식이 한 순간에 분산되었다.
1.
"컥...!"
몸을 벌떡 일으켰다.
아까전까지의 팔은 온데간데 없이, 그저 익숙한 방 안에 울리는 소리는 째깍거리며 시간을 재고 있는
작은 탁상시계의 소리뿐이다. 그래, 꿈이다.
개꿈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심각하게 질이 나쁘다. 게다가 이 꿈이 수십일째 계속되고 있으니까 이제는
내 머리를 의심해야 할 상황이다.
감촉은 아직 남아있다. 차가운, 아니... 차갑게 느껴지는 것은 그 팔에 잡힌 나의 얼굴가죽이었다.
순식간에 온기가 사라지고, 압력도 촉감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그래... 마치 잡힌 그 부분만이
잡혔다는 그 사실만으로 그 부위가 죽어버린 것 처럼.
2일째 감기를 핑계로 학교를 나가지 않고 있다. 어차피 기말고사도 끝났고, 학교에 가봤자 자습
아니면 시청각수업(을 빙자한 영화보기)일 뿐이다. 실제로 별 이상은 없지만 감기에 걸리기도 했고,
또 처음으로 이 꿈을 꾼 이후로 계속 몸에 힘이 없는데다가 의욕같은 것이 현저히 떨어져버렸다.
예컨대, 활력이라고 할 만한 것이 싹 사라진 것이다. 그 개꿈을 꾸기 시작한 것이 약 20일 전. 그리고
이상한 탈력증세가 시작된 것은 어제부터다. 병원에 가도 '감기 이외에는 정상입니다'같은 소리나
들어버렸고, 탈력증세 이외에는 딱히 증상이 없었다.
부모들은 기말고사가 끝나는 대로 해외로 출장. 같은 회사인데다가 같은 팀이라나. 그게 결혼 전부터
같은 팀이었다니 언제 팀원이 바뀌는 것인지 아리송해질 정도다. 그리고 이맘때만 되면 해외로 한
두달 정도를 날라버리는데, 다 큰 중학생 남자아이 하나를 집에 덩그러니 두고 할 짓인지 난 잘
모르겠다. 알고싶지도 않고, 안다고 해서 바뀌는 것도 아니니 넘어가.... 다니, 젠장. 이거 아동학대
아냐? 방치하는 것도 학대에 들어간다면 말이지만.
시간은 이미 오후 두 시. 얕은 잠과 각성을 반복한 듯 하다. 공복은 상관없지만 습관적으로 냉장고를
향했다. 꽁치 통조림이 있으니까 꽁치찌개라도 해먹기로 했다. 습관적인 자취생활은 거의 4년째다.
찌개나 국을 하지 못하면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다. 두 달 동안 빵과 포장음식만 먹는다고
생각하면...... 괜찮잖아, 이거? 후에 부모들이 돌아와서 돈을 많이 쓴 것에 대해 뭐라고 할지는
몰라도, 일단 자신들이 책임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다. 나에게 뭐라 할 자격은 없을 것이다.
[♩-♩-♬]
꽁치통조림과 전화기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던 중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이 시간이면 5교시
수업중일텐데, 어째서인지 같은 반 녀석이었다.
"여보세요-."
슬라이드를 열고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나 정말 아파서 학교 못갔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이.
누구를 속이거나 연기하는 것 만큼은 자신있으니까, 어중간하게 해서 땡땡이를 걸릴 일도 없을
것이다.
"아. 너 어디냐? 같이 매점이나 가자. 네가 한턱 낸다고 했었잖아.
아니면 뭐야, 너. 혹시 그거 내기 싫어서 화장실에 틀어박힌거냐?"
...... 이 빌어먹을 자식은 뭐지.
"나 지금 집이다. 학교 못 갔어. 아파서. 내기에서 져서 덧붙여 내기로 한 것은 너인데다가, 그거 세
달이나 지난 일이야. 재미없는 소리하지 말고...
잠깐. 네가 말하는 것은 뭐야. 반의 누구도 지각이나 결석채크를 하지 않았다거나?"
"어어. 없는줄도 몰랐는데? 맨 끝자리인데다가 창가에다가 그 앞의 녀석이 비정상이고... 거기에 그
녀석 덩치가 진짜 크잖냐."
빌어먹을 자식인데 어째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즉... 그렇다고 하면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거지?
"자. 거래를 하자. 한턱 내기로 한 거 없는걸로 해줄게."
"대신 입 다물고 있어라?"
눈치는 그럭저럭인 것 같다. 설마 일부러 말한다거나?
"그렇지. 오늘 청소도 아니고, 더 이상 학교에 볼일도 없고, 거기에 지각 결석도 안 되어있으니까.
거기에 오늘 주요과목도 쓸모없는 국어 하나 뿐이잖아?"
국어가 쓸모없는 이유가 참 웃긴다. 진도는 다 나가지 않고 시험전날 프린트물만 잔뜩 나눠준다.
그리고 답 알려주고, 나가며 한 마디 던진다.
'시험 잘봐라-.'
문제는 그 프린트에서도 문제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는 머릿속에 문학 전반에 대한 지식, 혹은
많은 문학작품이 들어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재수가 좋은건지 책은 끔찍할 정도로 좋아하는데다가
작년에 학원의 국어선생의 교육방식이 나랑 딱 맞아서 문학만큼은 자신이 있다. 자신이 없어도 매번
시험을 볼때마다 문제의 대부분을 보았다면 싫어도 자신이 붙게된다. 100% 실전주의. 거기에 혹시나
모를 때를 대비해서 정도에서 벗어난 사도도 빼놓지 않고 가르쳤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로 효과를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글쎄다? 네가 입막음을 위해 내는 뇌물치고는 좀 많이 적지 않냐?"
인생의 장사요령이다. 만일 비싸게 팔고싶다면 팔고싶은 금액보다 두 배 정도 비싸게 불러라. 그리고
상대가 흥정을 해온다. 아마 제대로 머리가 박힌 사람이라면 그 금액의 60% 이하로는 부르지 않는다.
만일 싸게 사고싶다면 사고싶은 금액의 50%만 불러라. 그러면 상대는 적어도 '정확한' 시가를 부른다.
그때 속으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돈을 지불하면 된다.
"오케. 총 두 턱. 그러니까 이전에 네가 내기로 한 것을 상쇄시키고 내가 한 턱 낼게. 됐냐?"
"그걸로 타협볼까. 좋아. 오늘 담임이 체크하면 알려줄게."
뭐, 그 경우 당연히 협상은 백지화되겠지만.
어쨌든 전화를 끊었다. 집 앞의 병원은 돈에 미쳐서 멀쩡한채로 가도 독감처방이니까 노파심에 한 번
정도 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내일 가도 만원정도만 더 내면 오늘 날짜로 끊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컴퓨터는 8년 전 컴퓨터라서 켜봤자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으니까 집어치우고 TV를 보기로 했다.
의미없이 시사프로나 뉴스, 보지않던 드라마를 보다가 문득 정확한 시간을 보기 위해 휴대폰을
들었다.
시간은 4시 30분 정도. 그런데 문자가 하나 있었다. 전에 전화를 하다가 온 것 같았다.
[전화해주세요. 당신이 꾸는 꿈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 나, 스토킹 당하고 있나? 그보다 이 꿈에 대한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모르는
번호의 사람이 알고 있는걸까.
굉- 장히 수상했다. 이 사람 뭐야.
그렇게 문자를 노려보기 약 3분. 다시 문자가 왔다.
[수상한 사람 아니니까 그렇게 경계하지 말죠? 이쪽도 기분 나빠지려고 하고있어요.]
아...? 뭐, 이건... 내 생각을 읽고있어?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내 핸드폰번호에 방금 한 기억까지 알고있는 것이다. 있는 곳을 알아서
찾아온다는 것 정도는 무척 간단하겠지.
심호흡을 한 번 하고 통화버튼을 눌러서 문자를 건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이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 팔은,]
검은색으로 물든 팔의 그림자가 늘어난다. 2차원의 그림자였을 그 그림자는 3차원의 질량을 가진
'물질'로 승격되고, 이윽고 의지를 가진 것 처럼 움직여 그림자를 만들어냈던 그 팔을 감쌌다. 그 색은
너무나 어둡고, 무거운데다가 절망이 섞인 것 처럼 단단해보여서-
[죽음을 잡는다]
슬퍼하기 이전에, 그 팔은 이미 내 머리를 잡고있었다.
다 큰 성인의 손이 초록색 테니스공을 잡듯이 너무 간단히,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내 시야를
뒤흔들고 이내 칠흑의 흑색으로 물들였다.
퍼석, 하고 무언가가 파열하는 것 같은 소리-
팝콘이 튀겨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나고, 의식이 한 순간에 분산되었다.
1.
"컥...!"
몸을 벌떡 일으켰다.
아까전까지의 팔은 온데간데 없이, 그저 익숙한 방 안에 울리는 소리는 째깍거리며 시간을 재고 있는
작은 탁상시계의 소리뿐이다. 그래, 꿈이다.
개꿈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심각하게 질이 나쁘다. 게다가 이 꿈이 수십일째 계속되고 있으니까 이제는
내 머리를 의심해야 할 상황이다.
감촉은 아직 남아있다. 차가운, 아니... 차갑게 느껴지는 것은 그 팔에 잡힌 나의 얼굴가죽이었다.
순식간에 온기가 사라지고, 압력도 촉감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그래... 마치 잡힌 그 부분만이
잡혔다는 그 사실만으로 그 부위가 죽어버린 것 처럼.
2일째 감기를 핑계로 학교를 나가지 않고 있다. 어차피 기말고사도 끝났고, 학교에 가봤자 자습
아니면 시청각수업(을 빙자한 영화보기)일 뿐이다. 실제로 별 이상은 없지만 감기에 걸리기도 했고,
또 처음으로 이 꿈을 꾼 이후로 계속 몸에 힘이 없는데다가 의욕같은 것이 현저히 떨어져버렸다.
예컨대, 활력이라고 할 만한 것이 싹 사라진 것이다. 그 개꿈을 꾸기 시작한 것이 약 20일 전. 그리고
이상한 탈력증세가 시작된 것은 어제부터다. 병원에 가도 '감기 이외에는 정상입니다'같은 소리나
들어버렸고, 탈력증세 이외에는 딱히 증상이 없었다.
부모들은 기말고사가 끝나는 대로 해외로 출장. 같은 회사인데다가 같은 팀이라나. 그게 결혼 전부터
같은 팀이었다니 언제 팀원이 바뀌는 것인지 아리송해질 정도다. 그리고 이맘때만 되면 해외로 한
두달 정도를 날라버리는데, 다 큰 중학생 남자아이 하나를 집에 덩그러니 두고 할 짓인지 난 잘
모르겠다. 알고싶지도 않고, 안다고 해서 바뀌는 것도 아니니 넘어가.... 다니, 젠장. 이거 아동학대
아냐? 방치하는 것도 학대에 들어간다면 말이지만.
시간은 이미 오후 두 시. 얕은 잠과 각성을 반복한 듯 하다. 공복은 상관없지만 습관적으로 냉장고를
향했다. 꽁치 통조림이 있으니까 꽁치찌개라도 해먹기로 했다. 습관적인 자취생활은 거의 4년째다.
찌개나 국을 하지 못하면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다. 두 달 동안 빵과 포장음식만 먹는다고
생각하면...... 괜찮잖아, 이거? 후에 부모들이 돌아와서 돈을 많이 쓴 것에 대해 뭐라고 할지는
몰라도, 일단 자신들이 책임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다. 나에게 뭐라 할 자격은 없을 것이다.
[♩-♩-♬]
꽁치통조림과 전화기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던 중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이 시간이면 5교시
수업중일텐데, 어째서인지 같은 반 녀석이었다.
"여보세요-."
슬라이드를 열고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나 정말 아파서 학교 못갔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이.
누구를 속이거나 연기하는 것 만큼은 자신있으니까, 어중간하게 해서 땡땡이를 걸릴 일도 없을
것이다.
"아. 너 어디냐? 같이 매점이나 가자. 네가 한턱 낸다고 했었잖아.
아니면 뭐야, 너. 혹시 그거 내기 싫어서 화장실에 틀어박힌거냐?"
...... 이 빌어먹을 자식은 뭐지.
"나 지금 집이다. 학교 못 갔어. 아파서. 내기에서 져서 덧붙여 내기로 한 것은 너인데다가, 그거 세
달이나 지난 일이야. 재미없는 소리하지 말고...
잠깐. 네가 말하는 것은 뭐야. 반의 누구도 지각이나 결석채크를 하지 않았다거나?"
"어어. 없는줄도 몰랐는데? 맨 끝자리인데다가 창가에다가 그 앞의 녀석이 비정상이고... 거기에 그
녀석 덩치가 진짜 크잖냐."
빌어먹을 자식인데 어째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즉... 그렇다고 하면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거지?
"자. 거래를 하자. 한턱 내기로 한 거 없는걸로 해줄게."
"대신 입 다물고 있어라?"
눈치는 그럭저럭인 것 같다. 설마 일부러 말한다거나?
"그렇지. 오늘 청소도 아니고, 더 이상 학교에 볼일도 없고, 거기에 지각 결석도 안 되어있으니까.
거기에 오늘 주요과목도 쓸모없는 국어 하나 뿐이잖아?"
국어가 쓸모없는 이유가 참 웃긴다. 진도는 다 나가지 않고 시험전날 프린트물만 잔뜩 나눠준다.
그리고 답 알려주고, 나가며 한 마디 던진다.
'시험 잘봐라-.'
문제는 그 프린트에서도 문제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는 머릿속에 문학 전반에 대한 지식, 혹은
많은 문학작품이 들어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재수가 좋은건지 책은 끔찍할 정도로 좋아하는데다가
작년에 학원의 국어선생의 교육방식이 나랑 딱 맞아서 문학만큼은 자신이 있다. 자신이 없어도 매번
시험을 볼때마다 문제의 대부분을 보았다면 싫어도 자신이 붙게된다. 100% 실전주의. 거기에 혹시나
모를 때를 대비해서 정도에서 벗어난 사도도 빼놓지 않고 가르쳤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로 효과를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글쎄다? 네가 입막음을 위해 내는 뇌물치고는 좀 많이 적지 않냐?"
인생의 장사요령이다. 만일 비싸게 팔고싶다면 팔고싶은 금액보다 두 배 정도 비싸게 불러라. 그리고
상대가 흥정을 해온다. 아마 제대로 머리가 박힌 사람이라면 그 금액의 60% 이하로는 부르지 않는다.
만일 싸게 사고싶다면 사고싶은 금액의 50%만 불러라. 그러면 상대는 적어도 '정확한' 시가를 부른다.
그때 속으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돈을 지불하면 된다.
"오케. 총 두 턱. 그러니까 이전에 네가 내기로 한 것을 상쇄시키고 내가 한 턱 낼게. 됐냐?"
"그걸로 타협볼까. 좋아. 오늘 담임이 체크하면 알려줄게."
뭐, 그 경우 당연히 협상은 백지화되겠지만.
어쨌든 전화를 끊었다. 집 앞의 병원은 돈에 미쳐서 멀쩡한채로 가도 독감처방이니까 노파심에 한 번
정도 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내일 가도 만원정도만 더 내면 오늘 날짜로 끊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컴퓨터는 8년 전 컴퓨터라서 켜봤자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으니까 집어치우고 TV를 보기로 했다.
의미없이 시사프로나 뉴스, 보지않던 드라마를 보다가 문득 정확한 시간을 보기 위해 휴대폰을
들었다.
시간은 4시 30분 정도. 그런데 문자가 하나 있었다. 전에 전화를 하다가 온 것 같았다.
[전화해주세요. 당신이 꾸는 꿈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 나, 스토킹 당하고 있나? 그보다 이 꿈에 대한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모르는
번호의 사람이 알고 있는걸까.
굉- 장히 수상했다. 이 사람 뭐야.
그렇게 문자를 노려보기 약 3분. 다시 문자가 왔다.
[수상한 사람 아니니까 그렇게 경계하지 말죠? 이쪽도 기분 나빠지려고 하고있어요.]
아...? 뭐, 이건... 내 생각을 읽고있어?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내 핸드폰번호에 방금 한 기억까지 알고있는 것이다. 있는 곳을 알아서
찾아온다는 것 정도는 무척 간단하겠지.
심호흡을 한 번 하고 통화버튼을 눌러서 문자를 건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이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