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명령에 만월을 만끽한 케로베로스는 두 눈을 번뜩이며 변화를 시도했다. 충만한 달빛의 금기(金氣)로 케로베로스의 몸에서는 찬란한 황금빛이 맴돌았다. 그리고 그가 내지르는 요동에 격찬 고함소리와 함께 주위에 황금빛 전율을 일으켰다.
파-앗。
“크크. 나머지는 너에게 맡기겠다, 밴시(Banshee)여..”
그의 흐려지는 목소리 사이로 죽음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듯 한 세레나데가 울려 퍼졌다.
슬픔도... 기쁨도... ..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밴시의 목소리.
보티스에게 모든 것을 지배당한 그녀의 최후의 공격이었다.
“모, 모두 귀를 막게나!”
“이..이미 늦었습니다. 으-윽.”
고막이 찢기는 듯 한 그녀의 키닝(Keening)에 모두들 두 손으로 귀를 감싸 안고 바닥을 구르거나 움츠려 들 수밖에 없었다.
공격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직접타격을 줄 수 있는 마법무기만이 밴시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었다. 그들은 참으면 참을수록 호흡이 거칠어지고 정신까지 몽롱해져서 이대로는 전멸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극박해졌다.
“누, 누가 좀... ..”
슈 - 숙
팍!
바람과 밴시의 키닝을 가로지르며 목표를 향해 일체의 망설임도 없이 무언가가 뻗어나갔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가슴을 뚫고 나간 채, 서서히 증발해버렸다.
“휴, 모두들 괜찮으십니까?”
어느 덧, 그들의 귀를 괴롭히던 소음은 사라지고 귀에 낯익은 목소리가 맴돌았다. 살며시 고개를 든 키라의 앞에는 희한하게 생긴 은빛 투구를 쓴 사내가 서 있었다.
◆
한참 고개를 갸웃거린 키라는 뭔가 결심한 듯 일어서더니 난데없이 그의 주위를 맴돌며 설쳐대었다. 생명의 은인인데도 불구하고 실례라고 느낀 그들은 그녀를 말렸지만 그렇다고 말을 들을 키라가 아니었다. 그들의 실랑이를 지그시 바라 본 그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투구를 벗어들었다.
“크, 크 . 리 . 스 ~ 역시 너 였어!”
-----
가위바위보 대결에서 진 이후로, 심술보가 터졌던 그녀는 그와 몇 마디를 나누더니 뭐가 그리도 못마땅했던지 휑하니 먼저 가버리고 말았다. 그 누구보다도 그녀에 대해서 잘 파악하고 있는지라 별 수 없이 그는 그녀의 뒤를 따라나섰다. 하지만 좀처럼 나아져가는 기미가 안 보이는 그녀의 심술에 멀찍이 따라오다 작은 폭발로 인해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콕콕, 콕콕.
머리를 찌르는 작은 진동에 정신이 들었던 그는 어둠속에서 주변의 벽을 더듬거리며 일어섰다.
‘어..어떻게 된 거지? 분명 키라 뒤를 따라가다가... 가다가! 키라!!
키라는 어디... ..엑. 뭐야, 이건?!’
키라의 행방을 찾고자 연신 고개를 두리번거리다 뭔가 그의 머리카락의 끝에 매달리며 정면에 헤딩했다.
철푸덕.
- 지지..지지직.. 생명반응... 생명반응.
-------
호기심이 발동한 그녀는 그의 손에서 은빛 투구를 빼앗아 요리조리 살펴보기에 바빴다. 무기점에서나 병사들이 쓴 투구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그는 이 투구를 착용함에 밴시의 괴로운 소리를 차단시킬 수 있었고 하니 ‘마법투구’가 아닐까 라는 추측에 힘입어 꿍꿍이속이 뻔히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적당히 해주셨으면 합니다. 레이디
저의 로젤리아가 괴로워하는 게 보이지 않습니까?!”
평상심을 보이던 그가 그녀가 쓰고 있는 투구를 보며 생색을 내자, 대뜸 흠칫거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도도함을 짓누를 수는 없었다. 오히려 그녀는 기분이 퍽 상했던지 그를 향해 투구를 냅다 던져버렸다.
“쳇. 이깟 투구... 뭐가 로젤리아야!
그리고 엄연히 난 키라라는 이름이 있다고!!”
그녀는 그의 어깨에 매달려 있는 로젤리아를 곁눈질하며 콧방귀를 끼었다. 전적으로 그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알렌들도 그녀의 말에 수긍의 눈치를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잠자코 있을 위인이 아니었으니, 투구를 수중 안에 넣은 그는 담담히 이 한 마디만 외쳤다.
“언락(Unlock)."
그냥 투구는 투구일 뿐이라 여겼었는데 그의 외침을 변호하듯 투구는 빠르게 회전하며 그의 로젤리아임을 증명했다.
아니꼽게 굴던 키라와 믿지 않던 알렌일행들은 설상가상의 또 다른 로젤리아의 등장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또 다른 로젤리아.
그녀는 기존의 전투능력을 가진 로젤리아와 달리 변화계의 능력을 지닌 골렘으로써, 마스터 이외에는 명령을 수행하지 않았지만 마스터와 떨어지거나 위험을 감지할 때만 수동모드로 들어가서 최선을 다하는 영특한 존재였다. 이 영특한 존재를 내동댕이친 그녀에게 그는 살갑게 굴만도 했다. 그가 대놓고 그녀에게 사과를 청하는 건 아니었지만 자존심 세기가 여간내기가 아니었던 그녀 또한 굽힐 줄 몰랐다.
“어 - 흠. 키라양, 이번엔 키라양의 잘못이 크네.
그렇게 생각이 안 드는가?”
“제가 뭘...뭘, 요!... .”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더듬거리는 말투로 떽떽거리며 카슈와 테츠를 외면해 버렸다. 그녀도 진심이 아닐꺼라는 건 그녀의 행동에서 남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던 그는 피식 웃으며 한 발 물러서기로 마음먹은 듯 더 이상 그녀의 행동에 트집을 잡지 않았다.
요정의 힘으로 생성되는 엘핌보우(Elfimbow)의 활촉에 직격타를 당한 이래로, 로젤리아를 통해 꼼짝도 하지 않는 밴시의 생명의 반응을 검출해보았다. 심장에는 적중한 게 아니라서 인지 그녀의 심장은 느리게 남아 뛰고 있었다.
히스 마을의 촌장의 말대로 ‘Full moon'을 지키는 몬스터도 물려 쳤겠다 하니 이제 남은 건 ‘Full moon' 이라는 보물이었는데 실상 어떻게 생겼는지도 위치도 파악하지도 못한 채였다. 그렇다고 해서 저 조금이나마 헐떡이는 숨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밴시가 말할 리는 만무하고 앞이 캄캄했다.
“황금빛 물결
달빛에 그을려,
흑을 갉아먹고
명을 재촉하라... ..”
여운이 남긴 시를 읊듯, 알렌이 ‘Full moon'의 전설의 되뇌었다.
“아, 알렌..?”
“알렌 군, 뭐 짚이는 거라도 있는가?!”
“네.. 제 생각이 맞는다면 말이지요. 들어주시겠습니까?”
더 이상 방법도 없는 터라 듣고 안 듣고 자시고 뭐고 간에 그런 것조차 따질 필요도 없었다.
“첫 구절에 ‘황금빛 물결’은 이 히신스 사막을 뜻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구
절의 ‘달빛에 그을려’...그을리다..라이칸 스롭. 즉, 보름달에 영향을 받은
라이칸 스롭을 뜻하는 것일 겁니다.”
“그럼, 3,4번째 구절은 어떻게 해석하면 되겠나?”
장소와 인물을 지칭하는 두 구절은 해석하기 쉬웠지만 애석하게도 나머지 두 구절은 애매 모하게 머리에 감도는 이미지가 형태를 이루지 못해 적합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형...형! 알렌 형!!”
모두들 머리를 쥐어짜며 해석하기 바쁜데 실비 옆에 붙어있던 아크가 애타게 알렌을 불러대었다.
“아크. 미안한데 형이 지금 좀 바빠서 말이야..”
“시..실비, 실비가 이상하단 말이야!!”
“뭐?!”
파-앗。
“크크. 나머지는 너에게 맡기겠다, 밴시(Banshee)여..”
그의 흐려지는 목소리 사이로 죽음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듯 한 세레나데가 울려 퍼졌다.
슬픔도... 기쁨도... ..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밴시의 목소리.
보티스에게 모든 것을 지배당한 그녀의 최후의 공격이었다.
“모, 모두 귀를 막게나!”
“이..이미 늦었습니다. 으-윽.”
고막이 찢기는 듯 한 그녀의 키닝(Keening)에 모두들 두 손으로 귀를 감싸 안고 바닥을 구르거나 움츠려 들 수밖에 없었다.
공격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직접타격을 줄 수 있는 마법무기만이 밴시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었다. 그들은 참으면 참을수록 호흡이 거칠어지고 정신까지 몽롱해져서 이대로는 전멸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극박해졌다.
“누, 누가 좀... ..”
슈 - 숙
팍!
바람과 밴시의 키닝을 가로지르며 목표를 향해 일체의 망설임도 없이 무언가가 뻗어나갔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가슴을 뚫고 나간 채, 서서히 증발해버렸다.
“휴, 모두들 괜찮으십니까?”
어느 덧, 그들의 귀를 괴롭히던 소음은 사라지고 귀에 낯익은 목소리가 맴돌았다. 살며시 고개를 든 키라의 앞에는 희한하게 생긴 은빛 투구를 쓴 사내가 서 있었다.
◆
한참 고개를 갸웃거린 키라는 뭔가 결심한 듯 일어서더니 난데없이 그의 주위를 맴돌며 설쳐대었다. 생명의 은인인데도 불구하고 실례라고 느낀 그들은 그녀를 말렸지만 그렇다고 말을 들을 키라가 아니었다. 그들의 실랑이를 지그시 바라 본 그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투구를 벗어들었다.
“크, 크 . 리 . 스 ~ 역시 너 였어!”
-----
가위바위보 대결에서 진 이후로, 심술보가 터졌던 그녀는 그와 몇 마디를 나누더니 뭐가 그리도 못마땅했던지 휑하니 먼저 가버리고 말았다. 그 누구보다도 그녀에 대해서 잘 파악하고 있는지라 별 수 없이 그는 그녀의 뒤를 따라나섰다. 하지만 좀처럼 나아져가는 기미가 안 보이는 그녀의 심술에 멀찍이 따라오다 작은 폭발로 인해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콕콕, 콕콕.
머리를 찌르는 작은 진동에 정신이 들었던 그는 어둠속에서 주변의 벽을 더듬거리며 일어섰다.
‘어..어떻게 된 거지? 분명 키라 뒤를 따라가다가... 가다가! 키라!!
키라는 어디... ..엑. 뭐야, 이건?!’
키라의 행방을 찾고자 연신 고개를 두리번거리다 뭔가 그의 머리카락의 끝에 매달리며 정면에 헤딩했다.
철푸덕.
- 지지..지지직.. 생명반응... 생명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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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 발동한 그녀는 그의 손에서 은빛 투구를 빼앗아 요리조리 살펴보기에 바빴다. 무기점에서나 병사들이 쓴 투구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그는 이 투구를 착용함에 밴시의 괴로운 소리를 차단시킬 수 있었고 하니 ‘마법투구’가 아닐까 라는 추측에 힘입어 꿍꿍이속이 뻔히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적당히 해주셨으면 합니다. 레이디
저의 로젤리아가 괴로워하는 게 보이지 않습니까?!”
평상심을 보이던 그가 그녀가 쓰고 있는 투구를 보며 생색을 내자, 대뜸 흠칫거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도도함을 짓누를 수는 없었다. 오히려 그녀는 기분이 퍽 상했던지 그를 향해 투구를 냅다 던져버렸다.
“쳇. 이깟 투구... 뭐가 로젤리아야!
그리고 엄연히 난 키라라는 이름이 있다고!!”
그녀는 그의 어깨에 매달려 있는 로젤리아를 곁눈질하며 콧방귀를 끼었다. 전적으로 그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알렌들도 그녀의 말에 수긍의 눈치를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잠자코 있을 위인이 아니었으니, 투구를 수중 안에 넣은 그는 담담히 이 한 마디만 외쳤다.
“언락(Unlock)."
그냥 투구는 투구일 뿐이라 여겼었는데 그의 외침을 변호하듯 투구는 빠르게 회전하며 그의 로젤리아임을 증명했다.
아니꼽게 굴던 키라와 믿지 않던 알렌일행들은 설상가상의 또 다른 로젤리아의 등장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또 다른 로젤리아.
그녀는 기존의 전투능력을 가진 로젤리아와 달리 변화계의 능력을 지닌 골렘으로써, 마스터 이외에는 명령을 수행하지 않았지만 마스터와 떨어지거나 위험을 감지할 때만 수동모드로 들어가서 최선을 다하는 영특한 존재였다. 이 영특한 존재를 내동댕이친 그녀에게 그는 살갑게 굴만도 했다. 그가 대놓고 그녀에게 사과를 청하는 건 아니었지만 자존심 세기가 여간내기가 아니었던 그녀 또한 굽힐 줄 몰랐다.
“어 - 흠. 키라양, 이번엔 키라양의 잘못이 크네.
그렇게 생각이 안 드는가?”
“제가 뭘...뭘, 요!... .”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더듬거리는 말투로 떽떽거리며 카슈와 테츠를 외면해 버렸다. 그녀도 진심이 아닐꺼라는 건 그녀의 행동에서 남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던 그는 피식 웃으며 한 발 물러서기로 마음먹은 듯 더 이상 그녀의 행동에 트집을 잡지 않았다.
요정의 힘으로 생성되는 엘핌보우(Elfimbow)의 활촉에 직격타를 당한 이래로, 로젤리아를 통해 꼼짝도 하지 않는 밴시의 생명의 반응을 검출해보았다. 심장에는 적중한 게 아니라서 인지 그녀의 심장은 느리게 남아 뛰고 있었다.
히스 마을의 촌장의 말대로 ‘Full moon'을 지키는 몬스터도 물려 쳤겠다 하니 이제 남은 건 ‘Full moon' 이라는 보물이었는데 실상 어떻게 생겼는지도 위치도 파악하지도 못한 채였다. 그렇다고 해서 저 조금이나마 헐떡이는 숨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밴시가 말할 리는 만무하고 앞이 캄캄했다.
“황금빛 물결
달빛에 그을려,
흑을 갉아먹고
명을 재촉하라... ..”
여운이 남긴 시를 읊듯, 알렌이 ‘Full moon'의 전설의 되뇌었다.
“아, 알렌..?”
“알렌 군, 뭐 짚이는 거라도 있는가?!”
“네.. 제 생각이 맞는다면 말이지요. 들어주시겠습니까?”
더 이상 방법도 없는 터라 듣고 안 듣고 자시고 뭐고 간에 그런 것조차 따질 필요도 없었다.
“첫 구절에 ‘황금빛 물결’은 이 히신스 사막을 뜻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구
절의 ‘달빛에 그을려’...그을리다..라이칸 스롭. 즉, 보름달에 영향을 받은
라이칸 스롭을 뜻하는 것일 겁니다.”
“그럼, 3,4번째 구절은 어떻게 해석하면 되겠나?”
장소와 인물을 지칭하는 두 구절은 해석하기 쉬웠지만 애석하게도 나머지 두 구절은 애매 모하게 머리에 감도는 이미지가 형태를 이루지 못해 적합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형...형! 알렌 형!!”
모두들 머리를 쥐어짜며 해석하기 바쁜데 실비 옆에 붙어있던 아크가 애타게 알렌을 불러대었다.
“아크. 미안한데 형이 지금 좀 바빠서 말이야..”
“시..실비, 실비가 이상하단 말이야!!”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