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조회 수 190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그가 정령사라는 것을 안 이후로, 그녀의 행동은 180° 달라졌다. 크리스가 존경하는 카슈의 정체가 마검사라고 밝혀짐에는 냉담했던 그녀가 그에게선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능력은 그에겐 덤일 뿐이었고 그의 외관이 그녀를 면밀주도(綿密周到)하게끔 만들게 된 경위였다.
그와 맞먹는 미모를 가진 크리스였지만 서도 그도 알렌에게 왠지 모르게 끌어당기는 미묘한 느낌을 받았다.

“알렌 님. 물의 정령이 뭔가 발견한 것 같은데요?”
“자, 잠시 만요. 크리스 씨.”

표독(慓毒)스럽게 잡고 늘어지는 키라와 엉겁결에 그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싸움에 휘말려 그는 거의 기진맥진(氣盡脈盡) 상태를 보였다.

“알렌 형은 우리, 우리 보호자란 말이에요!
  아줌마는 끼어들지 말아요 -”
“아, 아 . 줌 . 마 라고!!
  얘네들이 뭔가 잊 . 었. 는. 가 본데~ 호호호.
  배 안의 일을 설마 잊었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
“그..그건...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고요!”

쟁탈의 주요원인은 그녀와 아이들을 뒤로 한 채, 크리스에게로 향했다.

헉 헉-

“괜찮으십니까, 알렌 님?!
  키라가 워낙에 좀 익살스러운 성격이든지라...”
“괘, 괜찮습니다. 크리스 씨.
  저런 성격의 여자는 익숙하니까요. 하하..”
“네 - 에?”

익숙하다??
그러기엔 너무나도 버거워 곤경에 처한 인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어디서 저런 낯 두꺼운 대사를 읊을 수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크리스였다.
그의 또 다른 영혼이 고동치는 것일까?

“그것보다 크리스 씨.
  원래 그렇지 않은 거라면 키라 양과 똑같이 대우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그 ‘님’자 좀 빼주시면 어떨련지요?”
  
카슈에겐 ‘님’이라 칭하는 바는 이해가갔지만 그에게도 물론이고 아이들에게까지 불편한 호칭을 붙이니 좀처럼 이해가지 않는 엘프였다. 그리고 키라에게만 호칭을 붙이지 않으며 오히려 반말까지 하지 않는가 -

“하하, 불편하셨습니까?
  제가 워낙에 낯을 가려서 그러니 이해해 주십시오.
  뭐. 알렌 님이 원하신다면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둘의 입담(立談)이 끝나가는 듯 보이자, 어느새 다가왔던지 카슈가 끼어들었다.

“참 나. 자네들, 언제까지 날 허수아비 취급할 생각인가?
  저기 얼빠진 인간들도 정령의 호된 물벼락에 정신 차린 듯 하니 이제 이
  신전 안으로 들어갔으면 하네만?!”

사막의 모래바람에 뿌옇게 흐려져 가려졌던 신전이 모습을 점차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                          *****

“아직도 화났어? 모두 가버렸는데...”
“쳇. 내가 뭐 알렌을 잡아먹기라도 한데~
  웃기는 꼬맹이들이야, 쳇! 안 그래, 크리스?”
“하하...”
“뭐야, 너도 걔네들이랑 같은 생각이야?! 어이가 없어서~
  야. 크리스 한 대맞고 대답할래? 안 맞고 대답할래??”
‘안 맞고 대답 안하면 안 될까. 키라?’

아이들이 얼마나 그녀를 약 올렸기에 자신의 화도 못이기는 그녀의 등쌀에 처참히 크리스는 본심과 다르게 승복해야만 했다.

5분 전,

꽤나 신전이 낡아서 그런지 천장에서는 돌 부스러기들이 떨어지고 안은 캄캄했다. 횃불은 커녕 마법사도 없는 상황, 모두의 눈치를 살핀 알렌이 빛의 정령을 불러들였다.

“아이, 귀여워라~ 꼭 작은 도깨비불 요정 같네! 이리 오렴~”

그의 손에서 빛의 정령 ‘프 ․ 랜(프라이어즈 랜턴)’을 낚아 채려는 듯이 손을 내밀었지만 프랜은 거부반응을 보이며 카슈가 안고 있는 실비의 손 안으로 도망쳤다.

“풉...!”
“푸, 푸하하 - 얘가 뭘 알긴 아나 보네요. 아 . 줌 . 마?!”
“뭐, 뭐야. 웃지 마!!
  알렌. 쟤 보고 뭐라 했어!”

프랜의 따듯함에 잠이 깬 실비가 그 대신 말문을 열었다.

“키라 언니, 그러면..그러면은 알렌 오빠한테 미움 받을 꺼에요.”
“흠흠.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키라 양?”

제대로 된 실비와 카슈의 합세공격에 그녀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그녀가 까무러치게 될 K . O 승의 사건은 아직 남아있었음을 그녀는 짐작치 못했다.

                                       ◆

신전안의 길은 끝도 보이지 않는 어둠의 구렁텅이를 연상케 했다.

Deepen....    Utterly deepen..     Slowly.

푸더덕~

“까 - 악! 알렌~”

박쥐무리가 프랜의 강력한 빛에 놀라 어둠에서 알렌들을 향해 날라 올랐다.
조금은 놀랠법한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괜스레 오버하며 알렌의 팔에 붙어 떨어질 줄 몰라 했다.

“키라 양?!
  박쥐 떼들이 이미 사라졌는데 떨어져 주셨으면 하는데요?”
“자..잠시만 이러면 안 될까요~?
  나, 난 벌레나 동물은 딱 질색이라고요!”

모두에게 악랄하고 사악하다고 불리는 마녀가 고작 한낱 작은 생물에 불가한 것들을 무서워하다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연기는 주연배우 감인데...쩝.
  나중에 다 뽀록날 꺼 뻔 한데 왜 저리 사서 고생이냐, 키라 넌...휴~’

그의 한숨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방금 전 아이들의 비웃음에 대한 복수의 쾌거를 보이 듯, 속으론 자지러졌다.

                                       ◆  

주인은 그리웠지만 그의 앞에 악착같이 붙어있는 마녀 때문에 프랜은 계속 실비 손안에 맴돌았고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안고 있는 카슈가 앞장을 섰다.

“알렌 군. 잠시 멈추서 보게나.”
“카슈 씨?”

쭉 외길로 나있던 길은 카슈의 앞에 두 길로 나뉘어져 있었다.
이럴 경우, 한쪽 길은 분명 함정이 기다리고 있을 터.
그렇다고 해도 100/1에 해당하는 편법으로 옳은 길로 생각되는 길을 채택할 수 없는 거니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고립된 지식, 편애하는 오른쪽 길.
그것도 중요한 이 순간엔 편법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남은 건 -

“가위 바위 보!!”
“야호! 아줌마. 얼른 저리로 가세요~  키득키득.”

6명이서 동시에 가위 바위 보를 외친 결과, 그녀의 운은 하늘의 노여움을 산 듯, 결코 운이 나쁜 이상은 나오지 않는 확률이 나와 버렸다.

“키라. 가자~ 우리 둘이 묵이니까.....음,
  역시나 오른쪽이지?”

그녀는 그의 말을 듣는 채 마는 채 하며 삐쳤던지 벽에 기대어 알렌일행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렸다.

‘어디 두 . 고 . 보 . 자. 괘씸한 꼬맹이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필독]게시판 공지사항입니다. 현이 2008.05.19 22551
162 Goddess -프롤로그 - 전동해 2009.07.06 1654
161 단편 [단편] 조각난 빛 K.kun 2009.07.03 3175
160 Soul piece~Ep 9. Double s... s엘리멘탈s 2009.06.26 1787
159 Soul piece~Ep 9. Double s... s엘리멘탈s 2009.06.17 1716
158 Soul piece~Ep 8. 두 명의 ... s엘리멘탈s 2009.06.14 1879
157 Soul piece~Ep 7. 만월(滿... s엘리멘탈s 2009.06.12 1865
156 가면 KIRA 2009.06.09 2016
155 문(門) KIRA 2009.06.09 1908
154 Soul piece~Ep 6. Full moo... s엘리멘탈s 2009.06.05 1954
» Soul piece~Ep 6. Full moo... s엘리멘탈s 2009.06.03 1909
152 크레파스 시크릿 2009.05.30 2029
151 점정(點睛) 시크릿 2009.05.30 1671
150 청동가(靑冬歌) 시크릿 2009.05.30 1993
149 고산(高山), 고산(孤山) 시크릿 2009.05.30 1903
148 보름달(滿月) 시크릿 2009.05.30 1918
147 Soul piece~Ep 6. Full moo... s엘리멘탈s 2009.05.27 1657
146 Soul piece~Ep 6. Full moo... s엘리멘탈s 2009.05.23 1763
145 Soul piece~Ep 5. 델피니움... s엘리멘탈s 2009.05.20 229154
144 Soul piece~Ep 4. 드래곤은... s엘리멘탈s 2009.05.16 1889
143 Soul piece~Ep 4. 드래곤은... s엘리멘탈s 2009.05.11 1841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6 Next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