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滿月)
달이 떴다.
새벽녘부터 매서운 칼바람을 뚫고 아직 해가 뜨려면 한참 먼 그 어두운 골목을 비추는
달이 떴다.
고된 하루를 보내고 나와 내 가족의 낙원으로 돌아가는 그 어두운 골목을 비추는
달이 떴다.
보름달이 떴다. 오늘은 유난히도 밝다.
무더기의 작고 어두운 성냥갑들 사이로 우뚝 솟은 흰 색 홀로 빛나는 거신(巨身)의 머리 꼭대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하얀 괴물 안에 살고 있는, 떼쓰는 아이들이, 오늘 하루 내가 일하는 동안 즐기고 남긴 찌꺼기들이 하나되어
환풍구에서 모락모락 올라온다.
겨울 바람에서 비린내가 나고 공기에서 쓴 맛이 난다.
찌꺼기들은 그런 바람과 함께 섞이어 하늘을 향해 끝없이 올라간다.
다만 달은 나와 나의 가족, 친구, 동료들의 기대를 무참히 저버리지 않았다.
달은 여전히 떠있었다.
보름달은 바람에 실린 연기에 가리지 않고 여전히 빛을 발했다.
되레 연기들이 달빛에 부서지는 하나의 정화(淨化)를 보고 우리들은 환호를 내지른다.
나는 나의 성냥갑의 문을 열고 달빛의 그 찬란한 휘광을 뒤로 한 채 나의 집,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뜨겁다.
나의 붉은 머리는 아직 얼마든지 탈 수 있는, 열기를 끌어안은 심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나의 가족, 친구, 동료들은 저 하얀 괴물 안에 살고 있는
이미 불붙지 않았음에도 까맣게 오그라든 머리를 가지고 있는
떼쓰는 아이들을 부러워 하였다.
그러나 달이 떴다.
보름달이 떴다.
그리고 어느 성냥갑 속 우리의 몇몇은 일제히 그들의 머리에서 빛을 내뿜으며 열화(熱火)같은 성원으로
달에 보답할 제,
달은 뜬다.
달이 떴다.
새벽녘부터 매서운 칼바람을 뚫고 아직 해가 뜨려면 한참 먼 그 어두운 골목을 비추는
달이 떴다.
고된 하루를 보내고 나와 내 가족의 낙원으로 돌아가는 그 어두운 골목을 비추는
달이 떴다.
보름달이 떴다. 오늘은 유난히도 밝다.
무더기의 작고 어두운 성냥갑들 사이로 우뚝 솟은 흰 색 홀로 빛나는 거신(巨身)의 머리 꼭대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하얀 괴물 안에 살고 있는, 떼쓰는 아이들이, 오늘 하루 내가 일하는 동안 즐기고 남긴 찌꺼기들이 하나되어
환풍구에서 모락모락 올라온다.
겨울 바람에서 비린내가 나고 공기에서 쓴 맛이 난다.
찌꺼기들은 그런 바람과 함께 섞이어 하늘을 향해 끝없이 올라간다.
다만 달은 나와 나의 가족, 친구, 동료들의 기대를 무참히 저버리지 않았다.
달은 여전히 떠있었다.
보름달은 바람에 실린 연기에 가리지 않고 여전히 빛을 발했다.
되레 연기들이 달빛에 부서지는 하나의 정화(淨化)를 보고 우리들은 환호를 내지른다.
나는 나의 성냥갑의 문을 열고 달빛의 그 찬란한 휘광을 뒤로 한 채 나의 집,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뜨겁다.
나의 붉은 머리는 아직 얼마든지 탈 수 있는, 열기를 끌어안은 심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나의 가족, 친구, 동료들은 저 하얀 괴물 안에 살고 있는
이미 불붙지 않았음에도 까맣게 오그라든 머리를 가지고 있는
떼쓰는 아이들을 부러워 하였다.
그러나 달이 떴다.
보름달이 떴다.
그리고 어느 성냥갑 속 우리의 몇몇은 일제히 그들의 머리에서 빛을 내뿜으며 열화(熱火)같은 성원으로
달에 보답할 제,
달은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