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신스 사막의 낡은 신전에 고대부터 잠들어 있은 보석‘Full moon’에
관 심 있는 용병들을 모집합니다. 히스 마을에 거주하는 자이거나 외부
인들도 환영하는 바입니다.
일시 : 내일 오전 10시경
장소 : 히스 항구
보상 : 보석‘Full moon’의 3분의 1
히스 마을의 촌장으로부터」
웅성웅성.
마을 광장 표지판에 붙은 종이 나부랭이 한 장에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모여 삼십 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림의 떡이로구먼. 쯔쯔..”
“그러게 말일세. 누가 그 ‘Full moon’을 지키는 몬스터를 해치우겠는가?!”
“어르신들! 무슨 그런 섭한 소릴 하십니까!!
저희를 뭘로 보고...두고 보십시오!”
“요새 젊은것들은 입김만 세니, 원~”
Full moon。
히신스 사막의 낡은 신전에 보름달 전설의 몬스터의에 의해 불리어지게 된 환상의 쥬얼리.
아직까지 아무도 보지 못했으며, 발견하지도 못했지만 히스 마을사람들은 이 전설을 믿고 있었다.
「황금빛 물결
달빛에 그을려
흑(黑)을 갉아먹고
명(明)을 재촉하라.」
전설에 불과한 글이라고 단 한 가지, 기다리면 그날이 올 것임을 그들은 고대하고 있었다.
빽빽이 둘러싸인 마을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아크가 표지판의 알림글을 알렌들에게 읊어주었다.
그들은 가지각색(可知各色)의 표정을 지으면서도 결정은 간단명료(簡單明瞭)했다.
“가죠?”
“가요!”
“가는 게 어떻겠나?!”
갈 길은 멀었지만 수도로 가는 길엔 히신스 사막을 지나야만 했다. 그리고 수도에서 기별이 오려면 보름 남짓 걸리기에 별 수 조차도 없는 노릇이었다.
찬성으로 똘똘 뭉친 그들은 내일을 위해 마을 광장 쪽에 위치한 여관에 숙소를 잡아야 했다. 종이 나부랭이 한 장 때문에 광장의 여관은 이미 인원초과를 다투고 있었다.
“야, 야! 딴데 가서 자. 쨔샤~”
“미꾸라지 같이 생긴 네 녀석이나 꺼져!!”
험악한 말들이 오가며 식탁이며 의자며 날릴 태세를 갖추자 여관주인이 말리기에 진땀을 빼기 급급했다.
“지..진정들 하십시오!
아... 소, 손님 죄송하옵니다만, 이미 만원(滿員)이라서 자리가...”
자리를 찾아 기웃거리던 아크는 주인장 말대로 틈조차 보이질 않자 실망감에 주눅이 들었다. 어쩔 수 없이 쫓겨 난 신세에 놓인 그들이었는데 누군가 카슈를 불려 제꼈다.
***** *****
“카슈 님?! 실버윙스 용병단의 카슈 님 아니십니까!”
“실 버 윙 스 !!”
검은 로브를 뒤집어 쓴 검은 인영이 카슈에게 다가오며 아는 척을 하자 주위의 소란스러움은 성난 파도를 잠재우는 듯 한 얼음의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주목되는 시점이 카슈에게로 몰리자, 난감한을 극복키 위해 그는 그의 등을 떠밀어 여관 밖으로 향했다.
“카..슈..님?!”
“자, 자네 대체 누군가!
꼭 그런 식으로 날....헉! 크리스 군?!”
그의 기차화통을 삶는 고함에 못 이긴 그는 검은 로브의 망토를 뒤로 젖히며 정체를 밝혔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푸른 머릿결.
바다의 고요함을 자아내는 푸른 눈동자.
그리고..
기다랗고 뾰족한 그것은, 숲의 주민들만이 가지는 상징.
“에, 엘프?!”
카슈와 그를 따라 급히 밖으로 나온 알렌들과 용병들은 두 눈이 희동그래지며 그들의 주위를 에워싸웠다.
G급의 실버윙스 용병단장 카슈.
아주 드물게 인간과 왕래하는 초목의 요정 크리스.
그들에게 있어 초화제급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내일 있을 달빛 몬스터와의 전투에 대비해 두 사람이 필요했다.
여러 용병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력에 의해 승패가 결정 나고 함에 서로 용병단의 협정을 취할 수 있었다. 지금 두 팀 「레드 데블스(Red devils)」와「블루 드롭(Blue drop)」으로 나눠진 실정에 새로운 전력이 승부수 였다.
“두 분 모두 이쪽으로 오십시오!”
“웃기지 마 - 너희 허접한 팀에 누가 들어간대!!”
두 출중(?)한 전력을 앞에 세워 둔 채, 그들의 시비가 엇갈렸다.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사태가 밀려 올 듯 했다.
두 팀의 리더로 보이는 이들이 타협을 한다면 전력을 하나씩 보강할 수 있었겠지만 이미 그들은 그런 논점에서 벗어 난 쟁탈전을 요구했다. 본인들의 의견도 무시한 어이없는 쟁탈전이...?
“다, 당장 멈추지 못해! 언제부터 크리스가 당신네들 꺼였어~
흥, 웃기지도 않는군.
내 허락이 없는 한 크리스는 그 누구 것도 될 수 없다고!!”
여관 출입문을 박차며 나오는 붉은 머리 소녀에 의해 잠시나마 눈을 부라리던 두 리더는 갑자기 얼굴이 새파래졌다.
“다..단장님!”
“부, 붉은 마녀닷!!”
붉게 활활 타오르는 머릿결.
쌍심지 켜놓은 듯 한 살벌이 부릅뜬 붉은 눈동자.
그녀의 모습을 연상해‘붉은 마녀’라 불리었지만 그만큼이나 마녀처럼 사악(?)하고 철두철미(徹頭徹尾)했다. 그리고 이 위세를 몰아 이미 「레드 데블스」의 리더를 자칭했다.
그녀의 실력은 직접보지는 못했지만 피를 부르고 악몽(惡夢)을 일으키고 사술(邪術)을 부린다는 소문 자체에 휘둘린 그들은 맥없이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서 묵묵히 맴돌던 검은 로브의 사내, 크리스.
무슨 이유에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그를 자신의 애물단지 마냥 취급하니 동료라고 표현하기엔 애석한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는 극히 그녀의 태도에 싫은 내색도 보이지 않았다.
창백(蒼白).
노기(怒氣).
이런 점들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사람이랄까... ..?
그녀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오르는 우쭐함이 그를 비롯한 모두를 한 순간에 에워 싸웠다.
“키, 키라..어..언제 일어났어? 아...하하.”
“크 리~이 스. 너 나 좀 봐, 당장!”
엘프의 기센 성격은 어디가고 슬슬 기며 비위를 맞추는 그와 위엄(?)과 살벌함에 그를 향해 손짓하는 그녀.
뭔가 엉성하고도 비율이 맞지 않은 커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