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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네, 알렌 군.
  알타히 신관님! 부상자들과 폐하를 부탁드립니다.”

알렌은 3 ~ 4마리의 실피드로 헤츨링의 정신을 분산시키며 그동안 카슈는 검에 거대한 붉은 포스를 집중시켰다.

“알렌 군, 비켜서게나!
  햐 - 압.
  섬멸비기(殲滅秘技), 문 소닉 엣지(Moon sony edge)!"

검에서 발산된 붉은 포스는 반월상문(半月狀紋)의 형태로 헤츨링을 덮쳤다. 반월상문으로 인해 번진 포스가 적염(赤炎)을 일으키며 헤츨링은 뜨거움을 호소하듯 육중(肉重)한 몸을 들썩거렸다.

쿠오오 ―

이 적염을 불사조(不死鳥)의 화기(火氣)를 머금는 카슈의 섬멸비기중 하나로 못 꺼트리는 이상 헤츨링은 타 죽을 수밖에 없었다.
곧, 승리가 눈앞에 보임에 그들은 한숨을 돌리는 가 싶었는데 이 싸움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크크크. 갓 태어난 헤츨링을 상대로 하찮은 인간들이 제법이구나?!”
“누, 누구냐!”

형태도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데 어디선가 그들을 비웃는 까칠한 목소리가 울려 펴졌다. 알렌들은 바싹 긴장한 채 정체모를 이의 도태(淘汰)를 살폈다.

“크크. 우선 인사는 해두지~
  영광으로 알아야 할 것이다! 어리석은 인간들.
  나로 말하자면, 72마신(魔神) 중 서열 17번째 마신
  보티스 님이시다!”

마신이라니 ―

그것도 72마리씩이나 존재하다니 모두들 황당무계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몰랐었지만 마신, 그들은 몇 천 년 전의 신과의 전쟁에서 타깃으로 인식되었던 영혼의 조각(Soul piece), 에르텔(Ertel).
모든 마력의 근원이며, 미지의 힘을 발휘한다는 전설의 보석.
7개가 다 모여 하나의 완성체를 이뤄야만 진가를 발휘하는 에르텔을 신에게 빼앗겨버리고 그 힘에 의해 마신들의 군주는 봉인당해 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몇 몇의 마족이며 마신들은 섬멸당하고 이렇게 지금 어리석으며 사악한 인간들로 인해 한 마신이 긴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헤츨링을 조정하던 보티스는 전세가 불리해지자 그들의 관심사를 자신에게 돌리며 꾀를 내었다.

“저 헤츨링이 왜 이 마을을 덮쳤는지 알고 싶나,
  어리석은 인간?!”

넌지시 구미가 당기는 소재를 끄집어내는 마신, 보티스.

덫을 쳐 놓은 듯 한 그의 질문이었지만 마다하기엔 카슈는 진의(眞意)가 궁금했다.

“악마!
  네 녀석이 무슨 의도로 그런 답을 요하는 질문을 던졌는지는 모
  르겠지만, 그들의 영역에도 다가가지 않은 우리들에게..우리들의
  영토를  왜 악마 녀석과 손을 잡고 짓밟는 것인 진 모르겠군.
  그들은 자존심 세고 그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는 걸로 아는데?!”
“질문이 많군. 인간주제에 -
  이게 그 답이다!!”

보티스의 두 눈이 번뜩거리며 토끼의 붉은 눈처럼 새빨개졌다.

‘뭐, 뭐지. 이..이상한 기분이..?’

그의 눈에 감지된 자들은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서로를 향해 검을 겨누는 게 아닌가?

그의 붉은 센서(?)는 모두를 유혹하는 듯 한 자신의 꼭두각시로 만들어 버리는 챰(Charm)과 비슷한 능력을 발휘했다.

          *****                        *****

그의 유혹에 홀리지 않기 위해 알렌은 급히 자신의 팔을 꼬집었다. 아픔에 정신이 팔리자 그의 유혹이라는 마수는 다가오지 못했고 눈에 초점이 가실 듯 한 카슈에게도 약간의 응징(?)을 가했다. 이미 홀려버린 병사들은 어쩔 수 없었지만 한 사람이 듬직한 아군이라도 있어야 안심 될 수 있었다.

“앗! 따갑게 무슨 짓..!”

응징의 처음이자 마지막의 실험체(?)가 된 카슈는 아픔으로 눈의 초점을 찾을 수 있었다. 알렌을 이어 서로를 적대시하는 병사들이 보이고 그는 보티스를 향한 분노가 소스라쳤다.

“네 이 악마 녀석!
  정정당당(正正堂堂)히 싸우지 못할까!!”

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보티스에게 다 쏟아 부을 듯 한 기세로 고함을 질러대었지만 그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천사 사전에 비겁함이 없듯이 악마 사전에 정정당당함이 웬 말이려나?

“카슈 씨. 아무래도 마신은 자신의 능력을 빌미로 내뺀 것 같은데요?!”

헤츨링도 검게 타 쓰러져버린 게 아무래도 그에겐 큰 낙담(落膽)이 아닌가 싶은 듯 했다. 그래서 모두들 혼란으로 빠트려버리고 자신은 달아나 버린 게 아닌가 ―?
아니면, 헤츨링이 무너져버렸으니 볼일이 없어진 걸지도 몰랐다.

알렌과 카슈는 위기에서 벗어 날 수 있었지만 나머지 병사들은 보티스가 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멈출 줄 몰라 했다. 허술하게 끼어들어선 그들의 칼부림에 죽기 십상 일 상황이 재개될 판국이었다.

“아, 알렌 군. 저들을 말릴 무슨 좋은 방법이 없겠는가?!
  이러다간......이러다가는 모두 전멸 하겠네!”

어찌 할 줄 모른 채, 그가 절실함을 호소하자 알렌은 실프를 거두고 샌드맨을 소환했다. 처음 보는 모래를 둘러싼 금색을 소유한 정령에게 카슈는 흥미를 보였다.

“자네.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걱정 마세요, 카슈 씨. 모두에게 해는 되지 않을 겁니다.
  샌드맨, 모두의 거짓 된 의지를 꺾어 주세요!”

그의 부탁이 가미 된 명령에 샌드맨은 하늘로 치솟아 오르더니 모래같이 작게 빛나는 가루를 뿌렸다. 그러자 가루와 접촉한 자들은 하나 둘씩 쓰러져갔다.

“허 허- 잠의 정령이었단 말인가?!”

긴박했던 마신의 음모는 알렌의 도움으로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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