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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 허. 이게 대체... 누가 안개 숲의 저주를 풀었단 말인가?”

안개로 인해 들어 갈 수 없어서 지름길을 나두고 먼 길을 둘러서 갔기 때문에 아무도 이곳의 정황을 알 길이 없었다.
그런데 마침, 알렌들에 의해 안개 숲의 저주가 풀렸을 때, 그들이 온 것이었다. 그들은 노련미가 느껴지는 한 아저씨를 중심으로 풀숲을 헤쳐 나왔다.

다각. 다각. 다각.
푸르~릉.

“오..오빠들, 누..누군가 이리로 오는 것 같아요...”

알렌일행은 두려움 반 긴장감 반으로 마차와 몸을 풀숲에 맡긴 채, 그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카슈 대장. 근처에 누군가 자고 간 흔적이 있어~
  떠난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걸?”

한 구석엔 밤새 모닥불을 피워 다 타고 남은 나무잿더미가 있었다.

‘카슈...카슈..?..!!’

그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의 이름을 아크는 몇 번이나 되뇌더니, 뭔가 떠오른 듯 풀숲에서 뛰쳐나왔다.

“아크?!”
“카슈 삼촌!!”

누군가 숨을 있을 거라 예상은 하고 있는 그들이었지만 웬 꼬마남자아이가 나오자 놀라 무기들을 치우기에 급급했다.
자신을 향해 삼촌이라 부르는 꼬마남자아이.
어디선가..몇 번은 본 ...?!

“아, 아크. 아크로구나!”

               *****                       ******

라슈 일류저.
그의 별세 소식을 들은 ‘델피니움’의 수도 로드윈, 이다이오스 제국의 공작이 다스리는 일리아드 공국의 국왕 카인드 일라이져, 그는 이미 그들의 어머니인 세실 르네즈가 신탁의 힘을 잃고 신성(神聖)제국의 신전에서 삶의 의지를 잃어간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그와의 약속을 떠올리며 그는 자신의 동생인 카슈 일라이져, 그에게 명했다.

「카슈. 그의 약속을 지킬 때가 온 것 같구나.
   조카들의 안전을 너에게 맡기겠다.」

조카들이 어떤 위험에 빠져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 판국에 카슈는 비밀리에 치부하기 위해 ‘실버윙스’ 라는 용병단을 조직하여 각 국의 의뢰를 맡으며 길을 나섰다.

만난 기쁨도 잠시 뒤로한 채, 아크는 알렌을 소개시켰다.

“작은 삼촌. 이 형이 그 동안 우리의 안전을 지켜 준 분이에요.”
“처음 뵙겠습니다. 알렌시아, 알렌이라 부르시면 됩니다.”

그의 예의 차린 차분한 인사에도 불구하고 아크의 뒤에서 웬 금발의 아름다운 소년이 자신을 보며 미소를 짓자 순간, 그와 그들 일행은 넋이 나가버렸다.

“사, 삼촌?!”
“아.. 이런, 초면에 실례가 많았소이다. 하하 -
  난 이 아이들의 삼촌뻘 되는 실버윙스 용병단장, 카슈라 하오만..
  알렌 군. 혹시 엘..엘프 이시오?!”

그의 긴가민가한 별 뚜렷치 않는 질문에 알렌은 머리를 긁적였지만 아크는 작게 쿡쿡거리더니 이내, 화통하게 웃어댔다.

“아이고 배야...! 작, 작은 삼촌.
  그것도 질문 이라고 하는 거예요?!
  뭐, 나보단 낫지만.. 킥킥.”

아무리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자신을 비웃는 아크가 괘씸쩍었다.
그는 약간의 노성을 띄며 그에게 따끔함(?)을 알려 줄 찰나에 아크는 알렌의 귀를 살짝 잡아 당겼다.

“아, 앗, 아크 뭐 하는 짓이야!”

귀(耳)。
그랬다.
그의 귀는 엘프같이 길며 뾰족하지도 않는 평범한 인간의 귀였다. 알렌은 아크가 왜 자신의 귀를 잡아 당겼는지 영문을 몰라 했지만 그는 아크의 의도를 눈치 챈 듯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별 필요 없던 서론이 끝나자, 그는 다시 본론으로 들어갔다. 생각과 달리 오래 걸릴 것 같았던 조카와의 만남이 짧은 기다림이 되었다. 아직 별 다른 목적이 없던 알렌으로선 아크와의 약속으로 다음 마을까지 라는 여정이 있었다.
조카와의 조우(遭遇)에 예정이 없던 알렌。
그와 아이들에겐 미안하지만...
어쩌면 여기서 그와 헤어져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자 어정쩡한 분위기에 민감했던 그녀가 끼어들었다.

“카슈 삼촌! 여기서 알렌 오빠랑 헤어져야 한다면 전..전,
  여기에 남겠어요!!”
“시..실비?”

생각지도 못한 그녀의 돌연적인 발언에 그들은 금붕어 입처럼 뻥긋거렸다.
작은 고추가 맵다더니 -
아직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았던 카슈였지만, 그녀의 당돌함에 손을 들어야 할 팔자였다.

“그럼, 알렌오빠도 같이 가는 거지요. 카슈 삼~촌?!”
“아..알았다. 그렇게 하마. 휴...
  아크, 실비의 저 살쾡이 같은 성격은 여전하구나.”
“헤헤 - 실비는 그거 빼면 시체에요. 작은 삼촌~”
“아크오빠!!”

              *****                          *****

어느새 알콩달콩(?)한 사이가 되어버린 그들.

여러 화젯거리가 오가자 방금 빠져나온 숲 일대의 안개의 저주가 어떻게 풀렸냐는 의문점이 토론되었다. 하지만 알렌들도 별 알길 이 없었다. 지금에서야 알 수 있는 건...
실비의 위기감소와 알렌들이 모르는 실비의 또 다른 진실(眞實)。

“대장, 곧 있으면 세르게이 입구야.”
“흠..벌써 그리되었나?
  역시 지름길이 빠르군...”

마을입구에 다다르자, 그들의 말이 일렬이 멈추어 섰다. 그리고 그가 검문병에게 금빛을 발하는 명패(名牌)를 보여주자, 존경심이 어린 눈빛으로 인사를 하더니 무난히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 모습에 알렌은 혼자 피식 웃었다.

자신이 죽고 난 후, 몇 년은 지났지만 이 대륙이 돌아가는 이치는 별 다른 점이 없는 듯 했다. 안개의 저주 숲에서 그를 만난 이후,
그와 아크들의 관계성을 자세히 알진 못했지만 ‘실버윙스’용병단장이라는 신분만은 알 수 있었다.
뭐, 알렌의 성격상 꼬치꼬치 캐묻는 그런 타입이 아니기에 그럴 만도 할 일이랄 까나?

하지만 그가 내민 금빛의 용병패!

알렌은 그의 두 번째 신분을 단숨에 눈치 챌 수 있었다.
이 「델피니움」대륙상 모두 제각기 나라에 속하는 용병과 무소속으로 떠도는 용병들.
그들은 자신의 등급을 뜻하는 용병패를 지녔다.
하위직급, C~A등급까지.
그리고 그가 속하는 한 나라의 국왕의 신뢰와 왕명의 빛을 발하는 골드 G급 금패와 오로지 특별, 특출한 자에게만 주어진다는 은둔의 실버 S급 은패가 있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그를 불신하는 것도 아크들을 나무라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자기도 모르게 적적함이랄까...아직은 서로를 몰랐기에 서로의 신분도 물을 수 없는 그런 관계가 좀 아쉬운 그였다.

「S · G 퍼브」

세르게이의 약자를 칭하는 술집인 겸, 여관에 투숙한 알렌일행들.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아크들을 만났기에 발길을 재촉할 필요는 없었는데 바깥의 사정이 그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구르르~ 구구 - ”

그가 용케도 어디 있는지 아는 전서구인 듯 한 비굴기가 2층 여관의 창문을 통해 그의 팔에 앉았다.
자신이 아크들을 찾았다는 통보일 까지는 보낼 일도 보내질 일도 없을 꺼라 여기던 전서구(傳書鳩).
그가 심상치 않게 여기며 종이쪽지를 펼쳐보았다.

「일리아드에 변고가 생겼다. 카슈
   이번 임무가 끝나는 대로 속히 일리아드로 귀환하도록.
                                     - 일리아드 국왕으로부터 -」

카슈는 구겨진 종이쪽지를 손에 꽉 쥔 채, 안색이 나빠졌다.

“작은...삼촌?!”
“모두..모두! 일리아드로 급 귀환이다!!”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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