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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그닥 - 다그닥.
히~이잉.
워 - 워!

숲을 벗어나자 옅은 안개가 시야를 서서히 가리기 시작하더니 말도 마차를 몰던 알렌도 앞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안개가 짙어졌다.
그리고 말이 뭔가에 걸린 듯 한 발길질에 알렌은 급히 말의 고삐를 잡아당겨 진정시켰다.

“알렌형. 무슨 일 있어요?”
“글쎄... 형이 잠시 보고 올게.”

마부석에서 가볍게 내려온 그는 안개의 정령 포저리(Fogery)를 불러들여 잠시만이라도 이 일대의 짙은 안개를 상쇄시켰다.

“휴~ 이제 좀 뭔가 보이...!!”

옅어지는 안개 속으로 보이는 건..
피에 얼룩져 말라비틀어진 땅과 널부러진 시체들 ―

그 시체들은 대부분 용병이나 병사, 몇 몇의 마법사나 검사로 이곳을 지나가다 몬스터의 습격을 받아 일망타진(一網打盡) 당한 듯싶었다. 더 이상 보아봤자 좋을 거 없다 싶었던 그는 마차 쪽으로 발길을 돌리는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림자가 보였다.

‘누구..지?’
“아, 알렌 형! 헉헉..”

마차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야할 아크가 실비를 안고 그를 향해 달려왔다. 그런데 알렌을 찾아온 거라면 천천히 와도 될 것을 그는 숨이 턱까지 차이게 제법 무게(?)가 나가는 실비까지 안고서 달려오다니, 누군가 뒤쫓아 오지 않는 이상은...?!

“아크! 이쪽이다!!
샌드맨(Sandman), 슬립(Sleep)."

거의 광전사급으로 달려들던 용병은 그의 앞에서 풀썩 쓰러져버렸다.

              *****                   *****

영원한 잠에 빠진 용병을 뒤로한 채, 알렌일행은 이곳을 벗어나기 급급했다. 이런 낮에도 안개로 인해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밤이 되면 말할 것 도 없었다. 사람들을 덮친 정체 모를 몬스터하며 두려움이 도사렸다. 어쩔 수 없이 시체들로 인해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마차를 버리고 걸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포저리가 무언가 발견 한 듯 한 자리를 계속 맴돌았다.
안개 속으로 손을 내밀어 더듬어 보자 단단한 게 벽돌로 이루어진 낡은 성인 것 같았다.

“마침 잘 됐을지도.. 아크, 실비!
오늘은 이곳에서 야영하는 수밖에 없겠다.
이제 곧 날도 어두워 질 것 같아서 말이야.”

안개사이로 드믄 드믄 보이는 그림자를 본 아크도 동의하며 실비의 손을 잡고 성안으로 이끄는데 실비는 갑자기 꼼작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실..비?”
“오, 오빠들..꼬...꼭 여길 들어가야 해..요?”

그녀는 언짢은 느낌을 느꼈던지  얼굴빛이 어두웠다. 오직 감으로만 느껴져오는 낌새를 파악할 수 있는 그녀가 같은 피를 나눈 오누이라도 다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다독임에도 불구하고 공포심에 어린 듯 한 표정이었다.
한참을 보고 있다 참다못한 알렌이 다가왔다.


“알렌 오빠를 왜 고용했지, 실비야?”
“..그...그건, 아크오빠랑 절 보호해주기 위해서..”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건 믿음, 서로 이어질 수 있는 유대감(紐帶感)。

그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게 속삭였다.

「그럼, 알렌 오빠를 좀 더 믿어 주겠니?
   아크 오빠를 믿는 만큼...」

            

뭐가 그리도 신이 났던지 실비는 좀처럼 알렌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실비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믿음을 얻어서 일까나?
그러자 이번엔 그녀의 모습에 심통이 났던지 아크는 얼굴이 퉁퉁 부어 오른 채, 한쪽 구석에서 잠을 청했다.

‘하 - 하.. 이거 아크에게 미움털 박혀버렸네...’

그의 쓴웃음 사이로 모닥불을 피우기 위해 부른 살라만더(Salamander)와 놀다(?) 실비도 어느새 잠이 들었다.

..
...
「나 발두르의 의지를 받는 아이여 ―
   눈을 떠라.
   혼돈의 영혼을..
   떠도는 이의 영혼을...
   그대에게 맞길 지어니,
   부름에 답하라.」

뚝. 뚝..

밤새 소나기가 왔었던지 무너진 성벽사이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에 알렌이 눈을 떴다. 성벽 틈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에 아침이라 짐작한 알렌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곳을 나갈 차비를 채렸다.

“아크, 실비!
그만 일어나야...?!”

아이들을 깨우다 그는 옆이 허전함을 느꼈다.

...!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그녀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어제 그리도 실비에게 큰 소리 쳐 놓았던 터라 알렌은 아크를 볼 면목이 없어졌다. 그는 한 숨을 내쉬며 다시 한 번 주위를 수색하는데 아크가 그를 불렀다.

“알렌 형! 이쪽에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여요 ―
실비가 이쪽으로 간 게 아닐까?!”

아크는 자신의 추측에 대한 의견을 그에게 듣고 싶어 물었지만 그는 미안한 기색에 여전히 아크를 쳐다보지 못했다.

“형, 우리 지난 일에 연연하지 말자, 응?
나도..나도 무책임하게 실비를 잃어버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닌 걸.
헤헤 ­ 그러니까, 그러지마~ 응, 형?!”

그의 부담을 내던지자는 말에 알렌은 자신이 작아짐을 느꼈다.
아이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다는 걸 이 참에 깨달은 그였다.

            *****               *****

미로 같은 계단을  한 참을 오르던 그들은 지침을 호소했다.
한 줄기 빛이라도 보인다면 환영 할 텐데...
거의 지팡이를 지고 오르고 싶을 심정이 들 정도로 기진맥진의 상태를 보였다.

끼이익。

이 소리는 문 열리는 소리?

귀를 쫑긋이 세운 그들은 지침이고 뭐고 간에 냅다 뛰었다.
헉 , 헉―
그들은 문 앞에서 한껏 숨을 돌렸다가 까치발로 슬금슬금 문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웬 깽판 치는 아줌마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가..감히 내 것을 노려! 썩 꺼지지 못할까 ―!」
「혼돈에 휩싸인 흑령(黑令)이여,
   그대는 나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

탁한 빛을 내뿜는 뭔가를 둘러싼 채, 악을 쓰는 령에게 다가갈수록 그녀의 몸에서 일렁이는 빛은 찬란함을 머금을 정도로 빛나는 광채(光彩)를 발했다.
령은 괴로워했다.
그녀가 점점 가까워 질수록 자신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걸 느꼈기에...

「오..오지 마, 오지 마! 까 - 악!!」

그녀가 령을 향해 살며시 손을 갖다 대자 령은 괴로워했지만 이내, 홀가분한 모습으로 제령(制令)되었다.

「이제야 그들에게 복수 한 들 무엇이 남겠습니까...
   그녀도 그렇게 생각하시지요, 빛의 무녀님?!」
「빛의 무녀라.... 때가 온 것인가..?」

령이 사라진 자리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녀도 령이 남긴 걸 손에 쥔 채 쓰러져버렸다.

              *****                      *****

“으..으음.”
“실비, 괜찮아?!”

그녀가 정신이 든 곳은 마차 안이었다. 그녀는 사라졌을 때부터 일행들에게 발견 될 때까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그녀의 손 안에 깨어진 검은 보석과 성이며, 시체며 그 짙었던 안개도 이미 사라진 뒤였다.

꿈? 환영??

아니, 그러기엔 그들에겐 너무나도 생생한 기억들이었다.

“오빠들.. 지금 이럴 때가 아닌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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