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야옹, 하고 고양이가 울었다. 어제와는 달리 코 앞에 있었다.
갑자기 뺨에 난 상처부문을 핥았는데, 그게 강아지랑 달리 엄청나게 아파서 눈이 번쩍 뜨였다. 일어나다가 책상에 부딪쳐서 비명은 나오지 않았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왜 이 고양이가 내 앞에 있는가, 다.
이 방에 먹을것이라고 해봐야 가방의 구멍을 얼기설기 막은 소가죽 정도다. 먹을 것을 노리고 온 것 같지는 않다.
계속 나에게 엉겨붙었다. 두꺼운 이불을 둘둘 말고 침낭삼아 누웠는데, 다시 내 가슴쪽에 와서 등을 비벼댔다. 그러면서 얼굴은 엄청나게 애교스러운 얼굴이다. 그런데 배가 고픈데다가 아침이 싫은 나에게는 별로 재미있지 않았다.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반사적으로 눈싸움을 하다가 문득 연상했다.
'고양이 -> 동물 -> 살 -> 고기 -> Eatable(식용가능).'
갑자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 아니, 먹지 않았다. 진짜로. 일단 취사도구라거나 껍질을 벗길 칼이라거나 갖고있지 않고, 사체를 처리하는 것도 문제다. 거기에 처음보다시피 한 나를 이렇게 따라주는데, 버릴 수는 없잖는가.
고양이는 나를 계속 따라왔다. 지능이 있는 것인지, 내가 방에서 나가려고 하니까 창문 너머로 나갔다가 대문 앞에서 하품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뭐지, 이 녀석.
결국 핸드폰에 남아있는 부재중 전화목록이라고 해봐야 담임선생 전화번호였다. 부모와 동생은 계속 전화하는게 귀찮아서 스팸문자로 등록하고 착신거부설정을 해버렸다. 버렸으면서 뭔 말이 많아.
"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침 7시 45분의 대화였다. 전화기 너머로 시끌시끌한 것 같은 반의 소리가 들렸다. 아침조례도 시작하기 전에 전화한 것 같았다. 뭐, 이제 볼 일 없는 사람인데 어때.
"지영이니?"
선생님이 반가운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전화번호 안 찍혀요?"
추운 날씨에 외투의 지퍼를 올리며 말했다. 얇은 오리털이지만 주머니가 많아서 좋아하는 옷이었다.
"그건 아닌데... 지금 어디니?"
"지금..."
실 없는 대화면 된다. 나는 더 이상 학교에 갈 일도 없을 것이고, 선생님의 얼굴을 볼 일도 없을 것이다. 다음달에 굶어죽을지 모르는데 무슨.
"서울이요-."
해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고양이는 아직 졸린지 까칠하게 울며 하품을 하고있었다.
"학교는?"
"아하하하. 그만 둘게요. 빚이 2억이라서요."
뭐어, 지금 갖고 있는 돈도 100만원이 안 된다는 것은 집어치우자.
"빚? 무슨 빚?"
선생님의 목소리가 갑자기 올라갔다. 호들갑스럽달까, 좀 더 차분한 이미지였는데.
"사업이 망해서요. 부모들과 동생은 캐나다로 피신했어요-."
재미없는 이야기였다. 길게할 마음도 없으니까 짧게 끝냈다. 오늘도 연락처나 남기고 다녀볼까-.
"너는 왜 여기에 있어?"
목소리가 더 올라갔다. 무슨 오페라 듣는 기분이다. 성악 전공이셨나, 우리 담임선생님?
"버려졌으니까요."
잠시 말이 없었다. 나는 담담하게 말했고, 실제로도 담담했다.
고양이가 바지를 물고 끌어당겼다. 정신차리고 보니 이쪽 길이 아니었다.
"자-, 그럼 선생님. 갑작스럽지만 지금까지 가르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인사도 끝났으니 볼 일은 없겠지. 뭐 빚이 2억이라는데 어쩔거야. 자기 돈을 2억이나 깰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고양이는 내 얼굴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꼬리를 내리더니 얌전히 작게 울었다. 내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그렇게 신기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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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네요, 이거.
뭣보다 플롯 안 쓰고 적는게 이렇게 힘들다는걸 알았어요;
야옹, 하고 고양이가 울었다. 어제와는 달리 코 앞에 있었다.
갑자기 뺨에 난 상처부문을 핥았는데, 그게 강아지랑 달리 엄청나게 아파서 눈이 번쩍 뜨였다. 일어나다가 책상에 부딪쳐서 비명은 나오지 않았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왜 이 고양이가 내 앞에 있는가, 다.
이 방에 먹을것이라고 해봐야 가방의 구멍을 얼기설기 막은 소가죽 정도다. 먹을 것을 노리고 온 것 같지는 않다.
계속 나에게 엉겨붙었다. 두꺼운 이불을 둘둘 말고 침낭삼아 누웠는데, 다시 내 가슴쪽에 와서 등을 비벼댔다. 그러면서 얼굴은 엄청나게 애교스러운 얼굴이다. 그런데 배가 고픈데다가 아침이 싫은 나에게는 별로 재미있지 않았다.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반사적으로 눈싸움을 하다가 문득 연상했다.
'고양이 -> 동물 -> 살 -> 고기 -> Eatable(식용가능).'
갑자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 아니, 먹지 않았다. 진짜로. 일단 취사도구라거나 껍질을 벗길 칼이라거나 갖고있지 않고, 사체를 처리하는 것도 문제다. 거기에 처음보다시피 한 나를 이렇게 따라주는데, 버릴 수는 없잖는가.
고양이는 나를 계속 따라왔다. 지능이 있는 것인지, 내가 방에서 나가려고 하니까 창문 너머로 나갔다가 대문 앞에서 하품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뭐지, 이 녀석.
결국 핸드폰에 남아있는 부재중 전화목록이라고 해봐야 담임선생 전화번호였다. 부모와 동생은 계속 전화하는게 귀찮아서 스팸문자로 등록하고 착신거부설정을 해버렸다. 버렸으면서 뭔 말이 많아.
"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침 7시 45분의 대화였다. 전화기 너머로 시끌시끌한 것 같은 반의 소리가 들렸다. 아침조례도 시작하기 전에 전화한 것 같았다. 뭐, 이제 볼 일 없는 사람인데 어때.
"지영이니?"
선생님이 반가운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전화번호 안 찍혀요?"
추운 날씨에 외투의 지퍼를 올리며 말했다. 얇은 오리털이지만 주머니가 많아서 좋아하는 옷이었다.
"그건 아닌데... 지금 어디니?"
"지금..."
실 없는 대화면 된다. 나는 더 이상 학교에 갈 일도 없을 것이고, 선생님의 얼굴을 볼 일도 없을 것이다. 다음달에 굶어죽을지 모르는데 무슨.
"서울이요-."
해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고양이는 아직 졸린지 까칠하게 울며 하품을 하고있었다.
"학교는?"
"아하하하. 그만 둘게요. 빚이 2억이라서요."
뭐어, 지금 갖고 있는 돈도 100만원이 안 된다는 것은 집어치우자.
"빚? 무슨 빚?"
선생님의 목소리가 갑자기 올라갔다. 호들갑스럽달까, 좀 더 차분한 이미지였는데.
"사업이 망해서요. 부모들과 동생은 캐나다로 피신했어요-."
재미없는 이야기였다. 길게할 마음도 없으니까 짧게 끝냈다. 오늘도 연락처나 남기고 다녀볼까-.
"너는 왜 여기에 있어?"
목소리가 더 올라갔다. 무슨 오페라 듣는 기분이다. 성악 전공이셨나, 우리 담임선생님?
"버려졌으니까요."
잠시 말이 없었다. 나는 담담하게 말했고, 실제로도 담담했다.
고양이가 바지를 물고 끌어당겼다. 정신차리고 보니 이쪽 길이 아니었다.
"자-, 그럼 선생님. 갑작스럽지만 지금까지 가르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인사도 끝났으니 볼 일은 없겠지. 뭐 빚이 2억이라는데 어쩔거야. 자기 돈을 2억이나 깰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고양이는 내 얼굴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꼬리를 내리더니 얌전히 작게 울었다. 내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그렇게 신기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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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네요, 이거.
뭣보다 플롯 안 쓰고 적는게 이렇게 힘들다는걸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