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만들어 낸 신의 말씀, 성경의 내용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
창세기 제1장 1절부터 2절까지에는, 태초에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그런데 그 땅은 지금처럼 짜임새 있는 모습이 아니었고, 생물 하나 없이 텅 비어 있었다. 어둠이 깊은 바다를 덮고 있었고,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서 움직이고 계셨다.
말라기 제4장 1절부터 2절까지 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있다.
뜨거운 용광로와 같은 날이 오고 있다. 그 날에 모든 교만하고 악한 사람이 지푸라기같이 완전히 타 없어질 것이다. 뿌리나 가지가 다 타 버릴 것이다. 나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다. 그러나 나를 섬기는 너희에게는 의로움이 해처럼 비출 것이다. 거기에는 치료하는 광선이 나올 것이다. 너희는 외양간에서 풀려난 송아지처럼 뛰놀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6절에는 이 말로 끝난다.
"엘리야가 와서 아버지가 자녀를 사랑하게 하고, 자녀가 아버지를 사랑하게 할 것이다. 그들이 사랑하지 않으면, 내가 와서 이 땅에 저주를 내리겠다."
하나님은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
지금 나, 존 하나비. 이승에서 죽어 없어진 것이 분명하나 나는 내가 있는 곳을 알 수 없는 어느 곳에 분명히 위치 해 있었다. 내 육신은 보이질 않으나 나는 존재 해 있었고, 나는 말 할 수 없으나 하나님과 소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깊은 어둠 속에서 광명하여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아들아. 나는 네가 행한 모든 것들을 알고 있도다.'
나는 육신은 없으나 부끄러움에 마음을 들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계속하여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내가 너를 사랑하고 네가 나를 진심으로 믿었으니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리요, 너의 지난 행보니라.'
나는 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들을 수 있었다.
'빛으로 나아 가거라. 나를 부정하는 자들을 심판하러 가리라. 그 심판의 적임자는 너이니라.'
빛으로 나아가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그 말씀을 끝으로 다시 이승으로 산채로 부활했었는데 그날은 350년의 12월 25일째 되는 날이요, 예수님이 태어난 그 해였다. 어린 시절, 나에게는 무언가 특별함 같은 것이 있었다. 아이들이 나를 아무리 놀려도 나는 아무런 감정의 기복도 느낄 수 없었다. 나는 다만 그 아이들을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만 보았었다. 그러면 나를 놀리던 아이들은 '바보, 바보'라며 나를 혼자 내버려 두고는 저 멀리 가 버리곤 했었다. 어릴 적부터 우리 집은 가난했다. 나의 어머니는 나를 낳을 때 거들어 주는 사람 없이 혼자서 나를 추수가 끝난 들판 한 가운데서 저녁에 나를 낳았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그 주변의 풀을 모아 내가 추울 까 봐 울고있는 나를 그 풀들로 감싸 덮어 주셨고, 나는 그러다 어머니의 품에 안겨 어느새 나의 긴 울음을 그치고 나는 어머니 품에서 편히 잠들 수 있었다. 나는 그 모든 것들을 신기하게도 기억하고 있다. 지나왔던 모든 과거들이 떠올리면 어제일처럼 생각할 수 있었다. 우리 어머니는, 사람들이 말하는 창녀였다. 하지만 나는 나의 어머니를 창녀라고 부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 어머니를 가리켜 좋지 않은 말들을 많이 했었지만 나는 그들을 이해했고 나의 어머니는 더 깊게 이해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그게 어쩔 수 없는 것이, 나의 어머니는 어린시절부터 가난했고, 구걸로 연명하며 살아오셨다. 직업이라고는 창부라는 별칭 밖에 얻을 수 없는 분이셨지만 어느날 어머니는 '빛을 보았고, 나를 잉태했었다'고 말 해 주셨었다. 어머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같은 말을 했지만, 그들로부터 좋은 말을 듣지는 않았었다. 나는 불행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가져다 주시는 음식을 어머니와 함께 먹을 수 있어서 좋았고 가끔은 어머니가 불러주는 노래를 들으며 잠들 수 있었기에 나는 좋았다. 내 나이는 내가 태어난 날로부터 오 년 하고도 보름이 지나 나는 다섯살과 여섯살 사이에 내 나이가 있었다.
나는 나 자신을 인식할 수 있었다. 나는 과거에 존 하나비였고, 현재의 나는 과거 내가 기사단을 창단하고 첫 출정식을 가졌던 그날로부터 정확히 151년이 지났다. 왜, 내가 존 하나비였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는지 나는 알지 못 한다. 다만, 가끔 씩 내 마음에 '그분'의 말씀이 잔잔히, 그리고 강렬하게 내 작은 전신을 타고 전해져 온다. 그 내용은 기억할 수는 있으나 입밖으로 내뱉을 수는 없었다. 그것은 내 몸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었고, 이 몸은 내가 어머니로부터 태어나면서 벌써 내 것이 아니었다. 나는 '메시아'였다. 구세주. 심판의 날에 칼을 뽑아들 정의의 사도. 나는 그것을 나 자신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행할 것이다. 사악한 무리들이 과거 150년 전에 다시 고개를 쳐 들었 듯이 이번에도 조만간 사악한 자들은 다시 일어 설 것이 분명했기에 하나님의 천사로 나는 지금 이 땅에 내려온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런 것들을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나를 너무 말이 없다고 한다. 나는 필요한 말만 했다. 그리고, 필요한 말 이외에 다른 말을 해야한다는 것은 내가 태어난 목적에 아무런 지장도 주지 못 하는 아주 사소한 일일 뿐이었다. 그런 나를 사람들은 너무 어른스럽다고 한다. 하지만, 심판의 날에는 내 감정과 이성이 눈뜨리라 나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심판의 날은 머지 않았다. 나는 내 육신을 키워 나가고 있을 뿐이었다.
나에게는 나약한 정신력따위는 없었고, 그 무엇이든 말없이 묵묵히 해낼 수 있었고 또 최근에도 그러고 있었다. 나는 병약하신 어머니가 침대 위에 누워서 병을 이겨내려 싸우고 계실 때 나는 어머니를 대신하여 마을 사람들의 마굿간에서 말에게 여물을 먹이거나 또는 그 말에게 먹일 여물을 밭에 나가 메어 오는 일도 서슴치 않았고 또 서툴지도 않았다. 나는 단 한 가지, 내 감정에 소용돌이 치듯 밀려오는 것은 어머니가 아프기에, 나역시 아프다는 마음이었다. 나는 내 특별한 능력으로 내 어머니를 볼 때마다 나는 어머니의 수명이 짧게 남았음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의사,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금방 기운을 다시 차릴 거라고 말했지만 그들은 알 수 없는 것들을 나는 알 수 있었다. 내가 없으면 나의 어머니는, 곧 돌아가실 거라고. 나는 나의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드렸다. 그리고 그분은 원래 자신의 수명대로 다하고 돌아가셨다. 내 나이가 이때 여섯 이상 일곱 사이에 있었다. 어머니는, 하나님의 곁으로 간 것을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분의 곁에서 살고 있으리라는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악한 영혼은, 결코 그분의 곁에 갈 수 없었지만 나의 어머니는 특별하신 분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곁으로 간 것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땅 위에서는 이루지 못 한 많은 행복을 누리고 계실 거라는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나는 울지 않았고, 나는 묵묵히 내 육신을 성장시켜 나가는 것에 전념했다. 아무리 못된 사람이라도 나에게는 함부로 대하지 못 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나에게는 어떤 다른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너무 어른스러운 아이' 또는 '어떤 말도 통하지 않는 고집쟁이'라는 식으로 생각 해 버려, 괴롭히는 일에는 포기했다. 나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꿰뚫어 본 마음을 언어로 읽어 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내 능력은 내 나이가 일곱 살 이상 여덞 살 미만 사이에 있을 때 서서히 감추어져 버려, 나는 여타 다른 평범한 아이들과 같아 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왜 그런지 알 수 있었다. 불행하지만 착한 나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자란 나는, 특별한 능력이 없이는 내 육신을 올바로 키워 낼 수 없었기에 하나님은 내 어린시절에 그토록 강인하도록 힘을 주셨던 것이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내가 조금 커 버렸을 때 하나님은 다시 나에게서 그 능력을 거두어 가신 것이었다. 나는 그때부터 말 수가 많아지기 시작했으며,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 그때부터 '친구'란 것이 생겼고 나는 여덟살 때부터 남의 집에서 일 해 주고 적은 돈을 받고 때론 음식을 얻어 먹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나는 짓궃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내 몸은 항상 더러웠다. 하지만 병에 걸리거나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감기에도 걸려 본 적이 없어서 병으로 아파 본 다는 것을 이전에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신비한 힘이 사라지고 나서부터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작은 병에도 걸리지 않는 특이체질이라고 친구들이 불러 주었다. 나는 이제는 그렇게 병에 걸리지 않는 나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사람들로부터 '크리스마스'라고 불렸다. 이것은 내 이름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내 이름을 잘 기억하질 못 했다. 왜냐하면 내 이름은 어머니가 지어 주셨는데 이름이 굉장히 길고 왠지 낯선 이름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부르기 편한대로 나를 크리스마스에 태어났으니 크리스마스라고 불러도 되겠지 하고는 그렇게 불렀고 지금도 나는 내가 사는 이 마을에서 나는 크리스마스라고 불리우고 있었다. 하지만 내 친구들은 '크리스마스'라는 별칭대신 '마스'라고 나의 별칭을 줄여서 그렇게 불렀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아 온 이 마을에서 나는 '마스'라고도 불렸다.
오늘의 나는 내가 일곱 살과 여덞 살 사이에 있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 해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었다. 가난해서 집이 없는 나는 매년 어머니와 함께 하던 작은 만찬이 없게 되었다. 그런 사실을 아는 내 친구들 중 '사무엘'이라는 덩치 큰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나를 자기집으로 초대 해 주었다. 나는 크리스마스날에도 다섯 명의 집에 말에게 먹일 여물을 주기 위해 오전 내내 밭에서 갈대를 베어 모아 묶고 모아 둔 갈대뭉치를 등에 하나 씩 메고 오후에는 내가 말에게 여물을 주어야 할 다섯 집을 차례대로 돌면서 말들에게 여물을 주었다. 때문에 내 겉에 입은 옷은 속옷만큼이나 더러워져 있었고, 내가 신고 있던 낡은 신발 사이로 겨울의 찬 바람이 지나가다 들어 와서 발이 꽁꽁 얼어 있었다. 나는 일을 다 마친 저녁에 초대 받은 사무엘의 집으로 갔다. 나는 사무엘의 집 앞에 서 있었다. 사무엘의 집은 벽돌로 지어진 튼튼한 집이었다. 나는 사무엘의 현관문을 손으로 가볍게 노크했다. 똑 똑. 그러자 잠시 후 집 안에서 문을 안으로 열어 젖히며 사무엘의 어머니가 나를 마중 나와 있었다. 사무엘의 어머니는 사무엘 만큼이나 체격이 크신 분으로, 인상이 부드럽고 매우 친절한 분이셨다. 사무엘의 어머니는 나를 보시더니 말씀하셨다.
"말에게 먹일 여물은 다 주었니?"
나는 쓰고있던 집신모자를 두 손으로 내 배 앞에 들고있은 채로 대답했다.
"예."
사무엘의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시며 나를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셨다. 나는 사무엘의 어머니의 뒤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고 거실에 있는 식탁 주위에는 이미 사무엘의 다른 가족들이 의자 위에 빙 둘러 앉아 있었다. 사무엘의 두 살 난 어린 여동생도 함께였다. 나는 테이블 쪽을 바라보며 사무엘의 아버지에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드렸다.
"안녕하세요. 사무엘의 초대를 받아서 왔어요."
사무엘의 아버지는 콧수염이 턱밑까지 진지하게 난 분으로, 그림동화책에 나오는 예수님과 닮은 얼굴을 하신 분이었다. 사무엘의 아버지는 식탁 주변에 빈 의자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앉으렴."
나는 천천히 식탁 앞에 있는 그 빈 의자 위에 가서 앉았다. 사무엘은 내 옆에 앉아 먼저 앉아 있었는데 사무엘이 자신의 식탁 앞의 위에 놓여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내 식탁 앞의 위에 옮겨 놓으면서 말했다.
"잘 왔어. 배가 부를만큼 마음 껏 먹어."
잠시 후 사무엘의 어머니가 새 접시에 따뜻한 스프를 담아 내 식탁 앞의 위에 한 손으로 차분히 올려 놓아 주었다. 그리고 사무엘의 어머니는 다른 한 손에 들고있던 숟가락을 그 스프에 담갔다. 나는 천천히 그 숟가락을 들고 먼저 숟가락에 스프를 한 숟가락 떠서 내 입에 가져다 대어 마셨다. 나는 그렇게 따뜻한 스프를 한 모금 내 배 안으로 밀어 넣고나서 말했다.
"스프가 참 맛있군요!"
내가 그 말을 하자 사무엘의 어머니는 스프는 얼마든지 있으니 다 먹고 또 먹고 싶으면 얼마든지 떠 주겠다고 말씀하셨고, 나는 감사하다는 말을 사무엘의 어머니께 드렸다. 사무엘 식구들은 나를 온정성으로 보살펴 주었고 흙과 땀이 뒤섞여 있는 내 몸이었지만 사무엘의 식구들은 그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었다. 식사를 마친 나는 현관문 앞에서 신발을 신고 마중나와 있는 사무엘의 식구들에게 인사를 드렸다.
"이렇게 초대 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사무엘의 가족들은 끝까지 좋은 이미지를 남기며 나를 떠나 보내 주었다. 나는 그렇게 사무엘의 집에서 나와 내가 잠을 자는 곳인 짚더미 위에 내 몸을 뉘었다. 나는 그날밤 기분 좋게 잠에 들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난 나는 다시 말에게 먹일 여물을 구하기 위해 다시 밭으로 나가 일을 했다. 이미 추수가 끝나고 밭주변에 쌇여 있는 짚더미에서 말이 먹기 좋은 짚들을 골라 내어 모아 낫으로 일정하게 양 쪽 끝을 잘라내고 또 걔 중 튼튼한 짚을 이용해 모아놓은 짚들을 엮어서 묶어 두었다. 이렇게 하루에 세 번 씩 밭에 나와서 일을 해야 했다. 그리고 일해서 만든 짚더미는 말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또 옮기는 일도 해야 했다. 나는 이렇게 매일 밭에 나와서 일하며 고용주로부터 하루에 두 번의 식사와 매달 일정한 적은 금액을 보수로 받았다. 적은 돈이었지만 마땅히 쓸 곳은 없었고 나는 그 동전들을 작은 천주머니에 하나 둘 모아 두었다. 그리고 그 천주머니에 동전이 가득 모이면 나는 친구들을 불러 마을시장에서 과자를 사 먹거나 먹고 싶지만 비싸서 자주 사 먹을 수 없는 식사를 했다. 친구들은 그런 나의 호의에 고맙다는 말을 해 주었고 또 그들은 평소에 나에게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해 주거나 밭에 나와 나의 일을 거들어 주기도 했다. 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이 일을 시작했고 또 백 여일이 지난 현시점까지 계속 이 일을 해 오고 있었다. 그동안의 나는 팔과 다리에 노동으로 인한 근육이 발달했으나 햇볕 아래서 일하는 내 피부는 타지 않았다. 어른들은 그런 나를 보고 햇볕 아래서 오랫동안 일을 해도 피부가 타지 않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것이라며 해 주었고 이것은 내가 병에 걸리지 않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일을 시작한지 정확히 백 삼 일째 되는 날에 내 친구 사무엘이 내 일을 돕기 위해 이른 오전에 나를 찾아 밭으로 왔다. 사무엘은 묵묵히 같이 낫을 들고 어설픈 낫질을 하며 내가 짚더미를 열 개를 만들 때 사무엘은 한 개를 만들었다. 하지만 사무엘은 열심히 나를 도와주었으며 나는 사무엘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사무엘은 말했다.
"친구끼린데 괜찮아."
"그래도 고마워."
사무엘과 나는 점심 때 말에게 먹일 여물까지 준비하고 일을 마쳤다. 사무엘은 사람밥은 제때 못 챙겨 먹고 말에게 먹일 여물이나 힘들게 준비해야 된다며 투덜대고 있었다. 나는 사무엘에게 이게 내 일이라며 나는 이미 익숙해져 있다고 말 해 주었다. 사무엘은 점심 때까지만 일을 도와주고는 저녁에는 일찍 집엘 들어 가야 한다며 돌아갔다. 나는 사무엘이 떠나고 혼자 남아 그날 저녁에 말에게 먹일 여물을 미리 준비했다.
창세기 제1장 1절부터 2절까지에는, 태초에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그런데 그 땅은 지금처럼 짜임새 있는 모습이 아니었고, 생물 하나 없이 텅 비어 있었다. 어둠이 깊은 바다를 덮고 있었고,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서 움직이고 계셨다.
말라기 제4장 1절부터 2절까지 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있다.
뜨거운 용광로와 같은 날이 오고 있다. 그 날에 모든 교만하고 악한 사람이 지푸라기같이 완전히 타 없어질 것이다. 뿌리나 가지가 다 타 버릴 것이다. 나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다. 그러나 나를 섬기는 너희에게는 의로움이 해처럼 비출 것이다. 거기에는 치료하는 광선이 나올 것이다. 너희는 외양간에서 풀려난 송아지처럼 뛰놀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6절에는 이 말로 끝난다.
"엘리야가 와서 아버지가 자녀를 사랑하게 하고, 자녀가 아버지를 사랑하게 할 것이다. 그들이 사랑하지 않으면, 내가 와서 이 땅에 저주를 내리겠다."
하나님은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
지금 나, 존 하나비. 이승에서 죽어 없어진 것이 분명하나 나는 내가 있는 곳을 알 수 없는 어느 곳에 분명히 위치 해 있었다. 내 육신은 보이질 않으나 나는 존재 해 있었고, 나는 말 할 수 없으나 하나님과 소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깊은 어둠 속에서 광명하여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아들아. 나는 네가 행한 모든 것들을 알고 있도다.'
나는 육신은 없으나 부끄러움에 마음을 들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계속하여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내가 너를 사랑하고 네가 나를 진심으로 믿었으니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리요, 너의 지난 행보니라.'
나는 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들을 수 있었다.
'빛으로 나아 가거라. 나를 부정하는 자들을 심판하러 가리라. 그 심판의 적임자는 너이니라.'
빛으로 나아가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그 말씀을 끝으로 다시 이승으로 산채로 부활했었는데 그날은 350년의 12월 25일째 되는 날이요, 예수님이 태어난 그 해였다. 어린 시절, 나에게는 무언가 특별함 같은 것이 있었다. 아이들이 나를 아무리 놀려도 나는 아무런 감정의 기복도 느낄 수 없었다. 나는 다만 그 아이들을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만 보았었다. 그러면 나를 놀리던 아이들은 '바보, 바보'라며 나를 혼자 내버려 두고는 저 멀리 가 버리곤 했었다. 어릴 적부터 우리 집은 가난했다. 나의 어머니는 나를 낳을 때 거들어 주는 사람 없이 혼자서 나를 추수가 끝난 들판 한 가운데서 저녁에 나를 낳았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그 주변의 풀을 모아 내가 추울 까 봐 울고있는 나를 그 풀들로 감싸 덮어 주셨고, 나는 그러다 어머니의 품에 안겨 어느새 나의 긴 울음을 그치고 나는 어머니 품에서 편히 잠들 수 있었다. 나는 그 모든 것들을 신기하게도 기억하고 있다. 지나왔던 모든 과거들이 떠올리면 어제일처럼 생각할 수 있었다. 우리 어머니는, 사람들이 말하는 창녀였다. 하지만 나는 나의 어머니를 창녀라고 부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 어머니를 가리켜 좋지 않은 말들을 많이 했었지만 나는 그들을 이해했고 나의 어머니는 더 깊게 이해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그게 어쩔 수 없는 것이, 나의 어머니는 어린시절부터 가난했고, 구걸로 연명하며 살아오셨다. 직업이라고는 창부라는 별칭 밖에 얻을 수 없는 분이셨지만 어느날 어머니는 '빛을 보았고, 나를 잉태했었다'고 말 해 주셨었다. 어머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같은 말을 했지만, 그들로부터 좋은 말을 듣지는 않았었다. 나는 불행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가져다 주시는 음식을 어머니와 함께 먹을 수 있어서 좋았고 가끔은 어머니가 불러주는 노래를 들으며 잠들 수 있었기에 나는 좋았다. 내 나이는 내가 태어난 날로부터 오 년 하고도 보름이 지나 나는 다섯살과 여섯살 사이에 내 나이가 있었다.
나는 나 자신을 인식할 수 있었다. 나는 과거에 존 하나비였고, 현재의 나는 과거 내가 기사단을 창단하고 첫 출정식을 가졌던 그날로부터 정확히 151년이 지났다. 왜, 내가 존 하나비였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는지 나는 알지 못 한다. 다만, 가끔 씩 내 마음에 '그분'의 말씀이 잔잔히, 그리고 강렬하게 내 작은 전신을 타고 전해져 온다. 그 내용은 기억할 수는 있으나 입밖으로 내뱉을 수는 없었다. 그것은 내 몸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었고, 이 몸은 내가 어머니로부터 태어나면서 벌써 내 것이 아니었다. 나는 '메시아'였다. 구세주. 심판의 날에 칼을 뽑아들 정의의 사도. 나는 그것을 나 자신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행할 것이다. 사악한 무리들이 과거 150년 전에 다시 고개를 쳐 들었 듯이 이번에도 조만간 사악한 자들은 다시 일어 설 것이 분명했기에 하나님의 천사로 나는 지금 이 땅에 내려온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런 것들을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나를 너무 말이 없다고 한다. 나는 필요한 말만 했다. 그리고, 필요한 말 이외에 다른 말을 해야한다는 것은 내가 태어난 목적에 아무런 지장도 주지 못 하는 아주 사소한 일일 뿐이었다. 그런 나를 사람들은 너무 어른스럽다고 한다. 하지만, 심판의 날에는 내 감정과 이성이 눈뜨리라 나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심판의 날은 머지 않았다. 나는 내 육신을 키워 나가고 있을 뿐이었다.
나에게는 나약한 정신력따위는 없었고, 그 무엇이든 말없이 묵묵히 해낼 수 있었고 또 최근에도 그러고 있었다. 나는 병약하신 어머니가 침대 위에 누워서 병을 이겨내려 싸우고 계실 때 나는 어머니를 대신하여 마을 사람들의 마굿간에서 말에게 여물을 먹이거나 또는 그 말에게 먹일 여물을 밭에 나가 메어 오는 일도 서슴치 않았고 또 서툴지도 않았다. 나는 단 한 가지, 내 감정에 소용돌이 치듯 밀려오는 것은 어머니가 아프기에, 나역시 아프다는 마음이었다. 나는 내 특별한 능력으로 내 어머니를 볼 때마다 나는 어머니의 수명이 짧게 남았음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의사,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금방 기운을 다시 차릴 거라고 말했지만 그들은 알 수 없는 것들을 나는 알 수 있었다. 내가 없으면 나의 어머니는, 곧 돌아가실 거라고. 나는 나의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드렸다. 그리고 그분은 원래 자신의 수명대로 다하고 돌아가셨다. 내 나이가 이때 여섯 이상 일곱 사이에 있었다. 어머니는, 하나님의 곁으로 간 것을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분의 곁에서 살고 있으리라는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악한 영혼은, 결코 그분의 곁에 갈 수 없었지만 나의 어머니는 특별하신 분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곁으로 간 것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땅 위에서는 이루지 못 한 많은 행복을 누리고 계실 거라는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나는 울지 않았고, 나는 묵묵히 내 육신을 성장시켜 나가는 것에 전념했다. 아무리 못된 사람이라도 나에게는 함부로 대하지 못 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나에게는 어떤 다른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너무 어른스러운 아이' 또는 '어떤 말도 통하지 않는 고집쟁이'라는 식으로 생각 해 버려, 괴롭히는 일에는 포기했다. 나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꿰뚫어 본 마음을 언어로 읽어 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내 능력은 내 나이가 일곱 살 이상 여덞 살 미만 사이에 있을 때 서서히 감추어져 버려, 나는 여타 다른 평범한 아이들과 같아 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왜 그런지 알 수 있었다. 불행하지만 착한 나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자란 나는, 특별한 능력이 없이는 내 육신을 올바로 키워 낼 수 없었기에 하나님은 내 어린시절에 그토록 강인하도록 힘을 주셨던 것이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내가 조금 커 버렸을 때 하나님은 다시 나에게서 그 능력을 거두어 가신 것이었다. 나는 그때부터 말 수가 많아지기 시작했으며,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 그때부터 '친구'란 것이 생겼고 나는 여덟살 때부터 남의 집에서 일 해 주고 적은 돈을 받고 때론 음식을 얻어 먹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나는 짓궃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내 몸은 항상 더러웠다. 하지만 병에 걸리거나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감기에도 걸려 본 적이 없어서 병으로 아파 본 다는 것을 이전에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신비한 힘이 사라지고 나서부터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작은 병에도 걸리지 않는 특이체질이라고 친구들이 불러 주었다. 나는 이제는 그렇게 병에 걸리지 않는 나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사람들로부터 '크리스마스'라고 불렸다. 이것은 내 이름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내 이름을 잘 기억하질 못 했다. 왜냐하면 내 이름은 어머니가 지어 주셨는데 이름이 굉장히 길고 왠지 낯선 이름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부르기 편한대로 나를 크리스마스에 태어났으니 크리스마스라고 불러도 되겠지 하고는 그렇게 불렀고 지금도 나는 내가 사는 이 마을에서 나는 크리스마스라고 불리우고 있었다. 하지만 내 친구들은 '크리스마스'라는 별칭대신 '마스'라고 나의 별칭을 줄여서 그렇게 불렀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아 온 이 마을에서 나는 '마스'라고도 불렸다.
오늘의 나는 내가 일곱 살과 여덞 살 사이에 있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 해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었다. 가난해서 집이 없는 나는 매년 어머니와 함께 하던 작은 만찬이 없게 되었다. 그런 사실을 아는 내 친구들 중 '사무엘'이라는 덩치 큰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나를 자기집으로 초대 해 주었다. 나는 크리스마스날에도 다섯 명의 집에 말에게 먹일 여물을 주기 위해 오전 내내 밭에서 갈대를 베어 모아 묶고 모아 둔 갈대뭉치를 등에 하나 씩 메고 오후에는 내가 말에게 여물을 주어야 할 다섯 집을 차례대로 돌면서 말들에게 여물을 주었다. 때문에 내 겉에 입은 옷은 속옷만큼이나 더러워져 있었고, 내가 신고 있던 낡은 신발 사이로 겨울의 찬 바람이 지나가다 들어 와서 발이 꽁꽁 얼어 있었다. 나는 일을 다 마친 저녁에 초대 받은 사무엘의 집으로 갔다. 나는 사무엘의 집 앞에 서 있었다. 사무엘의 집은 벽돌로 지어진 튼튼한 집이었다. 나는 사무엘의 현관문을 손으로 가볍게 노크했다. 똑 똑. 그러자 잠시 후 집 안에서 문을 안으로 열어 젖히며 사무엘의 어머니가 나를 마중 나와 있었다. 사무엘의 어머니는 사무엘 만큼이나 체격이 크신 분으로, 인상이 부드럽고 매우 친절한 분이셨다. 사무엘의 어머니는 나를 보시더니 말씀하셨다.
"말에게 먹일 여물은 다 주었니?"
나는 쓰고있던 집신모자를 두 손으로 내 배 앞에 들고있은 채로 대답했다.
"예."
사무엘의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시며 나를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셨다. 나는 사무엘의 어머니의 뒤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고 거실에 있는 식탁 주위에는 이미 사무엘의 다른 가족들이 의자 위에 빙 둘러 앉아 있었다. 사무엘의 두 살 난 어린 여동생도 함께였다. 나는 테이블 쪽을 바라보며 사무엘의 아버지에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드렸다.
"안녕하세요. 사무엘의 초대를 받아서 왔어요."
사무엘의 아버지는 콧수염이 턱밑까지 진지하게 난 분으로, 그림동화책에 나오는 예수님과 닮은 얼굴을 하신 분이었다. 사무엘의 아버지는 식탁 주변에 빈 의자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앉으렴."
나는 천천히 식탁 앞에 있는 그 빈 의자 위에 가서 앉았다. 사무엘은 내 옆에 앉아 먼저 앉아 있었는데 사무엘이 자신의 식탁 앞의 위에 놓여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내 식탁 앞의 위에 옮겨 놓으면서 말했다.
"잘 왔어. 배가 부를만큼 마음 껏 먹어."
잠시 후 사무엘의 어머니가 새 접시에 따뜻한 스프를 담아 내 식탁 앞의 위에 한 손으로 차분히 올려 놓아 주었다. 그리고 사무엘의 어머니는 다른 한 손에 들고있던 숟가락을 그 스프에 담갔다. 나는 천천히 그 숟가락을 들고 먼저 숟가락에 스프를 한 숟가락 떠서 내 입에 가져다 대어 마셨다. 나는 그렇게 따뜻한 스프를 한 모금 내 배 안으로 밀어 넣고나서 말했다.
"스프가 참 맛있군요!"
내가 그 말을 하자 사무엘의 어머니는 스프는 얼마든지 있으니 다 먹고 또 먹고 싶으면 얼마든지 떠 주겠다고 말씀하셨고, 나는 감사하다는 말을 사무엘의 어머니께 드렸다. 사무엘 식구들은 나를 온정성으로 보살펴 주었고 흙과 땀이 뒤섞여 있는 내 몸이었지만 사무엘의 식구들은 그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었다. 식사를 마친 나는 현관문 앞에서 신발을 신고 마중나와 있는 사무엘의 식구들에게 인사를 드렸다.
"이렇게 초대 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사무엘의 가족들은 끝까지 좋은 이미지를 남기며 나를 떠나 보내 주었다. 나는 그렇게 사무엘의 집에서 나와 내가 잠을 자는 곳인 짚더미 위에 내 몸을 뉘었다. 나는 그날밤 기분 좋게 잠에 들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난 나는 다시 말에게 먹일 여물을 구하기 위해 다시 밭으로 나가 일을 했다. 이미 추수가 끝나고 밭주변에 쌇여 있는 짚더미에서 말이 먹기 좋은 짚들을 골라 내어 모아 낫으로 일정하게 양 쪽 끝을 잘라내고 또 걔 중 튼튼한 짚을 이용해 모아놓은 짚들을 엮어서 묶어 두었다. 이렇게 하루에 세 번 씩 밭에 나와서 일을 해야 했다. 그리고 일해서 만든 짚더미는 말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또 옮기는 일도 해야 했다. 나는 이렇게 매일 밭에 나와서 일하며 고용주로부터 하루에 두 번의 식사와 매달 일정한 적은 금액을 보수로 받았다. 적은 돈이었지만 마땅히 쓸 곳은 없었고 나는 그 동전들을 작은 천주머니에 하나 둘 모아 두었다. 그리고 그 천주머니에 동전이 가득 모이면 나는 친구들을 불러 마을시장에서 과자를 사 먹거나 먹고 싶지만 비싸서 자주 사 먹을 수 없는 식사를 했다. 친구들은 그런 나의 호의에 고맙다는 말을 해 주었고 또 그들은 평소에 나에게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해 주거나 밭에 나와 나의 일을 거들어 주기도 했다. 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이 일을 시작했고 또 백 여일이 지난 현시점까지 계속 이 일을 해 오고 있었다. 그동안의 나는 팔과 다리에 노동으로 인한 근육이 발달했으나 햇볕 아래서 일하는 내 피부는 타지 않았다. 어른들은 그런 나를 보고 햇볕 아래서 오랫동안 일을 해도 피부가 타지 않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것이라며 해 주었고 이것은 내가 병에 걸리지 않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일을 시작한지 정확히 백 삼 일째 되는 날에 내 친구 사무엘이 내 일을 돕기 위해 이른 오전에 나를 찾아 밭으로 왔다. 사무엘은 묵묵히 같이 낫을 들고 어설픈 낫질을 하며 내가 짚더미를 열 개를 만들 때 사무엘은 한 개를 만들었다. 하지만 사무엘은 열심히 나를 도와주었으며 나는 사무엘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사무엘은 말했다.
"친구끼린데 괜찮아."
"그래도 고마워."
사무엘과 나는 점심 때 말에게 먹일 여물까지 준비하고 일을 마쳤다. 사무엘은 사람밥은 제때 못 챙겨 먹고 말에게 먹일 여물이나 힘들게 준비해야 된다며 투덜대고 있었다. 나는 사무엘에게 이게 내 일이라며 나는 이미 익숙해져 있다고 말 해 주었다. 사무엘은 점심 때까지만 일을 도와주고는 저녁에는 일찍 집엘 들어 가야 한다며 돌아갔다. 나는 사무엘이 떠나고 혼자 남아 그날 저녁에 말에게 먹일 여물을 미리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