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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우리 하나비 기사단은 전날밤에 만든 포스터를 들고 마을 시가 중심에 붙여 놓고 홍보를 하기로 했다. 어떤 홍보냐 하면, '마을의 원인모를 전염병, 악마들의 소행'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실은 것이다. 포스터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마을의 원인모를 전염병'
'악마들의 소행'
'당신들은 악마들에게 속고 있습니다.'
'악마들은 정체를 숨기고 당신들이 죽어 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무덤가는 그들의 식사장소입니다.'
'-하나비 기사단'

우리는 포스터를 둘둘 말아서 하나의 작은 끈으로 묶고서 내가 포스터를 등에 맸다. 우리는 세아바스 마을의 중심거리로 걸어갔다. 세아바스 마을의 중심에는 큰 사거리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 오른쪽 옆에 큰 학원이 하나 있었다. 그 학원은 검술연습장으로, 벽은 빨간벽돌로 되어 있었고, 깨끗했다. 나는 포스터의 뒷면에 풀을 칠 하고 포스터를 벽에 걸었다. 그리고 우리 네 사람은 포스터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두 명 씩 나뉘어 서서 동시에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여러분! 이 마을에 악마들의 음모가 숨어 있습니다.'

길가던 사람들은 처음에는 우리들을 눈여겨 봐 주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고 우리들의 포스터를 읽어 주었다. 그리고 우리의 포스터를 지켜 본 사람들 중 갈색의 양복에 갈색 중절모를 쓴 사람이 우리에게 말했다.


"악마들의 소행이라면, 큰 일이군요."


그에 나는 대답했다.


"당신은 마을에 있는 전염병이 악마들의 원인임을 자각하고 계셔야 합니다."


우리는 그날 하루종일 홍보를 했다. 아마 악마들은 우리를 지켜 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를 싫어할 것이다. 우리는 그날 하루동안 악마들의 홍보를 충분히 했다고 판단하고 다음날부터는 이제 우리 하나비 기사단이 악마를 찾아 내어 물리 칠 것이다.

다음날 아침을 맞이하게 된 우리 하나비 기사단은 무덤가에 매복을 하기로 했다. 우리는 숨어있다가 악마가 나타나면 싸울 것이었다. 우리는 그날 각자 무기를 정비하고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여관 안에 있었고 간간히 필요한 물품은 순번을 정해서 나가서 사 오기로 했다. 아침에 처음으로 야곱이 우리가 쓸 물품들, 예를 들어 화약탄이라던지 검의 칼날에 묻힐 성수라든지 하는 것들을 사기 위해 야곱이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나와 밀리터리맨, 그레잇은 여관 안의 방 안에 모여 있었다. 나는 침대 위에 앉아 내 원핸드 롱소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는데 그때 누군가 우리 방 문을 똑 똑 노크했다. 나는 검을 침대 위에 놓여 있는 은색의 검집에 스윽 밀어넣고 문쪽으로 걸어 가서 문을 열었다.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전날 우리가 홍보할 때 만났던 젊은 과부였다. 그 과부는 남편이 그 전염병으로 죽었고, 자신은 혼자 살고 있다고 했다. 이 과부는 매우 젊고 예뻐서, 진갈색의 벌꿀색의 긴 생머리에 옷은 평상복으로 단정하고 깨끗했다. 문 밖에서 과부가 나와 마주 서 있는 자세로 얼굴에 미소를 띄우고 말했다.


"잠시 들어가도 될까요?"

나는 옆으로 한 걸음 걸어갔고 오른손으로 방 안을 가리키면서 들어오세요 하고 말했다. 과부는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방 안으로 들어 온 이 젊은 과부는 방 안에 있는 밀리터리맨과 그레잇을 보고나서 나에게 말했다.


"네가 기사단장이냐?"


응? 왠 반말? 나는 야간 당혹했다. 내가 눈섭을 내리고 그 젊은 과부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젊은 과부의 손이 붙어서 날카롭게 변했다. 그리고 빨갛고 단단 해 보이는 흉칙한 양 손 중 왼손을 나의 복부에 찔러 넣었다. 아뿔사! 나는 당했다고 생각하고 빠져나간 젊은 과부의 손에 이어서 나는 털썩 하고 주저 앉았다. 나는 내 복부에 흐르는 상처를 양 손으로 감싸 쥐었다. 밀리터리맨은 단도를 쥐고 재빨리 일어섰고 그레잇은 입고있던 블랙로브의 모자를 왼손으로 머리 아래로 누르며 천천히 일어섰다. 젊은 과부가 입을 빠르게 열고 닫으며 말했다. 부자연스러웠다.


"염치없는 녀석들, 우리의 아지트에 갑자기 침입해서는 다짜고짜 우리의 정체를 마을에 실토 해? 너희는 예의가 없구나."


밀리터리맨이 말했다.


"당신은 방금 우리의 동료인 존을 공격했소. 이유는 굳이 묻지 않겠지만, 당신은 악마에 홀린 사람인 것 같군. 그 손을 보면 당신의 몸은 악마의 것이라고 봐도 되겠지요?"


과부로 변신한 악마가 말했다.


"너는 눈치가 빠르구나. 하지만 이미 늦었다. 이 여관에 머물고 있는 사람은 집주인을 빼고는 너희들 밖에 없어. 나에게 곱게 목숨을 내놓고 이 방 안에서 죽어라."


그 악마인 과부는 발로 나의 가슴을 걷어 찼다. 나는 뒤로 풀썩 쓰러졌다. 제기랄! 하등 나는 도움이 되지 않고 항상 이런 꼴이다. 미안해요, 밀리터리맨과 그레잇! 나는 뒤로 쓰러져서는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짧은 순간이다. 복부에 상처는 내 두 손으로 잡고 있지만, 통증이 격렬하게 느껴지고 몸은 공포로 무기력했다.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밀리터리맨 쪽을 바라봤다. 밀리터리맨은 서 있었고 젊은 과부는 밀리터리맨에게 걸어가고 있었다.


젊은 과부는 밀리터리맨과의 거리를 다섯 걸음 정도 남겨놓고 말했다.


"너는 꽤 실력자이구나. 느낌으로 알 수 있다. 하지만, 너는 너무 늙었어. 늙은 개다. 지금의 나에게는 이길 수 없다. 이 자리에서 소란스럽게 반항하지 말고 나에게 곱게 목을 내 놓을 수 있어?"


밀리터리맨의 흰머리가 밀리터리맨의 눈썹 아래로 내려왔다. 밀리터리맨은 대답했다.


"싫어요."


그리고 밀리터리맨은 재빨리 몸을 숙이고 단도를 앞으로 하고 그 악마에게 달려 들었다. 검이 악마를 향해 날아가는 듯 빠른 속도로 가고 있었다. 밀리터리맨의 공격은 먹히지 않았다. 악마는 달려 온 밀리터리맨의 복부를 고속의 발차기로 올려 차고 발을 재빨리 내렸다. 참고로 젊은 과부는 가벼운 평상복 흰드레스 차림이었다. 그리고 빨간 하이힐을 신고 있었는데, 뾰족한 하이힐 굽으로 밀리터리맨의 복부를 걷어 찬 것이었다. 아프겠다, 밀리터리맨! 미안해요! 하지만 난 더 아파요!

밀리터리맨은 노안으로 그런지 숨을 한 번 내뱉고는 정면으로 자리에 풀썩 쓰러져서는 일어나지 않았다. 엥? 이런! 밀리터리맨이 당했어. 이럴 수가! 그 강한 밀리터리맨이!

나는 그레잇 쪽을 바라봤다. 그레잇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눈은 보이지 않았다. 눈이 왜 보이지 않느냐하면, 로브의 망토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밀리터리맨을 쓰러뜨린 그 젊은 과부는 하이힐을 또각 또각 소리를 내며 그레잇에게 걸어가면서 말했다.


"너는 강한지 약한지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약한 것 같은데?"

그 두 사람의 거리가 그레잇에게 점점 가까워 지고 있었다. 그레잇은 그 말을 다 듣고나서 그가 다가오기 전에 말했다.


"저는 약합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죽을 정도로 약하지는 않아요."


나는 가슴이 떨리고 있었다. 만약 그레잇까지 당한다면, 외출한 야곱을 빼고는 우리 기사단이 전부 악마에게 당하고 마는 셈이었다. 야곱이 운좋게 돌아온다 해도, 이 싸움에서 전력이 될만한 인물은 아니었기에 나는 그레잇에게 희망을 걸고 있었다. 그레잇, 제발 어떻게 든 해 줘요!


그 젊은 과부는 날카롭고 흉칙한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내민 손은 빠른 속도로 그레잇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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