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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마차 입구쪽으로 재빨리 굴렀다가 어둠컴컴한 마차 밖으로 뛰쳐 나갔다. 마차 밖으로 나간 나는 주변을 둘러 보았다. 아, 숲이구나. 여기는 사람들이 다니던 오솔길. 주변에는 밤의 숲. 어둡다. 하늘은 나뭇가지와 잎들로 듬성 듬성 가려져 마치 하늘에 검은 그물을 쳐 놓은 듯이 보였다. 하늘의 푸르스름한 기운이, 달빛의 그 그을리는 듯한 밝음이 점점 시야에 들어왔다. 나는 마차 조종석 위에 서 있는 밀리터리맨에게 말했다.

"무슨 일인가요, 밀리터리맨?"


그러자 밀리터리맨은 단답형으로 나에게 쏘아 붙였다.


"검이나 빼!"


에, 뭔가. 나는 재빨리 내 오른쪽 허리춤에 차여 있는 내 순제 은으로된 검집에서 또다시 은빛을 발산하는 원핸드류의 롱소드를 왼손으로 스르릉 뽑아 들었다. 나는 양손으로 검을 쥐고 허리를 약간 숙여 주위를 경계하는 자세를 취했다. 뭘까. 아까의 그 충격음은. 나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부동자세로 밀리터리맨에게 말했다.


"무슨 일이지요, 밀리터리맨?"


밀리터리맨이 대답했다.


"누군가, 미약한 화약으로 충격파 화약을 마차 앞에 던졌다. 사람인가, 괴물인가. 그것이 알고싶다."


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뭐, 아군은 아니겠군. 좋다, 실전이다! 덤벼 이 숲속의 떨거지 새끼들아! 내 첫실전에서의 나의 검술을 보여주마! 불쌍한 녀석들, 내 왼손의 원핸드류의 검술 실력엔 아마 깜짝 놀랄껄?


나는 잔뜩 부푼 마음으로 눈동자만 굴려 좌우로 살피고 있었다. 눈이 적응시에 익숙해 지며 주변이 더욱 자세히 보였다. 어디야, 어디. 나오기만 해! 빨리! 급해! 이 망할 것들!


나는 좀 긴장했는지, 손이 덜덜 떨렸다. 야생 맹수면 어떡하지? 그럴 땐 도망가야 하나? 아니, 도망 칠 수는 없지. 그래, 그냥 오감을 이용해 달려오는 순간 단칼에 베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판단을 내렸다.


등뒤에서 밀리터리맨이 말했다.


"저쪽이다." 하고 밀리터리맨은 말하며 무언가 경쾌하게 탱, 하고 줄을 잡아 당겼다 놓는 소리가 났다.


아니, 무슨 줄 잡았다 놓는 소리가 이렇게 상쾌하지? 과연, 대궁의 활시위야.


잠시 후 어디선가 푹 꽂히는 소리가 남과 동시에 비프음 같은 고성의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꽤에에엑... 하는. 괴물 소리 같다. 이런, 젠장! 내 첫실전에서의 상대가 사람이 아닌 괴물일 줄이야. 나는 왼쪽 눈을 찡긋 감았다. 덜덜덜. 아 떨려. 미치겠네!


그 괴성이 차츰 잠들자, 이번에는 풀숲들에서 촤촤촥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검은 물체가 수풀 사이에서 튀어 올랐다. 하나, 둘, 이런! 한 두 명이 아니잖아! 나는 검을 쥔 왼손에 힘이 들어갔다. 손에서 땀이나고 있었다. 이 짧은 순간, 행여나 죽지나 않을지 걱정 되었다. 아직 할 일이 많은데 벌써 죽으면 정의고 뭐고 쪽팔리잖아. 나는 입가에 짧은 미소를 지었다. 내 머리에서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비되고 있었다. 흥분, 짜릿함. 좋아.. 중추신경이 안정되는 느낌이다. 낄낄낄. 염병할! 덤벼 괴물놈아.


어랏?


나는 무언가, 내 몸에 와닿는 굉장한 충격에 밀려 내 등뒤에 있는 마차쪽으로 내가 날아가고 있었다. 뭐지? 이건? 그리고 내 입에서 피가 튀었다. 크억. 공격당한 것인가. 나는 상대를 보지도 못 했다고!


나는 본의 아니게 내 몸뚱아리로 마차를 때려 부수며 쓰러졌다. 끄으.. 괜히 짜증난다. 뭐지 방금.


순간 내 귀에 들리는 굉장한 타격소리들. 검이 부딪히는 소리, 아까 들었던 활시위가 당겨지는 경쾌한 소리.. 가 굉장하잖아? 활시위가 당겨졌다 놓이는 소리가 짧게 짧게 계속 들렸다. 그리고 그 중간중간 사이로 뭔가 칼이 챙 하고 부딪히는 소리들도 들렸다. 나는 입가에 피를 머금고 내 양팔을 땅에 대고 힘을 주어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아 머리가 띵 해. 뭐야, 현 상황은. 나는 내 왼손을 바라봤다. 엥? 내 검.. 이 없었다. 나는 순간 미친듯이 주변을 휘저으며 검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제기랄! 전투중에 무기가 없으면 그냥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을 뿐이잖아. 어쨌든, 빨리 검부터 찾자.


나는 부서진 마차판자 아래 깔려있는 내 검을 왼손으로 쥐어들고 부서진 마차 잔해들을 몸으로 밀어내며 밖으로 나갔다.


와우. 멋져. 밀리터리맨.. 지금 내 앞엔 굉장한 전투씬이 일어나고 있었다. 왠 정체를 알 수 없는 야곱 뚱땡이만한 검은 물체들과 밀리터리맨이 단독으로 그것들을 상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밀리터리맨의 몸동작은, 정말 굉장히 빠르고 절도있게 멋지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엑설런트! 멋져요, 밀리터리맨!

나는 구경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 생각하고 재빨리 다리를 타다닥 하고 움직여 밀리터리맨 주변에 모여있는 검은 물체들에게로 달려갔다. 으아아아아아! 덤벼 이 검은 뚱땡이들아!


어랍쇼? 앞을 보고있던 내가 갑자기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것도 꼿꼿한 자세로. 날아가고 있었다. 아... 뭐야 짜증나게. 또 맞고 뻗는 건가. 쪽팔려 진짜.


나는 아까 내 몸뚱아리로 부셔버렸던 그 마차 더미 위에 또다시 빠른 속도로 부딪히며 마차를 이중 박살내 버렸다. 으으으, 어떻게 산 마찬데. 아니, 마차가 중요한게 아니라! 내가 뭐냐고 지금.


나는 내 가슴에 느껴지는 격렬한 통증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남자다움을 찾아 곧바로 발딱 일어섰다. 나는 숨을 헉 헉 몰아 쉬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내가 눈치 챌 수조차 없는 공격이라니, 이런 걸 두고 어떻게 싸움이라 할 수 있겠는가. 물론 나하고 저 검은 물체들 관계에서 말이다. 아니, 사실 저 검은 물체가 날 공격했는지 안 했는지조차 구분이 안 가는 상황이지만, 현재 추측되는 상황으로는 저 검은 물체가 지금 밀리터리맨과 싸우고 있는 저 시야에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는 빠른 움직임으로 역시 나에게 공격했다는 것이 가장 타당했다. 그런데 난, 가까이 가면 저 속도를 분간할 수도 없다니. GG. 말도 안 돼 이건.


그나저나.. 밀리터리맨도 힘겨워 보이고 야곱 녀석은 어디로 갔는지 몰라. 어딨냐 야곱?


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


"어딨어 야곱!"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이런 망할! 설마, 그자식, 도망간 거 아닌가? 이런! 재빠른 놈! 그 틈에 어디서 그런 날렵한 몸동작이 나오는 거야 돼지새끼가.


나는 야곱을 저주하며 혼자서 고생하고 있는 밀리터리맨을 돕기 위해 또다시 밀리터리맨 주위에 몰려있는 그들에게로 달려갔다. 이야아아아아! 나는 마음속으로만 이 말을 했다. 왜냐하면, 겉으로 소리치면 저것들이 또 듣고 날 또 공격할테지. 나는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달려갔다. 그리고, 와우, 꽤 가까이 왔다. 자, 좀 더 좀 더.

나는 내 왼손에 힘을 꽉 쥐었다. 간다, 이 썩을 것들아. 나의 검술맛 좀 시험 좀 해주렴. 세 걸음 더 걸으면 밀리터리맨에게 악수를 청할 수도 있을 듯한 거리에까지 있었다.


나는 왼손을 허공에 원을 그리며 재빠르게 눈앞에 있는 검둥이를 향해서 팔을 휘둘렀다. 앗, 이대로라면 내 공격이 먹힐 듯 했다. 이 검둥아, 복수다!


휭.


휘둘렀다. 아? 그런데 내 왼손에 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주먹뿐이었다. 뭐지? 생각 해 보자. 아까 마차에서 쓰러졌을 때 마차에서 나오기 전에 검을 찾아 쥐었었다. 그리고 돌진했다가, 맞고 튕겨졌다가 다시 돌진했다. 아하. 그다음에 맞고 튕겨졌을 때 날아가면서 놓친 검의 행방을 모르는구나. 이럴 수가.


나는 병신같은 나를 야곱보다 더 저주하며 내 눈앞에 있는 검은 물체들을 어떻게 하면 때려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에라, 이거라도 받아라. 나는 내 왼쪽 허리춤에 차여있던 은제 칼집을 풀어 왼손에 거꾸로 쥐고 앞에 검은 물체가 보이는 곳으로 칼집을 재빠르게 내리쳤다. 쿵! 야호! 공격이 먹혔어요.


순간, 검은 물체로만 보이던 녀석이 부동자세를 취하며 내가 때린 칼집을 몸 윗쪽에 댄 채로 서서히 뒷모습을 드러냈다. 아아, 이녀석은 검은 물체가 아니라 노란색이구나. 나는 내 눈 앞에 보이는 물체를 놓치지 않고 관찰했다. 몸집은 야곱만 하고, 몸은 둥그래서는 귀로 보이는 머리 부분의 두 개의 긴 물체는 뒤통수에서 봤을 때 왼쪽이 뒷쪽으로 축 처져있고, 어 꽤 귀엽게 생겼잖아. 덩치도 큰 게 노랗고 둥그스름해서는. 으음. 몸에 노란털까지 나 있었다. 아, 귀여워. 이 재빠른 것아.


그렇게 내가 감탄하고 있을 때 그 정체를 드러낸 놈이 뒤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윽, 나는 왼손을 다시 빼내 또 내려칠 준비를 했다. 칼집이라도, 조금은 아팠겠지. 녀석이 앞모습을 내 앞에 드러냈는데, 뒷면 못지않게 앞면이 더 귀여웠다. 무슨 애완동물같았다. 감기지 않을 듯한 큰 두 개의 눈. 작은 콧구멍 두 개. 앵두같은 입술. 이런 염병할! 이렇게 생긴 게 뭐 그렇게 빨라, 하고 나는 생각했다.


잠시후 그놈은, 내가 칼을 다시 내려칠 틈도 주지 않은 채 나를 펭귄팔처럼 생긴 노란털의 팔로 날 아주 후려쳤다. 으아~~ 나는 또 날아갔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내가 눈을 떴을 땐 날이 밝은 상태였다. 내가 눈을 떴다, 영영 감을 줄 알았는데. 기뻤다. 그러나 머리는 저번에 밀리터리맨과 술먹은 다음날처럼 아파왔다. 나는 인상을 찡그리며 쓰러져있는 들판 위에서 손으로 무릎을 쥐며 천천히 일어섰다. 아이고.. 어떻게 된거지. 밀리터리맨? 어이쿠! 제기랄! 나는 주밀리터리맨을 크게 외쳤다.


밀리터리맨이 저 멀리서 다 무셔진 마차 위에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어느새 나는 엉엉 울면서 밀리터리맨에게로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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