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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군사학교로 진학하고 말았다. 내가 지원하고자 했던 고교는 시외에 있는 일반공립학교였는데 아버지가 마음대로 입학원서를 넣은 것이었다. 나는 그 사실을 안 날, 온 가족이 모이는 저녁식사 때 아버지께 조심스레 말씀 드렸다.

"저기, 아버지. 저 고등학교 때문에 그런데요. 혹시 또 같은 계열사의 군사학교에 제 입학원서를 넣으셨는지요?"

아버지는 헛기침을 한 번 하시고는 말씀하셨다.

"당연하지. 너는 군인이 되거라."

나는 저녁식사를 끝마치고서 내 방에 들어 가 침대 위에 천천히 누웠다. 그리고 양 손으로 이불을 슬그머니 머리 끝까지 위로 올리고, 엉엉 울었다. 이제 끝이다. 고등학교까지 군사학교로 진학했다면 이미 내 진로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정말 서글펐다. 나는 군인이 되는 것보다, 뭔가 좀 더 평범한 무언가가 되고자 했다. 하지만 내 길이 이미 정해져 있다니. 그것도 남자들이 주종을 이루는 군인이 말이다. 나는 스스로 남자라고는 생각하지만 내게는 아랫도리가 없다. 나는 전에 말했던 대로 나는 110% 남자라고 생각하지만 없는 걸 어떻게 있다고 만들 수 있겠는가.

머리가 어지럽고. 그냥 그렇게 울다가 잠이 들었다.



시간은 흘러. 입학식이 있던 날이었다.

나는 또 그 지긋지긋한 블랙&화이트 계열의 견장교복을 입고 투박한 군사학교의 건물에 있는 강당으로 들어갔다. 나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세상 모든 것을 이미 단념했다. 그래, 내 인생. 가라는 대로 가야지. 하하하.


"하하하하하!" 하고 나는 강당으로 함께 들어가던 많은 학생들 사이에서 혼자 소리내어 웃었다.


금발의 주근깨 뚱뚱보 야곱과 함께 입학식 연설을 듣던나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입학식 연설을 하고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그 '밀리터리맨'이었다. 맙소사! 같은 계열의 학교라 그런지 중, 고교 같에 교사전출이 잦은 편이었던 탓이다. 망할!

밀리터리맨의 연설이 거의 쟁점에 도달하고 있었다.


"에.. 그래서........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하며 앞으로 3년간 여러분의 좋은 결실이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


밀리터리맨의 연설이 끝나자 옆에있던 장교복 차림의 사회자의 엄숙한 목소리가 학생들을 향해 들려왔다.


"일동 차렷! 경례!"


입학생들은 일제히 "충실"하고 패기있는 목소리로 인사를 끝마쳤다. 끔찍하다. 이런 학교생활 또다시 해야 한다니. 야곱과 나는 입학식이 끝나고 강당을 빠져나가는 무리들로 입구는 병목현상에 한 참을 기다려야 했다.


과가 없이 공통으로 같은 교과목과 실습을 하는 1학년이 어느새 지나고 같은 반이었던 야곱과 나는 이제 2학년으로 진학함에 따라 과를 선택해야만 했다. 여기서 과를 선택함에 따라 반도 달라지게 되므로 성향에 따라 야곱과 나는 같은 반이 되는 운을 기대할 수 없다.

과에는 다음과 같은 종류들이 있었다.

제1과 나이트(검을 다루는 사람)
제2과 매지션(마법을 사용하는 사람)
제3과 보우맨(활을 쏘는 사람)
제4과 머천트(돈을 다루는 사람)
제5과 닥터널스(치료를 하는 사람)

이렇게 다섯 과가 있었고, 나는 주저없이 가장 남자다운 '제1과 나이트'과를 선택했다. 야곱녀석은 역시나 '제4과 머천트'과를 선택했다. 나는 야곱에게 말했다.


"머천트를 선택한 이유는?"


야곱의 대답은 간단했다.


"돈이 없으면 맛있는 걸 많이 사먹을 수 없잖아."


이런!! 단순한 녀석!!!!!! 넌 정말 복받은 녀석이야. 세상의 잣대를 먹을 걸로 구분하다니. 나는 남자다움, 여자다움으로 구분해서 세상을 좀 고민스럽게 사는데 반해 이녀석의 사고관념은 정말 최고였다. 남자다움, 여자다움으로 구분하는 나는 야곱에 비해 좀 더 복잡한 사고관을 지닌 사람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어쨌든.


나는 검을 다루는 나이트가 되기로 결심했고, 야곱은 머천트가 되어 조직에서 돈을 굴릴 것이다. 나이트, 매지션, 보우맨, 머천트, 닥터널스 등은 기사를 리더로 하는 한 조직에서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포지션이다. 나는 가장 남성다운 나이트가 되어 우리 조직을 빛나는 사명감으로 최고의 명예로운 기사단으로 만들 것이었다. 그리고, 야곱 녀석은 우리 조직에서 '머천트'로 활약할 것이다. 야곱 녀석이 머천트가 되면 조직이 밥굶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돈을 잘못 굴리면 밥을 굶게 되므로 야곱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릴 것이었다. 내가 조금만 야곱을 설득하면 내가 만든 기사단에 가입시킬 수 있으리라 하고 나는 의심치 않았다.

또한 나머지 포지션들은 내가 알아서 유능한 후보들을 골라 뽑을 것이다. 그 전에, 이 군사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서 능력을 인정 받아야만 했다. 나는 첫수업이 있던 날부터 필사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너무 무리한 탓인지 오른손 잡이인 내 오른쪽 어깨가 탈골되고 말았다. 때문에 나는 수업이 다 끝나기 전에 양호실로 갔고 젊은 남자 군의관이 무시무시한 힘으로 어깨 관절을 강제로 뚜뚝 끼워 맞추었다. 아야야... 젠장할. 이게 뭐람.

안정을 취한 다음날 다시 있던 기초검술연습에서 이번에는 무리를 하지 않았는데도 어깨가 또 탈골됐다. 이런 미친!!! 빠진 팔은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았지만 들고있던 검은 그대로 쥐고 있었다. 이거 왜 이러지? 나는 다시 양호실로 갔고, 젊은 남자 군의관이 내게 말했다.


"습관성 탈골이므로 전과할 것을 권한다."


옛!? 뭐라구요!?!? 전과라니요! 나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저는 기사가 아니면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군의관은 내 말은 듣지않았고 마음대로 처방을 내렸다. 처방전에는 이렇게 써져 있었다.


'습관성 탈골. 검을 무리해서 계속 쥘 수 없음. 나이트는 무리므로 전과를 권함.'


아아아아악!!! 나는 그렇게 2학년에 막 오른 시즌에, 전과를 당하고 말았다. 나이트를 제외한 다른 포지션을 선택해야만 했다. 나는 털썩 주저 앉고 절망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정말 골때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계속 나이트가 되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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