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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응애.

응애 응애.


존이 태어났다. 그러니까.. 내가 태어났다는 말이다.


응애 응애.


곱게 늙은 여자 간호사의 말이 들려온다.


"아이가 참, ....."


어머니의 표정을 보았다. 어머니의 안색이 안 좋았다. 마치 똥씹은 표정이랄까.


"참... 튼튼히는 자랄 것 같은 얼굴이네요. 몸집도 크구요." 하고 여자 간호사는 말하며 어머니로부터 다시 나를 받아 안았다. "올치 올치, 울음소리가 참 크구나."


그때 갑자기 어머니가 훌쩍 훌쩍 우셨다.

어머니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하셨다.


"나같은 예쁜 엄마한테서 저런 곱창같은 아이가 태어나다니. 저게 다 지애비(존 그레이를 말하는 듯 하다.) 닮아서 그래!"


나는 더 서럽게 울어 댔다.


응애 응애.

응애 응애.


나는 장애인으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이렇 듯 태어나면서부터 욕을 얻어 먹었다. 염병할! 으헉!?


나는 침대에서 굴러 떨어졌다. 침대를 잡고 비몽사몽 다시 일어났다. 꿈을 꾼 것이었다. 내가.. 어떤 간호사가 있었다. 그렇지? 그리고 내가.. 태어났었나? 그리고..


아 이런! 기억이 안 난다. 역시 이래서, 꿈은 안 좋아.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사람이 잠잘 때 꾸는 꿈은 몇 분이고 느끼는 건 꽤 길었던 것 같지만, 사실 알고보면 단 몇 십 초 내지 몇 초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짧다고 한다.


그래, 보통 자고일어나면 꾸었던 꿈을 대게 잊는 이유가 그거지 않을까. 짧기 때문에. 그래, 꿈을 어떻게 기억해! 그것도 악몽같은 꿈을.


나는 잠옷을 툭툭 털고 다시 침대 위에 이불을 끌어 당기며 조심스레 누웠다. 다시 자려한다. 에고, 금새 잠이 든다.


어떤 여자 간호사가 있다. 그 여자 간호사의 표정이란, 안색이 창백하고 뭔가 못 볼 걸 봤다는 최악이라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손까지 떨고 있었다.


간호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뭔가 잔뜩 기대하고 있는 듯 즐거운 표정의 우리 어머니에게 말했다.


"저기, 젊은 어머님."


우리 어머니는 순산 후 지친 얼굴이었지만 그래도 활짝 밝은 표정으로 대답하여 말했다.


"예! 간호사! 우리 아이는 어떤가요?"


잠시 후 간호사가 말했다.


"아이가 빠삐코(※빠삐코: 아이스크림CF 캐릭터) 닮았네요."


이런! 빠삐코라니! 내가 빠삐코라니! 너무한거 아닌가? 나는 어머니의 표정을 보았다.


어머니는 간호사로부터 아이를 건네 받았고 어머니는 나를 품에 안고 잠시 몇 초 간 지그시 온화한 표정으로 바라보시더니, 이내 안색이 창백해 지셨다. 그리고 갑자기 자궁의 출혈에도 벌떡 일어나시더니 나를 있는 힘 껏 창 밖으로 던져 버리셨다.


아아... 나는.. 날아간다. 하늘이 푸르다. 이때가 1940년 5월 8일 런던의 봄.. 6층에서 내려다 본 지상 아래의 나무들에 핀 새싹들은 푸르고 빛갈도 고왔다.


떨어진다. 떨어진다.. 내 몸이 자유낙하 중이었다. 이런, 젠장할!



나는 또다시 침대 위에서 굴러 떨어졌다. 뭐, 뭐야 이거! 도대체 왜!?

잠에서 깬 나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울고 있었다. 내가 왜 울고 있는 거야, 이거!? 몸이 슬픈가? 하지만 정말로 내 감정은 슬퍼하고 있었다. 제기랄! 악몽도 이런 악몽이 또 없으렷다!


내가 꿈을 다시 떠올리려 했을 때 꿈은 잘 생각나질 않았다. 이래서 꿈은..


내가 침대 옆에 벽에 걸린 거울을 바라봤을 때, 내 얼굴이 보였다. 내 얼굴은.


"빠삐코 닮았네." 하고 스스로 중얼거렸다. 내가 생각해도, 내 얼굴은 빠삐코를 닮았다.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퍽 어울해졌다. 죽고싶구나. 잠이나 잘까 싶었지만 왠지 오늘은 잠잘 용기가 나질 않았다. 그래, 잠은 포기다. 가서 냉장고에 있는 우유나 마셔야 겠다, 하고 생각했다.


우유는 뼈에 좋다, 라는 것이 보통 상식이지만 나는 뼈에 좋은 게 아니라 그냥 어렸을 때 사람들이 먹던 그 맛을 못 잊어서 먹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내가 우유를 병째로 그냥 입에 털어넣어 마시고 있을 때 문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염병할 놈이 지금 이 시간에! 지금은 새벽 1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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