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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6 01:27

로한 제1화 만남(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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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

그저 멍하니 유람을 주시하던 코프가 양손을 깍지 끼며 말했다. 그의 얼굴을 적어도 유람의 호출을 받고 '방'으로 오기 전, 한창 판이 커진 포커의 마지막 히든카드를 뒤집기 직전 보다는 진지해보였다.

"왜요?"

유람은 여전히 고심하는 얼굴을 지으며 코프를 바라보았다.

"너와 내가 만난 지가 몇 년째지?"

"5년 2개월하고도 21일째입니다."

유람은 난데없는 질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답했다.

"큭큭큭. 난 네가 그렇게 답할 줄 알고 있었어. 그래, 뭐 대충 5년 됐다고 치고. 항상은 아니지만 나름 많이 만났지. 난 널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네가 어떤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지 대충은 알고 있어. 네가 어떤지 말해줄까?"

"…해보세요."

코프는 진지했지만 유람은 시큰둥했다. 그래도 유람은 이야기를 들으려는 나름의 성의로 코프의 맞은편에 앉았다.

"넌 한마디로 '정답'이야. 항상 정확하고 맞는 말을 하지. 난 그게 싫어. 근데 넌 그렇게 싫은 건 아니야. 맞는 말만 하는 놈들을 부수면서 살아왔는데 넌 부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

"그거 영광이군요."

대화가 옆길로 새자 유람은 천장을 보며 생각에 빠졌다.

"그래. 그리고 넌 일이외의 다른 것으로는 나를 잘 대하지 않지. 지금도 무슨 소리냐 하면서 대책을 세우고 있겠지?"

"알면 조용히 해주시는 게 사고에 도움이 됩니다만…"

짝-!

코프가 갑자기 박수를 치자, 유람이 다시 그를 보았다.

"큭큭큭. 오늘 같은 날이 와서 기쁘군. 난 바로 이런 날을 기다려왔어. 난 네가 곤란할 상황을 기다려왔어. 언젠가 네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

유람의 표정은 '그게 무슨 X같은 소리'라는 모습으로 굳어졌다.

"이번 일은 내가 알아서 해보도록 하지. 상황이 어떻게 됐던, 판도라건 뚜껑이건 나 코프가 상황정리를 하겠어."

코프의 표정은 자신만만, 득의양양했고 유람은 벙찐 표정을 지으며 아까부터 무릎을 치던 손가락을 멈췄다.

"…이제껏 당신에게 보고했던 보고서들이 전부 무가치하게 느껴지는 말이군요."

"맞아. 난 보고서에 별로 관심 없었어. 그저 네가 하라는 방법이 가장 빠르게 일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으니 따른 거지. 실제로 그러했고."

"…그래서 오늘은 당신의 힘으로 소동을 정리하겠다는 것입니까?"

유람이 진지한 얼굴을 하고 물었다.

"내가 5구역의 왕이다."

그러한 유람의 눈동자가 현 상황을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 못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 코프는 과거 많은 결투에서 써먹었던 '위협'을 유람에게 날렸다. 많은 이들이 '위협'에 굴복하였고, 이겨내려 발버둥 쳤었다. 허나 역시 유람은 녹록치 않았다.

"…제시카의 3번째 남자이기도 하지요."

"뭣, 뭣이? 제시카는 내가 처음 이랬는데?"

유람은 '위협'을 가뿐히 받아 넘기고 살짝 농담을 날려주었다.

"흠흠. 아무튼 내가 5구역의 왕이야. 그리고 5구역에서 노상에서 소동을 일으키면 왕에게 벌을 받게 되지. 난 법을 어긴 놈들에게 벌을 주러 가는 거야."

"…법을 어긴 사람이 만든 법을 어긴 사람들에게 법의 심판을 내리는 겁니까. 명분 한 번 부실하군요."

"뭔 소리냐, 그게?"

유람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코프가 호언장담하는 것만큼 상황은 좋지 않았다. 방금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지금 난동의 핵은 아마도 통칭 '로한'. 그리고 얼마 전에까지 판도라는 은밀하고 자랑스럽게 '로한'의 생포를 떠들었었다. 정황을 고려해 봤을 때, 지금 로한과 판도라와의 관련성은 반반. 생포된 로한이 5구역에 있는 것은 판도라의 명령이거나 독단인 것이다. 명령에 의한 난동이 아니라면 로한은 판도라를 '탈주'한 것이고, 그렇다는 것은 판도라에 대한 저항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까지 로한의 행적을 고려했을 때, 판도라의 편입되었다고 보기에는 실로 무리가 있다. 판도라는 '탈주'한 로한의 사실을 숨기고 있었고, 이러한 로한의 난동을 어쩔 수 없이 제압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판도라의 군대는 반드시 이곳으로 온다. 아니. 이것 역시 함정이 아닐까? 판도라의 군대가 오면 로한과 합세하는 것이 아닐까? 설사 로한이 판도라와 대항한다 해도, 과연 한편이 되어줄 것인가?

"적의 적은 한편일까요?"

"그런 게 어딨냐?"

그렇다. 적의 적이, 적이 아니라는 보장은 누구도 해주지 않는다. 결국 최악을 가정하고 움직이는 수밖에 없는가?

일단 지금 현 상황으로써는 더 이상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더 이상 생각해봤자 근거 없는 추론일 뿐. 가장 먼저 중요한 일은 로한과 판도라와의 관계와 판도라와의 전투가 로한의 단독인지 아닌지, 그리고 왜 판도라에 반발하는 것인가에 대해 알아내야 한다. 이러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한 현 상황의 최선의 방책은…

"…또 생각이냐. 내가 갔다 올 때까지 계속 생각하고 있어. 다녀오마."

코프가 의자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방을 나갔다.
방의 문이 천천히 닫히고 문고리가

철컥

닫히는 순간.
유람은 다시는 코프를 보지 못한다는 것을 확신했다. 유람은 그렇게 가만히 5분 동안 의자에 앉아있었다.

"…나름 정도 들었는데…"

쓸쓸한 목소리로 코프를 추모한 다음, 유람은 언제나 받기만 하던 전화기를 집어 들고 다이얼을 돌렸다. 그리고 소각이라는 한 마디를 하고 끊은 후 방을 나섰다.

다음날 GR-5구역 빅맨 코프가 살해당하고 다음 빅맨 쟁탈 전투가 한창이라는 뉴스가 전 세계의 심심풀이 땅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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