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최근의 판타지 물에서는 대규모 전쟁씬이 자주들 나오곤 합니다. 아무래도 반지의 제왕,, 이라는 명작의 영향이 매우 큰데요. 최근 나오는 판타지 소설의 전쟁씬은... '아는 사람 입장에선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황당'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짧은 지식이지만, 중세와 고대, 수많은 역사를 거치며 생겨났던 천재적인 전략과 전술, 그리고 그 기초에 대해서 설명해드리고자합니다.
이미 아시는 분은 수정에대한 태클을 부탁드리고, 모르시는 분은 이해하신 뒤 수정해야할것에 대해서 알려주시기바랍니다.
음, 제가 처음으로 다루고자 하는 것은 '기병'의 용도와, 기병의 탁월한 기동성을 이용한 우회 기동전에 대해서 몇자 적어볼까합니다.
고대시대, 즉 '자유민'의식 이 발달하지 않은 단계의 전쟁에서는, 병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는 곧 식량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었다. 보급은 전쟁 초기에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허나 장기전이되면 무척이나 중요해집니다. 아무리 강력한 군대라도 보급이 끊기는 순간은 곧 전투가 불가능 해지는 - 패배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죠. 가까운 근래,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이나 히틀러의 바바로사 작전에서 그 예를 쉽게 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쟁을 시작하면 당연히 적지로 뛰어들게 됩니다. 실제로 게임처럼 전쟁은 그렇게 쉽게 진행되지 않아요. 한정된 병력으로 적지를 침범하면, 절대로 가로로 퍼지지는 않습니다. 즉, 세로로 계속 파고들어가게 되는거죠. 그럼 필연적으로 보급선은 길어지게되지만, 반대로 적의 입장에서는 보급선도 짧고 병력 보충도 매우 쉬워집니다.
자, 침공 측은 아주 불리한 상황에 빠져있습니다. 적은 계속 병력을 충당할수 있고, 보급이 짧지만, 침공측은 병력의 제한도 있고, 보급선도 무척 길어서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기가 힘들어집니다.
고대의 많은 지휘관들은 언제나 이문제로 골머리를 싸왔고, 언제나 이럴때마다 답은 정해져있습니다.
'기습' 이란 겁니다.
기습은 여러가지 분류가 있는 데, 쉽게 잠 자고 있을 때 뒷통수를 치는 야습과, 아침에 일어나서 멍할때를 노리는 여명 기습전이 특히 많이 실행되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수비 측은 그것을 모르느냐.. ?
아닙니다. 적의 지휘군이 적어도 IQ 50이상은 된다면 당연히 적이 기습을 해오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럼 당연지사 수비선을 강화하겠죠. 거기다 기습은 '대병력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즉, 자칫 실수 한다면 역으로 포위당해서 아까운 특공대를 잃을수 있는 큰 위험부담도 지게됩니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바로 '기병 전술'입니다. 기존의 보병에 비해 압도적인 기동력을 가진 기병을 중심으로 기습 부대를 편성하고, 적진을 크게 우회하여 배후를 치는 전법인 기병 우회전술은,, 성공한 예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일단 성공하면 그 효과는 적을 괴멸로 몰고 갈수 있을만큼 무척이나 강력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오래전 일본에서 있었던 '겐페이 전투'에서 그 전례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공격측인 미나모토 요시츠네의 군사는 총 6만, 그중 기습부대는 3천, 요시츠네가 직접 이끄는 별동대는 70기입니다.
그리고 수비측인 다이라 무네모리의 총 병력은 7만 입니다.
자, 무려 '1만'이라는 숫자가 차이납니다. 란체스터 법칙이란게 있는데, 병력의 1만 숫자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막상 전투를 하고나면 승리측은 5만 이상씩 남게 되는... 즉 더하기 빼기와 같은 속셈수학은 전혀 먹히지 않는 단거지요. 여튼 방어를 하는 다이라 무네모리는, 미나모토 요시나카의 공격으로 수도에서 쫗겨나, 야시마의 근거지를 두고 병력회복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던차에, 동생인 요시츠네가 쳐들어 온것입니다. 병력의 우세를 알고 있었던 다이라는 더욱 진출해서, 전진 방어의 형태를 취하되.. 세토내해 연안의 롯코 산맥이 바다 쪽으로 바싹 다가선 탓에 지형이 좁다는 점을 살려 종심 방어 형태를 취했다.
자, 전투는 아주 간단합니다. 기존의 기병은 확 트인 평야 에서 적의 선두 그룹을 원거리 무기로 교란하고 후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였는데, '기병의 천재'라 불리는 요시츠네는 이것을 다르게 사용했던 것입니다. 방어측의 다이라의 측근들은 설마 '산 속에서 적이 나오겠느냐' 하는 생각에 성으로 이어지는 아주 좁은 해안가 만을 지키고 서 있었습니다.
산지를 통해 요시츠네는 70기의 별동대를 이끌고 몸소 강행군을 하여 적의 성뒤로 갔으며, 별동대 7천중 3천은 다이라가 지키고 서있는 적진의 뒤로 갔습니다. 오전 7시, 최전선에 있던 다이라의 5만 대군과 요시츠네의 최 측근인 히나모토 노리요리의 5만 대군이 격돌했습니다.
당시에는 전투가 다분히 양식화 되어있어서, 전투개시 신호로 수많은 화살들이 하늘을 가르며 양군 병사들의 전열을 흩고, 그 사이를 틈타 기마 무사가 다이라의 방벽을 넘어 방어진의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치열한 백병전이 일어났으나, 이미 방벽을 요시츠네 군에게 돌파당한 다이라 군은 조금씩 조금씩 방어 진형이 뒤로 후퇴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뭐, 처음 전투의 승세는 미나모토 군에게 유리하게 전개 되고 있었습니다만,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승패를 확실하게 정할수가 없었습니다. 다이라의 군사는 미나모토 군의 기세를 조금씩 상쇄해가며 전선을 재구축 하여 반격에 나설 생각이었다. 조금만 더 뒤로 나서면 민가가 나오므로 기병의 기동력이 확연히 떨어 질것이고, 측면 반격 역시 기대할수 있기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시츠네가 기다리고 있던건 그 순간 이었습니다. 후퇴를 하는 순간을 노려 기습을 하고자 요시츠네는 처음부터 미리 매복해놓았던 아군 사이의 연락을 매우 긴밀하게 해두어서 작전의 앞뒤가 딱딱 맞아들어가도록 유도했던 것입니다.
후퇴를 하려고 다이라 군이 조금씩 물러나는 순간, 요시츠네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은밀하게 활동하기 위해 말에 씌워놓았던 짚을 벗기고 등자를 내리고 올라탑니다, 요시츠네 부대의 전면 경사는 약 30도, 무척이나 가파른 그 비탈을 요시츠네의 호령 한마디에 요시츠네의 호위 무사대 70개가 일제히 달려 내려갔습니다.
다이라의 성은 후위가 텅 비어있었습니다. 전면에 방어를 치중하다보니 당연지사 후방은 경계가 느슨하기 마련이고, 방어가 느슨한 그 틈을 비집고 70기의 요시츠네 별동군은 바로 성내로 진입, 한창 메말라 있던 성 내는 연기를 내며 활활 불 타올랐습니다. 난데없이 뒤에서 일어난 화재에 안절부절 못하는 다이라군의 방어선에 요시츠네 부대의 기동대 70기는 고함을 지르며 돌격했다. 연기에 시야가 가려 과연 몇 명이 기습하는지도 알 수없었고, 게다가 절대로 안전하다고 믿었던 뒤쪽에서 기습을 받으니 성을 지키던 다이라군은 혼란에 빠져버렸습니다.
최전방에서 대전하던 다이라군은 이치노타니 성의 전황을 보고 전의를 상실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곳의 전투 현장 지휘관은 성에서 배반이 있을 거라 파악하고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성 안도 혼란이 심해져서, 아군 성안이나 성 밖에 분명 배반자가 있을 거라 생각한 성안의 병력은 후퇴하는 아군의 병력을 들여보내던 정문을 굳게 닫고 패잔병을 들여보내지 않았으며, 이에 퇴로가 막힌 방어측의 군사들에게는 혼란과도 가까운 공포가 파급되어 전진하는 요시츠네의 공격군을 협공하려 했던 다이라의 매복부대 역시 혼란에 빠져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믿었던 다이라의 최측근 부대 역시 비슷한 숫자의 군사와 격돌한 탓에 어떻게 움직일수도 없었고, 이로써 다이라 가 짠 필승의 방어 전략은 아군의 동요로 부터 뿌리채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후방기지를 잃고 전선의 불리함을 전해들은 다이라군의 총대장 무네모리는 서둘러 철수하기로 결정합니다. 당연하겠지만, 전투가 패했다고 해서 전쟁은 끝나지 않습니다. 졌을때야말로 총사령부가 전군을 장악하고 태세를 가다듬어야 후일에 있을 반격전에서 그나마 우위를 점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역할을 해야하는 총사령부가 먼저 아군의 병사들을 내버리고 후퇴해버리니, 장병의 사기는 당연히 땅바닥을 치게 되는 거죠.
사태가 이에 다다르자 7만이라는 숫자는 아무 소용이 없게 되었습니다. 7만이라는 대군사는 전원 패잔병이 되어 뿔뿔히 흩어져버리게 되고, 이에 수비대는 붕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7만이라는 대군을 태울만한 숫자의 군선은 다이라 군에게 없었고, 배를 타지못해 탈출하지 못하고 뒤에 남겨진 수많은 병사들은 성을 진압한 요시츠네의 별동대와 본군에게 협공을 당하는 처지에 빠져버리게 됩니다.
전투는 이로써 종결짓게 됩니다.
이 전투에서 다이라 군은 결코 미나모토 군에게 뒤질만큼 열세는 아니었습니다. 도리어 군사의 숫자는 요시츠네를 웃돌만큼의 병력이 있었으며, 오히려 해상물자보급으로 뒷받힘된 지구전 능력으 미나모토를 웃돌았으며, 좁은 지형을 봉쇄하는 형태로 전개된 진형은 미나모토가 장기로 삼는 기마전을 봉쇄한 뛰어난 작전이었습니다.
그럼 요시츠네가 이긴 이유는 무엇이냐ㅡ, 하니. 그것은 기병을 이용한 적의 후방 교란과, 적 진영의 선점으로써 심리전에서 100%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본디 기병이라는 병종은 기존의 보병과는 달리 육성과 유지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전선에 투입하는 시기를 판단하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기병의 특질은, 장거리를 고속으로 이동하는 보병과는 비교 할수 없는 기동력과, 집단적으로 투입할때의 타격력에 있습니다. 반면에 집단을 이룸으로써 강고한 방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보병에 비하면 그 방위력은 전무에 가깝습니다, 늘 공공연하게 전투에 뛰어드는 기병은 타격력은 엄청나게 강한 반면, 적의 공격을 고스란히 받게 됩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한번의 전투로 기병의 대부분을 손실하는 경우도 있으며, 기병의 전략적 이용마저 불가능 해지는 경우가 오기도 합니다.
사실 기병의 본질은 타격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장거리를 단시간에 주파할수 있는 기동력'에 있습니다. 그점을 정확하게 보고 기병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유도한 요시츠네의 능력은 가히 천재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정리하자면, 요시츠네는 후방이 산으로 막혀있다는 방어 측의 장점을 기습을 가능하도록 하는 사전작업(현지인 포섭등..)을 함으로써, 정확한 위치에서의 타격, 그리고 교란, 탁월한 심리전에서 승리하였기에 비로소 전투를 이겨낸 것입니다.
위와 같이, 기병은 방어를 두텁게하는 적의 전면을 무모하게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적의 후방을 돌아가서 말의 엄청난 속도를 이용해 그대로 뒷통수를 치고받아 들어가 적의 사기를 꺾어버리는 후방 공격의 역할을 주로 맡게됩니다.
1:1로 보병과 만났을 경우 긴 육성 시간과 비싼 유지비에 걸맞지 않게 비슷한 전력을 자랑하는 기병이지만, 적 후방에 있는 궁병대나 공성무기 병대를 기습할 경우의 전투에서는 최강이라 해도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병종입니다.
엣헴, 이로써 짧게나마 기병을 이용한 우회 기동전..에 대해 설명해 보았습니다.확실한 정보가 아니고.. 거의 문헌이나 제 생각만을 가지고 적었으므로 다른 분과는 생각이 다를지 모르겠지만은.. 일단은 고대사에 기초를 두고 문헌을 참고 했기에 그나마 신빙성이 있지 않나 자부합니다.
다음은.. 언제 올라올지몰라요 -_-.. 워낙에 귀찮고.. 다가온 기말고사에 교수님들이 레포트를 와장창 밀뤄주시기에....
질문.. 리플로 받습니다. :)
참고 자료 : 반지의 제왕 3편의 기병 돌격씬, 글레디에이터 초반의 막시무스 군 기병의 후방 돌격 등.
이상입니다.
글을 쓸 때 참고한 자료는 '미나모토 요시츠네의 모든것' 입니다.
물론, 판타지 라이브러리 역시 참고 했습니다.
그래서.. 짧은 지식이지만, 중세와 고대, 수많은 역사를 거치며 생겨났던 천재적인 전략과 전술, 그리고 그 기초에 대해서 설명해드리고자합니다.
이미 아시는 분은 수정에대한 태클을 부탁드리고, 모르시는 분은 이해하신 뒤 수정해야할것에 대해서 알려주시기바랍니다.
음, 제가 처음으로 다루고자 하는 것은 '기병'의 용도와, 기병의 탁월한 기동성을 이용한 우회 기동전에 대해서 몇자 적어볼까합니다.
고대시대, 즉 '자유민'의식 이 발달하지 않은 단계의 전쟁에서는, 병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는 곧 식량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었다. 보급은 전쟁 초기에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허나 장기전이되면 무척이나 중요해집니다. 아무리 강력한 군대라도 보급이 끊기는 순간은 곧 전투가 불가능 해지는 - 패배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죠. 가까운 근래,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이나 히틀러의 바바로사 작전에서 그 예를 쉽게 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쟁을 시작하면 당연히 적지로 뛰어들게 됩니다. 실제로 게임처럼 전쟁은 그렇게 쉽게 진행되지 않아요. 한정된 병력으로 적지를 침범하면, 절대로 가로로 퍼지지는 않습니다. 즉, 세로로 계속 파고들어가게 되는거죠. 그럼 필연적으로 보급선은 길어지게되지만, 반대로 적의 입장에서는 보급선도 짧고 병력 보충도 매우 쉬워집니다.
자, 침공 측은 아주 불리한 상황에 빠져있습니다. 적은 계속 병력을 충당할수 있고, 보급이 짧지만, 침공측은 병력의 제한도 있고, 보급선도 무척 길어서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기가 힘들어집니다.
고대의 많은 지휘관들은 언제나 이문제로 골머리를 싸왔고, 언제나 이럴때마다 답은 정해져있습니다.
'기습' 이란 겁니다.
기습은 여러가지 분류가 있는 데, 쉽게 잠 자고 있을 때 뒷통수를 치는 야습과, 아침에 일어나서 멍할때를 노리는 여명 기습전이 특히 많이 실행되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수비 측은 그것을 모르느냐.. ?
아닙니다. 적의 지휘군이 적어도 IQ 50이상은 된다면 당연히 적이 기습을 해오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럼 당연지사 수비선을 강화하겠죠. 거기다 기습은 '대병력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즉, 자칫 실수 한다면 역으로 포위당해서 아까운 특공대를 잃을수 있는 큰 위험부담도 지게됩니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바로 '기병 전술'입니다. 기존의 보병에 비해 압도적인 기동력을 가진 기병을 중심으로 기습 부대를 편성하고, 적진을 크게 우회하여 배후를 치는 전법인 기병 우회전술은,, 성공한 예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일단 성공하면 그 효과는 적을 괴멸로 몰고 갈수 있을만큼 무척이나 강력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오래전 일본에서 있었던 '겐페이 전투'에서 그 전례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공격측인 미나모토 요시츠네의 군사는 총 6만, 그중 기습부대는 3천, 요시츠네가 직접 이끄는 별동대는 70기입니다.
그리고 수비측인 다이라 무네모리의 총 병력은 7만 입니다.
자, 무려 '1만'이라는 숫자가 차이납니다. 란체스터 법칙이란게 있는데, 병력의 1만 숫자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막상 전투를 하고나면 승리측은 5만 이상씩 남게 되는... 즉 더하기 빼기와 같은 속셈수학은 전혀 먹히지 않는 단거지요. 여튼 방어를 하는 다이라 무네모리는, 미나모토 요시나카의 공격으로 수도에서 쫗겨나, 야시마의 근거지를 두고 병력회복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던차에, 동생인 요시츠네가 쳐들어 온것입니다. 병력의 우세를 알고 있었던 다이라는 더욱 진출해서, 전진 방어의 형태를 취하되.. 세토내해 연안의 롯코 산맥이 바다 쪽으로 바싹 다가선 탓에 지형이 좁다는 점을 살려 종심 방어 형태를 취했다.
자, 전투는 아주 간단합니다. 기존의 기병은 확 트인 평야 에서 적의 선두 그룹을 원거리 무기로 교란하고 후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였는데, '기병의 천재'라 불리는 요시츠네는 이것을 다르게 사용했던 것입니다. 방어측의 다이라의 측근들은 설마 '산 속에서 적이 나오겠느냐' 하는 생각에 성으로 이어지는 아주 좁은 해안가 만을 지키고 서 있었습니다.
산지를 통해 요시츠네는 70기의 별동대를 이끌고 몸소 강행군을 하여 적의 성뒤로 갔으며, 별동대 7천중 3천은 다이라가 지키고 서있는 적진의 뒤로 갔습니다. 오전 7시, 최전선에 있던 다이라의 5만 대군과 요시츠네의 최 측근인 히나모토 노리요리의 5만 대군이 격돌했습니다.
당시에는 전투가 다분히 양식화 되어있어서, 전투개시 신호로 수많은 화살들이 하늘을 가르며 양군 병사들의 전열을 흩고, 그 사이를 틈타 기마 무사가 다이라의 방벽을 넘어 방어진의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치열한 백병전이 일어났으나, 이미 방벽을 요시츠네 군에게 돌파당한 다이라 군은 조금씩 조금씩 방어 진형이 뒤로 후퇴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뭐, 처음 전투의 승세는 미나모토 군에게 유리하게 전개 되고 있었습니다만,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승패를 확실하게 정할수가 없었습니다. 다이라의 군사는 미나모토 군의 기세를 조금씩 상쇄해가며 전선을 재구축 하여 반격에 나설 생각이었다. 조금만 더 뒤로 나서면 민가가 나오므로 기병의 기동력이 확연히 떨어 질것이고, 측면 반격 역시 기대할수 있기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시츠네가 기다리고 있던건 그 순간 이었습니다. 후퇴를 하는 순간을 노려 기습을 하고자 요시츠네는 처음부터 미리 매복해놓았던 아군 사이의 연락을 매우 긴밀하게 해두어서 작전의 앞뒤가 딱딱 맞아들어가도록 유도했던 것입니다.
후퇴를 하려고 다이라 군이 조금씩 물러나는 순간, 요시츠네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은밀하게 활동하기 위해 말에 씌워놓았던 짚을 벗기고 등자를 내리고 올라탑니다, 요시츠네 부대의 전면 경사는 약 30도, 무척이나 가파른 그 비탈을 요시츠네의 호령 한마디에 요시츠네의 호위 무사대 70개가 일제히 달려 내려갔습니다.
다이라의 성은 후위가 텅 비어있었습니다. 전면에 방어를 치중하다보니 당연지사 후방은 경계가 느슨하기 마련이고, 방어가 느슨한 그 틈을 비집고 70기의 요시츠네 별동군은 바로 성내로 진입, 한창 메말라 있던 성 내는 연기를 내며 활활 불 타올랐습니다. 난데없이 뒤에서 일어난 화재에 안절부절 못하는 다이라군의 방어선에 요시츠네 부대의 기동대 70기는 고함을 지르며 돌격했다. 연기에 시야가 가려 과연 몇 명이 기습하는지도 알 수없었고, 게다가 절대로 안전하다고 믿었던 뒤쪽에서 기습을 받으니 성을 지키던 다이라군은 혼란에 빠져버렸습니다.
최전방에서 대전하던 다이라군은 이치노타니 성의 전황을 보고 전의를 상실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곳의 전투 현장 지휘관은 성에서 배반이 있을 거라 파악하고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성 안도 혼란이 심해져서, 아군 성안이나 성 밖에 분명 배반자가 있을 거라 생각한 성안의 병력은 후퇴하는 아군의 병력을 들여보내던 정문을 굳게 닫고 패잔병을 들여보내지 않았으며, 이에 퇴로가 막힌 방어측의 군사들에게는 혼란과도 가까운 공포가 파급되어 전진하는 요시츠네의 공격군을 협공하려 했던 다이라의 매복부대 역시 혼란에 빠져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믿었던 다이라의 최측근 부대 역시 비슷한 숫자의 군사와 격돌한 탓에 어떻게 움직일수도 없었고, 이로써 다이라 가 짠 필승의 방어 전략은 아군의 동요로 부터 뿌리채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후방기지를 잃고 전선의 불리함을 전해들은 다이라군의 총대장 무네모리는 서둘러 철수하기로 결정합니다. 당연하겠지만, 전투가 패했다고 해서 전쟁은 끝나지 않습니다. 졌을때야말로 총사령부가 전군을 장악하고 태세를 가다듬어야 후일에 있을 반격전에서 그나마 우위를 점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역할을 해야하는 총사령부가 먼저 아군의 병사들을 내버리고 후퇴해버리니, 장병의 사기는 당연히 땅바닥을 치게 되는 거죠.
사태가 이에 다다르자 7만이라는 숫자는 아무 소용이 없게 되었습니다. 7만이라는 대군사는 전원 패잔병이 되어 뿔뿔히 흩어져버리게 되고, 이에 수비대는 붕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7만이라는 대군을 태울만한 숫자의 군선은 다이라 군에게 없었고, 배를 타지못해 탈출하지 못하고 뒤에 남겨진 수많은 병사들은 성을 진압한 요시츠네의 별동대와 본군에게 협공을 당하는 처지에 빠져버리게 됩니다.
전투는 이로써 종결짓게 됩니다.
이 전투에서 다이라 군은 결코 미나모토 군에게 뒤질만큼 열세는 아니었습니다. 도리어 군사의 숫자는 요시츠네를 웃돌만큼의 병력이 있었으며, 오히려 해상물자보급으로 뒷받힘된 지구전 능력으 미나모토를 웃돌았으며, 좁은 지형을 봉쇄하는 형태로 전개된 진형은 미나모토가 장기로 삼는 기마전을 봉쇄한 뛰어난 작전이었습니다.
그럼 요시츠네가 이긴 이유는 무엇이냐ㅡ, 하니. 그것은 기병을 이용한 적의 후방 교란과, 적 진영의 선점으로써 심리전에서 100%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본디 기병이라는 병종은 기존의 보병과는 달리 육성과 유지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전선에 투입하는 시기를 판단하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기병의 특질은, 장거리를 고속으로 이동하는 보병과는 비교 할수 없는 기동력과, 집단적으로 투입할때의 타격력에 있습니다. 반면에 집단을 이룸으로써 강고한 방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보병에 비하면 그 방위력은 전무에 가깝습니다, 늘 공공연하게 전투에 뛰어드는 기병은 타격력은 엄청나게 강한 반면, 적의 공격을 고스란히 받게 됩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한번의 전투로 기병의 대부분을 손실하는 경우도 있으며, 기병의 전략적 이용마저 불가능 해지는 경우가 오기도 합니다.
사실 기병의 본질은 타격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장거리를 단시간에 주파할수 있는 기동력'에 있습니다. 그점을 정확하게 보고 기병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유도한 요시츠네의 능력은 가히 천재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정리하자면, 요시츠네는 후방이 산으로 막혀있다는 방어 측의 장점을 기습을 가능하도록 하는 사전작업(현지인 포섭등..)을 함으로써, 정확한 위치에서의 타격, 그리고 교란, 탁월한 심리전에서 승리하였기에 비로소 전투를 이겨낸 것입니다.
위와 같이, 기병은 방어를 두텁게하는 적의 전면을 무모하게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적의 후방을 돌아가서 말의 엄청난 속도를 이용해 그대로 뒷통수를 치고받아 들어가 적의 사기를 꺾어버리는 후방 공격의 역할을 주로 맡게됩니다.
1:1로 보병과 만났을 경우 긴 육성 시간과 비싼 유지비에 걸맞지 않게 비슷한 전력을 자랑하는 기병이지만, 적 후방에 있는 궁병대나 공성무기 병대를 기습할 경우의 전투에서는 최강이라 해도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병종입니다.
엣헴, 이로써 짧게나마 기병을 이용한 우회 기동전..에 대해 설명해 보았습니다.확실한 정보가 아니고.. 거의 문헌이나 제 생각만을 가지고 적었으므로 다른 분과는 생각이 다를지 모르겠지만은.. 일단은 고대사에 기초를 두고 문헌을 참고 했기에 그나마 신빙성이 있지 않나 자부합니다.
다음은.. 언제 올라올지몰라요 -_-.. 워낙에 귀찮고.. 다가온 기말고사에 교수님들이 레포트를 와장창 밀뤄주시기에....
질문.. 리플로 받습니다. :)
참고 자료 : 반지의 제왕 3편의 기병 돌격씬, 글레디에이터 초반의 막시무스 군 기병의 후방 돌격 등.
이상입니다.
글을 쓸 때 참고한 자료는 '미나모토 요시츠네의 모든것' 입니다.
물론, 판타지 라이브러리 역시 참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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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 나폴레옹의 전쟁금언 PART 01 <국경선, 전쟁계획> | 안곤친위대장 | 2006/06/29 | 45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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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 [번역] 섀도우런 2036-2046 | 억새풀 | 2004/11/12 | 2351 |
120 | [번역] 섀도우런 2033-2048 | 억새풀 | 2004/11/12 | 2858 |
119 | [번역] 섀도우런 역사-29.2030-2037 | Never-NeverLand | 2004/11/06 | 3051 |
118 | [번역] 섀도우런 역사 2018-2029 | 억새풀 | 2004/11/06 | 2984 |
117 | [번역] 섀도우런 역사, 2011,2012-2018 | Never-NeverLand | 2004/11/06 | 2583 |
116 | [번역] 섀도우런-역사 서문, 1999~2010 | 억새풀 | 2004/11/06 | 3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