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국꺼만한다. 일본자료가 있긴한데 왼지 애착이 가지않는 한국꺼 다올리고 필요하다면 일본의 도와 검의 자료를 재잘재잘 전부 올려버리겠다는... 여기있는 외도의 자료는 극히 소수라서... 아무튼 출처는 우리친척형의 Cd 입니다. ㅡㅡ;;;
'보검(寶劍·precious sword)'의 사전적 의미는 값이 비싸거나 귀한 검을 말한다. 시대의 오래됨을 떠나 동시대로 취급하여 전자는 온갖 보석과 금으로 치장된 신라의 장식보검, 조선의 사인검·삼인검 등이 있다. 인검류(寅劍)는 그 제조과정이 특수하고 많이 생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석을 박지 않아도 귀한 보검이 된다. 보검은 그 상징적 가치만 있을 뿐 칼과 칼이 맞부딪치는 실전용으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반면, '명검(名劍·excellent blade)'은 실전용 ― 서구의 칼문화에서조차 'sword'가 아닌 'blade'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으로서 단지 유명한 칼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칼로서의 기본기 중에서도 '베기'에 매우 충실한 칼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번의 공격으로 단단한 바위를 두 동강이 낼 수 있다면 이 또한 명검인 것이다. 이러한 검은 일반적으로 훌륭한 장인(匠人)에 의해 만들어진다. 동양의 도검 문화에서는 검과 그와 적합하게 칼 부리는 기술 즉 검술과 그것을 부리는 사람을 하나로 일체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무기와 심신이 하나된 조화는 무예인의 바라는 경지이다. 따라서 검을 쓰는 기술이 뛰어난 유명한 영웅에게도, 그 전사들이 썼던 칼에도 이 '명검'이라는 호칭이 따른다. 우리 나라에서도 검이라 하면 검과 검술 혹은 그 검을 부리는 자를 통틀어 지칭하는 경향이 있다.
다음 분류부터 칼에 판타지 무기다운 아주 특수한 능력이 부여된다.
'영검(靈劍·ghost sword)'은 귀신이 붙은 검이다. 어떠한 사연으로 원주인의 혼이 검 속에 들어갔거나 죽은 자의 영혼이 칼 속에 깃들여 있는 칼이다. 영검은 반드시 보검이나 명검이 아니라 평범한 칼도 될 수가 있다. 기준은 그 안에 깃들여 있는 영적인 힘의 존재유무다. 영검은 대개 주인의 의지에 따라 복종하는데, 더러는 주인을 위협할 수도 있으며 절대 선악의 기준에 의해서 활동하지 않는다. 영검은 거의 주인과 교감하며 베거나 찌르는 것을 기본으로 아주 특별한 영적인 능력을 더해 파괴력을 보인다.
영검과 유사한 것으로 '성검(聖劍·divine sword)'이 있다. 성검은 절대 신이나 선한 편의 신령이 내려준 검이다. 선택받은 자만이 성검의 주인이 된다. 성검은 신과 인간을 잇는 단지 매개체로서 선택받은 자와 교감한다. 따라서 악한 자가 성검으로 위력을 발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마검(魔劍·sword with evil spirit)'은 영적인 힘을 내려준 세력이 악한 신이다. 마검은 중용을 지킬 줄 모르고 주인을 타락과 파괴의 화신으로 몰고간다. 고대 한국의 기록에서는 이 성검과 마검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한민족의 정신문화는 서구처럼 선과 악으로 양분되는 가치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신검(神劍·sword of god)은 신이 하사해 준 검이 아닌, '신의 검' 즉 신이 무기로서 사용하는 칼이다. 이를테면 신장(神將)들이 사용하는 칼이라 하겠다. 이런 칼은 인간이 거의 만져볼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오직 신만이 쓸 수 있다. 그러나, 일개 나무꾼이 선녀의 옷도 가져가는 판에 신검인들 못 가져가랴.
아래에 열거되는 항목들은, 철기 원삼국 시대부터 조선의 임진왜란 직후까지 한민족이 사용했던 도와 검의 목록이다. 이에 앞서 칼에 대한 설명 중 필수적으로 그 부위를 나눠야 하기에 다음과 같이 약식으로 부위를 정한다.
<그림> 칼의 각 부위 약식 명칭. 칼몸통(도신), 칼집, 칼코등이, 칼자루, 칼날, 칼끝,
가장 이해되기 쉽도록 나눈 것이며 전문적으로 따지자면 더욱 세분화된다.
다음에 소개되는 도와 검들 중에는 상당한 고증을 거쳐 정리한 것도, 자료의 미비로 필자의 작위적인 과정과 상상의 산물로 살이 붙여진 것도 있다. 읽다보면 어느 부분이 필자의 개입이 들어갔는지 확연히 이해되고 구분될 것이다.
항목별 요약에서 길이는 아주 길다(140cm이상)·길다(110cm내외)·중간(80cm내외)·짧다(50cm내외)·아주 짧다(20cm이하)로 하였는데 이것은 같은 종류의 도검이라도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할 때 무게의 부담정도, 집도시 한손과 양손의 혹은 던지기의 가능여부, 찌르고 베는 기능별 충실도, 빠르기와 살상력 등으로 나타내었는데 이것은 현실적인 여건상 정확한 측정이 불가한 지라 각종 사료를 바탕으로 한 작가의 추정에 의한 것이며 일부는 판타지로 가공된 허구라는 것을 참작하길 바란다.
골검 [ 骨劍·Born Sword ]
□ 정의 : 뼈로 만든 검 □ 재원 : 짧다·가볍다·한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약함 □ 위력 : 빠름·약함 □ 비고 : 선사시대로 추정
골검은 실제로 존재했고 또 특정용도로 사용하던 칼이다. 대개 관절을 손잡이로 하고 다른 쪽을 갈아서 뾰족하게 만든 형태이나 어떤 부위의 뼈를 선택하여 가공하느냐에 따라 검이나 낫과 같은 형태를 이룰 수 있다. 생활용이나 전투용이라기보다는 주술용으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뼈의 조직이 치밀해야 되는 탓에 거대한 가축, 혹은 주술적 의미로 사람의 뼈, 맹수의 뼈를 재료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김유신의 검 [ Fantasy Weapon : Divine Starlight Sword ]
□ 정의 : 신라 명장 김유신의 검 □ 재원 외 : ?
원래는 보검이나 하늘의 별빛을 받아 영검(靈劍) 혹은 성검(聖劍)으로 진보된 검이다 ― 보검을 난승(難勝)이라는 도인에게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삼국사기의 기록에는 난세의 비법을 전해주었다 한다. 김유신의 보검 이후를 여기서는 편의상 '성광검(星光劍)'이라 하겠다.
"건복 29년(진평왕 34년 : 612)에 이웃 나라 적병이 점점 닥쳐오자, 공은 장한 마음을 더욱 불러일으켜 혼자서 보검(寶劍)을 가지고 열박산(咽薄山) 깊은 골짜기 속으로 들어갔다. (중략)이어서 천관(天官)께서 빛을 드리워 보검에 신령을 내려달라 기도하였다. 3일째 되는 밤, 허성(虛星)과 각성(角星) 두 별의 빛 끝이 빛나게 내려오더니 칼이 마치 흔들리는 듯하였다."
―《삼국사기〉김유신 열전 中
성광검의 길이는 동 시대의 다른 것으로 추정하여 전체길이 80cm∼110cm. 인간이 만든 보검 이상일 경우 거의 도인 경우는 없으나 김유신이 열박산에 오른 것은 신령으로부터 영적 계시와 힘을 받음과 동시에 수련을 위함이니 당시 유행하던 환두대도의 형태로, 보검인 경우 대개는 양날이라 있는 그대로 검의 형태라 추정한다. 칼몸통은 적당히 넓고 곧으며 그 단면은 버드나무 잎 같고 칼끝은 완만한 곡선으로 미려하다. 칼손잡이는 환두형이며 장식이 화려히 꾸며지거나 특수한 과정을 통해 단련된 칼이다. 두 성스러운 별빛을 받아 단련되니 보검이었을 때도 가지지 못했던 상서로운 기운을 가득하다. 칼집에서 빼면 신비로운 성광의 광채가 사뭇 적병들의 사기를 꺾는다.
성광검의 가장 큰 매력은 주인인 김유신과 영적으로 교감한 사실이다. 다음은 김유신 검의 신령스러움을 말해 주는 기록으로서 계백장군과의 치열한 전투로 인해 당나라와의 약속에 늦은 것으로 당이 꼬투리를 잡았을 때이다.
"(당나라의 장군에게 김유신이) "황산(黃山)에서의 싸움을 보지도 않고 약속 날짜에 늦은 것만을 가지고 죄로 삼으려 하니, 나는 죄없이 모욕을 받을 수 없다. 반드시 먼저 당나라 군사와 결전을 한 후에 백제를 깨뜨리겠다." (김유신이) 이어 큰 도끼를 잡고 군문(軍門)에 서니, 성난 머리털이 곧추 서고 허리에 찬 보검이 저절로 칼집에서 튀어나왔다. (후략)"
―《삼국사기〉신라본기 태종 무열왕 中
술이부작(述而不作)이라 하여, 사실대로 기록할 뿐 지어내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진 삼국사기에서 이러한 기록이 여럿 등장함은 김유신의 신령스러운 검이 역사적으로도 분명 실재했음을 말해준다.
단검 [ 短劍·Short Sword ]
□ 정의 : 짧은 칼의 통칭 □ 재원 : 짧다·가볍다·한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보통 □ 위력 : 빠르기·살상력 보통 □ 비고 : 긴 칼이나 창에 약함.
한국에서는 고대 선사의 마제석검과 동검과 초기 철검에는 유난히 단검이 많다. 칼이 길어지는 것은 금속을 다루는 기술이 발전하면서부터이며 선사의 실전용 무기로는 칼보다 도끼와 창이 많이 쓰인다. 한국의 역사상 단검과 단도는 전쟁병기로서의 무기는 아니지만 모든 도와 검의 원조이자 호신을 위해서도 꾸준히 사용된다. 고대 한국의 청동단검은 서양의 대거(dagger)처럼 찌르기 전용의 것으로서는 너무 투박한 점이 있다. 베거나( : 날로 상처를 입히는 행위) 자르는( : 토막이 나게 하는 행위) 기능이 더 강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따라서 검의 폭이 넉넉하게 넓고 곧고 끝은 뾰족하지 않고 완만한 형태를 이룬다.
단도 [ 短刀·Short Blade ]
□ 정의 : 짧은 외날의 도 □ 재원 : 짧다·알맞다·한손 □ 기능 : 찌르기 보통·베기 우수 □ 위력 : 빠르다·살상력 중간 □ 비고 : 조선의 중국식 단도
단도는 단검보다 실제로 많이 쓰여 베거나 찌르는데 사용한다. 철기시대에 이르러 금속을 다루는 기술이 발달하자 예리한 날을 가공하는 기술이 좋아져 단검은 사라지고 단도가 지배한다. 그러나 칼날이 길어지고 삼국의 기병대들이 등장함에 따라 환두대도가 등장하고 전통적인 단도는 실전에서 호신용으로 사용된다. 시대가 흘러흘러 단도는 중국의 요도와 유사해진다. 칼코등이도 있고 도신도 알맞게 휘고 폭은 칼끝으로 갈수록 좁아져서 단도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양손을 부리기도 좋은 형태로 발전한다. 중국의 영향을 받은 단도들은 이름과 달리 길이도 길고 칼자루 중간에 구멍이 뚫어져 수술같은 장식을 단다. 단도는 요도라고도 하여 말을 타고 칼부림을 할 때와 쌍검술을 할 때도 사용한다.
도자 [ 刀子·Korean Nife ] ― 손칼
□ 정의 : 외날의 작은 호신용 칼. □ 재원 : 매우 짧다·매우 가벼움·한손 □ 기능 : 찌르기 보통·베기 약함 □ 위력 : 아주 빠르다·살상력 아주 약함 □ 비고 : 휴대 용이
칼코등이는 없고 칼집이 있으며 칼자루와 칼몸통의 비율은 거의 같다. 도신은 대체로 곧은 편이고 끝이 날카로워 찌르기가 더 좋다. 원삼국시대에는 30cm 내외로 컸으나 시대가 흐를 수록 작아져 조선시대에서는 장도(粧刀)류와 거의 같아진다. 장도와 차이점은 단지 장식이 없다는 것이다. 도자는 조선시대에는 실용적인 것으로 발전되어 칼집에 쇠나 은젓가락 등을 넣을 수도 있게 된다. 실제로 나그네들 ― 주로 남자들이 실제 호신용으로 요긴하였던 칼이다. 이 경우에는 요샛말로 여행용 칼이라 해도 무난하다.
실전에서 도자의 사용은, 주로 장딴지 같은 살이 넉넉한 부위에 푹 찌르거나 휘둘러 베는 행위로 겁을 주는 것이다. 상대를 단번에 죽이기에는 다른 무기들보다 버겁고 여차 방심하면 적의 발길질에도 당하기 쉽다.
비수 [ 匕首·Bisu ]
□ 정의 : 단도의 일종으로서 자객용 칼 □ 재원 : 짧다·가볍다·한 손 □ 기능 : 찌르기 보통·베기 보통 □ 성능 : 빠르다·살상력 우수 □ 비고 : 낮은 소음
팔꿈치를 넘을 듯 말듯한 길이로서 소매 속에 넣고 품에 감추기 좋은 크기. 외날이 굉징히 예리하고 그 끝이 뾰족하여 찌르고 베기 좋으며 도신이 대개 곧다. 날이 예리하고 숨기고 다녀야 하는 만큼 칼집이 있다. 칼집과 칼자루는 같은 재질의 나무로 만들어야 칼을 빼거나 집어넣을 때 소리가 않고 칠을 자제해 밤의 달빛도 반사시키지 않게 한다. 또한 칼자루에 장식이 없고 칼코등이가 없다. 일대일의 결투용 아니라 암살용이기 때문에 칼과 칼이 맞붙힐 일이 별로 없으므로 칼부림 속에서 손을 보호할 필요가 없다. 원수에게 복수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떳떳하지 않은 용도로 사용하는게 비수의 운명이다. 소리를 내지 않고 살금살금 뒤로 다가가 등쪽에서 심장을 찌르거나 목을 가로로 단번에 그어내기 좋다.
사곡검 [ 蛇曲劍·Snake Sword ]
□ 정의 : S형으로 검신이 구불구불 휜 검 □ 재원 : 중간·무거움·한손 또는 양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보통 □ 위력 : 빠르기 보통·높은 살상력 □ 비고 : 방어력 상승
사곡검은 양날로서 수회 굽는다. 구불구불한 검신을 펼 수 있다면 족히 배 이상 넘어갈 길이로서 다른 검보다 그만큼 무거운 편이라 하겠다. 사곡검은 비단 장식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막고 찌르는데 특별한 설계로서 고안된 무기이다. 구불구불한 검신은 적의 무기와 맞부딪힐 때 미끄러뜨리지 않는 저지력을 지닌다. 상대의 배를 찔렀을 때를 상상해보면 상처를 내는 단면적이 넓어 그 살상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찌르고서 빼낼 때 주변의 창자가 주르르 끊기는 등 상처가 더욱 확산되는데 베는 행위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반면 단점은 쇠를 다루는 기술이 발달해 가볍고 얇게 만들지 않으면 무거울 수 있다는 것이고 그 때문에 빠르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뱀 형태의 검은 고대 일본에서 많이 발견되며 백제에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도 이와 유사한 사검(蛇劍)이 있다.
운검 혹은 별운검 [ 雲劒·Woon Sword ]
□ 정의 : 조선의 임금을 호위하는 무사들의 칼 □ 재원 : 중간·보통 무게·한손 □ 기능 : 찌르기와 베기 모두 우수 □ 위력 : 빠르고 높은 살상력 □ 비고 : 가진 자의 용기를 북돋운다.
칼로서의 운검과 별운검은 도(刀)다 ― 그런데 왜 검(劍)이라 할까?
별운검(別雲劍)은 조선시대 왕의 호위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별운검은 정규군과 독립된 특무기관으로서 왕의 호위를 맡았고 운검은 그 기관에 속한 무사들을 일컫는다. 임금은 그 무사들을 부를 때 운검 혹은 별운검이라고 했다. 조선시대에는 단지 검이라 하여 그 칼을 지칭하지 않고 검술도 포괄하는데 이 때는 그 기관명을 딴 것이라 생각된다.
조선의 검은 그 기본과 대표가 환도(還刀)라 운검도 그 재원이 환도와 거의 같다. 차이가 있다면 장식과 색깔 등, 그리고 재원상의 융통성이다. 조선의 모든 공식적 전투병기는 장식을 자제하고 검은 칠을 했는데 민간의 것과 구분하고자 함이며 무신(武神)인 현무를 상징하는 주술적 의미도 있다. 반면 운검은 전쟁병기가 아니라 의전용 호위검이라 치장이 필요하다. 임금의 행렬과 어울리게 칼집에는 밝고 붉은 빛이 돌고 수술도 밝고 붉은 것으로 달고 구름문양을 새겨넣는다.
왜검 [ Nitpondo ] ― 일본도
□ 정의 : 일본의 칼에 대한 통칭 □ 재원 : 중간·무게 중간·한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아주 우수.
□ 위력 : 빠르고 높은 살상력 □ 비고 : 조선시대 수입된 일본검
왜검은 한국 전통의 칼은 아니다. 그렇다고 왜검을 들여와서 우리의 것으로 만든 것도 아니다 ― '知彼知己'면 '百戰百勝'이라는 관점에서 다룬다.
왜검에는 우리 도검의 몇 배나 많은 수많은 종류가 있다. 좋은 일본도는 그 제조공정이 각 도장(刀匠)가문마다 비법이 있어 매우 독특하다. 이러한 과정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은 장인들이 혼을 넣어 거의 명검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대물림과 전문가 시스템이 일본도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유다. 이처럼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동시대 조선의 도검과 왜검이 다른점이다. 굳이 외견상으로 차이점을 꼽자면, 일본도의 칼날에는 인문(印文 : 칼날의 얼룩)이 있다. 인문은 도의 깃들인 장인의 혼을 상징하며 그 도장가문을 나타내는 문장과 같다. 인문이 없더라도 잘 만들어진 검에는 반드시 만든 사람이 누군가 하는 글귀를 새긴다. 자신의 혼과 가문의 명예를 걸고 만들어진 일본도. 그 소장적 가치뿐만 아니라 기능과 위력에서도 뛰어나서 강성과 연성을 고루 갖추고 그 날이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예리하다.
☞ 만약 칼이름이 새겨져 있으면 그것이 고유한 그 칼 이름이 되는데 한국의 칼은 주인이 될 사람이 도장(刀匠)에게 부탁을 하지 않는 한 명문은 거의 없다. 조선의 유명한 도장(刀匠) 태귀련이 만든 명검의 경우는 예외다.
용광검 [ 龍光劍·Fantasy Weapon : Yong Gwang Sword ]
□ 정의 : 해모수의 칼 □ 재원 : ? □ 비고 : 《한단고기(桓丹高記)〉고구려국본기 중
해모수(解慕漱)는 고구려를 세운 주몽의 아버지이자 천제의 아들이다. 용광검은 그가 가지고 내려왔다는 성스러운 보검이다. 이 검으로 무엇을 했는지는 모르나 피를 묻힐 목적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용광검은 해모수가 자신이 천제의 자손임을 증명하기 위해 들고 온 검이다.
해모수가 역사적 기록에 등장한 연대는 BC 80년 경으로 철기문화가 본격적으로 급속도로 전파될 때다. 신의 아들이 가지고 내려왔다는 용광검은 일단 철기로 봄이 타탕하다. 신의 아들이 들고온 검의 재질을 놓고 청동이니 철기니 따지는 것도 우습지만 용광검은 초기의 고리 자루 큰칼의 즉, 환두대도와 유사한 재원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문제는 양날이냐 외날이냐 하는 것인데 검이라 하고 다분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칼이니 양날로 본다. 그리 길지는 않고 80cm 정도 내외로 아주 잘 제련되고 단조되어 칼날에 광채가 휘황하며 곧고 바르다. 칼자루에는 용문양의 장식이 되어 있고 칼자루 끝에는 고리가 있다.
☞ 해모수는 스스로를 천제의 아들이라 하며 지상으로 내려올 때 다섯 마리의 용이 끄는 수레에 용광검이라는 칼을 차고 삼천여 명의 선남선녀들을 대동하고 왔다고 한다. 해모수가 퍼뜨린 씨앗은 동부여의 해부루가 있다. 해부루의 아들은 '금와(金蛙)' ― 황금 개구리라는 것은 세발 까마귀와 더불어 태양의 상징 ― 다. 금와왕이 주몽을 품은 유화부인을 보호했던 것도 이러한 해모수로 시작된 미묘한 관계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해모수가 뿌린 태양의 정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월도 [ 月刀·Moon Blade ] 류
□ 정의 : 장대에 커다란 도가 달린 무기 □ 재원 : 크고 길다(전체길이 2미터 내외, 도신 0.7미터 내외)·약간 무겁다·양손
□ 기능 : 찌르기 보통·베기 매우 우수 □ 위력 : 느린 빠르기·매우 높은 살상력 □ 비고 : 왜인들에게 강함
《무예도보통지〉― 18세기 정조 때 만들어진 무예 훈련서로 총 24개 무예와 각종 무기를 소개한다. 이 무기들의 대부분은 고려시대 11세기 때 무신 박원작의 건의로 전방에 실전배치되던 것으로 추정된다. 먼 훗날 조선의 기효신서나 무예도보통지는 왜구에 대처하기 위한 병법과 무예가 그 중심이 된다 ― 에서는 우리 나라 월도가 중국의 것과 차이를 설명하고 있는데, 날이 낙엽처럼 얇고 무게는 적정히 무겁다 한다. 칼날의 모양은 여러 가지 변용이 있으며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 즉 청룡도도 이의 일종이다.
월도는 '마상월도'라 하여 달리는 말에서도 사용하고 군졸인 병사들도 사용한다. 작전에 따라 사용하는 전술병기라기보다는 적들이 도망칠 때 여세를 몰아 더욱 내칠 때 사용한다. 즉, 속된 말로 물불 안가리고 끝장을 볼 때 제격이다. 월도를 휘두르면 그 위세가 용맹하고 노도가 치는 듯할 것이다. 사납게 달려오던 적 떼거지도 월도가 한번 바람을 가르면 움찔하여 함부로 덤비지 못한다. 특히 왜구들이 이 월도를 무서워하여 임진왜란 때 맹활약을 하고 당시 백병전의 근력무기로는 이 월도만한 게 없어서 칼 중에서 단연 으뜸으로 친다.
* 단월도
□ 재원 : 중간 길이·무겁다·한손 또는 양손 □ 기능 : 찌르기 약·베기 우수 □ 위력 : 보통 빠르기·살상력 크다
조선시대에는 단월도라는 것이 있다. 무신칼로도 불리우는데 자루까지 칠을 하고 이름처럼 보통의 월도보다는 짧고 뭉툭하며 매우 육중해 보인다.
* 협도(狹刀)
□ 재원 : 중간 길이·약간 무겁다 무게·한손 또는 양손 □ 기능 : 찌르기 약·베기 우수 □ 위력 : 보통 빠르기·살상력 크다
조선시대에 주로 쓰이던 협도는 더러 장도(長刀)라고도 하며 월도와 매우 흡사하나 칼날의 넓이가 월도보다는 모양새가 더 날렵하다. 월도와 마찬가지로 자루가 긴편이다. 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내며 베고 내리치는 이러한 칼들의 위력은 공격을 받는 칼이 댕강댕강 부러지기 쉽상이며 그 기세도 엄청나게 살벌하다고 전해진다.
☞ 패월도라는 것은 월도와 이름이 유사하나 다르다. 패월도는 주로 의식용으로서 운검이나 환도와 재원과 기본특성이 동일하고 장식이나 문양만 조금 차이를 보인다.
성웅 이순신 장검 ― 태구련(太九連)의 검 外
□ 정의 : 이순신 장군의 장검 (2기) □ 재원 : 매우 길다(197cm)·보통 무게·한손 또는 양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강 □ 위력 : 빠르기 중·살상력 강 □ 비고 : 현충사에 현존
이순신 장군이 전장에서 직접 쓰던 것. 우리 나라 칼로서는 아주 드물게 만든 이의 이름과 제작 년월일이 있는데, 다름 아닌 당대 최고의 도공(刀工)인 태구련(太九連) ― 혹은, 태귀련(太貴連)이라고도 한다 ― 이 제작한 것이다.
두 자루 중 하나에는 이순신이 직접 새긴 시구가 있다.
'三尺警天 山河動色 一揮掃蕩 血染山河'
― 삼척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과 물이 떨고,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인다.
이 박력 있는 시구처럼 이 아름다운 장검의 혈도는 붉은 칠로 채워져 귀기마저 넘친다.
현존하는 칼에 판타지의 특성을 부여하는 것은 대단히 경계해야 될 일이나 판타지 작가들에게는 참으로 매력적인 무기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이순신 장검과 관련된 아이템은 이뿐만 아니라 다수 현존하는데, 명나라 황제가 이순신에게 하사하였다는 명조팔사품(明朝八賜品) 중 칼로서 귀도(鬼刀)와 참도(斬刀)도 있다. 귀도는 칼자루가 칼날만큼 긴데, 끝에 귀신의 조각이 새겨져 있어 주술적 의미도 있는 호신검이며, 참도는 우리 나라의 환도와 일본의 왜검의 형태와 유사하다.
인검 [ 寅劍·Tiger Sword ] ― 사인검, 삼인검, 이인검
□ 정의 : 호랑이의 기운이 서려 있는 보검 □ 재원 : 중간·무거움·한 손 또는 두 손 □ 기능 : 찌르기 보통·베기 보통 □ 위력 : 느리다·살상력 보통 □ 비고 : 악귀퇴치
검의 정의에 충실한 칼 몸통은 폭이 적당히 넓으며 곧다. 너비가 거의 균등하게 유지되다 칼끝에서 완만한 각도로 모아진다. 칼자루와 칼몸통의 비율은 1대 3 정도. 칼코등이는 장식적인 측면이 강하다. 눕혀진 칼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편평하게 봉오리나 구름을 연상시키는 문양이 주류를 이루고 칼자루 끝도 장식적인 문양으로 치장한다. 이와 다른 모양이나 형태라도 다음의 조건만 충족시키면 인검으로 분류한다. 사인검은 왕만이 지닐 수 있으며 네 마리 호랑이 기운이 깃들어 있는 검이다. 인년(寅年)·인월(寅月)·인일(寅日)·인시(寅時)인 때에 맞춰 60년마다 한 자루밖에 나올 수 없다고 한다. 왕족들이나 임금이 장군에게 하사하여 지니게 되는 삼인검은 사인검의 조건 중 인시를 제외한 세 마리 호랑이 기운을 깃들인 검으로 사인검보다 동일한 모양과 크기 혹은 그보다 작다. 이러한 인검에 칠성검의 특성을 부여하여 주술력을 높이기도 한다.
장검 [ 長劍·Zang Do ] ― 쌍수도 (雙手刀·Two Hang Sword)
□ 정의 : 매우 긴 칼 □ 재원 : 아주 길다(전체길이 2미터 내외)·약간 무거움·두 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우수
□ 위력 : 보통 빠르기·매우 높은 살상력
장검은 사람의 키마저 넘길 듯하다. 장검은 형태상으로는 매우 미려하고 아름답다. 그 도신이 매우 날렵하고 예리하고 칼몸통의 너비도 좁아 바짝 독이 오른 것 같다. 장검은 다만 장대에 안붙어 있을 뿐 창이나 월도에 가까운 도다. 주로 지휘용이라는 쓰인 것 같아 검으로 칭하지 않나 싶은데, 엄연히 실전용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 두 손으로 들 만큼 무거운 편은 아니나 그 길이가 워낙 길어 두 손으로 다루지 않으면 그 기술을 부리기 여의치 않다. 서양의 유사한 재원보다는 훨씬 빠르고 훨씬 예리하고 가볍다.
이렇듯 부르기는 검이라 하나 도의 형태로서 장도(長刀)라 해야 정확한데 협도 등이 더러 장도라 불려 이와 혼동되는 걸 피하기 위해 장검이라 칭한 것으로 짐작된다.
☞ 장검과 혼동되는 장도(長刀)에는 동음이의어로 여인네들의 노리개와 호신용으로 알려진 장도(壯刀)도 있다.
칠성검 [ 七星劍·Chil Sung Sword ]
□ 정의 : 칼날에 일곱 개의 별이 박혀 있는 보검 □ 재원 : 보통 길이·보통 무게·한손 □ 기능 : 찌르기 보통·베기 보통 □ 위력 : 보통 빠르기·살상력 약 □ 비고 : 주술적 상징. 수명을 늘린다.
칠성이란 원래 북두칠성을 뜻한다. 칠성신이라 하여 민간신앙에서 신으로서 그 영험함이 높다. 따라서 칠성검이라 하면 인검(寅劍)처럼 칠성의 그 영험함을 깃들이는 독특한 제조공정 혹은 의식을 거쳐야 할 것인데 그 과정에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다. 단지 검신에 일곱 개의 별문양을 박았을 뿐이다. 독립적으로 칠성검이라 하는 칼의 형태를 보면 완전한 검의 형태로서 직도이며 칼자루와 검신의 비율은 1대 3.5 정도다. 칼자루는 다분히 장식적이고 칼 코등이도 마찬가지다. 칼날과 칼끝 모두 무딘 편이라 실전용으로는 가치가 없다. 임금이 보검을 하사한 일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무렵이 많은 데 박숭원, 신립, 정립 등이 장본인이다. 조선 후기에는 삼인검에 칠성을 금으로 새겨넣어 장검으로 제작해 공신에게 하사한 기록이 있다. 이렇듯 칠성검은 다른 검들과 융합될 수 있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칠지도 [ 七支刀·Fantasy Weapon : Chil ji Do ]
□ 정의 : 백제. 일곱 개의 가지날이 있는 칼 □ 재원 : 중간·약간 무겁다·한손 또는 양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보통 □ 위력 : 느리다·중간 살상력 □ 비고 : 모든 재앙을 회피할 수 있다.
칠지도는 시대적으로 아주 희귀하고 세계적으로도 고유한 보검이다. 도(刀)라고 하나 외날이 아니라 주검신과 가시날 모두 양날 검의 형태다. 칠지도의 철제 검신은 고도의 단련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며 독특한 조형으로 좌우로 세 개의 가지날이 있다. 길게 쭉 잘 뻗은 주검신 좌우로 'ㄴ'자 형태로 꺾인 검이 엇갈려 세 개가 있다. 주검신의 앞뒤로는 금으로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백제의 왕이 일본의 왕에게 칠지도를 준다는 내용이다. 보검으로서의 가치가 너무 커서 실전으로 사용하기에는 아까우나 만약을 가정하여 그 상황을 유추할 수는 있다.
☞ 판타지 무기로 분류하였으나 엄연히 실존하는 유물이다.
환도 [ 還刀·Hwan Do ]
□ 정의 : 조선의 대표적인 칼 □ 재원 : 중간·무게 중간·한손 □ 기능 : 찌르기와 베기 모두 우수 □ 위력 : 빠르고 높은 살상력 □ 비고 : 군도로서 전투병기
환도는 군에서는 어엿한 병기로 취급되며 민간의 것과 구분하기 위해 검은 칠을 한다. 칼집과 장식수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칼날까지 검은 빛을 띤다. 칼코등이는 거의 원에 가깝게 둥근 형태로 손을 보호한다. 이러한 칼코등이의 형태는 다른 칼들에 비해 적과의 칼부림에서 손을 다칠 위험을 최소화시켜 준다. 의전용이나 상징적 의미의 검들이 칼고등이가 단지 장식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칼자루는 납작하게나 아주 동그랗지 않고 손에 쥐기 좋을 만큼 적당히 둥글고 칼자루 끝도 적당히 둥글다. 칼자루와 칼몸통은 전체길이가 길든 짧든 1:3 정도다. 도신은 칼자루에서 올라오면서는 거의 곧다가 칼 끝에 이르를 때 완만히 휜 편이라 동시대의 보편적인 왜검보다는 그 휘어지는 정도가 덜하다. 도신의 너비는 한동안 일정하다싶을 정도로 아주 완만하게 좁아지면서 칼 끝에 이른다. 한국. 칼집의 등쪽에는 두 개의 작은 고리가 있어 끈을 매달고 허리에 차거나 어깨에 메기가 좋다. 이러한 환도의 모습은 요도와 왜검 등 외래 칼들의 좋은 점을 받아들이며 개량된 결과로 보인다. 색채를 제외한 모든 재원은 조선 검의 표준사양이 된다.
☞ 일단 기본적인 상식을 알고 전통도검을 구분할 때는 (감상법이 아님을 유의) ① 칼의 길이나 크기를 봐서 장·중·단을 따진다. ② 양날인지 외날인지를 따져 검인지 도인지 구분한다 ③ 칼자루를 중심으로 재질·칼자루 끝의 모양과 장식, 칼코등이의 모양을 본다. 유사한 도검들을 구분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칼자루의 장식과 칼코등이다. 일반인들이 ③까지 정도 살피면 굳이 만지거나 설명을 듣지 않아도 대강은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도신이 곡선을 이룬 정도, 칼의 시대적 발달 정도를 나타내주는 칼날의 단면, 칼 몸통의 폭과 칼끝으로 여며지는 정도, 칼자루와 칼몸통의 비율, 칼날에 새겨진 문자나 문양, 칼집의 재질·색깔·수술장식·칠 등은 도검 전문가의 영역이다.
환두대도 [ 環頭大刀·Hwan Doo Dae Do ] ― 고리 자루 큰칼
□ 정의 : 칼자루 끝에 고리가 있는 칼 □ 재원 : 약간 짧은 것부터 긴 것까지·보통 무게·한손 또는 양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중 또는 강 □ 위력 : 빠르기 중·살상력 중 또는 강 □ 비고 : 원삼국시대에서 고려 초까지 주력 도검
대도(大刀)라 하나 보통 길이의 도검만 하다. 원삼국 시대에 칼이 보통 50cm내외의 단도에 불과했던 것으로 치면 대도라고 불릴 만하다. 시대적이나 지역적으로 오래 그리고 널리 사용되고 실전과 의전에 두루 쓰인다. 환두대도는 도신의 칼심을 칼자루에 박아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 도신에서 칼자루 끝 고리에 이르기까지 하나로 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골조가 되는 칼자루 부분에 가죽이나 천등으로 단단히 휘감아 손에 쥐기 좋은 형태로 만든다. 도검의 무게중심은 칼자루에 있으므로 쓰는 사람에 따라 쇠나 나무 등을 덧대어 칼자루의 무게를 달리 했을 수 있다. 도신은 곧다. 외날에 충실하고 도신의 등은 한쪽이 완전히 무디다. 시대가 흐르며 환두대도가 발전을 보이는 점은 장식이나 외형보다도 이 도신의 단조와 제련에 있던 것 같다. 고리가 아주 크고 안에 아무런 장식이 없는 것에서부터 안에 용모양의 문양을 넣은 것까지, 그 칼자루 고리의 모양이나 장식에 따라서 여러 종류가 있다. 찌르기도 좋고 베기도 좋고 의전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고대 한국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유행된 도검의 형태이다.
특수도검들 및 기타 류
언제부터인가 여러 가지 형태의 갖가지 도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도와 같은 것들은 중국에서는 아주 흔한 것으로서 손잡이 끝에 둥근 고리가 달린 것도 있다. 이 밖에도 참수할 때 망나니가 쓰던 칼, 대나무로 자루와 칼집을 만들어 교묘히 위장한 칼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것은 사용하고자 하는 용도에 따라 재원이나 형태를 변용하고 독창적으로 개발한 것으로서 널리 쓰인 보편적인 것도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의식적 성격이 없고 호신용의 실용적인 것들은 전문 장인인 도공(刀工)의 손이 아닌 농기구를 만드는 대장간에서도 만들어진다.
* 고려시대 박서의 대우포(大于浦)
□ 재원 : 커다랗고 무거운 칼 □ 용도 : 공성병기인 운제를 파괴한다.
몽고와의 항쟁때 박서라는 장수가 만든 것. 대우포는 일반적인 도검의 형태는 아니다. 그 크기가 엄청나게 크며 무게도 육중하며 날이 일부 톱처럼 되어있던 것으로 짐작된다. 이런 독특한 형태는 사람이 아닌 운제라는 공성병기를 무력화시키기 위함이다. 운제는 일반 사다리와 달리 독특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 난간을 잘라내야만 적의 성 침입을 막을 수 있었다. ―「수레 및 공성무기」 편 '운제' 항목 참조 ― 따라서 대우포처럼 커다랗고 무거운 칼이 유용한 것이다.
* 조선시대 임진왜란의 장병검(長病鎌)
□ 재원 : 자루와 낫 모두 쇠. 3인용으로서 매우 길고 무겁다. □ 용도 : 아군의 선박에 오르는 적의 목을 친다.
장병검은 해전 시 배와 배끼리 근접전 시 유용한 특수검이다. 전체를 쇠로 만든 거대한 긴자루 낫과 같은 형태로서. 3인의 장병이 자루에서 나온 손잡이를 잡고 함께 호흡을 맞춰 휘두른다. 아군의 갑판에 오르는 적의 수군은 한 둘이 아니기 때문에 3인이 횡으로 크게 휘둘러 치는 이 위력적인 장병검은 적의 목이며 몸통을 그야말로 벼 베듯 숭덩숭덩 동강낸다. 그러나 칼부림이 이루어지는 근접전에는 의외로 쉽게 당할 수 있다.
'보검(寶劍·precious sword)'의 사전적 의미는 값이 비싸거나 귀한 검을 말한다. 시대의 오래됨을 떠나 동시대로 취급하여 전자는 온갖 보석과 금으로 치장된 신라의 장식보검, 조선의 사인검·삼인검 등이 있다. 인검류(寅劍)는 그 제조과정이 특수하고 많이 생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석을 박지 않아도 귀한 보검이 된다. 보검은 그 상징적 가치만 있을 뿐 칼과 칼이 맞부딪치는 실전용으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반면, '명검(名劍·excellent blade)'은 실전용 ― 서구의 칼문화에서조차 'sword'가 아닌 'blade'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으로서 단지 유명한 칼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칼로서의 기본기 중에서도 '베기'에 매우 충실한 칼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번의 공격으로 단단한 바위를 두 동강이 낼 수 있다면 이 또한 명검인 것이다. 이러한 검은 일반적으로 훌륭한 장인(匠人)에 의해 만들어진다. 동양의 도검 문화에서는 검과 그와 적합하게 칼 부리는 기술 즉 검술과 그것을 부리는 사람을 하나로 일체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무기와 심신이 하나된 조화는 무예인의 바라는 경지이다. 따라서 검을 쓰는 기술이 뛰어난 유명한 영웅에게도, 그 전사들이 썼던 칼에도 이 '명검'이라는 호칭이 따른다. 우리 나라에서도 검이라 하면 검과 검술 혹은 그 검을 부리는 자를 통틀어 지칭하는 경향이 있다.
다음 분류부터 칼에 판타지 무기다운 아주 특수한 능력이 부여된다.
'영검(靈劍·ghost sword)'은 귀신이 붙은 검이다. 어떠한 사연으로 원주인의 혼이 검 속에 들어갔거나 죽은 자의 영혼이 칼 속에 깃들여 있는 칼이다. 영검은 반드시 보검이나 명검이 아니라 평범한 칼도 될 수가 있다. 기준은 그 안에 깃들여 있는 영적인 힘의 존재유무다. 영검은 대개 주인의 의지에 따라 복종하는데, 더러는 주인을 위협할 수도 있으며 절대 선악의 기준에 의해서 활동하지 않는다. 영검은 거의 주인과 교감하며 베거나 찌르는 것을 기본으로 아주 특별한 영적인 능력을 더해 파괴력을 보인다.
영검과 유사한 것으로 '성검(聖劍·divine sword)'이 있다. 성검은 절대 신이나 선한 편의 신령이 내려준 검이다. 선택받은 자만이 성검의 주인이 된다. 성검은 신과 인간을 잇는 단지 매개체로서 선택받은 자와 교감한다. 따라서 악한 자가 성검으로 위력을 발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마검(魔劍·sword with evil spirit)'은 영적인 힘을 내려준 세력이 악한 신이다. 마검은 중용을 지킬 줄 모르고 주인을 타락과 파괴의 화신으로 몰고간다. 고대 한국의 기록에서는 이 성검과 마검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한민족의 정신문화는 서구처럼 선과 악으로 양분되는 가치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신검(神劍·sword of god)은 신이 하사해 준 검이 아닌, '신의 검' 즉 신이 무기로서 사용하는 칼이다. 이를테면 신장(神將)들이 사용하는 칼이라 하겠다. 이런 칼은 인간이 거의 만져볼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오직 신만이 쓸 수 있다. 그러나, 일개 나무꾼이 선녀의 옷도 가져가는 판에 신검인들 못 가져가랴.
아래에 열거되는 항목들은, 철기 원삼국 시대부터 조선의 임진왜란 직후까지 한민족이 사용했던 도와 검의 목록이다. 이에 앞서 칼에 대한 설명 중 필수적으로 그 부위를 나눠야 하기에 다음과 같이 약식으로 부위를 정한다.
<그림> 칼의 각 부위 약식 명칭. 칼몸통(도신), 칼집, 칼코등이, 칼자루, 칼날, 칼끝,
가장 이해되기 쉽도록 나눈 것이며 전문적으로 따지자면 더욱 세분화된다.
다음에 소개되는 도와 검들 중에는 상당한 고증을 거쳐 정리한 것도, 자료의 미비로 필자의 작위적인 과정과 상상의 산물로 살이 붙여진 것도 있다. 읽다보면 어느 부분이 필자의 개입이 들어갔는지 확연히 이해되고 구분될 것이다.
항목별 요약에서 길이는 아주 길다(140cm이상)·길다(110cm내외)·중간(80cm내외)·짧다(50cm내외)·아주 짧다(20cm이하)로 하였는데 이것은 같은 종류의 도검이라도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할 때 무게의 부담정도, 집도시 한손과 양손의 혹은 던지기의 가능여부, 찌르고 베는 기능별 충실도, 빠르기와 살상력 등으로 나타내었는데 이것은 현실적인 여건상 정확한 측정이 불가한 지라 각종 사료를 바탕으로 한 작가의 추정에 의한 것이며 일부는 판타지로 가공된 허구라는 것을 참작하길 바란다.
골검 [ 骨劍·Born Sword ]
□ 정의 : 뼈로 만든 검 □ 재원 : 짧다·가볍다·한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약함 □ 위력 : 빠름·약함 □ 비고 : 선사시대로 추정
골검은 실제로 존재했고 또 특정용도로 사용하던 칼이다. 대개 관절을 손잡이로 하고 다른 쪽을 갈아서 뾰족하게 만든 형태이나 어떤 부위의 뼈를 선택하여 가공하느냐에 따라 검이나 낫과 같은 형태를 이룰 수 있다. 생활용이나 전투용이라기보다는 주술용으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뼈의 조직이 치밀해야 되는 탓에 거대한 가축, 혹은 주술적 의미로 사람의 뼈, 맹수의 뼈를 재료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김유신의 검 [ Fantasy Weapon : Divine Starlight Sword ]
□ 정의 : 신라 명장 김유신의 검 □ 재원 외 : ?
원래는 보검이나 하늘의 별빛을 받아 영검(靈劍) 혹은 성검(聖劍)으로 진보된 검이다 ― 보검을 난승(難勝)이라는 도인에게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삼국사기의 기록에는 난세의 비법을 전해주었다 한다. 김유신의 보검 이후를 여기서는 편의상 '성광검(星光劍)'이라 하겠다.
"건복 29년(진평왕 34년 : 612)에 이웃 나라 적병이 점점 닥쳐오자, 공은 장한 마음을 더욱 불러일으켜 혼자서 보검(寶劍)을 가지고 열박산(咽薄山) 깊은 골짜기 속으로 들어갔다. (중략)이어서 천관(天官)께서 빛을 드리워 보검에 신령을 내려달라 기도하였다. 3일째 되는 밤, 허성(虛星)과 각성(角星) 두 별의 빛 끝이 빛나게 내려오더니 칼이 마치 흔들리는 듯하였다."
―《삼국사기〉김유신 열전 中
성광검의 길이는 동 시대의 다른 것으로 추정하여 전체길이 80cm∼110cm. 인간이 만든 보검 이상일 경우 거의 도인 경우는 없으나 김유신이 열박산에 오른 것은 신령으로부터 영적 계시와 힘을 받음과 동시에 수련을 위함이니 당시 유행하던 환두대도의 형태로, 보검인 경우 대개는 양날이라 있는 그대로 검의 형태라 추정한다. 칼몸통은 적당히 넓고 곧으며 그 단면은 버드나무 잎 같고 칼끝은 완만한 곡선으로 미려하다. 칼손잡이는 환두형이며 장식이 화려히 꾸며지거나 특수한 과정을 통해 단련된 칼이다. 두 성스러운 별빛을 받아 단련되니 보검이었을 때도 가지지 못했던 상서로운 기운을 가득하다. 칼집에서 빼면 신비로운 성광의 광채가 사뭇 적병들의 사기를 꺾는다.
성광검의 가장 큰 매력은 주인인 김유신과 영적으로 교감한 사실이다. 다음은 김유신 검의 신령스러움을 말해 주는 기록으로서 계백장군과의 치열한 전투로 인해 당나라와의 약속에 늦은 것으로 당이 꼬투리를 잡았을 때이다.
"(당나라의 장군에게 김유신이) "황산(黃山)에서의 싸움을 보지도 않고 약속 날짜에 늦은 것만을 가지고 죄로 삼으려 하니, 나는 죄없이 모욕을 받을 수 없다. 반드시 먼저 당나라 군사와 결전을 한 후에 백제를 깨뜨리겠다." (김유신이) 이어 큰 도끼를 잡고 군문(軍門)에 서니, 성난 머리털이 곧추 서고 허리에 찬 보검이 저절로 칼집에서 튀어나왔다. (후략)"
―《삼국사기〉신라본기 태종 무열왕 中
술이부작(述而不作)이라 하여, 사실대로 기록할 뿐 지어내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진 삼국사기에서 이러한 기록이 여럿 등장함은 김유신의 신령스러운 검이 역사적으로도 분명 실재했음을 말해준다.
단검 [ 短劍·Short Sword ]
□ 정의 : 짧은 칼의 통칭 □ 재원 : 짧다·가볍다·한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보통 □ 위력 : 빠르기·살상력 보통 □ 비고 : 긴 칼이나 창에 약함.
한국에서는 고대 선사의 마제석검과 동검과 초기 철검에는 유난히 단검이 많다. 칼이 길어지는 것은 금속을 다루는 기술이 발전하면서부터이며 선사의 실전용 무기로는 칼보다 도끼와 창이 많이 쓰인다. 한국의 역사상 단검과 단도는 전쟁병기로서의 무기는 아니지만 모든 도와 검의 원조이자 호신을 위해서도 꾸준히 사용된다. 고대 한국의 청동단검은 서양의 대거(dagger)처럼 찌르기 전용의 것으로서는 너무 투박한 점이 있다. 베거나( : 날로 상처를 입히는 행위) 자르는( : 토막이 나게 하는 행위) 기능이 더 강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따라서 검의 폭이 넉넉하게 넓고 곧고 끝은 뾰족하지 않고 완만한 형태를 이룬다.
단도 [ 短刀·Short Blade ]
□ 정의 : 짧은 외날의 도 □ 재원 : 짧다·알맞다·한손 □ 기능 : 찌르기 보통·베기 우수 □ 위력 : 빠르다·살상력 중간 □ 비고 : 조선의 중국식 단도
단도는 단검보다 실제로 많이 쓰여 베거나 찌르는데 사용한다. 철기시대에 이르러 금속을 다루는 기술이 발달하자 예리한 날을 가공하는 기술이 좋아져 단검은 사라지고 단도가 지배한다. 그러나 칼날이 길어지고 삼국의 기병대들이 등장함에 따라 환두대도가 등장하고 전통적인 단도는 실전에서 호신용으로 사용된다. 시대가 흘러흘러 단도는 중국의 요도와 유사해진다. 칼코등이도 있고 도신도 알맞게 휘고 폭은 칼끝으로 갈수록 좁아져서 단도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양손을 부리기도 좋은 형태로 발전한다. 중국의 영향을 받은 단도들은 이름과 달리 길이도 길고 칼자루 중간에 구멍이 뚫어져 수술같은 장식을 단다. 단도는 요도라고도 하여 말을 타고 칼부림을 할 때와 쌍검술을 할 때도 사용한다.
도자 [ 刀子·Korean Nife ] ― 손칼
□ 정의 : 외날의 작은 호신용 칼. □ 재원 : 매우 짧다·매우 가벼움·한손 □ 기능 : 찌르기 보통·베기 약함 □ 위력 : 아주 빠르다·살상력 아주 약함 □ 비고 : 휴대 용이
칼코등이는 없고 칼집이 있으며 칼자루와 칼몸통의 비율은 거의 같다. 도신은 대체로 곧은 편이고 끝이 날카로워 찌르기가 더 좋다. 원삼국시대에는 30cm 내외로 컸으나 시대가 흐를 수록 작아져 조선시대에서는 장도(粧刀)류와 거의 같아진다. 장도와 차이점은 단지 장식이 없다는 것이다. 도자는 조선시대에는 실용적인 것으로 발전되어 칼집에 쇠나 은젓가락 등을 넣을 수도 있게 된다. 실제로 나그네들 ― 주로 남자들이 실제 호신용으로 요긴하였던 칼이다. 이 경우에는 요샛말로 여행용 칼이라 해도 무난하다.
실전에서 도자의 사용은, 주로 장딴지 같은 살이 넉넉한 부위에 푹 찌르거나 휘둘러 베는 행위로 겁을 주는 것이다. 상대를 단번에 죽이기에는 다른 무기들보다 버겁고 여차 방심하면 적의 발길질에도 당하기 쉽다.
비수 [ 匕首·Bisu ]
□ 정의 : 단도의 일종으로서 자객용 칼 □ 재원 : 짧다·가볍다·한 손 □ 기능 : 찌르기 보통·베기 보통 □ 성능 : 빠르다·살상력 우수 □ 비고 : 낮은 소음
팔꿈치를 넘을 듯 말듯한 길이로서 소매 속에 넣고 품에 감추기 좋은 크기. 외날이 굉징히 예리하고 그 끝이 뾰족하여 찌르고 베기 좋으며 도신이 대개 곧다. 날이 예리하고 숨기고 다녀야 하는 만큼 칼집이 있다. 칼집과 칼자루는 같은 재질의 나무로 만들어야 칼을 빼거나 집어넣을 때 소리가 않고 칠을 자제해 밤의 달빛도 반사시키지 않게 한다. 또한 칼자루에 장식이 없고 칼코등이가 없다. 일대일의 결투용 아니라 암살용이기 때문에 칼과 칼이 맞붙힐 일이 별로 없으므로 칼부림 속에서 손을 보호할 필요가 없다. 원수에게 복수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떳떳하지 않은 용도로 사용하는게 비수의 운명이다. 소리를 내지 않고 살금살금 뒤로 다가가 등쪽에서 심장을 찌르거나 목을 가로로 단번에 그어내기 좋다.
사곡검 [ 蛇曲劍·Snake Sword ]
□ 정의 : S형으로 검신이 구불구불 휜 검 □ 재원 : 중간·무거움·한손 또는 양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보통 □ 위력 : 빠르기 보통·높은 살상력 □ 비고 : 방어력 상승
사곡검은 양날로서 수회 굽는다. 구불구불한 검신을 펼 수 있다면 족히 배 이상 넘어갈 길이로서 다른 검보다 그만큼 무거운 편이라 하겠다. 사곡검은 비단 장식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막고 찌르는데 특별한 설계로서 고안된 무기이다. 구불구불한 검신은 적의 무기와 맞부딪힐 때 미끄러뜨리지 않는 저지력을 지닌다. 상대의 배를 찔렀을 때를 상상해보면 상처를 내는 단면적이 넓어 그 살상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찌르고서 빼낼 때 주변의 창자가 주르르 끊기는 등 상처가 더욱 확산되는데 베는 행위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반면 단점은 쇠를 다루는 기술이 발달해 가볍고 얇게 만들지 않으면 무거울 수 있다는 것이고 그 때문에 빠르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뱀 형태의 검은 고대 일본에서 많이 발견되며 백제에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도 이와 유사한 사검(蛇劍)이 있다.
운검 혹은 별운검 [ 雲劒·Woon Sword ]
□ 정의 : 조선의 임금을 호위하는 무사들의 칼 □ 재원 : 중간·보통 무게·한손 □ 기능 : 찌르기와 베기 모두 우수 □ 위력 : 빠르고 높은 살상력 □ 비고 : 가진 자의 용기를 북돋운다.
칼로서의 운검과 별운검은 도(刀)다 ― 그런데 왜 검(劍)이라 할까?
별운검(別雲劍)은 조선시대 왕의 호위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별운검은 정규군과 독립된 특무기관으로서 왕의 호위를 맡았고 운검은 그 기관에 속한 무사들을 일컫는다. 임금은 그 무사들을 부를 때 운검 혹은 별운검이라고 했다. 조선시대에는 단지 검이라 하여 그 칼을 지칭하지 않고 검술도 포괄하는데 이 때는 그 기관명을 딴 것이라 생각된다.
조선의 검은 그 기본과 대표가 환도(還刀)라 운검도 그 재원이 환도와 거의 같다. 차이가 있다면 장식과 색깔 등, 그리고 재원상의 융통성이다. 조선의 모든 공식적 전투병기는 장식을 자제하고 검은 칠을 했는데 민간의 것과 구분하고자 함이며 무신(武神)인 현무를 상징하는 주술적 의미도 있다. 반면 운검은 전쟁병기가 아니라 의전용 호위검이라 치장이 필요하다. 임금의 행렬과 어울리게 칼집에는 밝고 붉은 빛이 돌고 수술도 밝고 붉은 것으로 달고 구름문양을 새겨넣는다.
왜검 [ Nitpondo ] ― 일본도
□ 정의 : 일본의 칼에 대한 통칭 □ 재원 : 중간·무게 중간·한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아주 우수.
□ 위력 : 빠르고 높은 살상력 □ 비고 : 조선시대 수입된 일본검
왜검은 한국 전통의 칼은 아니다. 그렇다고 왜검을 들여와서 우리의 것으로 만든 것도 아니다 ― '知彼知己'면 '百戰百勝'이라는 관점에서 다룬다.
왜검에는 우리 도검의 몇 배나 많은 수많은 종류가 있다. 좋은 일본도는 그 제조공정이 각 도장(刀匠)가문마다 비법이 있어 매우 독특하다. 이러한 과정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은 장인들이 혼을 넣어 거의 명검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대물림과 전문가 시스템이 일본도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유다. 이처럼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동시대 조선의 도검과 왜검이 다른점이다. 굳이 외견상으로 차이점을 꼽자면, 일본도의 칼날에는 인문(印文 : 칼날의 얼룩)이 있다. 인문은 도의 깃들인 장인의 혼을 상징하며 그 도장가문을 나타내는 문장과 같다. 인문이 없더라도 잘 만들어진 검에는 반드시 만든 사람이 누군가 하는 글귀를 새긴다. 자신의 혼과 가문의 명예를 걸고 만들어진 일본도. 그 소장적 가치뿐만 아니라 기능과 위력에서도 뛰어나서 강성과 연성을 고루 갖추고 그 날이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예리하다.
☞ 만약 칼이름이 새겨져 있으면 그것이 고유한 그 칼 이름이 되는데 한국의 칼은 주인이 될 사람이 도장(刀匠)에게 부탁을 하지 않는 한 명문은 거의 없다. 조선의 유명한 도장(刀匠) 태귀련이 만든 명검의 경우는 예외다.
용광검 [ 龍光劍·Fantasy Weapon : Yong Gwang Sword ]
□ 정의 : 해모수의 칼 □ 재원 : ? □ 비고 : 《한단고기(桓丹高記)〉고구려국본기 중
해모수(解慕漱)는 고구려를 세운 주몽의 아버지이자 천제의 아들이다. 용광검은 그가 가지고 내려왔다는 성스러운 보검이다. 이 검으로 무엇을 했는지는 모르나 피를 묻힐 목적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용광검은 해모수가 자신이 천제의 자손임을 증명하기 위해 들고 온 검이다.
해모수가 역사적 기록에 등장한 연대는 BC 80년 경으로 철기문화가 본격적으로 급속도로 전파될 때다. 신의 아들이 가지고 내려왔다는 용광검은 일단 철기로 봄이 타탕하다. 신의 아들이 들고온 검의 재질을 놓고 청동이니 철기니 따지는 것도 우습지만 용광검은 초기의 고리 자루 큰칼의 즉, 환두대도와 유사한 재원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문제는 양날이냐 외날이냐 하는 것인데 검이라 하고 다분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칼이니 양날로 본다. 그리 길지는 않고 80cm 정도 내외로 아주 잘 제련되고 단조되어 칼날에 광채가 휘황하며 곧고 바르다. 칼자루에는 용문양의 장식이 되어 있고 칼자루 끝에는 고리가 있다.
☞ 해모수는 스스로를 천제의 아들이라 하며 지상으로 내려올 때 다섯 마리의 용이 끄는 수레에 용광검이라는 칼을 차고 삼천여 명의 선남선녀들을 대동하고 왔다고 한다. 해모수가 퍼뜨린 씨앗은 동부여의 해부루가 있다. 해부루의 아들은 '금와(金蛙)' ― 황금 개구리라는 것은 세발 까마귀와 더불어 태양의 상징 ― 다. 금와왕이 주몽을 품은 유화부인을 보호했던 것도 이러한 해모수로 시작된 미묘한 관계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해모수가 뿌린 태양의 정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월도 [ 月刀·Moon Blade ] 류
□ 정의 : 장대에 커다란 도가 달린 무기 □ 재원 : 크고 길다(전체길이 2미터 내외, 도신 0.7미터 내외)·약간 무겁다·양손
□ 기능 : 찌르기 보통·베기 매우 우수 □ 위력 : 느린 빠르기·매우 높은 살상력 □ 비고 : 왜인들에게 강함
《무예도보통지〉― 18세기 정조 때 만들어진 무예 훈련서로 총 24개 무예와 각종 무기를 소개한다. 이 무기들의 대부분은 고려시대 11세기 때 무신 박원작의 건의로 전방에 실전배치되던 것으로 추정된다. 먼 훗날 조선의 기효신서나 무예도보통지는 왜구에 대처하기 위한 병법과 무예가 그 중심이 된다 ― 에서는 우리 나라 월도가 중국의 것과 차이를 설명하고 있는데, 날이 낙엽처럼 얇고 무게는 적정히 무겁다 한다. 칼날의 모양은 여러 가지 변용이 있으며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 즉 청룡도도 이의 일종이다.
월도는 '마상월도'라 하여 달리는 말에서도 사용하고 군졸인 병사들도 사용한다. 작전에 따라 사용하는 전술병기라기보다는 적들이 도망칠 때 여세를 몰아 더욱 내칠 때 사용한다. 즉, 속된 말로 물불 안가리고 끝장을 볼 때 제격이다. 월도를 휘두르면 그 위세가 용맹하고 노도가 치는 듯할 것이다. 사납게 달려오던 적 떼거지도 월도가 한번 바람을 가르면 움찔하여 함부로 덤비지 못한다. 특히 왜구들이 이 월도를 무서워하여 임진왜란 때 맹활약을 하고 당시 백병전의 근력무기로는 이 월도만한 게 없어서 칼 중에서 단연 으뜸으로 친다.
* 단월도
□ 재원 : 중간 길이·무겁다·한손 또는 양손 □ 기능 : 찌르기 약·베기 우수 □ 위력 : 보통 빠르기·살상력 크다
조선시대에는 단월도라는 것이 있다. 무신칼로도 불리우는데 자루까지 칠을 하고 이름처럼 보통의 월도보다는 짧고 뭉툭하며 매우 육중해 보인다.
* 협도(狹刀)
□ 재원 : 중간 길이·약간 무겁다 무게·한손 또는 양손 □ 기능 : 찌르기 약·베기 우수 □ 위력 : 보통 빠르기·살상력 크다
조선시대에 주로 쓰이던 협도는 더러 장도(長刀)라고도 하며 월도와 매우 흡사하나 칼날의 넓이가 월도보다는 모양새가 더 날렵하다. 월도와 마찬가지로 자루가 긴편이다. 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내며 베고 내리치는 이러한 칼들의 위력은 공격을 받는 칼이 댕강댕강 부러지기 쉽상이며 그 기세도 엄청나게 살벌하다고 전해진다.
☞ 패월도라는 것은 월도와 이름이 유사하나 다르다. 패월도는 주로 의식용으로서 운검이나 환도와 재원과 기본특성이 동일하고 장식이나 문양만 조금 차이를 보인다.
성웅 이순신 장검 ― 태구련(太九連)의 검 外
□ 정의 : 이순신 장군의 장검 (2기) □ 재원 : 매우 길다(197cm)·보통 무게·한손 또는 양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강 □ 위력 : 빠르기 중·살상력 강 □ 비고 : 현충사에 현존
이순신 장군이 전장에서 직접 쓰던 것. 우리 나라 칼로서는 아주 드물게 만든 이의 이름과 제작 년월일이 있는데, 다름 아닌 당대 최고의 도공(刀工)인 태구련(太九連) ― 혹은, 태귀련(太貴連)이라고도 한다 ― 이 제작한 것이다.
두 자루 중 하나에는 이순신이 직접 새긴 시구가 있다.
'三尺警天 山河動色 一揮掃蕩 血染山河'
― 삼척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과 물이 떨고,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인다.
이 박력 있는 시구처럼 이 아름다운 장검의 혈도는 붉은 칠로 채워져 귀기마저 넘친다.
현존하는 칼에 판타지의 특성을 부여하는 것은 대단히 경계해야 될 일이나 판타지 작가들에게는 참으로 매력적인 무기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이순신 장검과 관련된 아이템은 이뿐만 아니라 다수 현존하는데, 명나라 황제가 이순신에게 하사하였다는 명조팔사품(明朝八賜品) 중 칼로서 귀도(鬼刀)와 참도(斬刀)도 있다. 귀도는 칼자루가 칼날만큼 긴데, 끝에 귀신의 조각이 새겨져 있어 주술적 의미도 있는 호신검이며, 참도는 우리 나라의 환도와 일본의 왜검의 형태와 유사하다.
인검 [ 寅劍·Tiger Sword ] ― 사인검, 삼인검, 이인검
□ 정의 : 호랑이의 기운이 서려 있는 보검 □ 재원 : 중간·무거움·한 손 또는 두 손 □ 기능 : 찌르기 보통·베기 보통 □ 위력 : 느리다·살상력 보통 □ 비고 : 악귀퇴치
검의 정의에 충실한 칼 몸통은 폭이 적당히 넓으며 곧다. 너비가 거의 균등하게 유지되다 칼끝에서 완만한 각도로 모아진다. 칼자루와 칼몸통의 비율은 1대 3 정도. 칼코등이는 장식적인 측면이 강하다. 눕혀진 칼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편평하게 봉오리나 구름을 연상시키는 문양이 주류를 이루고 칼자루 끝도 장식적인 문양으로 치장한다. 이와 다른 모양이나 형태라도 다음의 조건만 충족시키면 인검으로 분류한다. 사인검은 왕만이 지닐 수 있으며 네 마리 호랑이 기운이 깃들어 있는 검이다. 인년(寅年)·인월(寅月)·인일(寅日)·인시(寅時)인 때에 맞춰 60년마다 한 자루밖에 나올 수 없다고 한다. 왕족들이나 임금이 장군에게 하사하여 지니게 되는 삼인검은 사인검의 조건 중 인시를 제외한 세 마리 호랑이 기운을 깃들인 검으로 사인검보다 동일한 모양과 크기 혹은 그보다 작다. 이러한 인검에 칠성검의 특성을 부여하여 주술력을 높이기도 한다.
장검 [ 長劍·Zang Do ] ― 쌍수도 (雙手刀·Two Hang Sword)
□ 정의 : 매우 긴 칼 □ 재원 : 아주 길다(전체길이 2미터 내외)·약간 무거움·두 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우수
□ 위력 : 보통 빠르기·매우 높은 살상력
장검은 사람의 키마저 넘길 듯하다. 장검은 형태상으로는 매우 미려하고 아름답다. 그 도신이 매우 날렵하고 예리하고 칼몸통의 너비도 좁아 바짝 독이 오른 것 같다. 장검은 다만 장대에 안붙어 있을 뿐 창이나 월도에 가까운 도다. 주로 지휘용이라는 쓰인 것 같아 검으로 칭하지 않나 싶은데, 엄연히 실전용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 두 손으로 들 만큼 무거운 편은 아니나 그 길이가 워낙 길어 두 손으로 다루지 않으면 그 기술을 부리기 여의치 않다. 서양의 유사한 재원보다는 훨씬 빠르고 훨씬 예리하고 가볍다.
이렇듯 부르기는 검이라 하나 도의 형태로서 장도(長刀)라 해야 정확한데 협도 등이 더러 장도라 불려 이와 혼동되는 걸 피하기 위해 장검이라 칭한 것으로 짐작된다.
☞ 장검과 혼동되는 장도(長刀)에는 동음이의어로 여인네들의 노리개와 호신용으로 알려진 장도(壯刀)도 있다.
칠성검 [ 七星劍·Chil Sung Sword ]
□ 정의 : 칼날에 일곱 개의 별이 박혀 있는 보검 □ 재원 : 보통 길이·보통 무게·한손 □ 기능 : 찌르기 보통·베기 보통 □ 위력 : 보통 빠르기·살상력 약 □ 비고 : 주술적 상징. 수명을 늘린다.
칠성이란 원래 북두칠성을 뜻한다. 칠성신이라 하여 민간신앙에서 신으로서 그 영험함이 높다. 따라서 칠성검이라 하면 인검(寅劍)처럼 칠성의 그 영험함을 깃들이는 독특한 제조공정 혹은 의식을 거쳐야 할 것인데 그 과정에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다. 단지 검신에 일곱 개의 별문양을 박았을 뿐이다. 독립적으로 칠성검이라 하는 칼의 형태를 보면 완전한 검의 형태로서 직도이며 칼자루와 검신의 비율은 1대 3.5 정도다. 칼자루는 다분히 장식적이고 칼 코등이도 마찬가지다. 칼날과 칼끝 모두 무딘 편이라 실전용으로는 가치가 없다. 임금이 보검을 하사한 일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무렵이 많은 데 박숭원, 신립, 정립 등이 장본인이다. 조선 후기에는 삼인검에 칠성을 금으로 새겨넣어 장검으로 제작해 공신에게 하사한 기록이 있다. 이렇듯 칠성검은 다른 검들과 융합될 수 있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칠지도 [ 七支刀·Fantasy Weapon : Chil ji Do ]
□ 정의 : 백제. 일곱 개의 가지날이 있는 칼 □ 재원 : 중간·약간 무겁다·한손 또는 양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보통 □ 위력 : 느리다·중간 살상력 □ 비고 : 모든 재앙을 회피할 수 있다.
칠지도는 시대적으로 아주 희귀하고 세계적으로도 고유한 보검이다. 도(刀)라고 하나 외날이 아니라 주검신과 가시날 모두 양날 검의 형태다. 칠지도의 철제 검신은 고도의 단련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며 독특한 조형으로 좌우로 세 개의 가지날이 있다. 길게 쭉 잘 뻗은 주검신 좌우로 'ㄴ'자 형태로 꺾인 검이 엇갈려 세 개가 있다. 주검신의 앞뒤로는 금으로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백제의 왕이 일본의 왕에게 칠지도를 준다는 내용이다. 보검으로서의 가치가 너무 커서 실전으로 사용하기에는 아까우나 만약을 가정하여 그 상황을 유추할 수는 있다.
☞ 판타지 무기로 분류하였으나 엄연히 실존하는 유물이다.
환도 [ 還刀·Hwan Do ]
□ 정의 : 조선의 대표적인 칼 □ 재원 : 중간·무게 중간·한손 □ 기능 : 찌르기와 베기 모두 우수 □ 위력 : 빠르고 높은 살상력 □ 비고 : 군도로서 전투병기
환도는 군에서는 어엿한 병기로 취급되며 민간의 것과 구분하기 위해 검은 칠을 한다. 칼집과 장식수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칼날까지 검은 빛을 띤다. 칼코등이는 거의 원에 가깝게 둥근 형태로 손을 보호한다. 이러한 칼코등이의 형태는 다른 칼들에 비해 적과의 칼부림에서 손을 다칠 위험을 최소화시켜 준다. 의전용이나 상징적 의미의 검들이 칼고등이가 단지 장식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칼자루는 납작하게나 아주 동그랗지 않고 손에 쥐기 좋을 만큼 적당히 둥글고 칼자루 끝도 적당히 둥글다. 칼자루와 칼몸통은 전체길이가 길든 짧든 1:3 정도다. 도신은 칼자루에서 올라오면서는 거의 곧다가 칼 끝에 이르를 때 완만히 휜 편이라 동시대의 보편적인 왜검보다는 그 휘어지는 정도가 덜하다. 도신의 너비는 한동안 일정하다싶을 정도로 아주 완만하게 좁아지면서 칼 끝에 이른다. 한국. 칼집의 등쪽에는 두 개의 작은 고리가 있어 끈을 매달고 허리에 차거나 어깨에 메기가 좋다. 이러한 환도의 모습은 요도와 왜검 등 외래 칼들의 좋은 점을 받아들이며 개량된 결과로 보인다. 색채를 제외한 모든 재원은 조선 검의 표준사양이 된다.
☞ 일단 기본적인 상식을 알고 전통도검을 구분할 때는 (감상법이 아님을 유의) ① 칼의 길이나 크기를 봐서 장·중·단을 따진다. ② 양날인지 외날인지를 따져 검인지 도인지 구분한다 ③ 칼자루를 중심으로 재질·칼자루 끝의 모양과 장식, 칼코등이의 모양을 본다. 유사한 도검들을 구분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칼자루의 장식과 칼코등이다. 일반인들이 ③까지 정도 살피면 굳이 만지거나 설명을 듣지 않아도 대강은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도신이 곡선을 이룬 정도, 칼의 시대적 발달 정도를 나타내주는 칼날의 단면, 칼 몸통의 폭과 칼끝으로 여며지는 정도, 칼자루와 칼몸통의 비율, 칼날에 새겨진 문자나 문양, 칼집의 재질·색깔·수술장식·칠 등은 도검 전문가의 영역이다.
환두대도 [ 環頭大刀·Hwan Doo Dae Do ] ― 고리 자루 큰칼
□ 정의 : 칼자루 끝에 고리가 있는 칼 □ 재원 : 약간 짧은 것부터 긴 것까지·보통 무게·한손 또는 양손 □ 기능 : 찌르기 우수·베기 중 또는 강 □ 위력 : 빠르기 중·살상력 중 또는 강 □ 비고 : 원삼국시대에서 고려 초까지 주력 도검
대도(大刀)라 하나 보통 길이의 도검만 하다. 원삼국 시대에 칼이 보통 50cm내외의 단도에 불과했던 것으로 치면 대도라고 불릴 만하다. 시대적이나 지역적으로 오래 그리고 널리 사용되고 실전과 의전에 두루 쓰인다. 환두대도는 도신의 칼심을 칼자루에 박아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 도신에서 칼자루 끝 고리에 이르기까지 하나로 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골조가 되는 칼자루 부분에 가죽이나 천등으로 단단히 휘감아 손에 쥐기 좋은 형태로 만든다. 도검의 무게중심은 칼자루에 있으므로 쓰는 사람에 따라 쇠나 나무 등을 덧대어 칼자루의 무게를 달리 했을 수 있다. 도신은 곧다. 외날에 충실하고 도신의 등은 한쪽이 완전히 무디다. 시대가 흐르며 환두대도가 발전을 보이는 점은 장식이나 외형보다도 이 도신의 단조와 제련에 있던 것 같다. 고리가 아주 크고 안에 아무런 장식이 없는 것에서부터 안에 용모양의 문양을 넣은 것까지, 그 칼자루 고리의 모양이나 장식에 따라서 여러 종류가 있다. 찌르기도 좋고 베기도 좋고 의전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고대 한국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유행된 도검의 형태이다.
특수도검들 및 기타 류
언제부터인가 여러 가지 형태의 갖가지 도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도와 같은 것들은 중국에서는 아주 흔한 것으로서 손잡이 끝에 둥근 고리가 달린 것도 있다. 이 밖에도 참수할 때 망나니가 쓰던 칼, 대나무로 자루와 칼집을 만들어 교묘히 위장한 칼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것은 사용하고자 하는 용도에 따라 재원이나 형태를 변용하고 독창적으로 개발한 것으로서 널리 쓰인 보편적인 것도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의식적 성격이 없고 호신용의 실용적인 것들은 전문 장인인 도공(刀工)의 손이 아닌 농기구를 만드는 대장간에서도 만들어진다.
* 고려시대 박서의 대우포(大于浦)
□ 재원 : 커다랗고 무거운 칼 □ 용도 : 공성병기인 운제를 파괴한다.
몽고와의 항쟁때 박서라는 장수가 만든 것. 대우포는 일반적인 도검의 형태는 아니다. 그 크기가 엄청나게 크며 무게도 육중하며 날이 일부 톱처럼 되어있던 것으로 짐작된다. 이런 독특한 형태는 사람이 아닌 운제라는 공성병기를 무력화시키기 위함이다. 운제는 일반 사다리와 달리 독특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 난간을 잘라내야만 적의 성 침입을 막을 수 있었다. ―「수레 및 공성무기」 편 '운제' 항목 참조 ― 따라서 대우포처럼 커다랗고 무거운 칼이 유용한 것이다.
* 조선시대 임진왜란의 장병검(長病鎌)
□ 재원 : 자루와 낫 모두 쇠. 3인용으로서 매우 길고 무겁다. □ 용도 : 아군의 선박에 오르는 적의 목을 친다.
장병검은 해전 시 배와 배끼리 근접전 시 유용한 특수검이다. 전체를 쇠로 만든 거대한 긴자루 낫과 같은 형태로서. 3인의 장병이 자루에서 나온 손잡이를 잡고 함께 호흡을 맞춰 휘두른다. 아군의 갑판에 오르는 적의 수군은 한 둘이 아니기 때문에 3인이 횡으로 크게 휘둘러 치는 이 위력적인 장병검은 적의 목이며 몸통을 그야말로 벼 베듯 숭덩숭덩 동강낸다. 그러나 칼부림이 이루어지는 근접전에는 의외로 쉽게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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