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조회 수 2760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큰 어폐가 있는 현대 한국의 중심인 서울에 중동에서 갓 상경해서 세간을 잘 모르는 철부지 화기 팔이 소년 사가라 소스케가 있었습니다. 

살고 있는 데가 전쟁으로 쩔어 있는 중동이여서 그런지 뇌수에는 싸움밖에 모르는 그지만 중동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하자는 의미에서 서울로 건너왔습니다. 아아 중동에서 죽은 시체 더미들만 보다가 서울에서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니 뭐랄까 느낌이 묘합니다. 마치 좀비영화를 보는 느낌이에요.

이렇듯 평화로운 서울에 처음 와 모든 것이 낯설 소스케지만 벌써 일본인 여자 친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어떻게 사귀었냐고요? 위장전입으로 그 아이의 근처에 접근한 후 혹시나 모를 테러리스트들이 있을 거라고 뻥치고 24시간 스토킹 하고 길거리에서 헌팅 하려는 벌레들을 좀  쫒아내고 이 놈 미친 놈 아니냐고 그 아이가 의심할 때 즘 비행기 납치사건을 일으키고 해결하는 척 해주면 됩니다. 차암~ 쉽죠잉? 

여자 친구도 있고 평화로운 한국에서 돈 왕창 벌어서 새출발하기로 마음먹은 소스케이지만 사실은 크나큰 걱정이 있었습니다. 바로 돈벌이었습니다.

자본주의 나라에서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고로 소스케도 예전에 큰 맘 먹고 일본에서 무단으로 훔친 봉제 인형을 개조해서 유럽에 팔아보았지만 얼마 소득을 보지 못하고 말아먹어 돈이 얼마 없습니다. 어렵게 사귄 여자 친구도 소스케가 돈이 없다는 걸 알자 자신의 지적허영심을 채워야 한다는 명목아래 돈을 벌어오라고 윽박지릅니다. 이래서 요즘 여고딩들은 정말로 무섭기 그지없습니다.

밑천이 없는 소스케는 돈을 벌어 일본에 있는 여자친구에게 유명 브랜드 제품을 사주기 위해 오늘도 서울의 한 동네에 서서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꼿꼿이 서서 중동에서 가져온 화기들을 팝니다. 한국에는 모든 남자들이 군대에 간다는 사실에 착안해서 팔리지 않을까 싶어서 들고 온 거죠.

“적의 머리를 날리기 위해 m82 바렛이 필요한 제군들은 없는가? 전장은 1550mm총열길이는 737mm 총기무게 13.4kg. 구경은.... 괴물급 저격총으로 전쟁에서..... 이 MP7로 말하자면 총열길이가 180mm...."

이런 식으로 열심히 불을 뿜어대는 화기류(주로 총기류)를 열심히 설명하지만 그 누구도  소스케에게서 총을 사려는 사람은 없습니다. 가끔 지나가던 초글링들이 장난감 총으로 착각하고 다가와 ‘아저씨 이 총 얼마에요?’ 하고 500원을 내밀면 소스케가 아이들에게 가벼운 장난처럼 총 몇 발을 빗 맞춰 주었던 일이 있지만 그건 넘어가도록 하죠.

“하아... 하아....”

자신이 펼쳐놓은 여러 잡다한 총기류와 화기류를 설명하다 지친 소스케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잠시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리고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겨울은 겨울인지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는군요. 날도 저물어 가고 있으니 이만 장사를 접어야 할 때가 된 모양입니다만... 오늘도 한자루의 총도 팔지 못했군요. 호신용으로 쓰기 좋은 총기류도 있고 살상력 좋은 총기들이 많은데 아무도 사지 않다니.., 무척 저렴하게 내놓은지라 만약 중동에서 팔았다면 매진이 되었을 게 틀림없을 물건인데 하나도 안 팔리는 걸 보고 소스케는 ‘무기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놈들.’ 이라고 욕을 했습니다. 

장사는 이제 접어야 할 때지만 오늘도 팔지 못하고 온 거냐? 라고 여자 친구가 쥘부채로 자신을 마구 두들겨 팰 걸 상상하자 소스케는 부들부들 떨며 다시 물건을 선전했습니다.

“거기 가는 여고생. 한국의 밤거리는 무척 위험하다. 고로 이 데저트 이글을 호신용으로......”
“꺼져.”
“어이. 거기 지나가는 불량배 제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싸움에서 몸을 지키기 위해 Auto Mag V를 추천.....”
“지x하네!”

지나가던 사람을 붙잡고 이 물건 저 물건을 팔아보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해보는 소스케였지만 서울의 인심은 각박하기 그지없는지 욕설이 난무합니다. 아 이쯤 되니 눈물이 메마른 소스케의 눈가에서도 눈물비스무리 한 무언가가 흘러나오려고 하네요.

“하암~”

...정정합니다. 하품이었습니다.

그때마침 경쾌한 러시아 민요가 울려퍼지며 소스케의 휴대폰이 진동합니다. 휴대폰을 열어보니 일본에 사는 여자친구의 전화군요. 물건도 안팔려서 한푼도 없는 상황에서 졸라 비싼 국제전화로 걸다니... 이노무 지지배! 분명 일부러 그런 게 틀림없습니다. 아니. 확신해요!   

“치도리 아무리 그래도 국.....”
[Shut up! 소스케! 너 여태까지 sell하고 벌어들인 money 얼른 내 account로 입금 해!  now 엄청난 핸드백을 search했단 말이야! hurry hurry hurry!]

외국물을 좀 먹은 여친이라 그런지 영어가 매우 유창합니다. 소스케는 텐션이 높은 치도리의 언성에 따라가지 못하다 잠시 말이 끊겼을 때 얼른 대답을 해줍니다.

“미안 치도리. 아직 아무것도 팔지 못했다.”
[What? are you kidding me? dead하고싶어? ang? 안 되면 네 credit card로라도 buy할거니까 그럴줄 알아!]  

그렇게 말을 하고 끊어버립니다. 

이미 치도리의 신용카드 사랑으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되기 직전인데 거기서 더 긁으려고 하다니요! 당장이라도 이 여자랑 해어질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소스케는 금세 머리를 흔들며 잡생각을 털어버립니다. 

“흠... 어쩔 수 없군.”

신용카드 사용을 막기 위해 집세 낼 돈을 부쳐줘야겠습니다. 이번달 집세도 못 내면 집에서 쫓
겨날 게 확실하지만 사랑하는 치도리를 위해 어쩌겠습니까. 희생해야죠.



집세 낼 돈을 치도리에게 부친 소스케는 조그마한 월셋방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명동거리에서 전쟁에 패한 패잔병같은 표정으로 길거리에 주저앉았습니다. 중동에서는 날씨가 후덥지근해 노숙해도 그리 큰 불편은 없었는데 서울의 밤거리는 차갑기 그지없군요. 애써 참아보려고 하지만 온 몸이 떨립니다.

아 얼어 죽을 거 같습니다.

이런 추위 속에서 몸을 녹일만한 물건이 없을까 싶어 자신이 팔던 물건들을 꺼내보았습니만 하나같이 진짜로 몸을 녹여버릴 물건들 밖에 없는지라 도로 집어넣었습니다.

“음?”

소스케는 물건을 정리하던 중 이상한 램프를 발견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중동의 상인 중 한명이 소원을 이루어주는 마법의 램프라며 덤으로 끼워주었던 물건이군요. 왜 덤으로 주느냐고 물어봤더니 ‘이 마법램프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라고 하기에 뭐냐고 물어봤더니 ‘훗. 난 믿지 않아. 그러니 주마.’ 라고 터프하게 말하던 중동의 상인의 얼굴이 아직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흠.“

같이 첨부된 사용설명서를 읽어본 소스케는 화기를 하나 잡아들고 램프로부터 조금 떨어진 후 인정사정없이 화기를 발사했습니다.

그러자 웬걸! 퐁! 하는 귀여운 소리와 함께 인간 모양을 한 로봇 한 대가 나타나는 게 아닙니까!

“안녕하십니까. 중사님. 저는 램프의 요정 아바레스트라고 합니다.” 

왜 중사님이라고 칭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마법의 램프였군요! 잘 놀라지 않는 소스케 역시 너무나 놀란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저는 시냅스에서 제작된, 람다드라이버를 탑재한 최신형 엔젤로이드로 중사님께서 생각하시는 대로 이루어드립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소스케는 고개를 끄덕여줍니다. 이에 아바레스트는 잠시 고개를 돌려 이곳저곳을 바라보고 말을 이어갑니다.     

“중사님. 이곳은 너무 평화롭군요. 명령만 하신다면 1년 전쟁이 일어나는 우주로 날아가 하얀 악마와 싸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아니. 사양하도록 하지. 그러면 확실히 죽을 거다.”

하얀 악마를 조정하시는 초천재 안문호씨를 평소 흠모하던 소스케로서는 자신이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기에 고개를 젓습니다.

“그러시다면 사도와 싸우러 갈까요. 폭주하는 녀석들 사이에서 같이 싸우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아니. 거긴 진입 금지야.”

찌질한 신O대신 레O나 아스O와 함께 싸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지만 거기는 스케일이 다르므로 참전 불가능입니다. 

그보다 이 아바레스트란 녀석. 로봇이라서 그런지 싸우는 쪽으로만 생각하는군요.

“난 이미 전장에서 떠난 몸이다. 더 이상 전쟁터로는 돌아가지 않아.”
“...그러시군요.”

그렇기 말하는 아바레스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립니다. 왠지 당장이라도 울 거 같은 목소립니다.

“그건 그렇고 아바... 아니 줄여서 알이라고 하지. 알. 나의 소원은 정말 들어줄 수 있는 거냐.”
“물론입니다. 들어줄 수 있는 소원은 업데이트 된 신룡처럼 3개. 용돈 120% 인상에서 월급 120%인상까지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집니다.”

왠지 덩치에 비해 스케일이 작아 보이는 소원의 예시입니다.

“그럼 첫 번째 소원으로 내 신용카드 빚을 막아다오.”
“죄송하지만 신용카드 빚과 대출과 보증은 들어드릴 수 없습니다. 중사님.”
“......”

뭡니까. 신용카드 빚과 대출과 보증은 신의 능력에서 벗어나기라도 한답니까!

“그럼 무엇이면 이루어지는가.”
“하얀마왕과 싸우는 소원이나 앞으로 나타날 야사이인과의 싸우는 소원이나 사랑하는 여자를 구하기 위해 천원을 돌파해서 싸우는 소원이라면 이루어집니다. 아 뭣하면 부가 서비스로 싸우는 도중 트랜스 암 정도는 해드릴 수 있습니다.”
“......”

완전히 자기 소원이군요. 아니. 그것보다 그 정도로 스케일이 큰 소원은 되면서 신용카드 빚과 대출과 보증 정도의 소원은 안 들어준답니까. 정말 어이를 상실할 거 같습니다.
“흠. 더 이상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군요. 외우주로 나오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수이거늘...귀찮으니 최근에 바란 소원을 들어드리겠습니다.”
“......”

그러고는 뿅 하고 사라져버립니다. 그리고는 주변의 화기가 하나둘씩 뿅 뿅 하는 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촛불이 켜집니다. 너무나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촛불이네요.

“저기... 사가라씨. 부디 저의 남자친구가 되어주세요!”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로리함장 텟사가 아니십니까! 본편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기 위해 텟사는 가장 애처롭고도 애교 넘치는 표정으로 사가라에게 다가섭니다. 

“텟사! 저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가라는 텟사를 덥썩 끌어안으며 참회의 눈물을 흘립니다. 먼저나온 메인 히로인이라는 설정 때문에 치도리와 이어져 연인이 되어버리지만 치도리의 폭언과 폭력으로 인해 늘 최전방에서 돌격부대 선두를 맨몸으로 달리는 느낌을 받아왔죠. 이제는 히어로와 히로인의 주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랑을 찾을 때가 온 겁니다! 그래요. 치도리를 차고 텟사와 이어지는 겁니다!

“사가라군. 축하하네.”
“사가라군! 축하해!”
“선생님은 사가라군이 행복해지길 바래!”
“카~심!”
“축하해! 소스케.”
“진하게 뽀뽀해! 소스케!”

하늘이 맑아지고 사람들이 둥글게 원을 그리며 박수를 쳐주며 축하해줍니다. 어디서 많이 본 시추에이션인데다 중간에 기묘한 소리도 들렸지만 사가라는 드디어 진정한 자유를 얻은 듯 해맑은 미소를 짓습니다.

“아아... 이것이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군. 꿈이었으면 죽는 게 나을 거 같아.”
정말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소스케는 눈꺼풀을 닫습니다.


이튿날. 사람들은 거대한 폭발자국과 엉망진창이 되어 죽어있는 소스케를 발견하였습니다. 램프를 뭔 이유에서인지 폭격했다가 램프 안에 들어있던 다이나마이트가 터지는 바람에 폭발한 모양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용케 시체는 온전히 건졌다면서 안타깝게 죽은 소스케를 애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치도리의 주박과 함께 신용카드 빚과 대출과 보증의 주박에서 벗어나 참 행복을 손에 넣은 소스케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져있었습니다. 


오늘의 교훈. 아무리 추워도 불장난은 하지 맙시다.


--------------------------------------------------------


매니악한 소설이라할지 모르지만 성냥팔이 소녀 패러디에요. 예 그렇습죠

  • profile
    성원 2013.06.27 19:55
    마지막에 빵터지고 가요 ㅎㅎㅎ 건필하세요!!
  • profile
    현이 2013.06.27 23:02
    으음... 풀메탈패닉 저도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이었는데..소스케와 치도리의 성격이 조금 더 원문과 가까웠다면 더 좋았을것 같아요. 치도리는 나름 개념녀인데 이렇게 보니 참 몹쓸 여자로 보이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필독]게시판 공지사항입니다. 현이 2008.05.19 22551
16 단편 아둔한 백작과 살모사 아가... 2 김카인 2013.07.28 5091
» 단편 패러디 소설- 화기팔이 소... 2 에뮤군 2013.06.27 2760
14 단편 [엽편] 빈 방 K.kun 2009.11.22 3159
13 단편 『그녀는 그를 사랑하지 못... K.kun 2009.08.21 3306
12 단편 고양이가 울었다 ~End 2~ 투명인간 2009.08.09 3071
11 단편 고양이가 울었다 ~End 1~ 투명인간 2009.08.09 2910
10 단편 고양이가 울었다 ~Last par... 투명인간 2009.08.03 3028
9 단편 고양이가 울었다 ~Last par... 투명인간 2009.08.03 3023
8 단편 고양이가 울었다 ~Last par... 투명인간 2009.08.03 2947
7 단편 고양이가 울었다 ~middle p... 투명인간 2009.07.30 2959
6 단편 고양이가 울었다 ~middle p... 투명인간 2009.07.30 2882
5 단편 고양이가 울었다 ~Front pa... 투명인간 2009.07.27 3051
4 단편 고양이가 울었다 ~Front pa... 투명인간 2009.07.27 2953
3 단편 [단편] 조각난 빛 K.kun 2009.07.03 3175
2 단편 단 하루, Part III 견공 2009.03.15 2951
1 단편 비명 Rha 2008.06.16 2869
Board Pagination Prev 1 Nex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