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판타지&무협
2013.10.07 18:04

아인 21-(3)

조회 수 461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미련을 남기면 남길수록, 더 약해질 것만 같아서.”

거기까지 말한 유리는 셀로에게 총총 걸음으로 돌아 오며 자못 토라진 어투로 되물었다.

"그러는 너흰? 생각해보니 나는 들은 게 아무 것도 없잖아. 맨날 나만 이야기하고 말이야! , 날 아직 의심하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간단한 것 정도는 이야기 해줄 수 있지 않아?"

셀로는 술잔의 샴페인을 모두 비웠다. 그는 그녀를 향해 잔을 내밀며 대답했다.

", 특별히 널 믿지 못해서는 아니야. 나도 그 녀석들하고 있었던 시간이 길지 않아서 아는 척 말해주고 싶지는 않은 거지. 뭐 첫인상 정도만이라면 말 못할 것도 없어. 듣고 싶나?"

유리는 그의 잔에 샴페인을 더 따르며 배 가장자리에 몸을 기댔다. 그녀는 아찔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얼마든지."

셀로는 잔을 몇 번 흔들어 향을 맡은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우선은 무차파 녀석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군. 노란 머리에 단순무식하고 힘만 엄청나게 세지. 마법은 간단한 것 밖에 쓸 줄 모르고. , 성격은 꽤 좋은 편인 것 같았어."

그 말에 유리는 오 하는 소리를 냈다.

"너희에게 마법은 기본 아니었어?"

"뭐 녀석의 두뇌는 마법엔 전혀 쓸모가 없는 구조거든. 인벤토리를 익히는 데만 5년이 걸렸다면 믿겠나?"

일반적으로 며칠, 마법에 소질이 있는 편이라면 하루면 익힐 수 있는 것이 인벤토리 마법이기에 유리는 뭔가 아찔함을 느꼈다. 하지만 셀로는 정직한 사람이었고, 또한 그렇기에 누군가의 단점만을 보는 남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만큼 녀석의 모든 신경을 전투에만 발달해 있지. 천부적인 감과 전투 능력, 그리고 그걸 뒷받침해주는 근력과 맷집은 우리 중에서도 최고일거야. 지금은 베리아란 친구와 함께 다니고 있는데 그 여자는 밸런스 타입인데다가 성격도 침착한 편이라 아마 괜찮지 않을까 싶어."

"베리아?"

". 마법과 무기류를 균형 있게 다루는 여자지."

"예뻐?"

". 그럭저럭?"

"."

셀로로선 이해하기 힘든 반응이었다. 그는 대놓고 기분이 상했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유리를 무시하려 애쓰며 다음으로 넘어갔다.

"다음은 사이탄 녀석이군."

사이탄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그의 표정이 좋지 않게 변했다. 마치 쓴 물을 마신 것과 같은 표정 변화였다. 그는 쓴맛을 없애기 위한 것처럼 샴페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 녀석은 재수없어. 잔인하고 냉철하지. 무차파 녀석이 신체능력에 치우쳤다면 사이탄은 오직 마법 능력에 치우쳐 있어. 성격도 배배 꼬여서 처음 만난 날 우리 중에 아인이라는 여자랑 한 판 붙을 정도였으니까."

그 말을 듣자 유리의 눈동자가 초롱초롱해졌다. 그녀는 큰 관심을 보이며 몸을 앞으로 쑥 내밀었다.

"진짜? 누가 이겼어? 자세히 좀 설명해줘 봐."

자세히 설명하기는 좀 귀찮고……결과만 놓고 보면 비겼지. 사이탄이 이길 수도 있었는데 아인의 마지막 반격에 비겨버린 거야. 뭐 아인도 팔 한 짝이 날아가 버리긴 했지만. 아무튼 그 다음부턴 사이탄도 우리 앞에선 성격을 좀 죽이는 것 같더군."

"헤에."

"아무튼 그 다음이 가인이라는 놈이 있어. 그 자식도 좀 재수없지. , 성격 자체는 좋아. 아마 우리들 중 나랑 성격은 제일 잘 맞을 수도 있지. 내가 재수 없다고 한 이유는 녀석의 검을 다루는 실력 때문이야. 아마 순수한 검술로 대결한다면 목숨을 걸지 않고는 나도 이기기 힘들 정도니까."

그 말에 유리가 웃으며 말했다.

"너랑 비슷한 정도면 별 거 아니겠네?"

셀로는 씩 웃으며 그녀를 향해 장난스럽게 주먹을 뻗었고 그녀 역시 꺄르르 웃으며 익살스럽게 주먹을 피했다.

"녀석의 검술은 방어적인 것 같으면서도 날카롭고 반격도 치명적이지. 아마 나랑 승부를 내려면 정말 죽일 생각으로 붙어야 할지도 몰라. 재미없는 일이지. 사이탄녀석 다음으로 붙고 싶지 않은 녀석이야."

"."

셀로는 와인 잔을 빙글빙글 돌리며 말했다.

"마지막이 아인이라는 여자지."

그때 유리가 손을 들며 끼어들었다.

"혹시 가인이라는 남자랑은 남매 사이?"

그 말에 셀로가 실소를 지었다.

"아냐, 그냥 우연인 거지. 듣기로는 같은 별에서 왔다고는 하더라. 시간 대는 다르지만."

"그으래?"

그리고는 아주 잠깐의 생각 뒤, 셀로가 아, 하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아무튼 아인은......그래 너랑 뭔가 비슷하다."

"어머, 나처럼 예쁜 사람이 또-“

"그냥 분위기가 뭔가 비슷하다는 거야."

뭔가 감당하기 어려운 말이 나오기 전에 말을 자른 그는 적당한 말을 찾기 위해 잠시 고민을 한 뒤 말했다.

"뭔가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으면서도 나름 진지한 녀석이지."

칭찬인지 욕인지 모를 말이었다. 유리는 입을 삐쭉 내밀었다.

"잘도 관찰했네? 이거 뭔가 질투가 느껴지는 걸?"

", 아인한테 관심 따위는 없어. 이미 그녈 사모하는 사람이 있거든? 난 임자 있는 여자는 별로 관심 없어. 거의 스토커 수준이던데."

"어머? 그게 누구야?"

순간 그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것은 아인을 사모하는 누군가에 의한 질투심이라기 보단 아인에 대한 연민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는 쓴웃음 지으며 대답했다

"그건......."

------

3111 10 27일 오후 7 12

동쪽 대륙에서 철로는 그리 발달된 운송수단이 아니다. 배들은 길이 필요 없다. 바다가 길이고 언제든지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것에 반해 기차는 철로가 필요하고 보수도 정기적으로 해줘야 한다. 그렇기에 중소 규모의 도시들을 제외하고는 역이 있는 마을은 극히 드문 편이다. 기차는 일반적으로 증기의 힘을 이용한다. 그리고 그 증기는 역시 보틀을 사용해서 에너지를 이끌어 내는데, 한 번 운송에 사용되는 보틀의 수는 같은 거리를 움직이는 배에 사용되는 수의 거의 두 배에 가깝기에 티켓 값 역시 상당히 비싼 편이 속했다. 거기에 특등실은 부자가 아니면 이용하기 힘들 정도로 비싼 편이었다. 각종 편의 시설에 침대에 가까울 정도로 넓고 편한 좌석, 그리고 최고의 서비스까지. 덕분에 현재 메리잔으로 향하는 기차의 특등석은 단 두 명의 남녀만이 사용하고 있었다. 한 명은 어깨까지 내려오는 모래 색 머리카락에 연갈색 바지와 연녹색 셔츠를 입고 있는 베리아였고, 다른 한 명은 삐죽한 짧은 금발에 약간 까무잡잡한 피부 톤을 가진 청년이었다. 그의 이름은 무차파였다. 그의 동지들 중 가장 강한 무력을 자랑하듯, 힘을 뺀 그의 팔의 굵기는 베리아의 허리보다 약간 얇은 정도였고, 그의 상체 근육은 그가 입은 푸른 자켓으로도 가릴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의 상체는 팔 다리의 근육 량에 비해서는 약간 말라 보인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덩치가 작아 보이진 않았다. 베리아 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그의 몸을 본다면 웬만한 사람들은 밤길에 그를 보기만 해도 멀리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의 앞에 앉아 있는 여자는 그런 것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으아아! 아인이 보고 싶다아!"

베리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푹신한 소파에 털썩 주저 앉았다. 몇 사람이 앉아도 공간이 남을 장도로 널찍한 특등석의 좌석은 기차가 철도를 달릴 때 느낄 수 있는 충격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지만 무차파는 그녀의 몸무게를 느낄 수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한 마디 했다.

"그만 해, 어지럽다."

그녀는 자리에 앉은 채로 무릎을 굽혀 얼굴을 묻고는 대답했다.

", 내가 무거우면 얼마나 무겁다고......."

무차파는 자못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 요즘 자꾸 기름진 음식 먹고 운동도 안 하잖아. 지난 며칠 간 네가 아인이 보고 싶다고 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느낀 진동이 점차 무거워 지고 있......"

", 정말! 알았어, 알았다고. 눈치 없이 숙녀의 몸무게를 논하다니!"

베리아의 거친 반응에도 무차파는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사실이니까."

무차파는 그렇게 말하고는 보이지 않는 한 숨을 쉬었다. 여자에게 말주변이 없는 자신이 요즘처럼 원망스러운 때도 없었다. 겉보기에는 약간 불량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어린 아이나 여자를 대할 때만큼은 넘치는 자신감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베리아는 일몰이 가까워지는 수평선을 손으로 가리키며 불만 가득한 어조로 말했다.

"지난 며칠 동안 한 건 기차 안에 앉아서 창 밖만 본 것 밖에 없으니까 그렇지!"

"그래서 특등석을 탄 것 아냐. 저기 가면 게임 보드도 있고......"

"둘이서 무슨 게임을 하니? 그리고 넌 할 줄 아는 것도 없다며!”

그녀는 그렇게 쏘아붙이며 팔짱을 끼고 심통이 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무차파는 그런 그녀에게 아무런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베리아의 투덜거림은 계속 되었다.

"아니, 화끈하게 싸움이라도 해봤으면 말을 안 해. 어째서 배를 잘못 타서 동쪽 대륙까지 와야 하며, 또 어째서 며칠 동안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해야 하는 거냐고, ?"

"철로가 놓인 도시들에 신전들이 있으니까 그렇지."

"셀로가 이미 한 번 훑은 거 아냐? 내가 알기로는 셀로가 메리잔을 시작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닌다고 했는데?”

무차파가 어깨를 한 번 들썩했다.

그러면 메리잔은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네, .”

그렇게 한가하게 말할 때니?”

베리아는 소파에 몸을 푹 늘어뜨리며 방을 동동거리기 시작했다.

아 진짜! 가인은 왜 하필 제비 뽑기를 하자고 해서 이런 목석이랑 돌아다녀야 하는 거야?”

여행을 시작한 후 이미 수 십 번은 들은 말이다. 무차파는 이젠 그리 상관도 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내리 저었다.

목석이라서 미안하네요.”

네가 몰라서 그래! 너도 아인의 진면목을 알면 내 심정이 이해가 될걸? 그 부드러운 살결! 매끄러운 피부! 적당히 볼륨 있는 몸매! 그 아름다운 얼굴!”

눈을 감고 뭔가를 만지작거리는 것 같이 손을 꼼지락거리는 베리아를 보며 무차파는 특등석 표를 끊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현재 기차의 한 칸을 차지하는 특등석에는 베리아와 무차파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도 보고 듣지 않는 것을 알지만 왠지 모르게 낯이 뜨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 베리아. 너 그거 좀 위험한 발언 아니야? 그러니까 아인이 요즘 네 연락을 피하는 것-“

연락을 피하다니! 아니야! 단지 바빠서 그런 걸 거야!”

그때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함께 인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다음 역은 메리잔, 메이잔 입니다."

같은 방송이 세 번 정도 반복되고 기차는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플랫폼으로 들어갔다.

거대한 도시 크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선로는 겨우 두 개뿐이었고 기차에 타려고 서있는 승객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객차의 순서 상 가장 앞 쪽에 서있는 사람은 특등석, 그 다음부터 일등석과 일반석 순서로 서있게 된다. 그렇기에 베리아와 무차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역의 가장 머리 부분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곳엔 특등석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의 남자가 한 명 서있었다. 남자는 검은 가죽 반코트에 활동하기 편한 바지를 입고 서 있었다. 그리고 눈은 뭔가를 좇는 사람처럼 계속 좌우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 남자를 보고 베리아가 중얼거렸다.

"저 사람 인사이트를 갖고 있어. 반코트 왼쪽이 오른 쪽보다 불룩해."

그리고 무차파가 덧붙였다.

"그리고 다리와 허리춤엔 단검을 차고 있군. 프로일까?"

"아냐. 킬러 라고 하기엔 너무 어수선해. 기도 정리되지 않았고. 총과 단검을 소지하고 습관적으로 주변을 관찰하는 사람은 대부분 두 종류야. 경찰이거나 도망자."

그 말에 무차파가 팔짱을 끼며 자신 있게 말했다.

"난 도망자에 걸지. 경찰이 특등석을 탈 리가 없잖아. ?"

"글쎄 난......"

쉬이이이.

그때 기차가 김빠지는 소리를 내며 완전히 멈췄고, 각 객실에서 대기하던 직원들이 문을 열어주자 플랫폼에 있던 승객들이 기차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은 조금 전에 봤던 남성이 특등실로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오래 지나지 않아, 특등실의 문이 열리고 그 남자가 역무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들어왔다. 그 남자는 티켓을 역무원에게 건네며 무뚝뚝하게 말했다.

"안녕하쇼. 메드렛 키보스라고 합니다. 5번 자리가 여기 맞습니까?”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필독]게시판 공지사항입니다. 현이 2008.05.19 22551
60 판타지&무협 개울에 비친 달 두리. 2017.04.16 337
59 판타지&무협 두리. 2017.04.16 306
58 판타지&무협 애석하게도 난 그곳에 닿지... 안올지도몰라 2014.02.12 4581
57 판타지&무협 아인 25-(2) 성원 2014.01.13 4340
56 판타지&무협 아인 25-(1) 성원 2013.12.08 4386
55 판타지&무협 아인 24 성원 2013.12.03 4142
54 판타지&무협 아인 23-(6) 성원 2013.12.01 4293
53 판타지&무협 아인 23-(5) 성원 2013.11.28 4351
52 판타지&무협 아인 23-(4) 성원 2013.11.27 4632
51 판타지&무협 아인 23-(3) 성원 2013.11.24 4025
50 판타지&무협 페북에 남겨본 병맛 단편 good 2013.11.15 4473
49 판타지&무협 아인 23-(2) 성원 2013.10.24 4763
48 판타지&무협 아인 23-(1) 성원 2013.10.16 5185
47 판타지&무협 아인 22-(3) 성원 2013.10.10 5431
46 판타지&무협 아인 22-(2) 성원 2013.10.07 4981
45 판타지&무협 아인 22-(1) 성원 2013.10.07 4849
» 판타지&무협 아인 21-(3) 성원 2013.10.07 4615
43 판타지&무협 아인 21-(2) 성원 2013.10.03 4792
42 판타지&무협 아인 21-(1) 성원 2013.09.30 4638
41 판타지&무협 아인 20-(3) 성원 2013.09.22 439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