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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무협

아인 23-(5)

by 성원 posted Nov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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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생각해보도록 하지.”

차그람은 침을 한 번 탁 뱉고는 다시 자세를 잡고 무차파를 향해 쇄도했다. 마치 육식동물이 사냥감을 향해 내달리는 것처럼 빠르고 강한 일격에 무차파는 급히 뒤로 두어 걸음 물러나며 반격을 했다. 깨끗한 뒤 돌려차기였지만 반사적으로 날린 발차기는 차그람의 몸에 맞지 않았다. 마치 곡예를 하는 것처럼 옆으로 몸을 젖힌 그는 그 자세에서 무차파의 머리를 향해 곤봉을 찌르듯 내 뻗었다.

!”

황급히 상체만 뒤로 젖혀 종이 몇 장의 차이로 공격을 피한 무차파는 그대로 뒤로 텀블링을 해 수 미터를 물러났다. 무차파는 곤봉의 압력이 느껴졌던 오른쪽 이마를 살짝 만지며 미간을 찌푸렸다.

보약이라도 지어먹었냐? 좀 전하고 다르잖-!”

차그람은 무차파가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겠다는 듯, 대답도 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다리 쪽이었다. 차그람은 무차파의 앞 쪽에서 빠르게 몸을 낮춤과 동시에 그의 오른 쪽 다리를 향해 곤봉을 횡으로 그었다. 무차파는 처음엔 그것을 막아볼 생각도 했었지만, 그 기세가 심상치 않아 서둘러 발을 들어올려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는 그대로 오른 발로 내려찍기를 했다.

이거나 먹어랏!”

!

!”

도끼와 같이 예리하고 묵직한 내려찍기를 양팔을 교차해 막은 차그람은 발차기에 실린 무게에 놀라고 말았다.

마치 바위에 깔린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차그람을 서둘러 곤봉을 든 손을 빼 반격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양팔에 걸린 압력은 그의 상상 이상이었다. 순간 아찔한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모든 힘을 다하지 않으면 여기서 죽는다……!’

그의 팔에 점점 힘줄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의 이마에 두꺼운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이걸로 뿌리쳐야 한다!’

그리고는 이를 굳게 깨물며 기지개를 펴듯 팔을 뻗어 올리며 모든 기를 쏟아내었다.

으아아아아아아!”

마치 성난 곰과 같은 기세로 무차파의 발을 뿌리친 차그람은 팔에 실린 압력이 사라지자 마자 본능적으로 뒤로 수 걸음 물러나 다시 자세를 잡았다.

공격하지 않아?’

만약 자신이라면 적이 풀려나는 순간 뒤따라 가 공격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차파는 느긋하게 자신을 바라 보고 있을 뿐이었다. 보통 이런 경우는 두 가지뿐이다.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정말 여유를 부리는 것인가?’

차그람은 이 기분 나쁜 가설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는 곤봉을 꼬나 쥐고 몸을 뒤로 천천히 낮추고 언제든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로 튀어나갈 수 있게 준비를 했다. 그때였다.

잠깐 타임!”

차그람은 갑자기 들린 외침에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튀어나갈 뻔 했다. 아니, 차라리 공격을 했으면 모양이 나았을지도 몰랐다. 자신도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에 급제동을 걸어서 현재 그의 모습은 갑자기 달려나가려다가 멈춰선, 어중간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얼굴이 붉히며 짜증이 돋친 말투로 쏘아댔다.

뭐냐! 전투 중에 장난을 치는 거냐?”

그 말에 무차파는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아니. 장난이라니 무슨 말이야. 난 항상 진지하다고!”

차그람이 딱히 변명도 하고 싶지 않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무차파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생각해보니 너만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게 영 재미가 없어서 말이야. 두들기는 재미도 떨어지고. 그러니까 잠시만 기다려봐. 내가 5년 동안 걸려서 터득한 비기를 보여주지.”

무차파가 그렇게 말하고 정신을 집중하자 그의 오른 손에 지름이 1미터는 될만한 하늘 색 마법진이 생겼다. 그것의 가운데에 있는 문양은 똬리를 튼 황금 색 뱀이었다. 날카로운 표정으로 자신을 쏘아보는 뱀의 시선에는 섬뜩함마저 느껴졌다. 차그람은 뭐가 한 마디 하고 싶었지만 무차파의 표정은 한없이 진지했다. 원칙대로라면 적의 손이 묶였을 때 공격을 해야 하는 것이 옳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온전히 호기심과 호승심 때문이었다.

 ‘5년에 걸쳐 터득한 비기라고?’

그렇게 긴장하고 있을 때 무차파가 전개하던 마법진에서 강한 빛이 튕겨 나왔다.

!”

차그람은 서둘러 양팔로 얼굴을 가리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아무런 느낌도 전해지지 않았다.

뭐지?’

조심스럽게 팔을 내리자 그곳에는 마법진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뭔가를 찾듯 뒤적이는 무차파가 보였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애써 부정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며 물었다.

“……설마 인벤토리 마법이었나?”

차그람의 허무한 말투를 눈치 챘는지 무차파가 얼굴을 붉히며 역정을 냈다.

그래, 떪냐? 이거 하나 배운다고 내가 한 고생을 생각하면 정말……..”

그러자 차그람이 아찔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본 중의 기본인 인벤토리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면……아까 마법을 쓴 것은 네가 아닌가?”

그렇다면?”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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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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