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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봇의 요구는 간단했다. 윰에 있는 할버트 재단의 유적
하나를 조사해 달라는 것. 물론 경비는 하이텔 대학에서
부담. 그리고 무엇보다 부수적인 요구가 메이의 고개를 끄
덕이게 했다. 로힌이 하이텔의 고대생물학부에서 연구를 할
수 있게 하는 것. 물론 모든 도서의 열람, 그리고 시봇의
허락 하에 메이의 출입 역시 자유.

“하지만 막상 손에 떨어지는 것은 없잖수, 누님?”

메이의 불만은 시봇의 손가락질 하나에 들어가버렸다.

“품 속에 사본 하나 더 숨겨 놓은 거 아니까, 조용. 일단
그것도 보수에 넣으면 아무 불만도 없겠지?”

결국 메이는 자신이 패배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하지만 아쉬움과 미심쩍음은 남아있었다.

‘아, 돈을 조금 더 부를 걸 그랬나?’

메이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도 시봇이 상당히 양보를
한 것을 알기에 큰 불만을 표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로힌의 연
구부 입학이 가장 큰 것이었다. 하지만 가장 의심스러운 부분이
그것이기도 했다.

“근데 말입니다.”

그때 로힌이 미심쩍다는 듯이 물었다.

“대충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가 하는 일은 없군요.”
“그래서?”
“근데 제가 왜 이런 혜택을 받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하지만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그녀의 대답은 간단했다.

“자네, 언제까지 날 속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무, 무슨?”
“자네 프로필 한 번 쫙 읊어볼까? 로힌 멜란카, 나이 서른 넷,
멜란카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남.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 알겠습니다. 대략 이해가 가는 군요.”

로힌의 가족사를 대략이나마 알고 있는 메이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하지만 시봇이 더 이상 그 쪽에 관해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그도 별 말을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거래 자체는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았으니까. 시봇이 한
숨을 쉬며 말했다.

“뭐, 가족사까지 꺼낸 것은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이게
내 각오고, 생각이라는 것만 알려주지. 어차피 자네는 성적으
로만 보자면 상당히 우수한 학생이니까, 교육자의 입장에서도
욕심이 난다는 것이지.”

하지만 로힌이 비록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긴 했지만, 별다른
절차 없이 입학한다는 것은 학교 내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
는 사항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봇의 해답은 간단했다.

“훈장 몇 개 땄다고 하면 되겠지? 그러면 학교에서도 아무
말 없을 걸? 잘하면 장학금까지 받을 수 있어.”
“그, 근데 그 훈장은 어떻게?”

로힌의 질문에 시봇은 한 쪽 벽을 지긋이 응시했다. 자신의
훈장들이 걸려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 시선을 이해한 메이
와 로힌의 표정을 급격히 안 좋아졌다. 그들의 표정을 감상하
던 시봇이 손사래를 쳤다.

“아, 오해는 하지마. 대부분이 진짜 받은 거니까. 어차피
많이 받았는데, 한 두 개 선물로 받은 거 걸어놔도, 신경도
안 쓰는 게 인간 아니겠어? 뭐, 새로 만들기 좀 그러면 내
것 하나 줄 수도…….”
“아, 알았어요! 일단 계약서나 좀 봅시다!”

메이는 이 시봇이라는 여자의 무서움을 온 몸으로 느끼며 이
상황을 넘어가기 위해 서명을 하려 했다. 그때, 로힌이 펜을
잡고 있는 그의 팔을 살짝 잡았다.

“저기, 교수님. 감사한 말씀입니다만, 그 훈장 건은 넘어가
주십시오.”
“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메이 였다.

“이봐, 너 그거 없으면 입학하기 얼마나 어려운 줄 알아? 누님
빽으로 입학해도 욕 지지리 얻어먹으면서 연구한다고!”  

시봇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아, 그리고 난 나대로 시말서를 쓸 준비를 해야겠지.”

하지만 로힌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차피 대학원 입학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일반 과정 추천서 정도만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차피 터는 것은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메이의 일이니까요.”
“정말 그거면 돼?”
“그렇습니다.”
“이유는?”
“……아무리 하고 싶은 것이 있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있더라도, 편법으로 그것을 쟁취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의 대답을 들은 시봇은 짙은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합격. 내일부터 넌 내 비서 겸 고대생물학 직속 연구원이다.”
“……에?”

그녀는 한 쪽 입 끝을 올리며 말을 이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미끼를 덥썩 물어서 말이지, 재미가 없어.
어차피 국립대학 졸업장이 있으면 시험을 봐서 우리 쪽 대학원
에 입학할 수 있으니, 뭐 상관은 없겠지.”
“아, 그 시험은…….”
“방금 봤잖아?”
“아……?”

아직 영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며 그녀가 말했다.

“일단, 서명부터 하고 본격적인 계획을 말해주지. 일단 서명부터 해.”

메이는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서명하는 것을 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 것이 왠지 모르게 불안하기만 했다.

+++++++++
1화 끝이군용

길이가 조금 애매하게 되버렸습니다 하하;;

원래는 120장 완결이었는데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

OTL

다음 주가 시험기간이지만 업뎃은 계속됩니다

좀 많이 써놔서(자랑 중)

...물론 퀄리티는...OTL

아무튼 즐거운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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