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섯 개의 대륙에서 6km이상 떨어진, 하늘의 구름조차 범접하지 못하는 드넓은 창공에 거대한 섬 하나가 물 위를 떠다니듯 바람에 몸을 맡기고 정처 없이 세상을 떠돌아다니고 있다.
“나의 후계자는 어찌 되었는가요.”
부드럽고 온화한 얼굴을 지녔지만 이곳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에메랄드 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지닌 50대의 여인은 하늘하늘한 자주색 드레스를 입고 바닥이 훤히 보일만큼 높은 장소에 놓인 의자에 앉아 약간 초조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녀의 오른 쪽에는 꽤나 덩치가 큰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 고양이는 주인인 여인의 심기를 읽은 것인지 털을 곤두세우며 바닥에서 엎드려 벌벌 떨고 있는 자들을 향해 이빨을 드러냈다.
엎드린 자들 중, 여인의 물음에 대답한 것은 족히 70은 넘었을 것이라 추정되는, 흰 수염이 무성한 노인이었다. 그는 감히 여인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고양이를 슬쩍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바닥으로 향한 채 떨리는 목소리로 아뢰었다.
“시, 신께서 정해주신 다, 당신의 후계자는 지, 지금... 1층에 존재하는 가, 감옥에... 이, 있습니다.”
“감옥? 아무리 중죄를 지었다곤 하지만 신께서 제 뒤를 이어 이 하늘 섬을 이끌어나갈 존재로 선택하신 아이입니다. 그런 아이를 감옥에 집어넣다니요. 그곳은 신을 불신하고 다른 종족을 죽이고 자신의 힘에 취해 폭주해버린 자들을 가두는 곳이 아닙니까?”
“그, 그건 그렇사옵니다만...”
말을 잇지 못하고 꾸물거리는 노인의 모습에 약간 화가 났는지 여인은 미간에 미약하게나마 주름 지으며 들고 있던 부채를 펼쳐들었다. 그와 동시에 고양이는 당장이라도 노인을 향해 달려들 듯 앞발에 힘을 주었
다.
“당장 그 아이를 이 마법사의 성전인 3층으로 불러들이세요. 그 아이에게 큰 죄가 있다고 한다면 마땅히 이곳에서 치러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무엇입니까? 계속 반대하는 이유가! 그리고 왜 떨고 있습니까! 나의 수호자가 두려운 겁니까? 아니지요. 당신은 다른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 아이를... 제 후계자가 될 그 아이를 두려워하고 있는 겁니다. 어째서 두려워하는 겁니까! 이 마법사의 성전에서 가장 강대한 힘과 지식을 지닌 그대가 왜!”
자신들의 위에 서 있는 분은 평소에는 온화지만 한번 화가 나면 이 세상 누구보다도 무섭다는 것을 노인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공포는 가시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기절할 듯 창백한 표정을 한 노인은 그녀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아뢰었다.
“아아아...! 저는,,, 이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그런 광경을 보지도 못했고 듣지도 못했으며 느끼지도 못했습니다!”
“그 광경은 무엇입니까. 혹은 그 광경이 후계자인 그 아이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겁니까.”
“아, 아아아!”
노인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손으로 얼굴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잠시 경직해 있다- 어느 순간 고개를 쳐들고 여인을 바라보았다. 여인을 정면으로 쳐다보는 것은 대죄였지만 그는 그것을 지각하는지 모르는지 비명을 지르듯 고함을 질렀다.
“그 아이는 마녀였습니다! 마녀가 틀림없습니다! 살육과 폭력을 즐기는 신의 배덕자임과 동시에 악마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마법사의 천적! 마녀임이 틀림없단 말입니다!”
하늘섬 1층에 위치한, 배덕자의 감옥.
그 가장 깊숙한 곳에 특별한, 누군가만을 위해 만들어진 감옥이 존재했다.
겨우 인간 하나가 누워있을만한, 검푸른 액체로 가득 찬 직사각형의 공간 속에 에메랄드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하나가 들어있었다.
시간의 흐름조차 두려워 피해갈 만큼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조용한 그 공간 속에서 소녀는 눈을 반쯤 뜬 채 멍하게 어딘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그마하게 입을 움직였다.
-푸르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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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말했듯이 전체 수정했습니다. 프롤로그는 약간 고쳤지만 본편부터 많이 달라질겁니다.
.......
p팀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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