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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계십니까.”
“무엇을 말입니까.”

어두운 분위기. 어두운 공간 속에서 초 하나에 의지한 채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 여성의 목소리가 텅 빈 공간을 울려 퍼졌다.

“잃어버린 대륙. 그 대륙의 진정한 비밀을.”
“……글쎄요. 제가 알아야만 하는 사실입니까?”
“알아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누구와는 달리 당신은 특별한 존재니
까요.”
“잃어버린 대륙…….”

대화의 흐름이 끊겼다. 어디선가 작은 바람이 살랑 하고 불어오더니 겨우 작
은 불빛을 이끌고 있던 초를 이내 꺼뜨려버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
한 어둠. 그 어둠을 깨고 불쑥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 잃어버린 대륙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멈춰버린 대륙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발전하고 움직이고 살아있습니다.”
“100년이 지나도, 1000년이 지나도 언제나 이대로 이 상태로 머물 것입니
다.”

딱.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초
에서 불길이 화르륵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방금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
도로 거대한 불꽃이 초를 마치 잡아먹을 듯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하지
만 이내 초에 붙은 불은 일반적인 촛불의 크기와 비슷할 정도로 순식간에 작
아졌다. 갑자기 밝아진 시야에 눈이 적응하지 못할 법도 하련만 초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않은 두 사람의 눈동자는 미동이 없었다. 마치 원래 그러했던 것처
럼 둘은 초를 사이에 두고 아무 말 없이 둘을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

“대리인이 눈치 채면 곤란해집니다.”
“허울뿐인 대리인, 그를 현혹시키는 방법은 다양하지요.”

남자의 말에 여자는 재빨리 대꾸를 했다. 설득시키려는 양, 무언가를 갈망하
는 눈동자를 지닌 여자의 눈동자를 잠시 바라보던 사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신은 모르겠지만, 저는 하늘을 연구했습니다. 하늘을 연구하다보니 자연
스럽게 어렴풋한 예지능력을 가지게 되었지요. 어설픈 능력입니다만…….”

사내는 의자를 밀어 넣으며 마저 말을 이었다.

“아직 때가 아닙니다. 그 비밀, 저 보다는 저 다음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
이 더 좋을 듯 싶군요.”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겁니다.”

“좋은 기회라 할 지라도.”

사내는 말을 잠시 끊었다. 잠시 여자를 바라보는 듯싶더니 이내 몸을 돌렸
다. 사내가 몸을 돌리자 가볍게 일어난 바람이 초의 불빛을 살랑 흔들었다.

“살아남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원하시는 목적을 이루시길 바라겠습니
다.”

사내는 지체하지 않았다. 몸을 돌린 그 상태로 사내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
다. 가볍게 무언가를 웅얼거린 사내는 이내 곧 그 장소에서 사라졌다. 여자
는 잠시 그 자리에 앉아 있다가 초를 가볍게 들어올리며 중얼 거렸다.

“이번에도 실패인가…….”

초는 꺼지고 다시 암흑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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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냥 뭔가 분위기 있게 시작해보고 싶었습니다. 단지 그 뿐입니다(...)

* 현이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8-1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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