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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파스

by 시크릿 posted May 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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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파스

보라색 크레파스를 왼 손에 쥐어봅니다
사악한 왼 손은,

내가 원하는 대로 색칠을 해주질 않습니다
아름다운 소녀의 스케치는 더럽혀지고 말았습니다

어느새

보랏빛 먼지 위에는 홀로 눈물이 서럽게 앉았고,
짠 내음이 저만치서 뿌옇게 걸어오고 있습니다

황홀한 보랏빛 소금 사막 위에서,
왼 손이 망쳐놓은 나의 일을

비가 내려와 깨끗이 씻어줍니다

하늘과 땅을 구분할 수 없는
이 도원향에서……

'똑'

크레파스가 부러졌습니다.
꿈에서 깨어나보니,

그림은 온데간데 없이 눈물 자국만이 번지고,
나만이 영원한 꿈 속으로 무너져 내립니다

부러지고

또 부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