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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비 기사단 - 디시즈 마을의 상태 (19/100회)

by 담배비 posted Jan 1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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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은 그날 이른 오후에 디시즈 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은 디시즈 마을의 서쪽으로 통하는 디시즈 마을의 서문이었다. 디시즈 마을의 서문에는 디시즈 마을의 웅장한 규모를 짐작할만한 네모난 거대한 나무팻말이 마을 밖의 입구로부터 왼쪽 지면에 꽂혀 있었다. 팻말에는 간드러지는 필체로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디시즈 마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곳은 마을이 아니라 하나의 또다른 세계입니다."


와아. 마치 놀이동산을 연상케 하는 문구였다. 우리들은 마차를 한 줄로 늘어 뜨리고 세례나 기사단의 선두 마차를 시작으로 하나 둘 씩 마을 입구 안으로 마차의 둥근바퀴로 모래먼지를 휘날리며 들어갔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입구로 드나드는 사람이 없으므로 길바닥 위에 모래먼지가 뒤덮고 있을 거라는 전에 내가 했던 그 말. 맞아 떨어진 것이었다.

우리 일행은 마을 입구 안쪽에 아무 데나 마차를 정비해서 세워 두었다. 세례나 기사단의 기사 한 명이 마차만 지키는 역할을 하기로 했고, 나머지는 마을을 조사하기로 했다. 마을은 입구부터 벌써 스산한 기운이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입구에 들어섰는데도 보이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레잇은 조심스럽게 양손으로 자신의 망토모자를 머리에 둘러 썼다. 밀리터리맨은 등에 메고 있던 궁을 손에 쥐었다. 야곱은 메고있던 가방에서 화약폭탄 주머니 세 개를 손에 들었다. 나는 내 은빛갑옷의 오른쪽 허리춤에 차여 있는 칼집을 오른손으로 만지막 거리며 확인했다. 세례나 기사단 쪽은, 음. 이미 개개인 모두가 각자 준비를 다 마친 듯 했다. 붉은 머리의 안스웰이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말해다.


"자, 모두 가 볼까."


마을 시가를 지나 우리 기사단은 시내 사거리에 모여 서 있었다. 우리들의 몸에는 동물의 핏자국이 온기가 식지 않은 채로 듬성 듬성 묻어 있었다. 정말 시작부터가 장난이 아니었다. 시가를 막 지나는 시점부터 흡혈박쥐떼가 날아들더니 우리를 물어뜯기 위해 맹렬히 달려 들었다. 하지만 세례나 기사단원들의 짧은 시간 화려한 검술실력과 보우맨의 관통하는 화살에 박쥐떼는 바닥 위에 전부 몸이 조각나고 죽어서 나뒹굴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 듯 피가 쏟아졌다. 나는 어느새 흡혈박쥐들의 피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있었다. 제길, 나는 박쥐 한 마리 제대로 잡질 못 했는데 그 똥같은 샴푸에 이어 박쥐피를 머리에 뒤집어 쓰다니. 피를 뒤집어 쓴 것보다 무능력한 내가 더 미웠다. 그런데, 박쥐떼가 날아들었을 때 그레잇은 아무 것도 안 하고 가만히 망토 사이로 손을 넣고서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왜지? 우리들이 해치워 줄 거라고 생각한 걸까. 그리고 뭐 야곱은 박쥐떼가 날아 들자 어쩔 줄 몰라서 당황하고 있었다. 다행이다. 네가 좀 동작이 재빨랐다면 그 화약폭탄을 던지고 난리를 쳤겠지. 우리는 마을 사거리를 기점으로 작은 회의를 열었다.


안스웰이 말했다.

"대낮인데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게 이상하군요."

나도 그의 의견에 동의하고 말했다.

"그러게요. 어떻게, 흩어져서 찾아 볼까요?"


그러자 안스웰은 잠시 턱을 괴고 생각하더니 말했다.

"세례나 기사단원 두 명을 하나비 기사단에 붙이는 걸로 하고 두 개조로 나뉘어 살펴보죠. 그리고 해가 질 때는 이곳에서 다시 만나요."

나는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좋은 생각이에요, 안스웰 씨!"


우리는 그렇게 두 개 조로 사거리에서 좌우로 나뉘어 가게 되었다. 우리가 우측으로 가기로 했다. 우리 하나비 기사단에 합류하게 된 세례나 기사단원 두 명 중 한 명은 그 키가 2미터는 넘는 금발 터프가이였고 다른 한 명은 키가 작고 왜소한 젊은 갈색머리의 소년검사였다. 두 사람은 모두 은빛갑옷의 기사복을 사이즈에 맞게 세트로 갖춰 입고 있었는데 소년은 검은 갈색머리에 꽤 잘 생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소년에게 말했다.


"소년, 너는 몇 살이니?"


그 소년은 대답했다.


"열 다섯 살입니다."


뭐-어!! 열 다섯 살!? 너무 어리잖아. 나는 그 소년에게 말했다.


"열 다섯 살에 세례나 기사단원이라니, 좋겠구나 너!"


그러자 그 소년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왠지 호감가는 녀석이었다. 위험이 생겼을 때 터프가이는 알아서도 잘 할 거고, 나는 이 가녀린 소년을 지켜 줘야 겠다, 하고 생각했다. 아, 잠깐. 혹시 나 지금 여자들이 느끼는 모성본능이라고 느끼는 건가? 제길! 남자답지 못 해. 그래, 이 소년은 그래도 세례나 기사단원의 한 명인데 알아서 잘 하겠지 지켜주긴 뭘 지켜 줘. 나나 잘 지키자. 나는 나만 잘 지키기로 했다.

이 거리를 얼마나 걸었을까. 한 1km는 걸어 온 것 같았다. 그런데도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질 않는다는 게 이상했다. 어처구니가 없구만! 사람이 없어도 이렇게 없어도 되는 건가? 모두 죽은 건가? 아니면 모두 마을을 떠난 건가? 의구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우리가 지을 몇 채나 지나 걸어왔는지는 모르겠으나 한 50채는 넘지 않았을까. 이 마을은 정말 끝도 없구나! 빌어먹을. 나는 걷다가 문득 저 멀리서 무언가 움직이는 사물을 발견했다. 뭐지!? 갑자기 알 수 없는 소름이 확 끼쳤다. 으으, 팔에 닭살이 돋아난 느낌이었다.

저 멀리서 움직이는 작은 사물이 점점 형태를 나타내더니 그 형태가 사람이었다. 사람이 저 멀리서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단 한 명이었다. 누구지? 이 마을 주민인가? 수상한데. 마을에서 본 사람이라고는 아직 없었는데. 우리는 모두 이를 확인한 듯 잠자코 계속 걸었다. 잠시후 그 사람이 우리 앞에 가까이 다가왔다. 그 남자는 보통 체구로 키가 한 175cm정도 되었고 나이는 30대 초반으로 젊어 보였고 머리스타일은 단정했다. 그러나 얼굴은 뭔가 잔뜩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다. 그 남자가 말했다.


"오오! 기사님들! 저희를 구원해 주려 오셨군요!"


그순간 터프가이는 자신의 갑옷 허리춤 왼쪽에 있는 칼집에서 바스타드소드를 뽑아 들고 그 남자의 목에 칼을 갖다 대었다. 나와 야곱은 깜짝 놀라서 당황하고 있었다. 터프가이가 말했다.


"저 멀리서 달려왔는데도 숨 한 번 고르쉬지 않는구나. 너. 정체가 뭐지?"


어라? 그러고보니 그렇네! 우리는 수상한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잠시후 터프가이가 뒤로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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